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항일 독립운동부터 장면 정권의 붕괴까지 384가지의 역사적 사건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과거가 되어버린 사건들은 대부분 수치와 분노를 느끼게 하지만 우리가 마땅히 되돌아보고 역사를 평가해야 하는 반성의 거울이기 때문에 두 권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주요 인물들에 관해서는 따로 지면을 할애하여 소상하게 소개했다.제1권에서는 네 갈래로 확산된 좌익사상을 주로 다뤘다. 상해파, 이르쿠츠크파, 일본 유학생파, 그리고 김일성 중심의 신흥파에 지면을 많이 할애한 이유는 통일을 눈앞에 두고 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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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항일 독립운동부터 장면 정권의 붕괴까지 384가지의 역사적 사건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과거가 되어버린 사건들은 대부분 수치와 분노를 느끼게 하지만 우리가 마땅히 되돌아보고 역사를 평가해야 하는 반성의 거울이기 때문에 두 권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주요 인물들에 관해서는 따로 지면을 할애하여 소상하게 소개했다.제1권에서는 네 갈래로 확산된 좌익사상을 주로 다뤘다. 상해파, 이르쿠츠크파, 일본 유학생파, 그리고 김일성 중심의 신흥파에 지면을 많이 할애한 이유는 통일을 눈앞에 두고 공산주의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항일운동이 시급한 민족의 과업이었을 때는 좌익과 우익의 이념적 충돌이 별로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았다.
이데올로기는 우리에게 해방과 독립에 우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성의 취향의 문제였다. 철학과 경제의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상한 공산주의는 우리 나라 지식인에게 호감을 줄 만한 신지식이었으며, 그 내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이데올로기를 맛보는 것 만이라도 지식인이라는 긍지를 심어줄 만했다.
하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가졌던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었던가!이데올로기가 문제가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후, 우리 나라에서는 해방 이후였다. 정권욕에 눈먼 사람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이데올로기를 문제로 삼기 시작했다.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민족주의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정치인들의 집권욕의 결과였다. 이같은 망국적 행위가 마치 우리 민족 스스로가 이념적으로 대립을 자초한 것처럼 국제적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외세가 작용했고, 6·25전쟁이 더욱 이념을 우리 민족의 불치병인 것으로 규정하고 말았다. 당시 대부분의 우리 민족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둘 모두에 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한 편에서 다른 한 편을 적대시할 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란 이름은 들어보았겠지만 그들의 철학과 경제 이론 그리고 사회학적 제반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 공산주의를 이념적으로 배척해야 할 논리적 근거를 전혀 가지고 있지 못했다. 순전히 정치인들에 의해서 온 민족이 이념의 문제로 국토를 가른 것처럼 국내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우리 역사의 수치였다. 이 책은 이런 점을 알게 해주는 부끄러운 역사적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념의 문제와 더불어서 부정·부패 또한 정치인들에 의해서 자행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즉 부정·부패의 온상은 정당에서 만든 것이었다. 오늘날에도 국민의 혈세가 집권당의 정치자금으로 횡령되는가 하면, 공적 자금이란 미명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게 사라지고, 선거때가 되면 부정·부패한 돈이 여야 대부분의 정치가들에게 흘러간다. 이같은 뿌리깊은 부정·부패의 역사는 정치에서 먼저 시작되어 사회·경제·교육 등으로 확산되었다.
초기 임시정부의 주요 내분은 레닌의 지원금에 대한 횡령사건이었다. 레닌을 만난 여운형에 의해 폭로된 이 사건을 통해 횡령의 역사가 임시정부 때부터 시작되어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새삼 알게 한다.제2권에 나타난 송진우, 여운형, 장덕수, 김구 피살사건들, 6·25 전쟁 중에도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거창 양민학살사건, 대통령 후보 조봉암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한 사건, 부통령 장면 저격미수사건, 4사5입사건, 뉴델리 밀담설사건, 깡패들 고려대학생 기습사건, 3·15부정선거 등 수많은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 나라의 정당정치가 얼마나 망국적인 행위를 저질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들을 실록으로 묶은 이유는 역사가 되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이제라도 반성해서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히 정치인들이 읽고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책의 특징 항일 독립운동부터 장면 정권의 실각까지를 384가지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상세히 기록한 점이다. 정당이라는 정치 이기집단의 형성과 그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실증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정당들의 반목과 시기 내지는 정적에 대한 제거가 대부분 정치인들의 개인적인 정권욕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념의 문제보다는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급급한 소수의 정치인들이 망국적인 사건들을 수없이 저질렀음을 알 수 있다.
