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노동자로 살아 온 바로 그 삶이 담겨 있는『한국 노동자 운동, 투쟁의 기록』
1960년 1월에 태어나 현재까지 20년이 넘도록 공장 생활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인쇄소 보조공과 신문 배달부 생활을 하고 직업 훈련원을 거쳐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다가 몇 해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조선소에서 근무했다. 공장 생활을 하면서 고입 검정 고시와 대입 검정 고시에 합격하여 29살의 나이에 부산 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지만, 두 해만 다니고 울산에서 노동자로 돌 아갔다. 우영산업, 효성금속,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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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노동자로 살아 온 바로 그 삶이 담겨 있는『한국 노동자 운동, 투쟁의 기록』
1960년 1월에 태어나 현재까지 20년이 넘도록 공장 생활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인쇄소 보조공과 신문 배달부 생활을 하고 직업 훈련원을 거쳐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다가 몇 해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조선소에서 근무했다. 공장 생활을 하면서 고입 검정 고시와 대입 검정 고시에 합격하여 29살의 나이에 부산 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지만, 두 해만 다니고 울산에서 노동자로 돌 아갔다. 우영산업, 효성금속,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 업체, 현대중공 업 외주 업체 등에서 노동자로 살아 왔다. 1999년에 울산노동자운동연대의 대표를 맡았고, 199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노동자운동연대의 의장을 맡고 있다. 2002년 현재 사회당 부대표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 업체에서 근무하던 1996년부터 민주 노조 운동의 역사에 대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 다른 노동자 동지들과 학습할 때 통사로 서술된 노동자 운동사가 한 권도 없음을 늘 안타깝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월급이 80만원도 채 안 되는 하청 노동자였지만 스스로 쓴 원고로 노동자들과 공부하면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원고를 늘려 나갔다. 그리고 2002년 3월, 6년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은『한국 노동자 운동, 투쟁의 기록』을 내놓았다.
전태일에서 민주노총까지, 민주 노조 운동 30년
이 책은 총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용의 굴레를 깨는 노동 조합 운동」은 전태일이 분신한 1970년부터 민주 노조 건설의 밑거름을 만든 1970년대 전반을 다루고 있다. 섬유 등 경공업 여성 노동자가 중심이 되어 민주 노조를 건설하려고 애쓴 1970년대, 도시산업선교회 등 기독교 단체의 지원 활동과 대학생들의 야학 활동이 큰 힘이 되었던 1970년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2부 계급 운동으로 발전하는 전투적 노동자 운동」은 1980년 광주 민중 항쟁 시기부터 1992년까지의 역사를 그리고 있다. 저자가 시기를 이렇게 구분한 것은 '2부'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1980~1992년은 민주 노조 운동이 전투적 노동자 운동이었던 시기일 뿐 아니라 민주 노조 운동이 관료화와 개량주의의 확산으로 인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1992~1995년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민주 노조 운동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한 투쟁들이 대부분 모여 있는 1980~1992년. 굵직한 것들만 살펴봐도, 구로 동맹 파업, 19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 1990년 전노협 건설, 전평이 주도했고 미군정에 대항하기 위해 벌였던 1946년 9월과 1947년 2월의 전국적 정치 총파업 이후 43년 만에 벌어진 1990년 전국 동시 파업 투쟁 등등이 있다. 저자는 이 시기에 노동자 운동은 노동자 '계급'운동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한다
「3부 민주 노조 운동의 양적 확대와 질적 퇴조」는 관료화, 개량주의, 조합주의 그리고 그로 인한 현장 투쟁력 약화를 특징으로 하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1992년에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자동차 노조, 대우캐리어노조, 한라중공업노조, 한진중공업노조 등등 굵직한 민주 노조 사업장에서 행해진 직권 조인, 1993년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약칭 현총련)의 파업 포기 선언,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를 "분배의 정의"문제로 축소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 운동'의 등장 등등이, 이 시기가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질적으로 퇴조한 시기였다는 평가를 하게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시기에 노동자들의 투쟁이 없었던 것은 아님을 저자는 분명히 한다. 서울지하철 공사노조와 부산교통공단노조(1994년), 한국전기통신공사(약칭 한국통신)노조(1995년)등 공공 부문 노동 조합들의 투쟁이, 화합을 명분으로 한 민주 노조 운동(의 지도부)의 타협 분위기를 뚫고 이루어진 노동자 운동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1992~1995년의 시기를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보여 줌으로써, 노동자 계급의 단결체인 민주노총이 어떠한 조건과 과정 속에서 결성되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4부 자본가 계급과 격돌하는 노동자 계급」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의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출범하고 난 후 벌이는 노동법 개악저지 투쟁(1996년 말~l997년 초), 정리 해고 저지 투쟁(1997~1999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등의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민주 노조 운동이 IMF사태를 맞아하여 벼랑 끝에서의 투쟁과 사회적 타협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그 한계를 확연하게 드러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역사에 대해 비관하지 않는다. 마지막 13장에서 저자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본의 신자유주의 구조 조정에 정면으로 격돌한 대우 자동차 투쟁에서, 민주 노조 운동의 주변부였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떨쳐 일어난 캐리어사내하청노조 건설에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에 입각한 근본주의 노동자 운동이 본격화되어 가리라는 것을 예감하는 것이다.
쉽고 샘동감 있는 노동자 운동사, 노동자를 위한 노동자의 노동자 운동사
『한국 노동자 운동사』는 마치 역사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지난 30년 간 벌어진 민주 노조 운동의 역사를 마치 당시, 그 현장에 있는 듯하게,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하게 서술하고 있다. 민주 노조 운동의 포문을 열었던 전태일의 투쟁과 분신 과정, 광주 민중 항쟁,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신자유주의의 균열을 일으키게 한 투쟁으로 인정받고 있는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 등등은 특히 하루를 단위로, 한시간을 단위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노동자 운동의 역사를 쓰고자 했던 저자의 섬세한 배려와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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