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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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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삶의 지혜, 죽음에게 물어보다
1-1. 우리가 죽음과 함께 산다는 것은
1-2. 죽어감과 임종
1-3. 공자·맹자의 천명관
제2부 : 동서철학에서의 죽음론
2-1. 야스퍼스의 한계상황과 영성, 의미치료
2-2. 헤겔 정신철학에서의 습관과 교정
2-3. 성충아론과 수반이론
2-4. 죽음불안, 어떻게 극복하는가?
제3부 : 감정치유론
3-1. 자연감정에서 인지감정으로의 이행
3-2. 감정치료
3-3. 감정의 사분면
제4부 :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
4-1. 상실·비탄·애도의 재발견
4-2. 복합비탄 감정 치유 프로그램
4-3. 외상적 죽음과 치료이론
4-3. 싸나톨로지의 평가와 개입의 문제
제 5부 : 임상론
5-1. 몸의 언어 : 질병
5-2. 임종영성프로그램
5-3. 요양병원형 호스피스프로그램
제 6부 : 죽음교육의 구성과 교과과정
6-1. 한국죽음교육의 현황
6-2. 죽음교육의 구성
6-3. 죽음교육 교과과정
책 속으로
<서문>
상실에서 발견하는 인간다움
온산, 아카시아 향으로 가득하더니 모처럼 청량한 비에 아카시아 꽃이 모두 땅으로 떨어졌다. 빗물에 쓸려, 남아 있는 온기를 나누려는지 저희끼리 이마를 맞대고 다음 삶을 소망하며 잠잠히 숨을 죽이고 있다. 어떤 것은 먼저 떨어졌는지, 색이 더 바라져 초췌한 모습이 땅을 더 닮은 것 같다. 시간이 더 지나가면 이들은 다시 땅의 일부분이 되리라. 그리고 자신이 떠났던 그 자리를 자양해서, 다음 해 5월 온산에 더 멋진 눈부신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노래할 것이다. 그래서 아카시아 꽃에 꽃말을 붙인다면 ‘다음 삶을 기다리는 눈부신 그리움’이 되리라.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가? 어떻게 살아가는 게 인간다운 삶인가?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독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너무나 싫증 난 질문이기에 더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현실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이러한 질문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주어진 운명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가?
요즘 우리들의 일상은 참으로 바쁘고 고단하다. 모든 게 경쟁구도이고, 모든 게 물질적 사슬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관계나 자신의 내밀한 정서 또한 철저히 물화의 구조에 예속되어 있다. 상식과 인정이 허용되지 않고 철저히 물화된 모습이 오늘 우리들의 병리적인 자화상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엇일까? 그것은 물질적 예속으로부터 초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인간의 존재를 단지 자연의 물리적(질료적) 조건으로서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인간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그렇다면 순수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특히 건강을 잃었을 때나 죽음이 임박했을 때 비로소 삶의 가장 소중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경우가 많다.
최근 웰빙, 죽음학. 생사학. 또는 사생학이라는 용어가 한창 유행이다. 그러나 이 용어가 지니고 있는 원래의 의미와 관계없이 풍요로운 물질적 수혜와 복지에 초점이 맞추어 실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물질적 수혜와 서비스 이전에, 인간의 특성이 물질을 초월하는 데 있다는 인간학적 통찰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달아, 다소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웰빙이며 죽음학이 지향하는 목표일 것이다.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삶의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와 생명의 의미, 만남의 의미,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며, 무엇이 진정 참다운 자신의 모습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사회의 환경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실존적인 문제를 의학의 주제와 범주로 삼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에게 진정한 건강은 잃어버린 건강을 찾으려고 부단히 애쓰는 모습보다 질병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질병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더 건강한 삶일 수도 있다.
