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내한테서 찔레꽃 냄새가 난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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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지누가 만났던 이땅의 토박이들 중에서 첫번째 인물인 문상의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로 다가왔던 만남을 전해준다. 할아버지의 삶과 그 삶을 보냈던 자연에 대한 지극히도 깊은 애정이 엿보인다. 일백년 평생을 경상도의 산골에서 농사지으며 살다 가신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저자는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갔다.
경상도의 깊은 산골에서 생을 보냈던 문상의 할아버지,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찾게 만들었던 문상의 옹의 일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느림의 미학을 몸소 실천했던 문상의 옹에게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진리와 예로부터 전해져오던 놀라운 지혜를 깨닫게 될 것이다.
1부에는 이지누와 문상의 할아버지가 주고받은 이야기가 정감어린 어투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2부에는 할아버지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심도있게 담았습니다.
☞ 소설가 공선옥의 권하는 글 중에서
나는 우선 '사진도 찍고 글도 쓰는' 이지누라는 사내가 경북 성주 수륜동 작은동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문상의 옹'을 만나온 이야기를 '연애'가 아닌 다른 코드로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것도 보통 연애가 아닌 '지극한 연애'의 이야기로 말이다.
작가정보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우리 문화를 섬세하게 톺아보는 관찰자이자 기록자다.
길 위에서 만나는 순정한 풍경과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문화들을 이십 년 넘게 글과 함께 영상매체로 기록하고 있으며, 1994년부터는 금기시되었던 휴전선 일대의 문화기행을 주도하며 만들어진 '우리땅밟기'라는 문화답사 단체를 이끌고 있다.
여러 잡지나 신문의 사진편집위원과 편집인 그리고 논설위원을 거쳤으며 지금은 오로지 스스로의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 동안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 「절터, 그 아름다운 만행-강원도, 경상도편」, 「잃어버린 풍경1-서울에서 한라까지」, 「잃어버린 풍경2-백두산을 찾아서」, 「이지누의 집 이야기」와 「관독일기」와 같은 책들을 냈다.
목차
- 권하는 글 - 두 남자의 지극한 연애담 _ 공선옥
지은이 머리말 - 봐라, 사람은 선물이다!
1. 글로 하는 이바구
"내가 담배 끊은 지 칠십오 년이라"
"집은 다 핀체, 어른들도 다 편안하시고……"
"이거,가다마이 아이가"
"올은 디네. 날도 따갑고……"
"저것도 배고프마 지 묵고 자븐 것도 무야지"
"뭐라카노. 손이 젤이라. 손발 멀끔한데 와 기계로 하노"
"니도 욕봤는데 새경은 주꾸마"
"봐라. 이거 이뿌제"
"그래……"
"이기 내 집 아이가. 죽으마 갈 집이라"
"여서 대구까정 안 걸어 갔디나"
"올은 뭐 하십니꺼"
"꽃아, 꽃아 설워 마라"
"뭐라. 내한테서 찔레꽃 냄새가 난다꼬"
"그거 쓴 사램이 누군지 몰라도 지대로 된 사램이네"
"안 심심컷나, 내가 심심으마 소도 심심은 기지"
"니 올 꼭 올라가야 되나"
"잘 가거래이"
2. 사진으로 하는 이바구
출판사 서평
지은이 이지누가 한국의 아름다움, 삶과 정서, 역사와 인문지리 할 것 없이 우리의 문화를 섬세하게 살피고 기록해 온 세월은 십수 해를 헤아린다. 그 가운데서 그가 이 땅을 골골샅샅 다니면서 만난, 이 땅의 토박이들에 대한 기록이 있다. 장삼이사로 평범하게 살고 있고 또는 살다 갔지만, 그 누구보다도 우리 나라의 삶의 방식과 그 지혜와 정서를 온몸으로 보여준 그분들에 대한 이지누의 사랑은 깊고도 오래 되었다. 그러나 이지누는 지금껏 그분들을 ‘몰래 숨겨둔 애인’처럼 속 깊이 간직하고 내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마침내 그토록 아껴오던 이야기 한 타래를 글과 사진으로 풀어냈다. 바로 이 책 「뭐라, 내한테서 찔레꽃 냄새가 난다꼬」가 그것이다.
이지누가 만난 이 땅의 토박이, 그 첫 번째 책 「뭐라, 내한테서 찔레꽃 냄새가 난다꼬」는 일백 년 한평생을 성주 수륜면 작은동의 깊은 산골에서 농사지으며 살다 가신 문상의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은이 이지누는 이 문상의 옹을 1999년 가을부터 2002년 여름에 걸쳐 만났다─그리고 한참 뒤, 2005년 가을에 오랜만에 다시 찾았을 때, 문상의 옹은 더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았다. 그 동안 이지누는 문옹의 집을 무시로 드나들었다. 공부방에서 책을 읽거나 원고를 쓰다가도 갑갑증이 나면 밤길, 새벽길 마다않고 먼 길 달려 문옹을 찾곤 했다. 갈 때마다 하루종일 가만 있는 법 없이 뭔가 일을 하고 계시는 할배를, 이지누도 서투른 솜씨로나마 거들면서 하루 꼬박 시간을 함께하곤 했다. 벼 베기, 마당 설거지, 소 풀 먹이기, 약나무 하기??, 늘 고만고만하니 비슷하게 반복되는 문옹의 일상이건만, 이지누로 하여금 만 세 해 동안 그렇게 수시로 그를 찾게 한 것은 무엇일까.
