카불미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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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데보라 로드리게즈(Deborah Rodrigeuz)
데보라 로드리게즈는 미국 미시간 주 홀란드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1979년부터 미용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2002년에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현대적인 미용학교이자 연수를 목적으로 한 미용실을 갖춘 카불미용학교의 설립을 도왔다. 그녀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남편과 생활하고 있는 카불에서 카불미용학교장직을 맡고 있으며, 오아시스 미용실과 카불 커피하우스 &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인들과 함께 한 5년간의 기록을 담은 <카불미용학교>가 '뉴욕타임즈' 등의 언론에 실려 100만부가 넘어가면서, 현재 그후 1년간의 기록을 담은 증보판을 집필 중이다.
역자 이선혜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루앙 국립 대학교에서 2년간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불어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SBS 번역 대상 최종 심사기관으로 위촉된 (주)엔터스코리아의 전속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토토의 천국> <이브 생 로랑 자서전> <키스> <람세스>등 다수가 있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 루앙 대학교에서 2년간 수학했다.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한 후, MBC 프로덕션 교양제작국, 프랑스 대사관 상무관실 등을 거쳐 현재는 영어,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카불미용학교', '골든혼의 여인', '여인의 저택', '우리는 멋진 남자:멋진 남자가 되기 위한 가이드 북!', '배반의 자화상', '누가 체리를 먹을까!', '시티즌 빈스', '우리는 예비숙녀!: 아름다운 예비숙녀들을 위한 가이드 북!', '25시(상)', '25시(하)', '애벌레 키스', '행복한 임신 10개월', '키스:인간이 터득한 신의 숨결' 등이있다.
목차
- 프롤로그
로산나
금지된 땅
카불 미용학교
샘
여인들
샤츠
먼지의 도시
살람 알라이헴
이웃들
빛과 그림자
출판사 서평
<카불미용학교>를 찾아온 이름 없는 여인들,
그들과 함께 한 5년간의 기록
어느날, 미국의 한 미용사가 아프가니스탄의 카불로 건너가 5년간 미용학교를 운영했고, 그곳에서 학생으로 만난 여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이후 <카불미용학교>라는 그 책은 저자 데보라 로드리게즈 특유의 솔직하고도 왕성한 필체, 911 테러사건 이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 미국적 관심, 손끝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생생하게 담긴 아프가니스탄 여인들의 삶의 굴곡,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그늘과 도덕적 갈등 속에서 채 얼마 되지 않아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타임즈>를 비롯한 유명 시사지에 활발하게 소개되기 시작했다.
본 출판사가 원고를 받아보고 출간을 결정한 것은 1년 전이었다.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은 한국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었고, 원고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눈과 귀는 저 불확실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을 헤맸다.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책 출간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국내 21명의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가 벌어졌다. 책의 출간을 놓고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인질 사태를 빌미 삼아 판매고를 올리려 한다는 오해가 걱정되었다. 다 만들어진 원고를 놓고 왈가왈부 했으나, 우리는 책 자체를 믿기로 했다. 결국 원칙대로 가고 출간 시기도 예정대로 결정했다.
데보라 로드리게즈가 카불에서 만난 여인들은, 모두가 이름 없는 이들이다. 정말 이름이 없어서가 아니라 온전한 자기로서의 삶이 없었기에 진정한 이름도 없었다. 아프간의 여자들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쓰지 않고는 거리로 나설 수 없고, 지참금을 위해 늙은 남자에게 팔려간다. 또한 아프간은 성폭행을 당한 여자가 순결을 잃었다는 죄로 감옥에 가고, 스카프를 쓰지 않고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낸 여자 방송인이 남자 형제에게 살해당하는 곳이다. 거기에 더해 긴 전쟁, 그리고 내전의 시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여자들은 남편과 아들, 아버지를 잃었다.
그들에게 데보라 로드리게즈와 비정부기구 ‘국경없는미용’ 후원자들이 건설한 카불미용학교는, 그 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고 ‘이름’이라는 것과 맞바꾸게 해준 유일한 곳이다. 여자들은 처음에는 상처투성이의 모습으로 이곳을 찾아들지만, 염색법과 퍼머 기술을 배우며, 서로를 도닥이는 법을 깨달아가며 새롭게 태어난다. 또한 처음에는 누군가를 돕고 있다고 생각했던 데보라도 결국 그들의 따뜻한 도움 속에서 스스로도 변화했음을 고백한다.