현대 의료는 질병과 병리학적인 주제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건강의 의미는 살아가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질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그 질병이 허용하는 한 그 질병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건강의 진정한 의미이다. 이 땅에서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적 충족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를 깨닫는 것이 더 소중할 수 있다. 한 인간이 인생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비록 물질적 풍요로움은 부족하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고 자신의 진정한 본성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깨닫는다면 이보다 더 복된 마무리는 없다. 호스피스가 지향하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호스피스 서비스에 있어서 죽음은 삶의 완성이고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은 인간 존엄성의 완성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이기에, 육체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완화치료와 더불어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관계를 완성하며 죽음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심리적·영적 돌봄을 병행하게 된다. 심리적·영적 돌봄은 호스피스를 단순히 고통 경감 절차가 아닌 한 인간의 품위 있는 임종을 위한 서비스가 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현재 일부 호스피스 기관에서 자체 인력을 양성하여 심리적·영적 돌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심리적·영적 돌봄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 또한 아직 수립되지 않은 형편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발견하고 삶에서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안내하는 죽음교육전문 과정인 싸나톨로지(Thanatology, 삶의 지혜를 죽음에게 물어보는 학문) 교육이 사전에 실행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호스피스 제도는 없을 것이다. 일상을 살면서 물질적 예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러나 그 예속으로부터 부단히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됨’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국제표준 죽음교육을 지향한다. 싸나톨로지가 한국에 소개된 지 이제 불과 5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국내에서의 존엄사법(연령치료중단법) 시행을 앞두고 죽음교육이 한참 불꽃을 피우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교육에서 시행해야할 국제표준의 죽음교육교재가 한국에는 부재하다. 공동 저자는 죽음교육의 구심과 방향역할을 할 교재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감하였기에 부족하지만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삶의 지혜, 죽음에게 물어보다”라는 주제로 최근 회자되는 웰다잉과 죽음교육 문제에서 간과하기 쉬운 문재를 짚어보았다. 2부에서는 “동서철학에서의 죽음론”으로 동양과 서양철학에서 바라보는 죽음관을 정리하여보았다. 3부는 “감정치유론”으로, 죽음에 임한 사람들의 실제적인 불안과 공포, 상실에 의한 비탄과 슬픔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위로해야하는지를 지금까지 연구된 다양한 감정론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4부에서는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는 주제로 그동안 심리상담학의 특수 분야였던 상실과 비탄 애도의 문제를 죽음학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는지를 다양한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5부는 싸나톨로지 “임상론”으로, 외국의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국내 요양병원에서는 어떻게 접목되어 실천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6부에서는 “죽음교육의 구성과 교과과정”을 주제로 그동안 국제표준 죽음교육을 이끌어왔던 국제죽음교육상담협회(www.adec.org)의 국제싸나톨로지 죽음교육 교과과정과 한국싸나톨로지협회(www.thanatologist.org)의 죽음교육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 그리고 현재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비롯해서 전국 5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죽음교육지도자 죽음교육 교과과정 등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죽음학과 관련 된 책들이 여러 권 출간되었다. 그러나 그 내용이 현장에서의 구체성을 잃은 채 형이상학적 담론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논의조차도 죽음학(Thanatology)에 기반 한 이론적 작업이 아닌 개인의 인상론적 담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런 문제점을 모두 극복했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죽음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관점이 제시되어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고, 한국에서도 죽음학과 죽음교육이 활성화하는데 작은 일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5월 한 달 동안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다가, 이제는 신발에 짓 밟혀 마지막까지 온기와 향기를 제공하는 아카시아 꽃의 모습에서 넉넉한 인정과 의연한 모습에 아카시아 꽃의 삶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
출판사 서평
1. 올바른 호스피스제도와 웰다잉법(존엄사법)의 정착을 위해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삶의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와 생명의 의미, 만남의 의미,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며, 무엇이 진정 참다운 자신의 모습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사회의 환경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실존적인 문제를 의학의 주제와 범주로 삼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에게 진정한 건강은 잃어버린 건강을 찾으려고 부단히 애쓰는 모습보다 질병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질병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더 건강한 삶일 수도 있다.
현대 의료는 질병과 병리학적인 주제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건강의 의미는 살아가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질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그 질병이 허용하는 한 그 질병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건강의 진정한 의미이다.
