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조운제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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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문경호
저자 문경호는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의 사학과와 역사교육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대전관저고·대전외국어고 교사, 공주대 강사, 공주대 겸임교수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대전과학고등학교에서 과학영재들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재외교포를 위한 한국사』(공저, 2011), 『중학교 역사 교과서』(공저, 2013), 『대전의 역사와 문화』(공저, 2014) 등의 교육 자료와 「1123년 徐兢의 고려 항로와 慶源亭」, 「泰安 馬島 1號船을 통해 본 高麗의 漕運船」, 「고려시대 충청도 해안의 포구에 관한 연구」, 「고려시대 유성현과 대전 상대동 유적」, 「고려시대의 조운제도와 조창」, 「이능식의 생애와 역사연구」, 「서해 서해 최대의 험로 안흥량과 굴포 운하 유적 관련 지명 검토」, 「여말 선초 조운제도의 연속과 변화」 등의 연구논문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서 론
I부 고려시대 조운제도의 성립과 전개
1. 고려시대 조운제도의 성립
1) 浦倉制의 成立과 輸京價 제정
2) 漕倉制의 확립
3) 조창의 구조와 조창 사람들
2. 조창제의 운영과 변화
1) 13漕倉의 위치
(1) 충주 덕흥창
(2) 원주 흥원창
(3) 아주 하양창
(4) 부성 영풍창
(5) 임피 진성창
(6) 보안 안흥창
(7) 영광 부용창
(8) 나주 해릉창
(9) 영암 장흥창
(10) 승주 해룡창
(11) 사주 통양창
(12) 합포 석두창
(13) 장연 안란창
2) 13漕倉의 수세구역
(1) 충주 덕흥창
(2) 원주 흥원창
(3) 아주 하양창
(4) 부성 영풍창
(5) 임피 진성창
(6) 보안 안흥창
(7) 영광 법성창
(8) 나주 해릉창
(9) 영암 장흥창
(10) 승주 해룡창
(11) 사주 통양창
(12) 합포 석두창
(13) 장연 안란창
3) 漕倉制의 변화
II부 고려시대 漕運船과 漕運路
1. 고려시대의 조운선
1) 조운선의 크기와 형태
2) 조운선의 구조와 특징
2. 고려시대의 조운로
1) 서·남해 연안의 조운로
(1) 합포 석두창~군산도의 조운로
(2) 군산도~자연도의 조운로
(3) 자연도~개경의 조운로
2) 내륙 지역의 조운로
3) 서북 연안지역의 조운로
결 론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000년 전 우리나라의 도로 상황은 지금과 어떻게 달랐을까? 지금의 우리 생각으로는 상상이 잘 안되겠지만 조선시대까지도 우리나라의 주요 교통로는 육로가 아니라 해로였다. 물론, 고려시대 이래 수도를 거점으로 역로라는 길이 전국적인 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공문서와 명령의 전달, 관리들의 숙식 제공, 공물 운송 정도의 역할을 하였으므로 부피가 큰 물자들은 대개 선박을 통해 운송되었다. 고려 초에 처음 시작되어 19세기 후반까지 약 1000년 가까이 운영된 조운제도는 이러한 상황에서 마련된 제도였다.
조운은 지방에서 조세로 거둔 쌀, 콩 등의 물자를 강가나 해안가에 설치한 조창에 보관하였다가 배를 통해 수도로 운송하는 국가 주도의 물류 시스템을 일컫는 말이다. 화폐경제가 발달하기 이전까지 국가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나 관리들의 녹봉은 대개 조운을 통해 조달되었으므로 조운은 국가 경제의 중추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 『고려시대 조운제도 연구』는 이러한 조운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조운제도의 성립 시기, 조창의 위치와 수세구역, 조운선의 규모와 구조, 조운선의 항로 등 조운제도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살펴본 연구서이다. 조운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책에서 소개한 바 있으나 고려시대 조운제도를 단독주제로 하여 편찬한 서적은 이 책이 처음이다. 최근 태안에서 연이어 출토된 고려 선박을 토대로 조운선에 관한 연구를 덧붙인 것도 기존의 연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적인 점이다.
