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파소도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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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이현진
저자 이현진은 애니메이션 전문지 [애니메이툰]과 [오마이뉴스] 연예부를 거치며 7년째 기자로 일하고 있다. 부업은 먹는 일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일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버틴다. 잘 먹고 싶어서 잘 살고 싶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저자(글) 최규화
저자 최규화는 월간 [작은책]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를 거쳐 지금은 인터파크도서 웹진 [북DB] 기자로 일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쓰게 하는’ 일로 8년째 먹고산다. 지하철과 신도시가 없는 작은 도시에서 ‘당최 뭐하는 놈인지 알 수 없는 놈’으로 있는 듯 없는 듯 잘 사는 게 꿈이다.
저자(글) 김지현
저자 김지현은 퍽이나 예쁜 이름이 있지만, ‘털보’라고 불릴 때가 더 많다. 머리카락보다 수염이 더 많기 때문. [오마이뉴스]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미녀와 야수’처럼 아름다운 옆지기를 만나 즐겁게 산다. 곧 태어날 태양이 아빠이기도 하다. 담배와 커피 그리고 인연을 달고 산다.
저자(글) 이주영
저자 이주영은 입이 가볍고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좋아한다.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는 이유. 털보의 아내, 태양이의 엄마로도 불린다. 반려동물인 웅순·웅미의 동거인이기도 하다. 장래희망은 즐거운 사람. 인생 한 번뿐, 그래서 오늘도 살고, 사랑하고, 쓴다.
목차
- [소인배 통신 이현진]
1. 채식 두 달째, 이효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2. 혼자 사는 단칸방, 매일 밤 그들을 죽였다
3. 전단지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알바생이었느냐
4. 결혼에 ‘쿨’했던 엄마 아빠, 이럴 줄 몰랐다
5. 정우성은 정말 커피만 마시고 갔을까
6. 격투기 문외한, 나는 왜 표도르를 좋아했나
7. 아흔넷 할머니의 일기를 훔쳐봤다
8. 솔로천국! 커플 비즈니스는 끝났다
9. 이렇게 예쁜 너를 누가 버렸니?
10. 우리 아빠가 ‘개따남’으로 변했어요
11. ‘기레기’는 당신을 만나고 싶다
12. ‘식탐 유전자’ 가진 나, 천생연분 운동 만났다
13. 나는 어쩌다 미국에서 ‘바보’가 됐나
14. 나도 ‘좋은‘ 연예기사를 쓰고 싶다
15. 돈 주고 사먹지 못할 맛, 여기 있습니다
16. 엄마 아빠, 저는 ‘빨갱이’가 될래요
[과민성 유부청년 최규화]
1. 13년 전의 젊은 날, 나는 ‘주사파’였다
2. 내일은 오늘보다 더 ‘느리게’
3. 인생의 전성기라니… ‘그딴 거 없다!’
4. 나는 ‘수학 장애인’… 꼭 이렇게 살아야 됩니까
5. ‘보통결혼’에 1억7000만원, 이거 너무 잔혹해
6. 석 달 만에 결혼하기, ‘신의 한 수’가 필요해!
7. 아침마다 맛보는 지옥… “뚱보여 제발!”
8. 40년 만의 눈물… “아빠가 미안하다”
9. 엄마의 몸에 ‘암’이 생겼다
10. 면접에서 회사 욕만 하고… 이렇게 될 줄 몰랐어
11. 참을 수 없는 ‘떡복기’의 유혹
12.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개구멍이 뚫렸대”
13. 이 ‘기자’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14. ‘그림자 노동’… 당신은 알고 계시죠?
15. ‘홈런이’가 뭐 어때서!… 행복한 고민이 늘었다
16. “이제 편히 쉬세요”… 봉투 하나로 남은 큰아버지
17. 78, 79, 80? 아니 아직 그 정도는 아닐 거야!
18. ‘사이다’를 만드는 시간, 제게도 영광입니다
19. 3월 3일 오후 4시 46분… ‘아빠’로 태어났습니다
[감성역 8번출구 김지현]
1. 6년 만의 고백… “몽골 각하, 미안합니다”
2. 밤새고 먹었던 라면 한 그릇… 젓가락을 멈췄습니다
3. 박근혜에게 ‘수염 난 기자’란?
