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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의 브라반트 북쪽에 위치한 그루스 준데르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고흐는 1880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할 때까지 화상점원, 목사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였다.
1881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주로 브뤼셀·헤이그·앙베르 등지에서 노동자·농민 등 하층민 모습과 주변생활과 풍경을 담았다. 1886년 화상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동생 테오를 찾아서 파리로 온 고흐는 베르나르와 툴루즈 로트레크 등과 알게 되었다.
고흐는 인상파의 밝은 그림을 접함으로써 그때까지의 어두운 화풍에서 밝은 화풍으로 바뀌었으며, 정열적인 작품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곧 파리라는 대도시의 생활에 싫증을 느껴 1888년 2월, 보다 밝은 태양을 찾아서 프랑스 아를로 이주하였다. 아를로 이주한 뒤부터 죽을 때까지의 약 2년 반이야말로 고흐 예술의 참다운 개화기였다. 그러나 그해 12월 고흐는 정신병 발작을 일으켜 면도칼로 자신의 귀를 잘라버렸다. 그 후 고흐의 생활은 발작과 입원의 연속이었으며, 발작이 없을 때에는 그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 그림을 마구 그려댔다. 한때 건강회복으로 발작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듯하였으나 다시 쇠약해져 끝내 권총자살을 하였다.
옮긴이 박은영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프랑스 파리 5대학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 대학교 강사로 출강 중이다.
번역 박은영
출판사 서평
강렬한 색채와 격정적인 필치로 독창적인 화풍을 개척한 후기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 고흐, 그의 편지를 모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 이어 두 번째 편지선집 [반 고흐, 우정의 대화](예담)가 나왔다.
그의 700여 편의 편지 중 특히 5년 간 편지를 주고받았던 동시대 화가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이번 책에서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 동시대 화가들에 대한 견해, 그림에 대한 치열한 열정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확고한 태도 등 개인사보다는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주로 다루고 있다.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들은 빈센트의 성품 깊은 곳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간직했던 휴머니즘의 유산이다. 여기에 실린 편지는 빈센트가 직면했던 물질적·정신적 곤란과 그가 이겨내야만 했던 투쟁 그리고 한 화가가 지녔던 희망, 강인함, 천재성의 진행 과정을 보여준다.
빈센트와 라파르트가 편지를 주고받았던 1881년 이후 5년 동안은 고흐의 전 생애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기이다. 성직자의 삶을 열망했던 반 고흐가 에텐으로 돌아와 스물 여덟, 예술가로서의 늦은 출발을 시작했던 그 무렵, 고흐는 예술에 대한 갈망과 열정으로 가득했다.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했지만 그는 예술과 마찬가지로 숭고하고 순수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생애는 늘 지독한 외로움과의 투쟁이었다.
이 책에서는 반 고흐가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들과 함께 특히 그의 초기 작품들을 소개하였다. 흔히 접할 수 없었던 고흐의 초기 작품들은 화려한 색채, 꿈틀거리는 광기보다는 꾸밈없는 민중의 삶을 그려내고자 했던 소박한 인간으로서의 고흐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고흐에 대한 평전과 소설, 평론집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개되었던 고흐 관련 책과는 달리 동료에 대한 애틋한 우정, 자신의 예술관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을 보여주는 편지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져왔던 고흐와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라파르트에 관하여
귀족 출신인 반 라파르트는 1846년 5월 14일 제이스트에서 태어났다. 그는 암스테르담 아카데미에 등록하지만, 학업을 마치기 전에 도중 하차한다. 1878년부터 1881년 사이에 파리와 브뤼셀에 체류하다가 스물여덟 살이 되던 해 그는 이론적 지식을 넓히기 위해 암스테르담 아카데미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위트레흐트의 친가에 아틀리에를 꾸린다. 1889년 그는 결혼과 함께 잔트푸르트에 정착한다. 하지만 삼 년 후 이곳에서 바닷가를 산책하던 중 매서운 폭풍우를 만나 급성 폐렴으로 생을 마감한다.