조운제도는 고려 초에 처음 시작되어 1000년 가까이 운영되다가 100여 년 전에 사라진 제도이다. 조운제도는 조세를 안전하게 운송하는 물류체계의 기능을 하였을 뿐 아니라 당시 국가의 지방통치 체제나 교통·산업 등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따라서 조운제도의 성립과 변화 과정을 살피는 것은 국가의 정치·경제 구조와 물자의 흐름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처럼 조운제도가 우리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구에 큰 진전이 없었던 것은 자료의 부족이라는 한계에서 기인한 면이 크다. 그러나 1990년대 이래 영풍창, 통양창, 석두창 등 조창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조창의 위치나 수세구역 등을 밝힌 여러 편의 논문이 발표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점차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토대로 이 책에서는 크게 두 장으로 나누어 조운제도의 주요 내용을 고찰하고 있다.
먼저 I장에서는 조운제도의 기원과 발전·변화과정을 정리하였다. 그동안 고려시대 조운제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고려사』에 기록된 국초라는 단어가 주로 성종 이전 시기를 가리키는 말이었음에 착안하여 고려시대 조운제도가 태조 대에 처음 시작되었고, 성종 11~14년에 이르러 12개 조창을 거점으로 조세를 운송하는 형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시대 12조창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비정되지 않은 보안 안흥창, 영암 장흥창, 장연 안란창 등의 구체적 위치를 비정하였다. 영암의 장흥창은 나주 서남쪽 지형과 수계를 고려하여 영암과 해남의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해남면 마산면 맹진리로 비정하였으며, 보안 안흥창은 부안군 보안면 남포리, 장연 안란창은 황해도 장연군 용연면 남대천 일대로 비정하였다. 해릉창은 현재 창터로 추정되는 곳이 본래의 조창터가 아니라 고려 말 왜구 침입을 겪으면서 새로 축성된 조전성(영산창)의 흔적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수세구역의 경우에는 기존의 연구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생활권, 문화권이라는 개념에 따라 구획을 시도하였다. 산계와 수계를 고려하여 교통 가능 여부를 고려하였으며, 조선시대의 조세운송 경로, 생활권, 유생들의 교류 범위 등 다양한 자료들을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고려시대의 경우 조세와 공부의 징수, 명령의 전달 등은 계수관 단위로 편성된 것으로 이해되지만 그것이 조세의 납부까지 획일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았다.
고려로부터 조선까지의 전체적인 조운제도의 흐름은 ‘포와 창이 공존한 포창제도(고려 초)→ 12조창제도(성종)→ 13조창제도(문종)→ 조창과 군현별 조운제도의 병행(13세기 중·후반 이후)→ 조전성 설치·군현별 조운 병행(여말 선초)→ 16개 포창 제도(세종 때는 14개 포창)→ 9조창 제도(성종)→ 조창·군현별 해창제도의 병행(조선후기)’ 순으로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변화한 것으로 정리하였다.
II장에서는 고려시대 조운선과 조운로에 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조운제도의 성립과 운영에 관한 연구가 조운제도의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조운선과 조운로에 관한 연구는 실질적인 운영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에 필수이다. 조운선에 관한 연구는 지방에서 중앙으로 운송되는 전체 조세의 양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며, 조운로에 관한 연구는 조창으로부터 개경까지의 거리, 항해의 난이도, 운송량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려의 재정규모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고려 정부는 지방조세를 중앙으로 운송하기 위해 10개의 바닷가 조창에는 1000석을 실을 수 있는 초마선을 각각 6척씩 배치하고, 남한강의 흥원창과 덕흥창에는 200석을 적재할 수 있는 평저선을 각각 21척, 20척씩 배치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초마선이나 평저선이 어느 정도의 규모였으며, 어떤 형태의 선박이었는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책에서는 고려의 바닷가 조창에 배치되었다는 초마선이라는 조운선이 최근 서해 연안에서 출토된 태안마도 1호선을 비롯하여 십이동파도선 등과 같은 규모의 선박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들 선박은 조선시대 도량형을 기준으로 하면 1000석을 적재하기에 턱없이 작지만 고려전기의 도량형은 조선시대 도량형의 약 1/3정도였으므로 초마선으로 보아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조운로의 추정은 기본적으로 『증보문헌비고』, 『도로고』, 『대동여지도』, ?영·호남연해형편도? 등을 바탕으로 했으며, 비교적 운항경로가 상세히 남아있는 『고려도경』을 비롯한 역대 한반도와 중국의 교역로 관련 기록을 최대한 활용하였다. 