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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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다섯 남매에게 안데르센 동화와 성경 구절을 읽어주던 다정한 분이었다. 기숙학교를 다니던 생텍쥐페리는 수업 시간에 만년필을 분해하는 등 말썽꾸러기였다. 방학이면 리옹의 생모리스 공원에서 형제자매와 뛰놀며 시간을 보냈다. 다섯 남매에게 아낌없이 내어준 때 묻지 않은 자연은 훗날 그의 작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찍이 비행에 관심이 있던 그는 소년 시절 공원에서 자전거에 천을 달아 비행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인근의 앙베리외 비행장을 기웃거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진로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생텍쥐페리는 에콜 데 보자르에서 건축을 공부하기로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학업이 아닌 글쓰기에 매진하며 앙드레 지드를 비롯한 여러 출판 관계자 등과 어울렸다. 그러나 비행에 대한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민항기 조종 자격증을 취득한 후 모로코 사막 위를 비행하겠다는 일념으로 북아프리카로 떠났지만, 사막에는 그가 동경하던 풍경이 없었고, 그는 그곳에서 깊은 외로움과 향수를 느끼게 된다. 다행히 훗날 항공우편 조종사로 근무하며 사하라를 오가는 동안 결국엔 사막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1926년 첫 저서인 ‘비행사’를 발표했던 그는 이후 ‘남방 우편기’, ‘야간 비행’, ‘인간의 대지’, ‘전시 조종사’를 잇달아 써내며 세상에 이름을 알린다. 그리고 1943년 4월에 직접 그린 삽화를 담은 ‘어린 왕자’를 출간하였다. 1939년에 발발한 2차 세계 대전은 끝나지 않았고, 그는 계속해서 공군 조종사로 복무하며 집필을 이어갔다. 1944년 7월 31일 오전 8시 25분, 그는 평소처럼 임무를 위해 조종간에 올랐으나 다시는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을 찾아 떠났듯, 그도 자신의 별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난 것이다.
번역 서준환
역자 서준환은 2001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후 지금까지 소설집 『너는 달의 기억』 『고독 역시 착각일 것이다』『파란 비닐인형 외계인』과 장편소설 『골드베르크 변주곡』 『로베스피에르의 죽음』 등을 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며 피에르 르메르트의 카미유 베르호벤 시리즈 네 권과
『주말소설가』 『무작정 소설쓰기? 윤곽 잡고 소설쓰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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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아저씨는 밤에 별을 바라볼 거야. 내 별은 너무 작아 어디쯤 떠 있는지 가리키기도 힘든데, 그게 더 나을지도 몰라. 아저씨는 모든 별을 마음에 담아두고 지켜볼 테니까... 그러면 별들은 모두 아저씨와 친구가 될 거야. 그리고 이제 아저씨한테 선물을 하나 줄게...”
그러더니 어린 왕자는 까르르 귀엽고 해맑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 꼬마야, 나는 정말 이 웃음소리를 듣고 싶었어.”
“이게 바로 내 선물... 물도 그렇고...”
“무슨 말이니??”
“저마다 별을 달리 보잖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별이 길잡이가 되어줄 거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희미하게 가물거리는 빛으로 보여. 학자라면 풀어야 할 숙제처럼 생각할 거고. 내가 만난 사업가에게 별은 금붙이로 보여. 하지만 별들은 아무 말 않고 잠자코 있잖아. 그리고 아저씨한테는 아저씨만의 별이 생길 거야...”
“그건 또 무슨 말이니??”
“아저씨가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그 별들 중 하나에 내가 살 테니까, 그리고 거기서 내가 계속 웃고 있을 테니까, 그러면 아저씨한테는 모든 별들이 다 웃고 있는 것 같을 테니까. 그렇게 해서 아저씨한테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이 생기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까르르 해맑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슬픔이 가시면(슬픔은 가시게 마련이야) 아저씨는 나를 알아서 기쁠 거야. 아저씨는 언제까지나 내 친구로 나와 함께 웃던 순간을 그리워할 거야. 그리고 가끔 괜히 창문을 열어보겠지...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혼자 빙그레 웃으면 아저씨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몰라. 그러면 그 친구들한테 이렇게 말해줘. ‘그래, 별들만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걸 어떡해!’ 어쩌면 아저씨가 미쳤다고 생각할 거야. 내가 아저씨한테 몹쓸 장난을 한 것 같아...”