4. 유희열이 악마일 수밖에 없는 이유
5. 신상 털어버린 선생님들, 섬뜩합니다
6. 괜찮아, 유재석도 이럴 때가 있었잖아
7. “니네 공산당이지?” 막말… 고맙습니다
8. 군침 도는 야식, 이래도 먹고 싶습니까
9. 1년에 15킬로그램 빼도 불만족, 왜 이렇게 됐을까
10. 앤 해서웨이의 입 냄새, 그게 큰 문제인가요?
11. 백퍼센트의 나쁜 놈, 엄마는 걱정이다
12. 내가 부처를 무시하는 이유, 아빠 때문이다
13. 내 똥만 관심 있던 내가 남의 똥에 환호하다니
14. ‘대머리 털보 드워프’, 청혼합니다
15. 신혼집 구하기? 쫄지 마, 어깨 펴!
[취미는 오지랖 이주영]
1. 호텔 객실을 스친 투명인간들… 보이나요?
2. 최초 고백… “이승기 만나려다 F학점 받아”
3. 막내기자, 화장실서 ‘선배’ 수십 번 부른 사연
4. 경찰에게 두 손 빌던 엄마, 절대 보지 마세요
5. 안철수 후보, 분리수거통은 어찌하실 겁니까
6. 성당 꼭대기에서 생활하는 ‘엄마’… 나를 바꿨다
7.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제발 먹게라도…
8. 건강 위해 시작한 발레… 예상치 못한 성희롱 의혹
9. 바퀴벌레마저 죽는 내 집… 이게 다 엄마 때문
10. ‘WORST 3’ 고루 갖춘 남자와 결혼합니다
책 속으로
세상에서 오직 두 사람밖에 모른다고 해도, 나는 내 노동으로 세상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냥 파묻히고 말았을 기사를 길게는 며칠 동안 보강하고 다듬어서 톱기사로 만들고, 그 기사가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킬 때, 나는 말로 다 못할 긍지를 느낀다. 이렇게 받쳐주는 사람이 있어야, 조금 부족한 사람도, 아직은 열정만 앞서는 사람도 용감하게 기사를 쓰겠다 나설 수 있는 것 아닌가. 보통 사람들도 ‘편집기자야, 내 뒤를 부탁해!’ 하고 기사를 써댈 수 있어야, 세상이 보통 사람들을 좀 무서워할 게 아닌가.
- ['그림자 노동'... 당신은 알고 계시죠?]
내가 할머니의 일기장을 덮을 수 없게 만든 쪽은 보다 개인적인 뉴스였다. 재밌는 건, 대개 사실만 기록하면서도 그 당시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진 아빠 빵 사옴'에서는 사위에 대한 고마움이 있고, '현진 출장감'에는 언제 돌아올까 고대하는 기다림이 있고, '애비 애미 콜프감'에서는 저그들끼리 놀러갔다는 심통 내지 푸념이 들어 있다.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문장은 2월 10일, 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시던 날짜에 쓰여 있었다. '나는 밤에 일산 옴. 너머저(넘어져) 아프다' 토로할 곳을 찾지 못한 심경은 딱 두 문장으로 압축됐다. 이걸 본 엄마와 나는 서로 딱히 둘러댈 말을 찾지 못했다. 그전까지 깔깔대며 일기장을 넘기던 두 독자를 바라보며 할머니는 ‘이제는 글씨를 잘 못 쓰겠어. 잊어먹지 않으려고 자꾸 써보는 거야’라고 아이처럼 웃었다.
- [아흔넷 할머니의 일기를 훔쳐봤다]
우리 테이블 맞은 켠, 한 남자가 퉁퉁 불은 라면을 역시 '마시고 있었다'. 라면을 한껏 들이켠 그 남자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 응, 아침 먹고 있어. 뭐? 또 안 잤다고? 3일째 그러면 어떡해. 낮에 일 나간다면서…. 어휴."
땀을 꽤나 흘리며 라면을 흡입하던 나는, 옆 테이블 남자의 의기소침한 목소리를 듣다 젓가락을 멈췄다. 라면 국물보다 뜨겁고 매운 뭔가가 귀청을 때린 듯, 가슴을 때린 듯.
