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동맹과 일본열도를 움직이는
워싱턴의 사람들은 누구인가?

워싱턴의 사쿠라
원저 : Japan Hand



저자 스노하라 쓰요시(春原剛)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국제관계 저널리스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의 차세대를 잇는 국제관계 저널리스트의 선두주자로서 현재 <일본경제신문>의 국제부 편집위원으로 있다.
2004년 일찌기 [미-북한 대립: 핵위기의 10년]이라는 저서로 동북아 국제관계의 현장을 취재, 보도하는 저널리스트의 틀을 넘어 이론적인 치밀한 분석의 재능을 과시한 저자는 [워싱턴의 사쿠라]에서 국제관계의 추상적, 감정적, 음모론적 담론을 과감하게 타파하고, "당시에 누가 어떻게 움직였는가" 하는 문제를 저널리스트 특유의 간결하고도 명확한 필체로 파고들면서 핵심을 찌르고 있다.

2006년 11월 이 책이 일본에서 출판되었을 때 [울트라 달러]의 저자인 데지마 류이치(手嶋竜一)가 "이 책에서 명확하게 분석된 지일파 즉 재팬 핸드(역서에서는 워싱턴의 사쿠라들)가 북조선의 핵위기로 흔들리는 미일동맹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각계각층에게 강력하게 추천한 것은 일본에서 미일동맹을 관리하거나, 동맹의 운명에 관심 있는 실무자와 지식인들이 놓쳐서는 안 되는 국제관계의 현실을 적확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미국에게 일본이 중요한 동맹의 파트너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루한 지정학적, 전략적 사유에서 찾지 않고, 워싱턴 내에서 면면히 흐르고 있는 친일파, 지일파 정책결정자들에게서 찾아 가면서, 미일동맹의 중요 사건들은 물론 당사자들과의 인터뷰,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박진감 있게 기술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 있거나, 다음과 같은 것에 대한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읽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지침서!!
1.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보수논객들이나, 한미동맹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진보지식인들이 간과해 왔던 "동맹"의 특질에 관한 현장보고서이다.
2. 50년 이상 흔들리지 않고 지속된 동맹은 역사상 존재했는가? 점령국과 피점령국 관계에서 시작된 동맹으로 이토록 오랜 시간을 건재해 온 '비결'은 무엇인가? 성공적인 미일동맹은 '비결'이 아니라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을 이 책은 역설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 또는 대한반도 정책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1.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출발점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다대한 시사를 제공하는 책이다.
2. 워싱턴의 외교정책결정 그룹 내에 몇몇 한국계가 포진함으로써 미국의 대한국 정책이 호전될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 대외정책 결정의 핵심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계’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공들여 만들어진 ‘~파’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장감에 목말라하는 국제정치학도의 필독서!!
1. 저널리즘의 현장감과 국제관계의 이론 사이의 접목을 시도한 책이다.
2. 돈 오버도퍼, 셀리그 해리슨 등과 같은 미국의 저널리스트들에게만 익숙해져 있는 한국의 지식층 독자들에게 아시아 관점의 현장분석은 신선함을 제공해 줄 것이다.

일본외교의 특질은 무엇인가?
1. ‘강대국 편향’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일본외교의 역사적, 심리학적, 문화인류학적 원류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2. 미국의 정책결정그룹에 대한 이해가 어째서 일본외교의 특질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가? 동맹의 보편성과 미일관계의 특수성이라는 관점에서 역자들이 서문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은 일본이 왜 ‘동맹이라는 정원를 관리하는 정원사들’의 양성을 위해 주력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인가를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의 벚꽃축제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1. 포토맥에 핀 사쿠라의 역사적 연원만큼이나 장구한 미일관계의 역사와 장래가 미국의 대외정책적 필요에 의해서만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2. 말라가는 사쿠라에 물을 주고, 갈아 심듯이, 워싱턴의 정책결정그룹이라는 정원에 대한 일본의 사쿠라 식목과 재배는 미국이 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해 주고 있다.

동북아의 "한-중-일 삼각구도"의 논의는 현실적인가?
동북아의 어느 한 국가가 미국과의 커미트먼트를 대외정책의 주축으로 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과연 자주적인 동아시아의 국가관계 형성 즉 ‘한-중-일 삼각구도’의 시각이 적실한 것인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한국의 외교정책결정자들이나 그렇게 되고자 하는 식자들이 일독해야 할 작지만 강력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