현재 일부 호스피스 기관에서 자체 인력을 양성하여 심리적·영적 돌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심리적·영적 돌봄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 또한 아직 수립되지 않은 형편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발견하고 삶에서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안내하는 죽음교육전문 과정인 싸나톨로지(Thanatology, 삶의 지혜를 죽음에게 물어보는 학문) 교육이 사전에 실행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호스피스 제도는 없을 것이다. 일상을 살면서 물질적 예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러나 그 예속으로부터 부단히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됨’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임병식?신경원 박사 공저의 죽음교육지도자(Thanatologist)를 위한 죽음교육교본은 국제표준 죽음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싸나톨로지가 한국에 소개된 지 이제 불과 5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국내에서의 존엄사법(연령치료중단법) 시행을 앞두고 죽음교육이 한참 불꽃을 피우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교육에서 시행해야할 국제표준의 죽음교육교재가 한국에는 부재하다. 공동 저자는 죽음교육의 구심과 방향역할을 할 교재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감하였기에 부족하지만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호스피스의 건강한 정착과 웰다잉법(존엄사법)이 우리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한 죽음교육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두 저자의 죽음교육교본은 죽음교육교재가 부재한 한국현실에서 올바른 방향제시와 구심역할을 감당하리라고 본다.
2. 죽음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아름다움
최근 우리나라에도 존엄사법이 통과되어 2018년도부터 그 시행령을 앞두고 있어, 임종환자로 하여금 품위 있는 임종(마무리)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품위 있는 임종의 실천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거리가 있다. 그 사이를 메꾸어 줄 수 있는 것은 죽음 앞에 서 있는 환자의 마음과 감정을 조정해서 평온하고 품위 있는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지 그 여부에 달려있으며, 그 실천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죽음교육에 있다.
의사와 간호사, 호스피스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안내하는 사람이나 연명치료를 결정하는 사람,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죽음교육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훌륭함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때 비로소 죽음을 경험하고 있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행위의 시비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알음과 자각 후에 자신 스스로 인간의 품격을 지키면서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다.
이러한 즈음에 임병식?신경원 박사 공저로 출간한 죽음교육지도자(Thanatologist)를 위한 죽음교육교본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죽음 관련한 책들이 있었지만, 이번에 나온 죽음교육교본은 죽음교육전문가이면서 국제죽음교육인증 시험인 국제싸나톨로지 자격증 시험을 감독하고 교육하는 디렉터 두 분이 국제표준 죽음교육의 교과과정을 준수하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죽음교육을 펼쳤던 내용의 결과물을 나타낸 것이기에, 향후 한국의 보편적 죽음교육의 구심점과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특히 그동안 죽음교육이 노년을 대상으로 한 웰다잉 입장에서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이 책은 죽음교육전문가 입장에서 어린아이(유치원)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건강한 사람과 불건강한 사람, 죽음을 목전에 둔 분이나 자신의 죽음이 4-50년 후에 다가올 사람이든 관계없이, 현재 주어진 삶에서 가장 보람 있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교육하고 안내하는 실전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제 1부에서는 “삶의 지혜를 죽음에게 물어보다”라는 주제로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지녀야할 삶의 소중함과 훌륭함이 무엇인지를 밝혔다. 특히 세 번째 장인 ‘공자와 맹자의 천명관(죽음관)’은 동양에서의 생사관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점에서 서지학적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당대의 성인의 삶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여전의 유의미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2부에서는 “동서철학에서의 죽음론”을 정리하였다. 