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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김 준 아무리 둘러봐도 하늘과 산뿐인 산골짜기 마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난 그가 바다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이다. 그때부터 그는 줄곧 바다와 섬을 배회했고, ‘어촌’을 연구하여 전남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지금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어촌 사회와 어민의 생활사를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틈만 나면 갯마을과 섬마을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섬과 바다, 어촌과 어민에 대한 ‘육지 것’들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새만금도 결국 그런 ‘오해와 편견’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바다에서 바다를 보다’를 연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서로 《갯벌을 가다》, 《어촌사회의 변동과 해양생태》, 《해조류 양식 어촌의 구조와 변동》(공저), 《다도해 사람들 - 사회와 민속》(공저), 《한국의 해양문화》(공저), 《섬과 바다 - 어촌생활과 어민》(공저), 《구림연구》(공저) 등이 있다.
목차
- 추천의 글
글을 시작하면서
제1부 새만금, 해와 달이 일궈온 생명의 밭
갯벌이 만들어 준 시간과 공간·18 / 갯벌은 그레를 좋아한다·30 / 남편 없이는 살아도 그레 없이는 못살아·42 / 마을 앞 갯골에서 조기를 잡다·52 / 죽방렴이 터지도록 잡았던 고기들·60 / 바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72 / 숭어, 장어는 막고 주민들은 내보내고·79 / 요즘엔 멸치도 잡히지 않는 황금어장·90 / 그 많은 칠게는 다 어디로 갔을까·96 / 추석을 앞둔 어민들에게 바다가 보너스를 주다·105 / 바다는 쳐다만 보아도 생기가 넘친다·112
제2부 새만금, 뭇 생명을 키워온 바다의 자궁
치도리 굴밭이 다시 열리던 날·120 / 고깃배는 보트관광으로 어민은 숙박업자로·127 / 우리가 새만금의 중심이에요·134 / 새만금 사업에 느는 것은 죽뻘뿐·140 /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150 / 어민들이 기댈 곳은 갯벌과 바다뿐·158 / 고향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어·164 / 모시조개와 숭어의 꿈·175 / 이제 갯벌에는 주인이 없다·183 / 갯골은 고기와 주민들의 삶터·194 / 돈이 많아 ‘돈지’였던 마을·205 / 새만금, 너는 내 운명·212
제3부 새만금, 굶주린 백성들의 밥상
새만금을 지키는 부안 사람들·220 / 이제는 핵폐기장을 유치하라고? ·231 / 산, 들, 바다보다 아름다운 부안사람들·237 / 미륵님이시여, 용왕님이시여!· 247 / 갯벌이 없어져 분디 ‘뻘소리’가 뭔 소용있어·260 / 작은 마을에 큰 희망의 문을 달다·270 / 막히면 더 살 것 없어유, 거기서 죽어야 해유·278 / 물 빠진 갯벌엔 주인 잃은 장승만 울부짖어·286 / ‘새만금의 봄’을 노래하다·291 / 시간이 멈춰버린 갯벌과의 마지막 동행·302
<부록> 이제는 영영 사라질 새만금의 갯벌생물·306
출판사 서평
새만금은 영원히 갯벌로 남고 싶다 새만금은 해와 달, 강과 바람이 오랜 세월 동안 일궈온 갯벌이었다 새만금 갯벌의 마지막 모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책 끝물막이 공사를 완료한 날이 4월 21일이었으니까, 방조제가 완전히 막힌 뒤로 이제 고작해야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바닷물이 올라오지 않는 새만금 갯벌은 벌써 딱딱하게 굳어버렸고 여기저기서 소금 꽃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설마 했던 일이 기어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 새만금 어민들이 전해준 사연은 이렇다. 공사가 끝난 뒤로 초여름 같은 날씨가 한동안 계속되었고, 며칠 동안 비가 내렸다. 그 빗물에 말라붙은 소금 꽃이 녹아 흘러내렸다. 생합(백합)들은 그게 바닷물인 줄 알았다. 너무나 반가웠을 것이다. 너무나 목이 말랐을 것이다. 그래서 생합들은 갯벌 위로 기어 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도 기다리던 바닷물이 아니었다. 갯벌 위로 올라온 작은 생합들은 몸을 세우고 필사적으로 다시 펄로 들어가려고 용을 썼지만, 이미 말라버린 갯벌은 그 작은 몸뚱어리마저 받아주지 않았다. 생합은 조갯살을 내밀고 눈물을 흘렸다. 빗물을 바닷물로 알고 갯벌 위로 기어 나온 어린 생합은 한 나절을 헤매다 끝내 바닷물을 만나지 못하고, 긴 흔적을 남긴 채 지쳐 마지막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갯벌에 나가 그 모습을 본 어민들은 모두 울었다. 