데보라 로드리게즈는 처음 아프간에 발을 딛게 된 순간부터, 왜 자신이 그곳을 떠날 수 없었는지, 그리고 이 5년간의 삶이 자신과 아프간 여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가난한 여인들과 더불어 좌절하고 분노하고 슬퍼했던 모든 기록을 세세히 적어 내려간다. 그녀는 여성들의 자립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탈레반 세력과 여성부에게 몇 번이나 위협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여인들에게 염색법, 퍼머 기술을 가르쳤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인들은 난생 처음으로 ‘희망’이라는 것을 배워갔다.
<카불미용학교>는 바로 그들과 함께 한 5년간의 기록이다. 굶주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미용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진흙탕과 먼지, 남편의 이유 없는 주먹질, 그리고 사막의 혹한을 뚫고 건너온 여인들의 이야기이자,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가위질을 멈추지 않는 미용사 데보라의 이야기다. 또 미용실에서 터져 나오는 여자들의 웃음소리에 얼굴을 붉히는 기관총을 든 어린 보초병의 이야기이며, 구렛나룻을 깎고 싶어 하는 근육질 경호원 ‘람보 추종자’의 이야기다. 술과 약에 취해 비틀거리다가도 눈을 크게 뜨고 웃음 짓는 아프간 청년들의 이야기이자, 향수병에 시달리는 비정부기구 요원들의 이야기다.
아직도 카불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그곳은 피 흘리는 위험 지역이며, 누구도 발 들이지 않는 사막의 도시다. 아프간 방문 금지령이 국가령으로 내린 지금, 어쩌면 우리는 다시는 아프가니스탄의 땅을 밟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가 죽어가는 땅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누군가 피 흘리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웃는다. 어쩌면 그건 인간의 어깨에 지워진 슬픈 숙명일지도 모른다. 아주 오래전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별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듯이, 우리는 누구나 사랑과 작고 큰 행복을 좇는다. 아프가니스탄에 무조건 불행만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오만이다. 그들이 우리의 북적대는 러쉬아워 전철과 갈수록 높아지는 실업률을 모르듯이, 우리도 그들의 진짜 삶을 알 수 없다.
2006년 5월, 카불미용학교는 완전히 문을 닫았다. 미군 차량이 민간인 차량을 덮쳐 여러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고 이후, 도시 전역이 폭동과 방화, 그리고 약탈로 몸살을 앓았다. 성난 군중이 모여들자 미군과 아프간 경찰은 그들 말로는 사람들 머리 위로 쐈다지만 어쨌든 발포를 했고, 이로 인해 몇몇 시민들이 죽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몇 개의 비정부기구 건물들이 불에 탔다. 카르자이 정부는 탈레반 축출 직후에 발효된 것과 유사한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데보라는 말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오직 짧은 행복밖에는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것은 흙먼지나 바람처럼, 이곳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삶의 조건처럼 보였다.
결국 카불미용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현재 저자 데보라 로드리게즈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학교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희망’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동시에 가장 신적인 힘을 믿기 시작했다. 현재 로드리게즈는 나머지 1년간의 기록을 더 기록한 증보판을 위해 새로이 1년분의 원고를 쓰고 있는 중이다.
#1 무킴의 오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남자는 반드시 이발소를 가야 한다. 아프간의 미용실은 이른바 금남의 구역이다. 코 밑에 수염 난 이들은, 지위를 고하하고 심지어 그가 하나님이라도 발끝 하나 들이밀 수 없다. 그리고 그 비밀의 정원에서 여자들은 웃고 떠들고, 슬퍼하고, 여름날 나무처럼 자라난다.
저자인 미용사 데보라가 가위를 들고 최신 유행 머리로 잘라주고 나자 카불미용학교에서 일하는 아프간 청년 무킴은 깡충깡충 뛰면서 소리쳤다.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그날 무킴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겨보았다. 잠시 후 무킴은 여자들이 쓰는 헤어젤을 몹시 궁금해 했다. 데보라는 무킴의 손바닥에 젤을 조금 짜주었다. 무킴은 그 젤을 바르더니 너무 마음에 들어 하며 머리를 감지 않으려 들었다. 며칠이나 먼지가 잔뜩 앉은 뻣뻣한 머리를 한 채 신이 나서 돌아다녔다.