그러고는 또 까르르 웃었다.
“그러면 내가 아저씨한테 선물한 건 별이 아니라 웃음을 퍼뜨리는 방울이네...”
어린 왕자는 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지만, 금방 표정이 진지해졌다.
“오늘 밤에는... 오지 마...”
“난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난 좀 아파 보일 거야... 어쩌면 죽어가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 그걸 보러 일부러 올 필요는 없어...”
“그래도 난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그러자 어린 왕자는 어쩐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이러는 건... 뱀 때문이야. 아저씨가 물리면 안 되니까... 뱀들은 성질머리가 못돼서 장난으로 아무나 물 수도 있어...”
“뭐라고 하든 나는 네 곁을 떠나지 않겠어.”
내 말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어린 왕자는 안심한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두 번째 물 때는 독이 없다고 했어...”
출판사 서평
『어린 왕자』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
읽고, 쓰고, 그려보는 『어린 왕자』
『어린 왕자』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작품에 담긴 의미, 심상, 표현 등이 언뜻 보기보다 훨씬 깊고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원문의 호흡에 충실해야 한다는 구실로 기계적인 직역을 하다 보면 한국 독자에게 그 심상과 표현이 제대로 전해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십대에 이미 『어린 왕자』의 독자가 되기도 하지만, 독자층의 연령대 이전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구성이어서, 번역 여하에 따라 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번역은 원문의 의미 전달에 충실하면서도 되도록 표현력이 풍부한 우리말로 풀어쓰면서 작중의 상황이나 인물의 표현이 우리 독자들에게 보다 익숙하게 읽힐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작품은 전체적인 흐름이 토막나고 뜬금없는 에피소드로 기억되기도 하는데, 그런 병렬적 전개가 아니라 가능한 한 유기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읽힐 때 작품의 탁월성이 드러나기에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의미 조합이나 연결에도 비중을 많이 두고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품이 환상적인 이야기에 동화풍의 표현이 쓰이긴 했어도 기본적으로 어른에게 바쳐진 작품이고, 어른들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진솔한 동화이기 때문이다.
마치 리트머스시험지처럼 언제, 어떤 마음 상태에서 읽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공명하는 문구가 다를 정도로 『어린 왕자』에는 상징적이고 의미심장한 구절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 의미심장한 구절들이 전체로서 다가오는 감동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읽고, 필사하고, 부록으로 들어 있는 컬러링-북으로 어린 왕자를 그려보는 특별한 경험을 만날 수 있다.
‘필사다이어리-북’이란?
왼쪽 페이지에 텍스트를 제시하고 필사를 위해 오른쪽 페이지를 전부 비워두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매 페이지에 텍스트와 필사공간을 배치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고전을 필사할 수 있다면!(책의 페이지가 반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비용과 편의성이 극대화된다)
이런 모토로 독서와 필사, 그리고 다이어리 기능까지 겸비한 일책삼조(一冊三助, 한 권의 책으로 세 가지 이로움을 얻다)의 책을 만들어보고자 도서출판 숲에서 만든 새로운 시리즈다. 그래서 이 책의 활용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읽을 수도 있고, 필사할 수도 있고, 엄선한 고전 텍스트를 옆에 두고 다이어리나 노트로도 쓸 수 있다.
다만 이제 필사를 하면서까지 읽고 또 읽어 내 정신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그런 텍스트가 어떤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참여 독서’라 부를 수 있는 필사가 무서운 속도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멀미를 치유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까? ‘분명 그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고전 필사는 삶의 속도를 줄임으로써 인간의 내면으로, 오래된 새로움의 원천으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눈으로 읽는 속도로는 드러나지 않던 고전의 내밀한 속살이 손으로 천천히 읽어낼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이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고전을 읽음으로써 얻는 분명한 뭔가가 있다면, 깊이를 더한 정독으로서의 필사 또한 분명한 효력을 발휘하지 않겠는가.
기본정보
ISBN | 9788991290693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2월 10일 |
쪽수 | 184쪽 |
크기 |
172 * 225
mm
/ 49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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