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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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전희원
글 전희원 1967년 서울에서 환갑을 막 지낸 아버지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났다. 그 후 이십 대 초반부터 전 세계를 내 집 안방 드나들 듯 드나들기 시작하더니만, 결국 삼십 대 초반에 ‘파란 눈의 남편’을 만나 고향 반대편에 자리를 폈다. 지금까지 뭔가 보여줄 듯 냄새만 자주 피웠지 실속은 없는 인생이었는데, 극성맞은 시집살이 덕에 난생 처음으로 이름 석 자를 세상에 디밀게 됐다. 그림 김해진 1972년 대구 출생. 영국 런던에서 일러스트 맛만 조금 보다 아쉬워하며 귀국, 결혼 후 4년을 아토피 피부의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내다 우연히 그림쟁이 길로 들어서면서 ‘아동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다. 책, 학습지, 사보, 표지, 포스터 등 대한민국 곳곳에 그녀의 손을 거쳐간 작품들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일이 있어 너무 행복한 아줌마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림/만화 김해진
목차
- 1. 화성에서 온 시아버지 금성에서 온 며느리의 먹거리 전쟁
첫인사|김치 소동|고추장 이야기|짜파게티|우둥퉁한 내 너구리|개량숙면류|참기름 파동|김밥|오징어 튀김|찬밥 한 덩이|밥 짓기|르 카페!
2. 좌충우돌 문화 충돌기
말이 안 통해|장보기 소동|김치 뽀뽀|이태리 타월 소동|위베르 겟지, 그는 누구인가?|촛불 켜고 밥 먹은 날|시아버지 사레 걸린 날|전자레인지 사신 날|그놈의 드럼 세탁기|막상막하|파리지엔느 시어머니|인생은 아름다워|우리는 오누이?|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쟈넷 잭슨 노출 소동|시집살이|바느질 싸움|그의 아들, 조시|남편과 대판 싸운 날|그 아버지에 그 아들|냉전(상)|냉전(하)|아버지날|십계명|시누이, 카티|트레봉!|오, 메르드!|취미활동|눈물(상)|눈물(하)|서당개 풍월 읊던 날|시집살이 비교표|장수만세|시집살이 1년 보고서|이 여자가 사는 법|애완동물 이야기|파리는 불타고 있는가!|그래도 못다한 이야기들
3. 환장하게 맛있는 요리법
들어가기 전에|오렌지 소스와 닭고기|마늘소스 스파게티|구아카몰|리조또|멸치 스파게티|위베르식 야채 요리|파엘랴|브로콜리 그라탱|소간 구이|오징어 요리|오소부코|따진|서양식 감자 요리|닭고기 마늘종 볶음|새우 페닝 소스|바스케즈식 닭고기|내가 즐겨 해먹은 요리들|각종 소스 만들기|국기에 대한 맹세
책 속으로
십계명 아버지가 이 모든 말씀으로 일러 가라사대……. 나는 너를 먹이는 시아버지로라. 제일은, 너는 내가 주는 음식 외에 다른 음식을 먹지 말라. 제이는, 너를 위하여 몰래 음식을 하지 말고, 다른 종류의 커피나, 녹차, 심지어 밥도 네 맘대로 짓지 말며, 컵라면조차도 방에서 끓여먹지 말라. 제삼은, 너는 너의 아버지, 밥 짓는 시아비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아버지는 밥 짓는 시아비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며느리를 죄 없다 하지 아니 하리라. 제사는, 식사시간을 기억하며 거룩히 지키라. 나머지 시간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식사시간은 너희 아버지 밥 짓는 시아비의 독무대인즉, 너나, 네 남편이나, 네 시어미나, 네 친정식구나, 네 고양이나, 네 친구나, 네 방에 거하는 객 그 누구라도 아무것도 못하게 하라. 이는 새벽부터 두 시간 동안 나 아버지가 밥과 고기와 그 가운데 모든 양념을 하고, 식사시간에만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아버지가 식사시간을 맛있게 하여 그 시간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제오는, 내 요리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아버지, 나 시아비가 네게 준 요리로 네 생명이 길리라. 제육은, 외식하지 말지니라. 제칠은, 과식하지 말지니라. 제팔은,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제구는, 내 음식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제십은, 네 이웃의 음식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햄버거나, 코카콜라나, 핫도그나, 기타 인스턴트 식품이나, 무릇 캐나다인이 먹는 모든 음식을 탐내지 말지니라. 시아버지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밥 짓는 시아비를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내 요리를 네 요리와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가훈과 가풍과 법도니라. - 본문 132쪽
출판사 서평
