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양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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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백분토론 중인 아테네에서 자긍심을 강요하는 민족주의까지~
유럽 문명의 기원은 다분히 혼혈적이다. 그러나 유럽사에 대해 우리가 배워온 전통적 시각에 따르면 유럽은 그들 역사 발전 과정 전체를 매우 독특하고 우월한 것으로부터 연원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유럽인들이 그들의 역사에서 진정 유럽적인 것을 분리시키고자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고대 그리스가 로마를 낳고, 로마가 유럽의 크리스트교 세계를 낳고, 유럽의 크리스트교 세계가 문예 부흥을 낳고, 문예 부흥이 계몽운동과 정치적 민주주의와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자발적인 혈통을 우리는 손쉽게 믿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서양과 동양이 아닌 작고 작아진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역사를 가진 인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작가정보
1965년 생. 서울 촌놈이다. 평범한 유소년 시절을 보냈고, 질풍노도의 사춘기도 겪었다. 역사학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는 물론 대학 진학이다. 법대에 대한 나의 희망을 무자비하게 박살내버리신 부친-부친 역시 같은 업종에 종사하셨다-덕에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 진학했고, 크게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에 그냥 눌러 앉고 말았다.
대학 졸업 후 프랑스사를 공부하기 위해 도불, 파리 소르본느대학에서 프랑스 근대사를 전공하며 〈17세기 전반 ‘진정한 가톨릭교도’의 정치사상〉이란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학 시절은 아마도 역사학에 대한 비밀스런 매력과 까무러칠 듯한 재미를 발견한 시기였다.
현재 선문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유럽의 근대 국가 형성기의 종교, 사상, 문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 《절대왕정의 탄생》, 《서양문화사 깊이 읽기》, 역서로 《국가론》 등이 있다.
그림/만화 박윤주
목차
- ▶차례
Prologue. 유럽의 기원과 유럽중심주의
1. 아테네의 민주주의? _365일 아테네는 토론 중
2. 그리스 철학 _소크라테스가 묻다. 왜 태어났니?
3. 《300》의 나라 스파르타 _단순 무식한 공동체는 용감했다
4. 작은 도시 로마, 제국으로 거듭나다
5. 크리스트교의 등장 _할리우드 B급 영화, 크리스트교의 이미지를 만들다
6. 혁명적 결탁: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크리스트교 공인
_박해 받던 종교에서 박해하는 종교로. 크리스트교의 환골탈태
7. 서로마 제국의 몰락 _세계의 여왕, 파멸의 심연으로 빠져들다
8. 로마 교회와 프랑크 왕국 _유럽의 얼굴이 만들어지다
9. 중세 봉건제 _말안장 위의 폭력배들
10. 프랑크 왕국의 기독교와 성유물 _순례객을 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다
11. 카타리파의 비극 _이단과 십자군의 변주곡
*Replay1 _유럽 중심적인 시각으로 중세 다시 보기
12. 재생의 시대 _다재다능한 만능인의 출현
13. 1492년 벤처사업가 콜럼버스의 항해 _변두리 유럽, 세계로, 세계로
14. 유럽의 대항해 시대 _동양, 인류학의 연구 대상이 되다
15. 겁나는 최후의 심판 _중세인의 불안과 근심
16. 루터, 로마 교회를 두들기다 _새로운 구원 패러다임, 구원 예약 받습니다
17. 칼뱅주의 _한줄 서기 운동의 역사를 찾아서
18. 근대의 국가들, 싸우면서 크다
*Replay2 _근대의 국가들, 얼마큼 컸나?
19. 마녀 잡는 퇴마 국가 _헨젤과 그레텔, 마녀를 쫓다
20. 예절바른 인간의 탄생 _문명화 과정과 감수성의 변화
21. 신이 된 인간 _왕권신수설. 권력은 신으로부터!
22. 신들의 산책 _태양왕과 베르사유
23. 식인양의 탄생
24. 빛의 세기 _과학과 실험, 이성에 의한 진보를 믿다
25. 프랑스 혁명 _자유와 평등 가능성을 시험하다
26. 산업 혁명 _혁명적인 산업 발전, 빈곤과 불만을 낳다
27. 올리버 트위스트와 성냥팔이 소녀들
28. 작고 작아진 이 세상 _로빈 후드와 마귀할멈, 숲 밖으로 나오다
29. Home, sweet home.
30. 민족주의의 시대 _상상의 공동체, 애국심을 강요하다
31. “백인들이여, 짐을 져라.” _환영 받지 못한 유럽의 민주화
32. 전쟁으로 시작한 20세기
33. 냉전의 시대 _007 제임스 본드, 새로운 임무를 기다리며
34. 헬렌 켈러, 인간 승리를 이루고 공산주의자 되다!
