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이 책은 19세기 말에서 현재까지 만화가 보여준 풍부함과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그림들을 통하여 그 자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만화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책이다.

어느 책에서도 만화는 대중문화의 한 장르 이상으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만화를 항상 곁가지로,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적절한 예술'의 보조물로 여기고 만화가 지니는 예술성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만화는 대중시대의 개막과 함께 대중문화의 꽃으로 부상하였다. 그리고 단순한 '재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철학 등의 모든 분야에서 확고한 장르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예술에 관한 수많은 서적들 중 어느 것을 펼쳐봐도 그 속에는 만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만화라는 장르를 단순하게 파악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만화는 가장 천대받는 대중예술이었다. 이제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게 할 새로운 시각을 가진 책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만화예술을 다룬 가장 완벽한 연구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팽창해온 만화의 유통과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이론 분야의 책은 시중에 나온 것이 거의 없다. 《만화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변변한 만화이론 번역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만화예술을 다룬 가장 완벽한 연구서가 될 것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만화란 무엇인지, 만화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각각의 다양한 분야의 만화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만화의 이론서가 한 나라의 만화에 치우치거나, 아니면 여러 나라의 대표적인 작품만 소개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에 비해 이 책은 미국, 영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의 만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시간의 순서에 따른, 만화 자체의 구체적이고 정확한 설명뿐만 아니라 그림의 기법과 스타일, 그에 대한 평가까지 더해져 있다. 만화 작품에 대한 완벽한 해설과 더불어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세계 만화사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만화의 교과서
《만화의 역사》는 만화 그 자체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만화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가 어떻게 발전하고 쇠퇴하였고, 부활하였는지 만화사 전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서술하였다. 만화라는 매체가 아이들을 위한 만화신문(comic papers)에서 1960년대와 70년대 반체제 만화(코믹스comix) 운동을 거쳐 오늘날 완전한 책으로 출판되는 그래픽 소설(graphic novels)로 발전하기까지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만화의 시작은 인쇄술의 발명으로 인해서이다. 그림들이 그려진 전단지 형태에서 출발해 점차 유머를 다룬 인쇄물을 생산해 내면서 풍자 만화가 등장하게 된다. 이것을 시작으로 코메디 만화(1935∼60)와 모험만화(1940∼1970)로 이어지고 여기에 1950년대부터 시작된 여성만화도 하나의 영역으로 다루어 이의 내용들을 치밀하고 완벽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1960년대 말의 히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고,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동시에, 예술적으로 혁신적인 유머러스한 만화책들이 등장하는 언더그라운드 만화라고 일컬어지는 'comix'를 설명한다. 이들은 마약, 반전 운동, 록 뮤직, 그리고 무엇보다 섹스와 같은 주제들을 다루었다. 이런 이유로 새 만화책들은 차별성을 두는 동시에 X등급이란 의미의 'X'를 강조하기 위해 코믹스(comix)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코믹스comix의 성장을 보여주다
이 책은 '코믹스' 운동이 성, 마약, 급진정치 쪽으로 선회하게 된 이유와 고정 독자층에 기초한 생산체계가 초인적인 영웅 이야기를 선호하게 된 경위, 그로부터 다양한 양식과 형태의 만화들이 발전하여 현재 논쟁중인 '그래픽 소설(만화와의 관련성 대신 그것이 소설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만화)'에 이르게 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600여 개의 다양한 만화 도판
또한 《만화의 역사》는 만화 컷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화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어느 면을 펼쳐도 볼 수 있는 만화의 컷들은 때론 작게 나뉘어서, 때론 한 면 또는 양쪽 면 전체를 차지하여 우리의 눈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책에서 보여주는 만화 도판, 특히 여느 다른 만화 관련 이론서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600여 개의 만화 도판들은 모든 만화 팬들뿐만 아니라 학생, 그래픽 디자인, 매체 전문가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영감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만화는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보편적 언어'이고 어디서나 존재한다. 영국과 미국의 만화는 전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그로부터 많은 영향도 받았다. 만화가 하나의 사회적 편견의 희생물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인데 아직도 만화는 여전히 탄압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제 이런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살펴볼 시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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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007700"〉저자 소개〈/font〉
지은이 로저 새빈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의 강사이자 예술 평론가이다. 그는 [가디언Guardian], [선데이 타임스Sunday Times], [인디펜던트Independent], [뉴 스테이츠먼New Statesman]을 포함한 많은 출판매체에 만화에 관한 평을 써 왔고,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만화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줄곧 참여하고 있다. 그가 저술한 [성인 만화: 서문Adult Comics: An Introduction](1993)과 [모히칸족의 최후The Lasting of the Mohicans](1995. 마틴 바커와 공저)는 대학 독자층을 겨냥한 책이다. 편집인으로서 출판한 것으로는 [펑크 록: 그래서 어쨌는데? Punk Rock: So What?](1999)와 [비평적 시각의 저변Below Critical Radar: Fanzines and Alternative Comics 1976-Now](2000. 틸 트리그스와 같이 편집)이 있다.

옮긴이 김한영
1962년 원주에서 출생.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문학수업을 받았다. 외국어 학원에서 영어를 강의했으며, 인터넷 번역학교인 www.transchool.com에서 전문번역을 강의했다. 주요 번역서로는 스티븐 핀커의 [언어본능], 칼 세이건의 [에필로그], 토머스 루이스 외(外)의 [사랑을 위한 과학], 게리 그린버그의 [성서가 된 신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