◆화성에서 온 시아버지 금성에서 온 며느리 한국에선 잠시만 주방‘에서’ 한눈을 팔아도 ‘싹수없는 며느리’ 소리를 들을 텐데, 캐나다 퀘벡의 특이한 시집에선 잠시만 주방‘으로’ 한눈을 팔아도 ‘버릇없는 며느리’ 소리를 듣는다. 온갖 가정의 대소사, 특히 요리에 관한 한 ‘독재권력’을 쥐고 있는 파란 눈의 시아버지 때문이다. 한국산 며느리가 김치 좀 담가 먹겠다는데 파란 눈의 시아버지가 딴지를 건다? “배추가 너무 크니 더 잘게 썰어라.”, “직접 담그지 않고 왜 소금에 절이느냐.” 전 세계 요리책을 다 구비해놓고 직접 만들어 드시는 식도락가 시아버지는 해질 대로 해진 요리책을 들이대며 며느리에게 한국 음식을 가르치려 든다. 그러나 갓 시집온 스무 살 새색시도 아니고, 중늙은이 며느리, 그것도 한국산 며느리한테 그게 통할 리 없다. 눈만 퍼런 줄 알았더니 서슬까지 퍼런 이 시부모, 아니 시아버지와 ‘주방패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먹거리 전쟁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 ◆화성과 금성을 버리고 지구에서 타협하기까지 그렇다고 파란 눈의 시아버지가 영 나쁜 사람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검은 눈의 며느리가 영 버릇이 없는가? 그렇다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사건건 부딪치는 이 두 사람은 여러 방면으로 닮아 있다. 많은 형제의 막내로 자라 고집이 세고, 다혈질에 성질 급하고, 특이한 방면으로 잔머리 잘 굴리고, 무엇보다 ‘먹는 거에 목숨 거는 게’ 완전 판박이 닮은꼴이다. 그렇기에 매일같이 으르렁대면서도 진득한 정이 늘어만 가는 것이다. 며느리 VS 시아버지의 ‘주방패권전쟁’은 (당연) 시아버지의 압승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김치에 밥이 먹고 싶어 입이 나온 며느리를 위해 마늘종을 조려주고, 개밥에 들어간 두부를 훔쳐먹는 며느리가 안쓰러워 두부 요리를 해주는 시아버지이기에 며느리의 패배라고 볼 수만은 없다. 또한 말도 안 통하는 남의 나라에서 괴짜 시아버지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그 모든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이토록 따듯하고 유머러스한 글을 보내온 지은이도 진정한 의미에선 ‘1승’을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이 두 사람만으로는 ‘가족’이 꾸려지기 어렵다. 이십 대의 몸매와 피부를 지닌 몸짱 할머니이자 며느리의 가장 친한 친구인 시어머니와, 가끔 살벌한 부부싸움을 벌일 때도 있지만 며느리와 시아버지 사이에 큰소리가 날 때마다 달려와 모든 분쟁을 해결해주는 착한 남편 조시가 있기에 말이 다르고 눈 색깔이 다른 이들이 완전한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단순히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티격태격 싸우는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국제결혼’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짚어주는 것도 ‘한민족 한핏줄을 넘어선 끈끈한 가족애’를 과시하는 이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어머니가 보내온 글에도 쓰여 있듯, 가족이 되어 서로 사랑하는 데 있어 언어와 피부와 문화의 차이는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 ◆한편 지구별에 사는 독자들은 물론 이 책을 읽은 한국 며느리들은 비분강개할지도 모른다. 가만히 앉아서 시아버지가 끓여주는 밥만 “맛있습니다!” 하고 먹으면 그만인데 뭐가 불만이어서 고국동포들에게 시아버지 ‘뒷담화’를 늘어놓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 불평이 채 튀어나오기도 전에 이 책의 재미에 푹 빠져들 것임이 틀림없다.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라곤 믿기지 않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과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지은이의 글솜씨가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특히 1장 ‘화성에서 온 시아버지 금성에서 온 며느리의 먹거리 전쟁’은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치사하게 먹는 것 가지고 으르렁대지만 실은 서로를 너무나 아끼고 이해하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된다. 2장 ‘좌충우돌 문화 충돌기’는 국제결혼을 통해 ‘국제적으로 가족’이 되는 네 식구의 이야기가 진한 웃음과 감동을 가져온다. 그리고 3장 ‘환장하게 맛있는 요리법’은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는 음식 안 한다’던 시아버지를 ‘이 책 사는 사람은 전부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꼬드겨 얻어낸, ‘환장하게 맛있는 요리법’ 레시피가 담겨 있다. 시아버지의 30년 노하우가 담긴 요리법이 맛깔나게 설명되어 당장이라도 주방으로 들어가 앞치마를 두르고 싶은 충동이 들게 만든다. 또한 이 책에는 네 가족의 알콩달콩 재미난 모습이 그대로 펼쳐지는 듯한 삽화들이 꼭지마다 수록되어 있다. 글 작가와 그림 작가 공동저서로 이름이 올라가는 만큼 그림에 쏟은 공 또한 만만치 않다. 주인공들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물 캐리커처는 그림 저자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통해 이 책이 지닌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질감을 한층 더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195011 |
---|---|
발행(출시)일자 | 2004년 10월 20일 |
쪽수 | 246쪽 |
크기 |
167 * 20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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