지금까지 죽음학 이론이 서양을 중심으로 전개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죽음학의 기반이 되는 동서양의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죽음학의 구성과 가치적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향후 죽음학 이론이 나갈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1장에서는 “야스퍼스의 한계상황과 영성, 의미치료”, 2장에서는 “헤겔 정신철학에서의 습관과 교정” 3장에서는 “성층이론과 수반이론”, 4장에서는 “동양에서의 죽음불안 극복”으로 구성되었다. 1장 야스퍼스의 한계상황에서는 죽음에 처한 인간이 한계상황에서 절대적 불안과 공포 그리고 실존적 고민을 통해 찾아지고 결정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그리고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를 통해 한계상황과 죽음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3장의 “성층이론과 수반이론”은 심리학을 구성하는 순수기초이론이다. 저자는 임종에 임한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론을 본원적으로 검토하고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능성으로써의 심리학적 기반을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하르트만의 성층이론과 김재권의 수반이론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심리학적 방법론적 도구적 폐쇄성을 극복하고 인간이해의 지평선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탐색해본다. 4장의 “동양에서의 죽음불안 극복”은 송대 주자의 생사관의 특징과 그가 죽음불안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주자가 제시한 것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조건은 생물학적 생사에 제한됨에 있지 않고 오히려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 이상의 인륜적 가치를 실천할 때 비로소 찾아지는 행복과 기쁨이 죽음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생물학적 치료인 연명치료 여부 또는 호스피스완화의학 치료 여하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 여부가 결정되는 서양의 죽음학 이론이 극복되면서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은 인륜적 가치의 실현에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교육교본의 중심이 될 파트는 제3부 “감정치유론”이다. 지금까지 죽음학과 심리학 또는 철학과 의학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루어보지 못했던 감정영역을 두 저자는 철학과 죽음학 그리고 의학과 심리학을 통섭하여 감정이론과 치유방법을 제시한다. 그동안 저자는 죽어가는 환자들의 죽음불안과 공포를 인문학과 자연의학적 방법을 통합한 ‘싸나톨로지 프로그램’으로 환자를 돌본 일선병원에서의 20년 임상 결과물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이 책이 단순히 감정론에 머물지 않고 이론과 실제가 통합된 본격적인 ‘감정치유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경원박사의 감정체질론은 종래의 한의학적 체질론이나 에니어그램의 아홉 유형과는 다른 ‘뇌생리체질(Brain Neuro-Psychologic Type)’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새롭게 인상 지워진다. 그는 자연의학적 연구방법론으로 접근하여, 종래 밝혀진 감정과 호르몬의 생리관계의 자료를 요가명상으로 접근하여 죽음불안극복의 과정을 예시한다. 특히 임종에 임한 환자의 죽음불안극복을 통해, 품위 있는 임종과 영성을 제시한 글은 향후 죽음학이 지향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창안 발명한 “감정의 사분면”은 현재 일선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BNPT(Brain Neuro-Psychologic Type)의 알고리즘의 표현방법을 소개한 것이다. 이는 환자의 기본 뇌생리 체질의 성향과 습관성을 1차로 보여주고, 2차 현재 환자가 어떤 감정을 보여주고 있는지 호르몬 분석과 감정의 인지지표를 통해 현재의 감정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3차로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치유프로그램 적용전과 후의 감정변화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환자가 직접 자신의 감정이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감정의 사분면에서 확인한 후 그 다음 치유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나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이 책 제4부의 주제는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 1장에서는 “상실·비탄·애도의 재발견”, 2장에서는 “복합비탄 감정치유프로그램” 3장은 “외상적 죽음과 치료이론”, 4장은 “싸나톨로지의 평가와 개입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제 4부는 죽음학과 죽음교육의 근간이 되는 실천영역 부분이다. 이 주제는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불모지였고 소개가 되지 않았던 영역을 저자가 한국 죽음학과 죽음교육의 영역에 소개 접목하고 있다. 이 책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80년의 죽음학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학문적 풍토에서는 이미 친숙하게 정착이 된 학문적 용어들이다. 따라서 저자에 의해서 처음으로 소개된 죽음학(Thanatology)과 죽음교육(Thanatology Education) 영역에서 다루어질 제 4부의 내용은 그동안 죽음학의 학문적 확립과 실천 없이 공론으로 떠들었던 웰다잉과 호스피스의 의 실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제 5부는 죽음학의 임상론 부분이다. 