생합도 울고 갯벌도 울고 바다도 울었다. 이 책에는 새만금 갯벌의 눈물겹고 처절한 마지막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가 새만금 갯벌을 자기 집 안방 드나들 듯 한 지 올해로 6년째다. 갯벌에 의지해 사는 어민들의 탄식과 희망이 교차하는 곳이면 그는 어디든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김제, 군산, 부안, 심포, 계화도, 선유도, 위도, 내초도, 야미도, 비응도……. 그는 그곳을 찾아다니며 어민들과 갯벌생물들이 토해내는 숨소리 하나도 그냥 흘리지 않았다. 귀 기울여 듣고 또 들었다. 처음에는 냉담하던 어민들도 그를 받아주었다. 그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어민도 있었다. 아픈 상처를 딛고 새 살 돋우려 애쓰는 부안 공동체들의 구석구석에도 그의 시선이 오랜 동안 머물러 있다. 그 섬세한 애정이 책갈피에 그대로 배어 있다. 새만금은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비롯된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거용 공약일까? 아니면 새만금의 장밋빛 미래를 외쳐온 정치인들일까? 포클레인과 트럭으로 무장한 건설회사일까? 모두가 다 틀린 답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새만금 방조제는 갯벌과 갯일을 “쓸데없는 땅, 쓸데없는 일”이라고 무시해온 “육지 것”들의 오만과 편견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한다. 15년을 끌었던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됐을 때 한 정치인은 “중국에 만리장성이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만금이 있다”고 했다. 만리장성, 그렇다면 바다가 외적이란 말인가? 새만금 방조제는 바다와 갯벌은 쓸데없는 땅이라며 국토로도 인정하지 않았던 “육지 중심의 사고”가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까지 갯벌이야기를 쓴 책은 많다. 아동물도 있고 성인물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어민들의 삶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고, 어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 책은 갯벌에 기대어 살아온 어민들의 ‘몸짓과 기억’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런데 정말 아쉽게도 이제 새만금 갯벌에 기대어 살아온 어민들의 이야기는 칠산바다의 조기처럼 영영 ‘기억’ 속에 갇혀버릴 상황에 처해 있다. 물길이 막히면서 새만금 갯벌에서 갯살림을 이어온 어민들도 깊은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구를 탓할 것 없다고 말한다. 우리 안에 웅크리고 있는 육지 중심의 사고가 부른 무자비한 폭력이 새만금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육지에서 바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바다를 보는 시선’을 강조한다. 그래서 ‘육지 것’들의 오만과 편견이 상징적으로 집적된 새만금 방조제를 허물어내는 ‘기억투쟁’의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구성에 대하여 새만금은 해와 달이 일궈온 생명의 밭이었다 바다는 해와 달, 바람과 강물이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놓은 갯벌에 백합과 바지락과 가리맛조개의 씨를 뿌려주었다. 철따라 숭어와 전어와 조기를 갯벌로 몰아왔고 슬그머니 칠게와 낙지와 실뱀장어를 갯벌에 풀어놓기도 했다. 어민들은 철따라 물때따라 그레를 끌고 그물을 치면서 갯벌에 기대어 살고 있었다. 이 책에는 머지않아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질 해창갯벌, 계화도갯벌, 광활갯벌, 거전갯벌, 심포갯벌, 오봉갯벌, 하제갯벌, 내초도갯벌에서 생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은 갯마을 사람들의 생활사가 질퍽하게 담겨 있다. 새만금은 뭇 생명을 키워온 바다의 자궁이었다 새만금 갯벌은 어류의 산란장이요, 양육장이었다. 또한 갯벌생물들의 번식장이요, 서식지였다. 새만금 갯벌은 수많은 바다생물의 인큐베이터였다. 금강과 만경강이 만들어낸 군산의 내초도갯벌,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는 김제의 거전갯벌과 광활갯벌, 그리고 동진강이 만들어낸 부안의 동진갯벌과 계화도갯벌이 새만금 갯벌인데, 모두 하구 갯벌이다. 하구 갯벌은 일반 갯벌에 비해 2배에서 많게는 7배가량 갯벌생물의 종이 다양하고 개체수도 많다. 이 책에는 새만금 갯벌을 떠나야 하거나 갯벌과 함께 그 질긴 생을 마감해야 하는 갯벌생물들의 이야기가 눈물겹게 담겨 있다. 