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생태계 살리기: 자기기만과 무기력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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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변정수는 토마토출판사, 인물과사상사, 삼인 등에서 편집자로 일했고,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출판컨설턴트로서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서울북인스티튜트 등에서 출판 편집을 강의하면서 지식산업의 후속 세대 재생산을 위한 고민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 동덕여대, 건국대 등에 출강했고『편집에 정답은 없다』로 2009년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미디어평론가로서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에 천착하는 비평 활동을 펼쳐왔으며, 비평집『그들만의 상식』『만장일치는 무효다』『상식으로 상식에 도전하기』와 에세이집『나는 남자의 몸에 갇힌 레즈비언』을 냈다. 역서로『일본미디어와 정보카르텔』, 공저서로『편집자로 산다는 것』과『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가 있다.
목차
- 책머리에 실천적 연대의 밑거름이 되기를
프롤로그 밥그릇 앞에서 정직해지기
제1장 출판은 왜 사양산업이 되었는가
‘인문 정신’은 무엇으로 사는가 / 출판은 왜 사양산업이 되었는가 / 한국 출판문화의 현주소
제2장 출판산업의 공공화를 위하여
책값 할인은 소비자의 이익인가 / 왜 정부가 출판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가 / 대규모 출판 자본, 부러우면 지는 거다 / 자본의 영세성은 극복의 대상인가 / 출판산업의 공공화를 위하여 / 번역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 생뚱맞은 ‘도서환불제’ 주장
제3장 조폭들은 출판계를 떠나라
출판 시장 건전화, 소비자들이 나서자! / 온라인 서점들의 ‘할인율 시위’… 비난보다 견인을 / ‘조폭’들은 출판계를 떠나라! / ‘체념’을 넘어서 / 신용 대출 활성화를 위해서도 유통 합리화는 필요하다 / 양질의 도서 정보가 독자를 창출한다 / 문제는 다시 ‘도서관’이다 / “어둠 속에 떨지 말고 자수하여 광명 찾자” / 전쟁에도 수단과 방법은 있다
제4장 당의정의 효능을 묻는다
월드컵에 흔들리지 않는 독서 시장을 위하여 / 독서활동 감시로 독자를 만들겠다고? /
좋은 책은 독자가 알아준다고? / 당의정의 효능을 묻는다 / ‘실용서’라는 이름의 도깨비 / ‘그들만의 리그’를 타파하기 위하여
제5장 출판계의 ‘조감독’들은 어디에?
출판계 ‘외주 교열’ 관행 근절돼야 / 직장보육 확대, 출판계가 앞장서자 / 출판인들이여 ‘희망버스’에 함께 타자 /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릴 일 / 벼룩의 간을 내먹을 사람들 / 눈 가리고 아웅하기 / 번역 출판의 원숭이들 / 출판인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 출판계의 ‘조감독’들은 어디에? / 굶어 죽어도 공장에서 일하는 건 싫다고? / 판권면의 딜레마
제6장 배워서 남 주자
‘독서 진흥’과 ‘출판인 양성’, 모두 성공하려면 / 출판계에도 ‘공개 오디션’을 도입하자 / ‘무책임한 책’은 퇴출해야 / 편집자를 양성하는 직업 교육은 가능한가 / ‘인턴십 제도’를 재론함 / ‘나이배기 신입’을 위한 변명 / 배워서 남 주자! / ‘정답’을 찾지 말고 ‘의견’을 구하라 / 그건 ‘기획’이 아니다!
제7장 출판가 쟁점,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05년 새해 아침의 소망 /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 / 엔터테인먼트가 된 책, ‘연예인’이 된 저자 / 문학상, ‘영광’인가 ‘족쇄’인가 / 스마트교육의 허와 실 / 편집 노동자의 인권과 생산성이 양립하려면 / <출판저널>은‘국내 유일의 출판정론지’인가 / 출판산업, ‘주체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문제다
제8장 책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인문교양서,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 20대는 책에 등을 돌렸는가 / 말하는 척 침묵하기, 침묵하는 척 웅변하기 / 강준만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 팬덤, 혹은 소외의 그늘 / 책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 엔터테인먼트와 문학
에필로그 함께 새벽을 열어갈 ‘사람’을 부르며
찾아보기
책 속으로
매체 환경이 달라졌다며,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의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너무 무겁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책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책이 아무리 가벼운들 아무리 화려한들 인터넷을 따라갈 수 있을까. 작금의 출판 시장을 주도하는 이 트랜드는 기실 백전백패百戰百敗의 전략일 뿐이다. 하지만 말이 쉬울 따름이지, ‘다른 매체가 아닌 책만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는 건 단지 책을 좀더 잘 만들려는 노력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문제이다. 소비자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보여줄 방법이 ‘시장’ 안에는 없으며, 책을 읽고 거기에 담긴 문화적 축적을 향유하려는 욕구 자체가 사회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32쪽, 「‘인문 정신’은 무엇으로 사는가」중에서
이들을 독서 시장의 독자로 다시 끌어들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 데다가 책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출판산업의 범위를 훨씬 벗어난 일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출판 시장의 소비자로 당장 소구해내는
일은 적어도 그보다는 쉬워 보일 법하다. 그래서인지 출판 기획과 마케팅의 과정에서 오로지 소비자로서만 손쉽게 대상화되고 타자화된다. 그리고 그렇게 지적 소외는 구조화되고, 20대는 독서 시장에서 더욱더 사라져간다. 그들이 책에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 책이, 아니 실은 책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이들이 ‘당장 먹기에 곶감이 달다’고 20대 독자에게서 등을 돌린 것이다! 320쪽, 「20대는 책에 등을 돌렸는가」중에서
날로 위축되어가는 독서 인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자’는 백번 지당하신 말씀을 귀에 못이 막히도록 되풀이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좀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사회 개혁이 필요하다. 누군들 ‘책이 마음의 양식’임을 몰라서 책을 멀리한단 말인가. 역설적이지만, ‘독서진흥’을 위한 예산은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삶의 여유가 확보되는 복지 기반 확대나 노동시간 단축 따위를 위한 노력에 쓰여야 한다. 360쪽,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서평