현재와 같이 지형을 바꿀 정도의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고려와 조선의 항로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근거를 둔 것이다. 추정한 조운로를 따라 비안도 유적, 야미도 유적, 원산도 유적, 태안 대섬 유적, 대부도 유적 등이 위치하고, 완도선, 안좌도선, 달리도선, 마도 1~3호선 등이 출토된 것이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남해안의 경우 상당히 복잡한 항로를 잘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항로를 표시하는 깃대를 갯벌에 박아두거나 항표가 될 만한 섬과 산에 깃대 또는 불과 연기를 피워 길을 안내하는 시스템이 가동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정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서긍의 『고려도경』에는 ‘중국의 선박이 흑산도에 도착하면 산마루에서 봉화불을 밝히는데, 여러 산들이 차례로 서로 호응하여서 개경까지 이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선박의 추진 방식에서는 내륙에 위치한 조창과 연결되는 항로들이 대부분 조류의 영향을 받는 곳에 있는 것에 착안하여 조류를 최대한 이용했을 것으로 보았다. 우리나라 서남해 연안으로 유입되는 큰 강들이 대부분 감조하천이었다는 점이 조창의 입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하였다는 것이다.
유사한 연구를 진행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조운로 추정에 가장 논란이 되는 구간은 영종도에서 예성강 입구까지의 항로가 석모도-강화도-교동도로 이어졌는가 아니면 손돌목이 있는 강화도-김포 해안으로 이어졌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서긍의 『고려도경』을 토대로 고려시대 기본 항로는 강화와 김포 해안, 즉 손돌목을 통과하는 해로였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이러한 비정의 가장 큰 근거는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의 유속이 현대에도 다리를 건설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서 손돌목을 지나는 것 이상의 위험 부담이 있었다는 점, 고려시대에 이 항로를 지난 사례들의 대부분이 왜구 침입 등 비정상적인 사건들과 연결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이 책에서 항로 추정을 통해 밝혀낸 사실은 조창에서 개경까지의 운항기간과 운송량을 추론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추정한 바에 따르면 개경으로부터 원거리에 있는 남해안 지역의 조창은 연 1회, 명량~칠산도 지역에 위치한 조창은 최대 2회, 칠산도 이북~안흥량 사이에 위치한 조창은 최대 3회, 안흥량 이북 지역의 조창은 최대 4회까지 운송이 가능하다. 남한강변에 설치된 덕흥창과 흥원창 소속의 평저선 역시 최대 연 4회까지 운항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은 조운제도의 토대가 된 바닷길과 선박, 조창 등에 관한 총체적인 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운제도와 관련된 연구는 1930년대 일본인들이 처음 시작한 이래 그동안 꾸준히 전개되어 왔다. 최근에는 조창의 구체적 위치를 찾는 연구까지도 시도되고 있지만 지형의 변화, 관련 자료의 부족 등에 막혀 기존 연구를 답습하는 수준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대동지지와 같은 지리지와 한국지명총람 등에 수록된 조창 관련 지명 등을 분석하여 조창의 위치를 추정하고, 해당 지역을 직접 답사하여 그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였다.
그동안 단순히 대형 선박으로 추정해 온 초마선이라는 조운선이 태안마도 1호선이나 십이동파도선 정도의 선박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육로 교통이 교통체계의 주류를 이루면서 한국인들에 바다는 어업의 터전이나 여가의 공간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교통체제의 주류가 변했다고 해서 한반도의 지리적 상황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한국은 엄연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 국가이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조선기술을 가진 나라이며, 아직까지도 바다는 많은 한국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물자 운송의 중요한 통로이다. 바다는 미래 대한민국 발전의 중요한 기반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바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4945166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9월 30일 | ||
쪽수 | 306쪽 | ||
크기 |
158 * 232
* 15
mm
/ 60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국중세사학회 연구총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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