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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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지은이 정길연
1961년 부산에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중편 소설 <가족 수첩>으로 문예중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파괴된 가족 관계 속에서 자아가 벌이는 싸움을 탄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무너진 혹은 무너져가는 가족 관계의 외형과 그 어두운 내면을 향한 소설적 탐색을 멈추지 않은 소설들을 발표하여 1990년 소설집 <다시 갈림길에서>를 엮어냈다. 1997년 첫 장편소설 <내게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던가>에 이어 '부정직과 부도덕에 관한 전혀 새로운 각도의 응시와 관찰'을 보여준 문제작 <변명>을 발표하면서 문단과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번째 창작집 <종이꽃>, 장편소설 <내게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던가> <가끔 자주 오래오래>를 발표했다.
출판사 서평
이 소설을 쓰는 내내 나는 환했다가 어두웠다가 부풀어올랐다가 가라앉았다. 황무지가 되었다가 정원이 되었다가 막다른 벼랑이 되었다가 곧게 열린 길이 되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글 밖의 현실에 붙들려서 들썩이다가, 막상 글을 쓰고 있지 않은 시간에는 쓰다 만 글에 머리채가 끄들려서 질질 달려가는 기분이었다. 두 집 살림을 살아내듯이 고단했다. 소설을 끝내고 났더니 이번에는 오갈 데 없이 된 노년처럼 적막해졌다. …내가 나로써 빛날 수 있을 것인가, 이 즈음 자주 그 생각을 한다. 작가가 작품으로 빛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자문이지만 아직은 길이 어둡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제 나는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되리라 예감한다는 사실이다. 명백히 다른 그 길 위에서는 오래 적막하지도 때없이 들뜨지도 않을 것이다. 머뭇거리지도 붙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알지 못했던 것, 알아야 할 것들을 알고 나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겁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 좋은 글을 써낼 수 있을지, 더 근사하게 살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결단코 나빠지거나 남루해지지는 않을 터인즉. 이 늦은 봄날, 꽃 진 자리 눈으로 더듬으며 내가 나에게 이른다. 두고 보아라, 너는 행복해질 것이다... 라고.
<그 여자, 무희> 정길연 작품세계의 변화를 예감하게 하는 소설
<그 여자, 무희>는 정길연이 앞으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열어갈 것임을 예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데뷔작 <가족수첩> 이후 정길연은 가족이라는 최소 집단의 해체와 불균형을 통해 나와 타자와의 관계, 혹은 나와 세계와의 관계를 얼음처럼 차갑게, 혹은 건조할 정도로 객관화시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그 여자, 무희>는 우선 작가의 시선이 객관적인 사건에서 내면의 무의식으로 향하고 있다. 깨어서 낱낱이 분석하여 살을 발라내고 뼈만 남기는 객관적 사실의 문을 통해 밖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 사실을 통해 내면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 등 그의 장점인 객관적 묘사가 돋보이는 가운데에서도 그 지향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무언가 내 의식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것, 인간의 원초적 감정인 욕망 그것의 발현형식으로의 사랑, 그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얼핏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보이기도 한다(안개라는 매개물 자체가 암시하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는 심층에는 켜켜이 안개가 끼어 있다. 아버지의 죽음과 무희와의 관계에 관하여,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의 방식에 관한 이진의 내면 풍경들을 작가는 안개가 살짝 걷힐 때마다 하나의 얼핏 스쳐보는 스냅사진처럼 점묘를 하듯이 그려내고 있다.
그 점점이 이어져 완성되는 하나의 그림은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 혹은 감춰진 욕망에 관한 것들이다. 특히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무의식 속의 욕망이 의식의 표면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얼음처럼 냉정한 문장으로 현실 상황에 따른 인간 심리를 재현하며 독자의 감정을 사로잡는 작가로 알려진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다소 의아해 보일 정도로 꿈과 환상(소설에서는 죽은 무희, 아버지 들의 비현실적인 등장)들을 통해 보이고 있다. 그리고 환상, 혹은 상상들은 우리의 의식 밑에 숨어 있는 내밀한 심리의 저변을 드러내는 데 유효하게 쓰이고 있다. 정길연은 작가의 말에서 '이제 나는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스스로 예감하고 있다. 작가는 서른의 나이의 주인공(서른이라는 나이는 미혹과 불혹의 애매한 경계) 이진을 통해 열정적인 삶도, 안정적 삶도 아닌 오직 그 경계선상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있다. 마치 작가 자신이 기존의 작품과 앞으로 열어갈 새로운 작품 세계의 경계에 서 있는 것처럼.
본문 소개
아버지가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교사인 이진과 무희. 그 둘은 친한 친구이면서도 그 삶의 방식이 대조적이다. 머리가 뜨거워지는 사랑 속에서 안절부절하는 이진, 사랑은 가슴과 그 아래로 흐르는 어떤 것이라는 무희. 그 둘은 '정명'이라는 한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딸의 친구인 무희를 사랑한 이진의 아버지는 무희가 죽자 한달 뒤에 무희를 따라 죽는다. 과연 이진에게 무희는 어떤 존재였을까. 이 소설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 무희를 통해 나(이진)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죽음으로 외국에서 돌아온 이진의 오빠 준오(그는 이진의 집에 입양되어 왔다)는 이진을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자 소개
지은이 정길연
1961년 부산에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중편 소설 <가족 수첩>으로 문예중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파괴된 가족 관계 속에서 자아가 벌이는 싸움을 탄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무너진 혹은 무너져가는 가족 관계의 외형과 그 어두운 내면을 향한 소설적 탐색을 멈추지 않은 소설들을 발표하여 1990년 소설집 <다시 갈림길에서>를 엮어냈다. 1997년 첫 장편소설 <내게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던가>에 이어 '부정직과 부도덕에 관한 전혀 새로운 각도의 응시와 관찰'을 보여준 문제작 <변명>을 발표하면서 문단과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번째 창작집 <종이꽃>, 장편소설 <내게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던가> <가끔 자주 오래오래>를 발표했다.
기본정보
ISBN | 9788987905952 |
---|---|
발행(출시)일자 | 2002년 05월 18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52 * 223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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