빈센트 반 고흐가 라파르트를 알게 된 것은 동생 테오를 통해서였다. 당시 라파르트는 브뤼셀 아카데미에 다녔고, 고흐는 보리나주에서 돌아왔을 때였다. 사람들은 부유한 신사 라파르트와 누더기 차림의 부랑자 고흐가 전혀 어울리지 못하리라 여겼다. 그러나 그들은 곧 서로에게서 동일한 취향과 사고방식을 발견했다. 둘의 만남이 있은 지 얼마 안 돼 빈센트는 라파르트에게 "우리는 작품의 모티브를 대중의 마음 속에서 찾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네. 게다가 현실의 생생함을 습작할 필요도 똑같이 느끼고 있지"라고 말한다.
두 사람 사이에 견고한 우정이 싹트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빈센트에게 라파르트는 유일한 네덜란드 친구였으며, 그들의 우정은 5년 간 지속되었다. 그러나 1885년 빈센트는 갑자기 라파르트에게 절교를 선언한다. 그 이유는 아카데미에서 수업한 라파르트가 평소 아카데미를 경멸하던 고흐에게 그의 작품에 대해 솔직한 지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흐는 이러한 라파르트의 평가를 인정하지 못했다. 라파르트는 오해로 야기된 이 결별을 항상 애석해했다.
본문 중에서
라파르트의 편지
비록 빈센트의 난폭함이 결별의 원인이었지만, 내 생각이 여전히 예전 같지는 않을 성싶네. 어쨌든, 지금은 무의미하고 사소해 보이는 것에도 중요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네. 빈센트는 까다로운 사람이었고, 그를 감당해 낼 사람은 많지 않았네. 우리의 관계는 5년 동안 지속되었네. 종종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그를 내가 참아내지 않았다면, 우리의 관계는 그만큼 오래 이어지지 못했을 걸세.
...
나는 브라반트 지방의 직조공을 담은 그의 습작화 연작 시리즈를 기억하고 있네. 그것은 어설프게 제작되었지만, 그가 누구의 작품이라고 밝히지 않은 다른 작품들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주었네. 그의 작품은 항상 격렬하고 비통한 무언가를 담고 있었네. 그것은 때때로 전율을 느끼게 하는 야생적인 그 무엇이었네. 빈센트는 일상의 측면에서는 전적으로 무방비 상태였고, 매순간을 아슬아슬하게 견뎌나갔네. 삶에 대한 그의 가치관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숭고하고 순수했네. 그 점에 있어서 그는 진실로 굳건했으며 아름다웠네.
그는 미치광이가 되었네. 분명, 그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 걸세. 원인은 세상의 몰이해와 천박함에 대한 그의 저항도, 환멸로 상처받은 그의 숭고한 사상도 아니었네. 모든 원인은 그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 머물러 있었네. 빈센트가 원한 것은 숭고한 예술이었으며, 그것을 표현하려는 어마어마한 투쟁은 그 어떤 예술가라도 지치게 했으리라 생각하네. 어떤 호인도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예민하고 감정적인 긴장감에 끝없이 저항하지는 못할 걸세. 나는 그의 광적이고 폭발적인 기질에 대해 우정보다는 존경심을, 동지애보다는 숭배감을 느꼈네. 그와 함께 있을 때, 아카데미의 순진한 학생인 나는 일종의 압박감을 맛보았네. 훗날, 나는 자주 우리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랐네. 나에게 그는 강인한 성품과 위대한 예술가의 모습 그대로 영원히 남게 될 걸세.
― 라파르트가 화가 하베르만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저는 우리가 브뤼셀에서 처음 만난 날을 마치 어제의 일처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빈센트는 아침 아홉 시에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서로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작업하면서 우리는 곧 친해졌습니다. 작업, 투쟁 그리고 고통으로 이루어진 그의 삶을 지켜보았다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에게는 위대한 예술가의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비록 안타까운 오해로 빈센트와 제가 몇 년 전부터 불편한 관계였지만, 그와 나눈 우정은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과거로의 여행은 늘 기쁨이지요― 제 머리 속에는 빈센트의 조금은 슬프지만 여전히 빛을 발하는 개성 있는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삶과 투쟁하는 빈센트의 모습은 자주 격분하고 폭력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고귀한 성품과 위대한 예술가적 재능은 우정과 존경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 라파르가 고흐가 죽은 후 고흐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고흐가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나는 사물의 긍정적인 면을 먼저 본 다음 부정적인 측면에도 눈을 돌릴 수 있도록 늘 애쓰고 있네. 지금은 비록 그렇지 못하지만, 언제나 관대하고 너그러우며 편견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견해를 갖도록 노력할 걸세.