현재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호스피스프로그램은 죽음학에 기반을 둔 실천의료영역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 죽음학이라는 학문이 들어오기도 전에 호스피스제도가 먼저 들어왔다. 따라서 학문적 기반이 없이 들어온 호스피스제도는 현재 호스피스 본래의 취지와 가치적 구현이 없이 의사의 권한만 더 강화되는 추세로 한국적 호스피스제도가 정착되는 분위기다. 이 땅에서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적 충족보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를 깨닫는 것이 더 소중할 수 있다. 한 인간이 인생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비록 물질적 풍요로움은 부족하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고 자신의 진정한 본성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깨닫는다면 이보다 더 복된 마무리는 없다. 호스피스가 지향하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호스피스 서비스에 있어서 죽음은 삶의 완성이고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은 인간 존엄성의 완성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이기에, 육체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완화치료와 더불어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관계를 완성하며 죽음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심리적·영적 돌봄을 병행하게 된다. 따라서 호스피스완화의학에서 말하는 심리적·영적 돌봄은 단순히 고통 경감 차원이 아닌 한 인간의 품위 있는 임종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호스피스병동이 아닌 요양병원에서의 호스피스프로그램(일명, 임종영성프로그램)을 접목 실천하고 있다. 한의사이면서 철학자, 그리고 자연의학자이면서 죽음교육전문가인 임병식 박사는 한 인간의 죽어감과 임종을 전인적 관점에서 돌보고 있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6개월 미만의 여명을 둔 환자가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한 일수는 11.4일이다. 과연 이 기간 동안 환자의 전인적 돌봄(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그리고 유가족의 돌봄)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해서 ‘요양병원형 호스피스프로그램’을 만들어 환자와 가족의 비탄과 아픔, 고통과 눈물을 치유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15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의 서비스를 받는 환자의 평균 일수는 1년 6개월이다. 1년 6개월의 서비스를 받은 환자와 유가족이 경험한 ‘삶과 죽음의 질’은 11.4일의 호스피스서비스를 받은 환자의 ‘삶과 죽음의 질’과는 분명히 다르다. 저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더 나아가 노인전문병원이나 만성기병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임종영성프로그램’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제 6부에서는 “죽음교육의 구성과 교과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1장에서는 “한국죽음교육의 현황”, 2장은 “죽음교육의 구성”, 3장은 “죽음교육 교과과정”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웰다잉 교육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교육내용과 교과과정의 실재를 검토해보면 곧 실망하게 된다. 그리고 불과 몇 개월 공부를 한 사람들에게 ‘웰다잉 지도사’ 민간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과내용이 죽음교육이라기 보다는 노년층들을 대상으로 한 웰다잉 죽음교육을 전담할 지도사를 양성하는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정작 한 인간이 살면서 ‘삶의 훌륭함과 지혜를 죽음에게 물어봄으로써, 삶의 보편적 가치를 지녀야할 죽음교육’은 찾아볼 수가 없다. 따라서 저자는 한국에서의 죽음교육이 어떤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앞으로 지향해야할 바를 국내?외 죽음교육의 현황을 분석한 후 죽음교육 안을 제시한다. 이는 죽음교육지도사만을 위한 교과과정만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 더 나아가 사회적 죽음까지 다양한 죽음의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죽음경험 이후 재적응의 방법까지 고려한 죽음교육 교과과정 안을 제시한다. 이 교과과정의 목표는 죽음교육을 통해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성장과 보편적 가치체계를 배우는 것에 있음을 제시한다.
이 책은 국제표준 죽음교육을 지향한다. 죽음학(싸나톨로지)이 한국에 소개된 지 이제 불과 5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국내에서의 존엄사법(연령치료중단법) 시행을 앞두고 죽음교육이 한참 불꽃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교육에서 시행해야할 국제표준 죽음교육교재가 한국에는 부재하다. 따라서 공동 저자는 죽음교육의 구심과 방향역할을 할 교재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감하였기에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죽음교육의 지향점은 죽음 앞에 ‘자신의 진정성’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Memento-Mori), 삶에서의 소중한 것들을 오늘 현재 이 시간에 살아내게 하는(Carpe-Diem) 보편적 인간다움에 있다.
