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크는 우리아이(공동육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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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공동육아연구회 펴냄
목차
- 아이와 엄마, 그리고 선생님
고립된 엄마 / 정진경
일하는 엄마 / 한림화
그때, 해송 아기 둥지 / 이말순
엄마보다 더 많이 부르는 선생님 / 변미양
보육 교사들이 일하는 환경과 그들의 고민 / 송도영
직장 육아란 무엇인가 / 조은
조기 교육의 신화
모델 없는 시대의 어머니들 / 김효선
조기 교육은 필수인가 / 우남희
차별없이 더불어 사는 길
여자아이들을 자기로 키우는 방법 / 김정희
남자의 육아 참여 / 정유성
장애 아동과 공동육아 / 오숙희
어린이 운동과 공동육아
한국의 어린이 운동 / 최준식
'어린이 책사랑방' 운동 / 이주영
일본의 어린이 극장 운동 / 김양주
공동육아의 이념, 철학, 방법론
공동육아란 무엇인가 / 조형
공동육아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 / 이기범
공동육아 운동론 / 정병호
책 속으로
책을 펴내며
함께 크는 우리 아이 : 공동육아의 출발점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고 어른들이 쏟아 붓고 있는 시간과 노력과 돈은 엄청나다. 그러면 아이들은 과연 그만큼 행복하게 크고 있는가? 그들은 우리가 살고 싶은 그런 세상을 이루어갈 사람들로 자라나고 있는가?
육아에 쏟아 붓는 지금의 노력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가면 갈수록 미궁에 봉착할 뿐이다.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지만, "세상이 그런데 내 아이만 뒤처지게 할 수는 없으니까"라고 스스로에게 이유를 대면서 남들보다 한발이라도 앞서 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배적 가치관의 틀에서 보면 육아를 통해 행복을 느껴야 마땅한 전업 주부, 종일 엄마들도 실제로는 육아에 자신감도 없으며 행복해 하지도 않는다. 아버지들은 육아의 책임을 면제받는 바로 그만큼 아이들과 가정으로부터 소외된다. 일하는 어머니들은 가족 관계나 돈으로 개별적 해결 방식을 찾기도하고 놀이방, 어린이집에 의지해 보기도 하지만, 그 어느 쪽도 만족스런 대안이 되지 못한다. 자신 없고 불안한 젊은 부모들은 더욱더 조기 교육과 영재 교육의 신화에 매달리지만, 이는 아이들에게 앵무새 같은 기술을 가르치고 모든 이와의 경쟁심을 내면화시킬 뿐이다.
지금의 육아 현실이 이렇게 어두운 것은 우리 사회에 그나마 부족한 공공성과 공동체 의식이 아이를 키우는 일에서는 더욱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모든 젊은 부모들이 겪고 있는 자녀 양육의 문제를 우리 사회는 정말 남의 사정으로 돌려서, 각자가 알아서 그때 그때를 넘겨가도록 강요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이미 내 아이, 남의 아이를 매사에 구별하며,경쟁의 논리를 쫓아 어른들을 대신하는 싸움꾼으로 키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정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고자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육아를 누가 담당해야 할지에서부터,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굳어진 머리를 풀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글들이다. 걱정스러운 현재의 육아 문화를 여러 측면에서 점검해 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시도들을 소개하고, 공동육아의 이념과 철학, 방법론을 정리해 보았다.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70년대의 야학 운동에서 출발하여 가난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유아원과 종일 보육의 터전을만들고 지키는 일을 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1990년에 함께 [탁아 제도와 미래의 어린이 양육을 걱정하는 모임]을 결성하여 새롭게 만들어지는 영유아 보육법에 대한 '걱정'을 알리는 토론회를 열었고, 〈〈우리 아이들의육아 현실과 미래〉〉(한울, 1991)란 책도 발간한 바 있다. 그러나, 졸속 처리된 법안이 계층 차별적인 보육 정책을 낳고, 이러한 정책이 제도화되어 사회적 육아의 영리화와 관료화가 가속화되는 현실을 보고 더이상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자는 [공동육아연구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연구회에서는 기존의 사회적 육아 시설 안에서의 생활 연구, 보육 교사들을 위해 발간된 교재의 분석, 그리고 행정 쇄신 위원회가 의뢰한 보육 정책 개선안 마련 등의 연구 활동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 사실은 대부분의 육아 시설에서 아이들이 기계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 부모 참여의 길은 사실상 막혀 있다는 것, 교사들도 본인의 지식이나 신념과 관계없이스스로 소외된 교육 현장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표준적인 프로그램이 일방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그 내용도 상호 모순되거나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모두가 문제로 느끼고 있는 제도 교육의 모든 모순이더 낮은 연령의 아이들을 더욱 극심하게 억누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절실한 보육의 필요성은 도시 빈민층(즉,계급의 문제)에서 먼저 가시화되었지만, 그 해결 방식은 계급 통합적인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보육 제도의 마련을 통해 찾아야 한다. 산업화에 따른 가족 구조와 기능의 변화, 차별적 성역할의 문제가 결합되어 발생하는 이미 보편적인 보육의 문제를 특수한 계급의 문제로 국한시켜 대응할 때, 이는 오히려 계급 차별적인 육아 환경을 제도화하고, 계급 재생산의 가능성을 강화한다.
보육을 우리 중 극히 일부 계층의 일시적인 문제로 여겨,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일로 간주하고, 따라서 우리 사회가 가장 값싼 대응 방법만을 찾도록 관료적으로 합리화된 제도가 이미 굳어져 가고 있다.
공동육아 연구회는 더이상 법, 정책, 제도가 먼저 변화되기만 기다리고 있지는 않기로 했다.
기본정보
ISBN | 9788985635066 |
---|---|
발행(출시)일자 | 1997년 12월 22일 |
쪽수 | 344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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