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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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지은이 안효숙 1961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났다. 소박하고 우애 깊은 집안의 막내로 순하디순한 눈망울 껌벅이며 자랐다. 결혼, 그리고 남편의 알콜 의존과 폭력으로 삶의 신산을 깊게 맛보았고, 5년 전엔 알차게 꾸려왔던 가게의 부도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어떻게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길을 찾기 위해 식당 구정물통에 손을 담그고 거리에서 빵을 구워 팔며 세상과 맨살을 부볐다. 그리고 이제, 오일장을 찾아 떠도는 동동 구리무 장수가 되어 앞으로만 달려가는 세상이 떨구어 놓은 알곡을 하나하나 줍고 있다. 그는 고된 노동을 마치고 돌아온 밤, 숨소리 고르게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서 살아 있음을, 세상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놓지 않았음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스스로 확인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가상의 세계였지만 ‘그여자이야기’ 혹은 ‘손풍금’이라는 아이디를 통해 저 낮은 곳으로부터 타전되어 오는 뜨거운 삶의 통신은 이내 같은 더듬이를 가진 온라인족의 눈을 끌고 마음을 끌었다. 그가 그들의 마음에 조그만 등불을 켰고, 다시 그들이 그의 외롭고 고단한 삶에 따뜻한 불을 밝혀 주었다. 겹겹이 쌓이는 고난 속에서도 순하디순한 눈망울만큼은, 어려운 이웃을 향한 보드라운 마음만큼은, 아름다운 것을 향한 지극하게 예민한 촉수만큼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가 나지막하게 풀어내 놓는 삶의 이야기에는 우리 모두의 고단한 세상살이를 어루만져주는 희망이 움트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 착하고 끈질기고 아름다운 사람, 안효숙/ 도종환
◆글머리에/ 다시 희망을 길어 올리며
◆찌그러진 주전자가 살가왔던 시간 ... 19
◆그대로 세상은 온통 봄날 ... 73
◆낮게 사는 사람들 ... 165
출판사 서평
오일장을 떠돌며 난전장사를 마치고 돌아온 밤, 그녀는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서 절벽처럼 막막한 세상을 향해 뜨거운 삶의 통신을 띄워보냈다. IMF, 가게의 부도, 거리로 내몰린 가족, 남편의 알콜 의존과 폭력... 찢길 대로 찢겨 오지의 장터로 떠밀려 온 삶이건만 그녀의 순하디순한 눈망울과 가난하고 못난 이웃들의 삶을 함께 아파하는 마음, 아름다운 것을 향한 지극하게 예민한 촉수만큼은 흔들림이 없어, 늦은 밤 그녀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에 조그만 등불을 밝히곤 했다. 언젠가는 더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그녀의 고집스러운 믿음은 절망 속에서도 여유로운 웃음을 건져올리고, 오일장에서 만나는 힘없고 가난하고 못난 사람들에게서 사람의 향기를 발견하여 우리에게 전해준다. ◆거리로 내몰린 가족 5년 전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IMF 관리체제를 우리는 지금 까맣게 잊은 듯하다. 하지만 그 환란을 통해 우리 사회가 겪었던 가족해체의 아픔은 쉬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 아버지는 노숙자로 떠돌고, 어머니는 가출, 아이들은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시설로 보내지는 참상이 여기저기서 목격되었다. 이 책의 저자도 같은 상황에 내몰렸다. 부도 이전부터 그녀의 삶을 얼룩지게 했던 남편의 알콜 의존과 폭력이 없었더라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채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예쁜 딸아이는 가정환경조사서를 받아들고 당혹해 하는 엄마에게 “있는 그대로, 걱정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말해줄 만큼 의젓하게 자랐다. 보일러 기름이 떨어진 겨울날, 김밥 말기 놀이를 하자며 장롱 속 이불을 있는 대로 꺼내 아이들을 돌돌 말아넣고 계란 후라이 덮는다며 담요를 덮어준 뒤 탈무드를 읽어주어 잠을 재우고는 정작 자신은 뼛속까지 시려오는 추위를 견디며 잠 못 이루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실이었으리라. 그리하여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가족을 거리로 내모는 사회적 상황, 가정 내 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여성과 아이들의 문제를 목도하면서, 한편으로 한 개인의 치열한 노력이 크나큰 절망을 어떻게 이겨내며 아이들의 소중한 삶을 어떻게 지켜내는지 확인한다. ◆절벽 같은 세상을 향한 소통의 욕구 “한 발자국만 밀려도 절벽 아래로 떨어질 상황이었을 때도 한번도 희망을 놓은 적이 없는” 그녀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인터넷이었다. 거리에서 떨며 화장품을 팔고 돌아온 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살아있음을, 세상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놓지 않았음을 스스로 확인했다.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결코 녹록치 않은 일임을 뼛속 깊이 실감하는 중년의 갑남을녀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는 피플475닷컴,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을 나누고 녹여내는 아줌마닷컴 등에서 수많은 독자를 확보한 인기 필자인 그녀. 고난 속에서도 올곧게 자라주는 아이들, 떠밀려 흘러들어온 시골 동네의 착한 이웃들, 장터의 고단한 삶의 풍경을 따뜻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해오는 그녀의 이야기는 읽는 이들의 마음에 조그만 등불을 켰고, 다시 그들이 그녀의 외롭고 고단한 삶에 따뜻한 불을 밝혀 주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가상의 세계였지만 서로의 마음에 불을 밝히는 경험을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아름다운 삶을 향한 의지를 추스를 수 있었다. 오지 장터의 떠돌이 장수와 전국 방방곡곡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소통은 인터넷의 아름다운 기능 중 하나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를 구원한다 그녀가 장거리의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자반 한 손 사기가 어려워 생선장수에게 봉변을 당하는 할아버지를 민망하지 않게 감싸안는 마음 씀씀이가 아름답고, 파리 날리는 옆 좌판의 사정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조용한 배려가 따뜻하다. 스스로도 넉넉하지 못한 사람이 실천하는 이웃 사랑은 그만큼 값진 것.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못하게 하는 힘이 이 책에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0496027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02월 20일 |
쪽수 | 230쪽 |
크기 |
215 * 145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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