이 한권의 책이 우리의 영혼을 살리고 이웃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3. 사전의료의향서·연명치료중단만으로는 ‘죽음의 질’ 해결 멀어
한국에서의 ‘연명치료중단’ 결정은 환자의 자아존중감에 의한 자율적 선택과는 자못 거리가 먼 듯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이 환자의 가치관과 신념에 의한 순수한 자기결정권이 아니라, 타자의 시선(가족의 재정적 부담)에 의해 강요되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많은 부모들이 대부분 자기중심적이라기보다는 자식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전통문화적 훈습을 감안한다면, ‘자아존중감에 의한 자기결정권’이라는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의 홍보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지레 짐작할 수 있다. 둘째, 무의미한 ‘연명치료중단’ 결정이 국민연금기금의 고갈과 현 정부의 보편적 복지 실현의 공약과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즉, 환자의 순수한 고통과 무의미한 치료를 고려하기보다는, 복지기금의 효율적인 쓰임과 소모를 줄이겠다는 물질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능적 공리주의 입장에 기초해 있다는 점이다. 과연 환자의 남은 생명이, 심지어 그것이 무의미한 치료라고 하더라도, 효율성과 기능적 이익의 극대화로 환원될 수 있는 사안인가?
‘연명의료중단’여부는 존엄사법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2018년 2월부터 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연명의료중단’과 ‘존엄사법’은 죽음학(Thanatology)을 기반으로 탄생한 용어이다.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죽음학’이 자생적으로 탄생하지 않았다. 외국에서는 이미 80년의 학문적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문적 업적과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한국싸나톨로지협회의 임병식 이사장이 외국의 ‘죽음학(Thanatology)’과 죽음교육을 도입 소개하여 다양한 번역물과 인증연구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임병식 박사는 외국에서 정통 죽음학 공부와 한국에서의 죽음학 연구와 강좌개설을 통해 축적한 결과물을 ‘죽음교육교본’이라는 책으로 출간하였다. 죽음학과 죽음교육이 부재한 한국에서 이제 ‘죽음교육교본’을 통해 ‘연명의료중단’과 ‘존엄사법’이 어떤 가치관과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그 지향점을 제시해줄 것으로 보인다.
4.삶은 상실의 연속, 전 국민 대상으로 ‘죽음교육’ 필요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는 웰다잉(존엄사) 자기결정법이다. 이는 ‘죽음의 질’을 높이는 방법중의 하나이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 중에서도 죽음의 질 수준이 하위권에 속한다, 경제성장을 이루어 물질적 풍요가 있을지 모르지만 삶의 질과 죽음의 질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인간은 물질적 풍요를 넘어 정신적 영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거기에 진정 삶의 질, 죽음의 질이 있다. 그렇다면 ‘죽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죽음교육교본에서 다음의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국가보건산업정책의 일환으로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교육’을 제안한다.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 죽음도 그 상실 과정의 한 부분이다. 죽음에 따른 슬픔과 분노·절망·우울의 감정이 환자와 가족 사이에 화해가 되지 않는다면, 진정 품위 있는 존엄사에 이르게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심지어 저자는 평온하고 품위 있는 죽음,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주체적인 죽음맞이는 죽음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인간의 품위 있는 존엄사의 문제를 무의미한 ‘연명치료중단’의 범주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죽어가는 환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귀담아 들어 그것을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 존엄사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 더 나아가 그는 ‘사전의료의향서’의 근본정신은 연명치료 중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일상적 삶의 소중한 부분을 발견하고 누리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의학은 환자를 질병치료의 대상으로만 여겨온 탓에, 환자의 남아 있는 생명과 삶의 질 · 인간관계의 회복과 화해·감정치유와 자아완성 등의 문제에 대해서 등한시해온 경향이 있다고 보며, 이것을 확보해 달라는 것이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의 근본 취지임을 밝힌다. 임종환자에 대한 무리한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부착, 항암약물요법은 이런 소중한 것을 놓쳐버리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의료의향서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모처럼, 우리사회에 화두가 된 웰다잉(존엄사법)이 잘 정착되어 온 국민들의 삶과 죽음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죽음학의 불모지에서 개척해서 나온 임병식 신경원 공저의 죽음교육교본이 우리사회의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5. 죽음불안 감정 해소 없이 진정한 ‘존엄사’ 불가