새만금은 굶주린 백성들의 밥상이었다 새만금 갯벌, 한때는 굶주린 백성들의 밥알이었다. 해방되던 해에 계화도갯벌에서는 유난히 조개가 많이 났다. 먹을 것이 없었던 부안의 주민들은 그 조개를 닮아 허기를 달랬다. 그래서 지금도 그 조개를 “해방조개”라 부른다. 새만금 방조제가 막히기 전에는 배 한 척이면 자식농사 짓고 생활비도 부족하지 않게 쓰고 살았다. 봄철 그물에는 독게, 갑오징어, 대화, 소라 등 별것이 다 들어왔다. 가을철에는 전어와 보리새우를 번갈아가며 건져 올렸다. 배가 없는 사람들은 생합과 바지락만 캐도 먹고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 갯벌을 막아버린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백성들의 살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 책에는 갯벌을 지키려는 새만금 어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민들도, 도요새도, 새만금 갯벌도, 저도, 그리고 생명과 자연을 지키고 살리기 위해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김준 선생님의 노력에서 힘을 얻고 용기를 다시 내어봅니다. 살고 싶다, 다시 살고 싶다고 절박하게 외치는 온 생명들의 아우성을 가슴 깊이 새겨듣고, 거기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김준 선생님의 다짐이 우리를 격려합니다. 새만금의 봄, 새만금 갯벌이 부활하는 날을 향해 마음 추스리며 다시 이 길을 함께 가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에서 큰 기쁨을 얻습니다. 이런 순간 순간, 과정 과정이 바로 새만금 갯벌과 우리 모두의 부활 현장입니다. 수없이 다니고 다녀 갯벌 흙이 진탕 묻어있는 이 책을 안고 있는 이상, 우리는 새만금 갯벌과 영원히 함께 살게 될 것입니다. - 문규현 신부의 추천의 글 어민들은 일찍부터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처럼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가리키는 시간으로 일상을 재단하지 않는다. 어민들의 출근시간은 오전 9시가 아니다. 물때에 따라 새벽에 나가기도 하고 오후에 나가기도 한다. 물론 퇴근시간도 자연이 만들어준 시간인 물때에 맞춘다. “새벽물때”, “오후물때”, “저녁물때”가 그들의 시간이다. (……) 물이 들고 나는 양과 조류의 세기에 따라 어민들의 생업활동도 달라진다. 새만금 갯벌의 어민들은 “사리 때는 생합(새만금에서는 ‘백합’을 ‘생합’이라 부른다)이 물밑으로 많이 다니고, 조금 때는 바닥이 드러난 갯등 위로 생합이 많이 다닌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 생합이 많고 한 곳에 모여 있어 잘 만나면 ‘로또’가 따로 없다”는 것을 안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면서 만들어낸 거전갯벌에서는 한 마부터 네 마까지는 하루에 두 번 갯살림을 하기도 한다. 한 달이 35일로 연장되는 셈이다. - 1부 갯벌이 만들어 준 시간과 공간 살금마을 입구로 할머니 한 분이 왼팔에 그레를 끌어안고, 망태를 지고 갯벌에서 나오고 있다. 장갑에 고무장화 그리고 누비 방한복에 방한모자와 수건까지 둘러썼다. 언뜻 보아도 칠순은 넘었을 것 같다. 그레 드는 것도 힘겨워 보이는 할머니가 망태까지 짊어졌다. 그 모습이 애처롭다. 물길이 막히고 생합이 사라지면 저 할머니는 어디로 가야 할까. 바다만 쳐다보고 살아온 계화도 사람들, 이렇다 할 땅 뙈기도 없는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갯내음을 맡고 평생을 살아온 그들에게 그레 대신 삽과 괭이를 들고 논과 밭으로 가라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닐까. - 2부 새만금 너는 내 운명 비가 많이 왔는데도 갯벌은 벌써 운동장처럼 딱딱하게 말라버렸다. 경운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물을 먹으려고 기어 나온 갯벌생물의 시체들이 나뒹군다. 죽어가는 갯벌생물들과 안타까워하는 어민들을 보면서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복받쳐 오른다. 나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이제 어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생합이 썩기 전에 잡아내는 것뿐이다. 숭어도 전어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갯벌이고 싶은 새만금이 인간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 될 것이다. - 3부 시간이 멈춰버린 갯벌과의 마지막 동행
기본정보
ISBN | 9788991087378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5월 25일 |
쪽수 | 320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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