1945년 10월 미군정이 정당과 사회단체들의 등록을 명령했을 때 등록한 정당과 사회단체들만 무려 205개나 되었다. 이런 많은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자고나면 생겼기 때문에 미국인이 한국인은 두 명만 모여도 정당을 만든다고 비웃었다.정당이 아무런 정치철학도 없이 마구 생긴 풍조는 우리 나라 정당정치가 집단이기주의로 나아가게 했다. 나중에 거의 양당체제로 확립되었을 때에도 자유당은 이승만 개인의 시녀노릇을 하게 되었고, 유일한 야당 민주당은 구파와 신파의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야당은 이승만 독재에 제대로 항거하지 못했다.
이승만을 제거한 것은 민중이었다. 특히 학생들이 일인독재에 반기를 들었는데 4·19가 혁명으로 승화되지 못한 것은 민주당이 혁명의 과업을 성취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민주당 스스로 혁명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모처럼 혁명의 동이 틀 때 민주당은 구파와 신파와 나뉘어 정권을 위한 투쟁에만 열을 올렸을 뿐이다. 민주당의 실각은 그래서 당연한 결과였다. 이 책은 우리 나라 정당정치의 모든 실책을 폭로한다. 오늘날의 실책들도 따지고 보면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정당정치가 올바르게 실행되려면 우리는 먼저 과거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저자 연시중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연시중은 90세의 고령이다. 동경의 일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관계에 진출하여 농림부 축산연구관, 역사연구원으로 봉직하며 역사연구에 몰두했다. 여러 대학에서 우리 나라 정당정치에 관해 강의하면서 자료들을 모았고, 그 내용을 친필 한자로 기록해두었다. 일제시대를 살아온 역사의 증인으로서 연시중은 일제의 한국침략에 대한 죄상을 폭로하고 폭력으로 맺어진 을사조약과 한일합방은 무효이며, 남북분단의 원천은 일제의 책임이라는 주장을 늘 펴왔다.
한반도에 대한 분할 논의는 1592년 임진왜란 때부터 있었다며 일본 군대와 명나라 군대 사이에 한반도 논의를 그 예로 든다. 평양 전투에서 패퇴한 후 일본 군대는 경기도 벽제에서 전선을 고착시키고 휴전을 제의했으나 명나라의 거부로 이루지 못했다. 그후 약 3백 년 후 1894년 동학혁명을 계기로 출병한 청나라와 일본 양국 군대의 충돌 직전, 영국 정부의 중재로 “남부 조선은 일본이, 북부 조선은 청국이 점유한다”는 안이 제안되었으나 양측이 거부했고, 결국 일본 군대의 승리로 한반도는 일본의 지배로 넘어갔던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일본이 전쟁 배상으로 받은 중국의 요동반도를 청국의 영토권을 침해한다는 국제적 압력으로 청국에 반환하도록 하고 이를 러시아가 조사한 것에 불만을 품은 국제적 압력으로 청국에 반환하도록 하고 이를 러시아가 조사한 것에 불만을 품은 일본은 1896년 러시아가 한반도의 38도선 분할을 제안했으나 거부했다고 한다. 이때 영국은 식민지 보호자 일본으로 하여금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도록 하기 위해 일영동맹을 체결했다.
세계 최강국인 영국을 일본이 등에 업자 당황한 러시아는 1903년 9월 서울과 평양 사이의 39도선 분할을 제의했으나, 자신만만했던 일본이 오히려 한국과 만주 국경선 분할을 역으로 제의했다. 이에 러시아의 거부로 이듬해 5월 러일전쟁이 일어났으며 일본이 승전했다.연시중은 그후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독점지배권을 갖게 된 이면에는 미국과 영국의 작용이 컸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역사를 바로 보고 후세에 알리려는 것이 저자의 평생 작업이었으며, 90세에 이르러서야 그의 뜻이 두 권의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엮은이 김윤철엮은이는 저자보다 열 살 연하로 그 또한 신학과 법을 전공한 사람으로 저자와 많은 부분에서 견해를 같이 한다. 일찍이 5·16 쿠데타 이후 군부정부에 항거하는 운동을 뉴욕에서 뜻있는 분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펴온 김윤철은 김대중 야당 총재를 비롯해서 탄압받는 야당 정치인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면서 민주주의 운동에 이바지했다.
저자가 한자로 기록한 자료를 우리 말로 옮기면서 각 주요 인물들을 따로 소개할 수 있도록 자면을 할애했으며, 부족한 자료를 보태서 넉넉한 실록이 되게 한 것은 그의 노력이었다. 저자는 그에게 감수자로 참여할 것을 권유했지만 끝내 고사하고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평생 정치에 관심을 기울인 저자와 엮은이 두 분의 노력이 이 책의 성과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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