자신이 늘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으며 모든 사람들이 항상 옳다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을 만날 때면 인간 삶의 보잘것없는 미천함에서 오는 고통을 느끼곤 하네. 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인간의 약점을 절실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지.
사실, 자네나 나처럼 정직한 의도로 고양된 사람들조차도 여전히 불완전하며 종종 실수를 범하고 주변과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라네. 만약 우리가 절대로 넘어질 걱정 없이, 확실하게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노라 믿는다면 그건 스스로를 속이는 일에 불과할 걸세.
물론, 자네와 나는 어느 정도 굳건히 서 있다고 믿어지네. 하지만 우리가 얼마쯤 훌륭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해도 그 사실을 건방진 태도로 자만한다면 불행한 일이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지나치게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비록 그 장점을 실제로 지녔다 할지라도 스스로를 위선으로 몰고 가기 십상이지.
― 1881년 11월 2일, 라파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라파르트, 현실에 뛰어들 때는 머리부터 빠지게. 그리고 비상구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말게. 자네가 현실에 뛰어든다는 건 곧 다시는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오지 않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네. 그때는 자네 역시 아카데미에 여전히 매여 있는 사람에게 텐 케이트 씨나 나처럼 말하게 될 걸세. 이보게, 친구. 비상구 같은 건 아예 염두에도 두지 말게. 현실 속으로 머리부터 풍덩 빠지게나.
― 날짜 미상,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세월이 더 흐른 뒤, 자네와 나 우리 두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작품들을 그려내리라 확언하네. 그렇다고 현재의 작품이 나쁘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네. 스스로에게 늘 엄격한 가운데, 예술적인 강한 힘을 표현해야만 하네. 가정집, 거리, 병원 등에서 받은 감명을 화폭 위에 재현하려 시도하는 우리의 작품보다 다른 유파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들의 말 때문에 의기소침해하거나 실망할 이유는 추호도 없네.
예를 들어, 드 그루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적의를 안다면 자네는 아마 아연실색할 걸세. 우리는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되네. 대신, 몰이해와 무시와 멸시 당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하네. 그리고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술적인 힘과 열정을 꿋꿋이 간직해야 하네. 나는 유행이나 유파에 개의치 않고 고집스럽게 내 길을 걸어갈 걸세.
― 날짜 미상,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저자소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의 브라반트 북쪽에 위치한 그루스 준데르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고흐는 1880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할 때까지 화상점원, 목사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였다.
1881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주로 브뤼셀·헤이그·앙베르 등지에서 노동자·농민 등 하층민 모습과 주변생활과 풍경을 담았다. 1886년 화상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동생 테오를 찾아서 파리로 온 고흐는 베르나르와 툴루즈 로트레크 등과 알게 되었다.
고흐는 인상파의 밝은 그림을 접함으로써 그때까지의 어두운 화풍에서 밝은 화풍으로 바뀌었으며, 정열적인 작품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곧 파리라는 대도시의 생활에 싫증을 느껴 1888년 2월, 보다 밝은 태양을 찾아서 프랑스 아를로 이주하였다. 아를로 이주한 뒤부터 죽을 때까지의 약 2년 반이야말로 고흐 예술의 참다운 개화기였다. 그러나 그해 12월 고흐는 정신병 발작을 일으켜 면도칼로 자신의 귀를 잘라버렸다. 그 후 고흐의 생활은 발작과 입원의 연속이었으며, 발작이 없을 때에는 그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 그림을 마구 그려댔다. 한때 건강회복으로 발작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듯하였으나 다시 쇠약해져 끝내 권총자살을 하였다.
옮긴이 박은영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프랑스 파리 5대학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 대학교 강사로 출강 중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8902141 |
---|---|
발행(출시)일자 | 2001년 05월 09일 |
쪽수 | 206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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