책의 머리말에서 이지누는 이렇게 고백한다. “(자신의) 생각과 방법에 따라 한 생을 일구어 온 것을 짧게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겐 참으로 소중하고 큰 경험이었다...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일구어 온 지혜로써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더욱 너그럽고 현명하게 만들 따름이라는 것도 믿는다...그랬다. 그이의 생각은 불가佛家의 선사들보다 오히려 간결했으며 그의 말은 함축적이었다. 더불어 그이의 행동은 백 마디 말보다도 웅숭깊은 몸짓이었다....그것은 오직 문옹만이 지니고 있는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20세기 초, 열다섯 나이부터 시작하여 백살이 되도록 농사만 지은, 자기 고장을 떠나본 적도 없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단조로울 뿐인 문상의 옹에게서 이지누는 비로소 “사람이 바로 선물임”을 배웠다. 그럴 만했다. “문상의 옹에게는 농사가 삶의 전부였으니 그것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고집이기도 했다. 제도 교육의 문턱에도 가 보지 않았지만, 자연에 순응하고 살면서 도처에 널린 진리를 깨닫고 있었”으니, 문옹은 이지누에게 크나큰 선물이었고, 그 경험을 통해 마침내 “봐라, 사람은 선물이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그런 문상의 옹과의 짧지 않은 만남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이지누의 이 책은 소박하기 그지 없어 밋밋하고 싱겁기까지 하다. 그것은 지은이의, 문상의 옹 바라보기가 참으로 순정해서이다. 그러나, 그 덕분에, 이 멋 부리지 않은 순정한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한가로운 가운데 절로 싱긋 웃음도 나고 더러는 할아버지의, 더러는 이지누의 야멸스러움이나 애교스러움에 짐짓 민망해하거나 안타까워지기도 하다가 어떤 대목에서는 까닭 모를 처연함과 슬픔에 목구멍이 왈칵 뜨거워지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지누가 할배를 통해 배우고 깨우친 대로, 우리가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놀라운 지혜─그것은 백 년 전의 삶의 방식일 터─까지 빠뜨리지 않고 접수하게 된다.
“뭐라카노, 손이 젤이라, 손발 멀끔한데 와 기계로 하노.” 그랬다. 문상의 옹은 농삿일에서 기계를 일체 쓰지 않는다. 호미, 낫, 괭이, 가래, 삽, 도끼면 못할 게 없는 문상의 할아버지는 아마 한번도 기계의 힘을 빈 적이 없을 것이다.
“저것(소)도...묵고 자븐 것도 무야지, 어데 사람만 지 묵고 싶은 거 무라카는 법이 있디나.우짜노, 소도 지 물 꺼 찾아 묵는데 가마이 놔 또야지, 사람 맘대로 끌고 댕기마 되는가 어데.” 소 풀 먹일 때 소가 멈추면 따라 멈추고 소가 움직이면 딸 움직이느라 한 시간도, 두 시간도 하냥 보내는 할배한테, “왜 소를 끌고 가지 않느냐”는 지은이의 물음에 대한 할배의 대답이다. 그 느림. 그렇지 않아도 일백 년 전의 삶 같은 속도로 사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던 할배는, 마침내, 인간의 마음과 속도를 떠나, 소의 뜻과 속도를 존중하는 까닭을 당연지사로 일러주고 있다.
근대화와 현대화의 역동적인 변화의 시대를 거치면서도, 일백 년 전의 살림살이를 그대로 지켜오며 살기로나, 또 경상북도 성주 산골의 말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로나, 참으로 찾아보기 힘든 이 땅의 토박이, 문상의 옹. 그와의 만남을 순정하고 소박하게 기록한 이 책 「뭐라, 내한테서 찔레꽃 냄새가 난다꼬」는 문상의 옹과 이지누가 주고받은 이야기를 입말 그대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기록한 “1부 글로 하는 이바구”와, 문옹의 삶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그 정겨움과 쓸쓸함과 아름다움의 아우라까지 놓치지 않으며 심도있게 기록한 “2부 사진으로 하는 이바구”로 구성되었다.
소설가 공선옥이 이 책을 위하여 ‘권하는 글’을 썼다. 공선옥의 그의 글 말미에서 이렇게 평한다. “가슴에 불을 가진 사내의 불꽃 같은 연애담이 그러나 또 얼마나 ‘찔레꽃 향기’처럼 은은할 수 있는지 이 ‘글과 사진’ 책은 그러니까 바로 그 불 같은 연애담의 최고의 순수 결정체라 할 만하다 할 것이다.” 한마디로 문상의, 이지누 “두 남자의 지극한 연애담”이라는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8526804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1월 07일 |
쪽수 | 251쪽 |
크기 |
152 * 213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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