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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김형효 교수는 누구인가 어느 시대나 그 시대 나름의 불행이 있게 마련이다. 철학은 각 시대의 불행 속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인간의 역사가 행복했다면 철학은 애당초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철학은 자기 시대의 불행을 아파하는 데서 비롯되지만 여기서 그치지는 않는다. 철학은 자기 시대의 불행을 넘어서고자 하는 사유의 운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철학이 자기 시대의 불행을 치유하는 데 너무나 무력하다는 것을 철학자도 잘 알고, 우리도 잘 안다. 사회경제적 효용의 측면에서 보면 철학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무용지물마저 없다면 역사는 더욱 불행해질지 모른다. 김형효 교수는 우리 시대의 불행이 낳은 철학자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우리 시대의 불행을 아파해 왔고, 그 불행을 넘어서는 길에 대해 사유하면서 길고도 다채로운 철학적 편력의 도정을 걸어왔다. 그가 걸어온 철학적 편력의 도정은 묵직한 단독 저서가 이미 17권(공저를 포함하면 23권)에 달하는 저서 목록만 보아도 대충 엿볼 수 있다. 그의 방대한 저서 목록은 그가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을 넘나들면서 동서양의 난해한 철학자들과 씨름해온 사유의 궤적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백으로 남아있는 공간은 그의 철학적 편력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김 교수의 철학적 편력의 도정은 1989년에 출간된 ꡔ구조주의의 사유체계와 사상ꡕ을 분기점으로 해서 전후기로 나누어진다. 70년대와 80년대에 걸치는 그의 전기철학은 우리 시대의 불행을 치유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철학이 구체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수 없다는 믿음에 따라 정치참여도 불사했다. 그의 은사였던 고 박종홍 교수처럼 그 역시 우리 민족의 불행이 우리의 의지적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 희망은 당연히 수포로 돌아갔고, 그는 인간과 역사에 대한 비관적 체념의 길로 들어선다. 바로 이것이 그가 탈인간적이고 탈역사적인 구조주의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후기철학으로 넘어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는 레비-스트로쓰, 라깡, 푸꼬, 알뛰쎄르 등 구조주의 철학자들과 씨름한 다음, 가브리엘 마르셀의 철학(1990)과 베르그송의 철학(1991)을 정리한다. 이어서 저 난해한 데리다의 해체철학(1993)과 메를로-뽕띠의 애매성의 철학(1996)을 정리하고, 해체철학과 노장철학을 비교한다(1994). 그리고 한국철학사의 다섯 거봉을 다룬 ꡔ원효에서 다산까지ꡕ(2000)를 출간한 다음, 하이데거의 전기철학을 불교 유식학으로 풀이한 ꡔ하이데거와 마음의 철학ꡕ(2000)과 하이데거의 후기철학과 화엄학을 비교한 ꡔ하이데거와 화엄의 사유ꡕ(2002)를 출간한다. 이밖에도 여러 권의 공저와 미출간된 많은 논문들이 있다. 90년대 이후 김형효 교수의 후기철학은 매우 풍성하게 전개된다. 구조주의에 대한 연구 이후 그는 남의 철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철학연구자로서도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철학연구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늘 우리 시대의 불행에 대한 그 나름의 진단과 처방을 염두에 두고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유를 자기 것으로 소화해 왔다. 그는 우리 시대의 불행이 낳은 우리 시대의 철학자이다. (정문연 최진덕 교수)
목차
- 머리말
제 1장 유교의 진리와 맹자적 사유의 이중성
1. 목적격과 주격으로서의 성선
2. 시중적이고 미제적인 세상보기의 도
제 2장 주자학과 토미즘
1. 실제론의 인식과 선의지적 노?의 철학
2. 이성에 의한 구성적 존재론의 사유와 소유론적 진리
제 3장 라깡과 본능의 소유론적 욕망
1. 언어활동에 의해 짜여진 욕망의 주체인 [그것]
2. 본능의 죽음을 주는 상징질서와 사회생활
제 4장 융과 본성의 존재론적 욕망
1. 대립자의 무의식적 흐름과 만달라
2. 자기화의 온전성으로서의 지성과 그 연금술
제 5장 본능과 본성, 그리고 언어활동의 욕망
1. 소유와 존재의 욕망과 그 언어활동
2. 상관적 차이로서 인간 욕망의 이중성
제 6장 [그것이 말한다]와 소유의 언어활동
1. 타인의 무지가 나의 안식
2. 이기심과 엄감연기설
제 7장 [그것이 말한다]와 존재의 언어활동
1. 진리와 비진리의 불일이불이와 법성의 성기
2. 치연의 이중긍정과 해탈의 이중부정
제 8장 유위적 이상의 철학과 당위적 의지의 철학
1. 만듦의 철학으로서의 이성주의와 휴머니즘
2. 고중세적 이성주의의 문제에서 근대적 이성주의로의 전환
제 9장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의 사유와 진리
1. 도구적 이성의 현실주의와 두 가지 이상주의의 허상
2. 산업사회의 허위의식 비판이 지난 허위의식, 그리고 도구적 선과 권력의지의 본능
제 10장 소유와 존재의 근원적 상황으로서의 몸과 본성의 만유재신론
1. 욕망으로서의 나의 몸과 본성의 존재론
2. 만유재산론적 일즉다와 에카르트와 왕양명의 본성론
제 11장 노장사상과 사실성의 도
1. 노자의 무위자연과 사실성의 진리
2. 장자의 탈현실적인 초과의 사유와 놀이하는 세상만물
제 12장 심즉물의 진리 그리고 수행으로서의 기도와 선정
1. 스피노자의 [신즉자연]으로서의 심즉물의 사유와 철학적 구원
2. 수행으로서의 이인칭적 기도와 삼인칭적 선정
■주석
출판사 서평
[노장 사상의 해체적 독법>] [원효에서 다산까지], [하이데거와 마음의 철학], [하이데거와 화엄의 사유], [물학, 심학, 실학] 등의 저서에서 동서철학을 가로지르는 독창적 해석으로 자생철학의 가능성을 보여 준 김형효 교수가 그간의 연구업적을 망라하여 자신의 철학적 깨달음을 정리한 책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학문적 편력을 담담하게 회고하며 한국인으로 태어나 철학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 업보인지 말하고 있다. 책은 동서양의 철학사를 세 가지 진리와 그 사유로 정리한다. 유위적 사유와 현실성의 진리, 당위적 사유와 이상성의 진리, 그리고 무위적 사유와 사실성의 진리가 철학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세 가지 유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의 서양철학이 주로 유위적 경제과학적 사유와 당위적 형이상학적 도덕적 사유 사이의 갈등과 알력으로 일관해 왔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연의 자발적인 소유의 본능적 욕망을 의식과 이성으로 길들이는 대신에 그것과 다른 본성적 욕망의 길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본성의 존재론적 욕망이다. 이 본성의 욕망은 본능의 욕망처럼 자연의 자발성에 바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위적 명분론이나 의식의 가치론과 다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무위와 무아의 사실성이 왜 21세기의 사유로서 재래의 철학과 구분되어야 하는가를 밝히고자 했다고 말한다. "모든 도덕적 규범은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 앞에서 바람 앞의 등불처럼 무너진다. 도덕의 자리를 대신하여 수행이 새로운 실천적 의미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본성의 존재론이 지혜의 힘으로 변환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이순의 나이를 넘긴 노철학자의 완숙한 글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8473689 |
---|---|
발행(출시)일자 | 2004년 04월 25일 |
쪽수 | 382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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