#2 금지된 희망
탈레반 정권 시절, 탈레반의 금지 목록에 미용실이 있었다. 아프간의 미용실은 소련과의 전쟁으로, 그 전쟁 뒤에 또다시 시작된 내전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아내, 어머니, 누이들이 모여들었다. 여인들이 서로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었다. 그들은 그 안에서 밤의 장막 같은 검은 부르카를 벗고 유일하게 자유로웠다. 그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울다가도, 곧 지어야 할 저녁밥 생각을 하고 서둘러 희망을 건져 올린 뒤 다시 씩씩하게 거리로 나섰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 작은 ‘전부’가 탈레반에게는 위협이었다. 희망은 기대를 낳고, 기대는 세상에 대한 관심을 낳으며, 결국 그 관심은 숨 막히게 어두운 전쟁의 그늘 속에서도 푸른 가지를 뻗으며 자라나 정권을 위협한다.
#3 사고뭉치 데보라
탈레반 정권이 전복된 지 얼마 안 돼, 비정구기구의 자원봉사자로 처음 발을 딛은 데보라는 한동안 의기소침했다. 모두 의사 자격증, 구조대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유일하게 ‘보잘것없는 미용사’였다. 그들은 헌신적이었으며, 데보라는 손톱을 파랗게 칠하고 머리는 빨갛게 물들인 ‘사고뭉치’였다. 그녀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숨죽여 울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정구기구 모임을 간 데보라는 펄쩍 뛸 만한 환대를 받았다. 그렇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미용실이 없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흙먼지에 머리가 까치집이 된 수많은 비원정부기구 요들이 그녀에게 사랑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녀의 숙소 문 앞에는 난데없는 구애의 쪽지가 나붙었다.
“오늘은 꼭 저를 만나주세요, 데보라. 7시에 숙소로 갈게요.”
“참, 퍼머도 할 수 있을까요? 아, 제발!”
#3 그곳에서 죽어버려
데보라는 미용 일을 사랑했다. 작은 시골,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소녀 시절을 보냈고, 은빛 부츠에 짧은 스커트를 입은 미용사들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여자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히 미용사가 되었다. 두 번의 결혼생활에 실패하면서 남편과 집은 버렸어도, 가위와 빗은 껴안고 살았다. 그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던 날, 남편은 문간에 기대어 증오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 그딴 곳에 가서 죽어버려.”
데보라는 대답했다.
“당신이랑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결국 데보라는 카불에서 다시 한 번 가위를 휘둘러보기로 했다.
#4 비밀의 정원, 카불미용학교
그녀가 ‘카불미용학교’를 연 것은 2004년이다. 때는 탈레반 정권이 물러선 뒤였으나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정치적 혼란기에 휩싸여 있었다. 밤이 되면 어둠 속에서 탈레반 반군과 정부군들의 교전이 시작되었다. ‘철없는 초짜 데보라’가 폭죽인 줄 알고 환호했던 불빛은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간 유탄의 불빛이었다. 거리에는 전쟁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인들의 눈물이 넘쳐났다. 그리고 카불의 흙먼지 속에서 빛나는 카불미용학교에서, 데보라는 사랑의 꿈을 잃은 스무살 로산나를, 누더기를 걸친 샤츠를, 매춘부로 전락한 소녀 하마를, 그리고 당찬 통역자 라일라를, 뿌리를 잃은 망명자의 딸 로비나를, 그리고 토페카이를, 마리암을, 바하르를, 그리고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은 사랑, 아프간 남편 샘을 만났다.
#5 잊을 수 없는 그들의 이름
그날, 우리는 차를 타고 산을 내려오다가 진흙길 위를 열 지어 걷고 있는 아이들과 마주쳤다. 아이들은 축구를 하기 위해 풀을 벤 벌판을 향해 힘차게 내려가고 있었다. 모두들 저마다 밝은 색깔의 새 고무장화를 신고 있었다. 보라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아이들의 장화는 이 산길을 무지개 빛깔로 수놓고 있었다. 아마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마음씨 좋은 양반이 저 장화들을 모아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냈을 것이다. 그는 이곳에는 저 장화 한 켤레를 소중히 여길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또 그는 아이들이 저 장화를 신고 기쁨에 겨워 발을 구르리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으리라. <338p>
아직도 카불미용학교에는 잊을 수 없는 이름들로 가득하다.
그들의 이름을 다 불러보기 전에, 또다시 그곳을 웃음과 눈물로 채울 다른 이들의 이름을 다 불러보기 전에, 결코 이 책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291140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9월 28일 | ||
쪽수 | 338쪽 | ||
크기 |
130 * 190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Kabul Beauty School : an American woman goes behind the veil/Rodriguez, Deborah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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