벌써 10년가량이 지난 지금. 그날 아침 퉁퉁 불은 뜨거운 라면을 들이켰던 그 남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남편 걱정에 잠 못 이루던 아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비정규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오손도손 잘 살고 있을까. 따뜻한 쌀밥에 하루 일을 이야기하며 된장찌개에 숟가락을 섞고 있을까.
- [밤새고 먹었던 라면 한 그릇... 젓가락을 멈췄습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젊은 신입 기자들이 ‘뉴스’라는 글쓰기에서 벗어나 틈틈이 자판 두들기는 대로 쓴 생활글을 모은 책이다. 말과 글을 업으로 삼은 기자들이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시중에 ‘청춘’ 자를 달고 나온 책들이 참 많고도 많다. 함부로 청춘을 가르치려 하거나, 묻지도 않은 잘난 훈수를 늘어놓거나, 핀트도 안 맞는 ‘힐링’ 따위를 하려는 책들. 이 책의 저자들은 남에게 그런 훈수를 늘어놓지 않는다. 힐링 하자는 이야기도 없다.
지금까지는, ‘폼 잡느라 자기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사람들이 기자들’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멋모르는 사람들은 기자를 ‘슈퍼갑’이라며 부러워한다. 하지만 기자들도, 의욕은 있는데 요령은 없는 사회 초년생으로, 또는 두루뭉술하기 짝이 없는 ‘청년’으로 서울이라는 무서운 도시에 ‘찡겨’ 살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 기자들의 조금 못나고 찌질스러운 삶을 여과 없이 토해 낸다.
기자라는 일을 하는 젊은이들은 대체 뭘 먹고 뭘 생각하고 뭘 사랑하고 뭘 꿈꾸며 살까. 꾸미지 않고 허세 부리지 않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청춘’ 글자만 붙이고 남의 눈으로 쓴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레알 청춘’들이 자신의 삶으로 써내려 간 책이기 때문에 어설픈 ‘청춘류’ 책들과는 공감의 뿌리부터 다를 것이다.
난지도, 여기서도 꽃은 피더라
- 여는 글
[난지도 파소도블레]라는 제목만 보고 책을 집은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건 상암동에서 이름난 춤 선생의 댄스 스포츠 이론서가 아니다. 상암동에 있는 한 언론사의 동료였던 우리 넷은 회사 앞 조개구이 집에서 팀 블로그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디지털미디어시티로 포장되기 전 이 지역의 상징적인 공간은 '난지도'. 오랫동안 쓰레기 매립장이었지만 생태계가 살아난 땅처럼, 궁상맞은 이야기들을 모아 꽃을 피우겠다는 쓸데없이 깊은 의미를 담아 그 명칭을 빌렸다. 그리고 뭔가 있어 보이는 춤의 이름도 가져다 붙였다. 물론 우리 중에 라틴댄스인 파소도블레를 출 수 있는 위인은 없다.
또한 노파심에서 말하건대, 이 책은 언론사 지망생들에게 하등 쓸모가 없다. 우리의 공통점이 '기자'였다는 것일 뿐(심지어 관둔 사람도 있다), 언론인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지 못할 것이다. 저자 소개에서 기자를 '잉여'로 바꾼다 해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모자란 것 많은 사회 초년생 네 명이 살아왔고 살아가는 게 내용의 전부다. 말과 글을 업으로 삼으면서도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었던 우리는 여기서 수다를 떨기로 했다. 기사의 필수 요소인 육하원칙을 신경 쓰지 않고, 그놈의 뉴스! 뉴스에서 해방되어 자판 두들기는 대로 쓰다 보니 내용도 중구난방이다.
뜻 깊은 교훈이나 무턱대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사실 우리는 누구를 위로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나 살기도 버겁다. 다만 남보다 좀 더 느리고, 소심하고, 게으르지만 이렇게 살아도 괜찮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를 제치고, 누르고, 이겨 내지 못해서 느끼고 보이는 것들을 기록하다 보니 책이 되었다. 떵떵거리며 살지는 못해도 떳떳하게 살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좋은 기자,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순진하게도 믿는다. 그 과정이 좀 지질하기는 해도 나름대로 어여뻐서 웃음이 났으면 좋겠다. 애초에 난지도는 난초와 지초로 가득 찬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이니까.
글쓴이들의 대표로 이현진 씀
기본정보
ISBN | 9788988540206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1월 01일 |
쪽수 | 312쪽 |
크기 |
152 * 220
mm
/ 44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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