Epilogue 역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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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 속에서
사실 유럽은 중세 때까지만 해도 지중해의 변두리 문명이었다. 십자군원정은 11~13세기 유럽이 물질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낙후한 곳이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유럽이 19세기에 세계를 정복한 것은 참으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기에 ‘유럽’의 대두는 지난 천년기의 최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14세기 당시 최고 여행가였던 이븐 바투타는 유럽을 여행할 만한 가치도 없는 반문명 지역으로 치부했다. 이런 유럽이 불과 300년 후 전 세계를 장악하고, 모든 문명을 능가하는 근대 세계를 만들어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 유럽은 승리를 거둔 후 자신의 과거뿐 아니라 남의 과거까지도 분과 학문 체계를 통해 통제했다. 이제 유럽 이전의 모든 문명은 유럽 문명이 있기 위해 존재하는 일종의 전사(前史)가 되었다. 유럽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가 되고, 비유럽 세계는 두 부류로 나뉘어 아프리카와 그 밖의 야만인들은 ‘역사 없는 사람들’로 간주되어 인류학의 연구 대상이 되었고, 역사를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중국, 인도, 이슬람, 이집트 등은 정체된 ‘동양’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서양이 진보를 발명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후진성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유럽인들이 천성적으로 나쁜 놈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스스로 잘났다고 믿었으니, 잘난 놈이 좀 덜 떨어진 자들을 계몽하고 이끄는 것은 도저히 게을리 할 수 없는 수고스런 사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사명감은 동양의 것은 아니었다.
_ ‘유럽의 대항해 시대 _동양, 인류학의 연구 대상이 되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야만인’들에게 들려주는 서양 역사의 성공담?
이 책은 기존의 세계사가 아닌 척하지만 그랬듯, ‘야만인’들에게 들려주는 서양 역사의 성공담을 되풀이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야만인들을 계몽하려던 ‘문명인’들이 실상은 진정한 야만인들이었으며, 우리가 서양의 역사를 도덕적 성공담을 듣듯, 서양의 각 주자들이 때가 되면 자유의 횃불을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는 경주로 간주하여, 역사란 미덕을 지닌 자(서양)가 나쁜 자들(동양)을 어떻게 이겼는지 보여 주는 유치한 이야기가 아님을 들려주고자 한다.
▶서양사의 축약본이 아닌 역사 속 인간의 이야기
지금도 우리는 서양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배우며, 이 서양은 다른 사회나 문명들과 대립하는 독립적인 사회와 문명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이 서양이, 고대 그리스가 로마를 낳고, 로마가 유럽의 크리스트교 세계를 낳고, 유럽의 크리스트교 세계가 문예 부흥을 낳고, 문예 부흥이 계몽운동과 정치적 민주주의와 산업 혁명으로 이어지는 자발적인 혈통을 가지고 있다고 손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 책에서는 이 모든 서양 중심의 역사들을 다루되 그러한 역사들이 현재의 서양과 동양을 다른 길로 가도록 만든 이유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단순한 서양사의 축약본이 아닌 서양의 역사와 동양의 역사가 맞닿은 곳, 혹은 전혀 다르게 진행된 시기 등을 넘나들며, 서양 vs 동양이 아닌, 작고 작아진 세상 속 복작거리며 살아가는 저마다의 역사를 가진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제목의 의미
‘식인양의 탄생’은 ‘근대의 탄생’
“순한 양이 너무나 광포해져서 사람을 잡아먹는다!”
영국의 근대, 네 땅 내 땅 할 것 없이 모두 같이 고만고만한 땅뙈기에서 농사지어먹고 살던 삶에서 주변 국가에 양모를 팔아 챙기는 이익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 지주들이 농민들을 모두 내쫒고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우게 된 것.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농민들은 도둑이 되거나 걸인이 되어 교수대에 매달리는 신세로 전락한다.
근대의 발전은 사회에 부를 가져왔지만 그것은 개인이라는 불안정하고 고립된 섬들을 만들게 된 것이다. 길드라는 집단 속에서만 개인이 존재하던 과거와 달리 근대 초 알을 깬 서구사회는 물질적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에 기초를 둔 개인의 자유를 추구했으니, 근대의 탄생은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험난한 고통과 갈등의 시작이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0369710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6월 08일 | ||
쪽수 | 336쪽 | ||
크기 |
152 * 21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1881 함께 읽는 교양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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