『편집에 정답은 없다』의 저자 변정수의 출판평론집. 2004년부터 지금까지 <기획회의>, <한겨레> 등의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묶었다. 출판 유통 구조의 파괴, 독서 문화의 왜곡, 출판산업의 노동 문제 등 출판생태계를 황폐화시킨 문제들을 촘촘하게 살펴보고, 이러한 문제들이 단지 ‘출판산업’ 의 문제가 아니라 ‘출판문화’라는 전반에 걸친 것임을 밝힌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출판의 공공화라는 화두를 던지며, 출판인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할 것을 요청한다. 글이 발표된 이후 추가된 사안 및 의견은 주석으로 덧붙여, 지난 8년간 출판계에 있었던 사안들을 현재 시점에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출판생태계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출판산업은 사양산업이다? 출판인들에게는 참 섬뜩한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출판인들의 자조적인 목소리이기도 하다. 몇 해 전부터 ‘종이책’의 종말을 점치는 담론들이 확산되면서 출판계는 막연한 불안에 휩쓸리고 있다. 전자책의 상승과 종이책의 위기, 이는 출판산업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출판산업 침체의 원인을 독자가 줄어드는 것에서 찾는다. 내기만 하면 3천 부는 산다는 인문교양서 ‘3천사수대’가 ‘2천사수대’로 줄고 나아가 ‘2천사수대’조차 무너진 현상은, 더 이상 사람들이 책을 통해 “협소한 직접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고, “자신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볼 수 있는 지혜를 구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이러한 ‘반문화적 야만’은 현 사회 구조 전반에 팽배한 문제이며, 출판에서만 유독 도드라진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글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을 양산하는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낙오한 사람에게는 두 번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극악한 적자생존의 질서를 완화하지 않고서는 ‘한가하게’ 책 속에서 삶의 길을 찾으려는 독자를 기대할 수도 없”으며, 그런 의미에서 “출판 시장의 위기는 출판산업의 범위를 넘어선 지평에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독자를 어떻게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출판, 공공화만이 답이다
사라진 독자를 불러오려면 팔릴 만한 책을 잘 골라서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책이 자본주의의 논리에만 맡길 수 없는 이유를 밝힌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책이라는 상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인류의 지적재산의 차원에서 볼 때 출판은 한 가지 책이 많이 팔리는 것보다 적게 팔리더라도 다양한 책이 존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 많지 않은 독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읽을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며, 책의 가치 또한 “만들어지기 전에는 누구도 그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가치를 지닐지 단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 위험에 따른 비용을 사회적으로 부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출판공공화의 최소한의 기반으로 공공도서관을 제시한다. 즉, 출판물의 생산-유통-소비의 모든 과정을 ‘공공적 질서’ 속에서 재편하기 위한 인프라인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는 지역사회와 대학을 기반으로 한 ‘독서 커뮤니티’를 활성화를 비롯해 출판생태계를 살리는 여러 가지 제안도 담겨 있다.
자기기만과 무기력을 넘어, 출판인들의 실천적 연대를 꿈꾸며
이 책에서는 출판평론가 변정수가 10년 가까이 출판인을 양성하는 교육을 해오면서 느낀 문제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
“‘내가 가르치는 업계의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현실’로 엄중하게 다가오는 출판생태계의 황폐함은, 그저 ‘출판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볼 때와는 사뭇 다른 절박함을 불러일으킨다. 적어도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참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지 못 한 채 공허하기 짝이 없는 ‘희망 어린 전망’에만 솔깃한 자기기만과 나아가 어렵사리 절망적인 현실에 눈이 열린다 해도 오히려 그래서 더욱 ‘어떻게 해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무기력까지 고스란히 대물림되도록 내버려둘 수만은 없었다.”
이 책은 출판 환경의 온갖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실천이 없다면 공허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출판인들이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조직적 매개”의 싹을 틔웠으면 하는 의지적 낙관을 보여준다. 출판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각 장의 내용
제1장은 출판 종사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재의 출판 환경을 총론적으로 정리한 글로 묶었다. 본론에 해당하는 제2장부터 제6장까지는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의 ‘출판가 쟁점’과 <한겨레>의 ‘책마을 돋보기’에 실었던 글들을 주제에 따라 나누어 묶었다.
제2장은 출판산업 공공화의 전망을 토론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글들로 구성했고, 제3장은 흔히 출판생태계 황폐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곤 하는 유통 문제, 책의 유통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도서정보 유통(책의 홍보) 문제를 다룬 글들을 함께 묶었다. 제4장은 독서 문화의 왜곡과 그에 조응하여 나타난 대중추수적 출판이 이러한 왜곡을 심화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성찰하기 위한 글들, 제5장은 출판산업의 노동 현실을 드러내고 출판 노동자의 실천적 연대를 모색하기 위한 글들, 제6장은 출판 후속 세대 재생산을 위한 고민을 담은 글들과 그 연장선에서 현장 편집자들이 실무적으로 부딪치는 문제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담았다.
고정 연재가 아닌 지면에 쓴 글들은 크게 두 범주로 나누어, 산업구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글을 제7장에, 이른바 ‘트랜드 비평’에 해당하는 글들을 제8장에 담았다.
기본정보
ISBN | 9788989420804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9월 17일 |
쪽수 | 365쪽 |
크기 |
148 * 210
* 30
mm
/ 49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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