한국사회에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이 곧바로 연명치료중단으로 귀결해 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존엄사의 문제를 연명치료중단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가장 큰 공포와 불안, 고통이 혼자라는 생각, 버림받았다는 생각, 사랑받지 못하는 마음, 수치심·죄책감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연명치료중단보다 더 본질적임을 알아야 한다.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환자의 존엄사를 위해 ‘자율적 선택과 자아존중감’이라는 현란한 미사여구로 연명치료중단을 주장하고 있지만, 또 다시 ‘죽음의 질’의 문제를 물질적 타락으로 내몰고 있다. 인간은 질료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적인 존재이다. 이제 연명치료중단이 복지예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인간다움을 회복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하고 죽음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감정치유개론서가 출간되었다. 책이름은 죽음교육교본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죽음학과 심리학 또는 철학과 의학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루어보지 못했던 감정영역을 철학과 죽음학 그리고 의학과 심리학을 통섭하여 감정이론과 치유방법을 제시한다. 그동안 저자는 죽어가는 환자들의 죽음불안과 공포를 인문학과 자연의학적 방법을 통합한 ‘싸나톨로지 프로그램’으로 환자를 돌본 일선병원에서의 20년 임상 결과물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이 책이 단순히 감정론에 머물지 않고 이론과 실제가 통합된 본격적인 ‘감정치유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경원박사의 감정체질론은 종래의 한의학적 체질론이나 에니어그램의 아홉 유형과는 다른 ‘뇌생리체질(Brain Neuro-Psychologic Type)’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새롭게 인상 지워진다. 그는 자연의학적 연구방법론으로 접근하여, 종래 밝혀진 감정과 호르몬의 생리관계의 자료를 요가명상으로 접근하여 죽음불안극복의 과정을 예시한다. 특히 임종에 임한 환자의 죽음불안극복을 통해, 품위 있는 임종과 영성을 제시한 글은 향후 죽음학이 지향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향후 죽음교육교본에서 다루어지는 감정론은 호스피스와 연명치료, 그리고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들의 심리적 불안과 공포, 두려움과 외로움, 수치와 죄책감을 해소하고 평온한 임종에 이르도록 안내하는 교본이 되리라 본다.
6. 죽음교육지도자(싸나톨로지스트)
최근 몇 년간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해온 ‘죽음교육지도자’과정은 ?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동물애호단체와 유기견 보호기관, 노인치매 및 독거노인기관에서 우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독 이들 단체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이번 죽음교육을 통해 우리사회가 반려동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사라지고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적 성숙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 소외와 고립, 외로움과 고독 속에 있는 청소년과 독거노인 및 치매환자에게 있어서 반려동물과의 교감과 이해는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병리적 구조를 인식한 신경원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을 한다.
“오늘 우리사회는 인간과의 소통이 단절된 채, 군중속의 고독과 소외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돌파구를 인간대신 반려동물에서 감정의 공유와 인정을 찾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반려동물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편견, 그리고 자신의 감정적 욕구충족을 위해 동물을 수단과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편견은 결국 인간과 사회를 또 다시 병리적 구조로 내몰아가게 합니다. 그래서 이번 죽음교육내용인 ① 죽음과 임종, ② 상실, 비탄 그리고 애도, ③ 생애주기와 죽음경험, ④ 준비된 죽음과 준비되지 않은 죽음, ⑤ 반려동물의 상실, ⑥ 외상적 죽음, ⑦ 동물과 인간의 감정치유, ⑨ 반려동물 상실이후 사별가족에 대한 죽음교육의 실재 등을 다루면서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함께 배우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이번에 출간된 신경원박사의 공동 저서인 ‘죽음교육교본’은 한국에서 부재한 ‘죽음학(Thanatology)’과 죽음교육을 제시한 국내 최초의 책이다. 위에서 언급한 상실?비탄?애도, 반려동물의 상실, 외상적 죽음, 동물과 인간의 감정치유 등에 대한 연구분야는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불모지였고 소개가 되지 않았던 영역을 저자가 소개 접목하고 있다.
이 책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80년의 죽음학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학문적 풍토에서는 이미 친숙하게 정착이 된 학문적 용어들이다. 따라서 저자에 의해서 처음으로 소개된 죽음학(Thanatology)과 죽음교육(Thanatology Education) 영역은 그동안 죽음학의 학문적 확립과 실천 없이 공론으로 떠들었던 상실?비탄?애도의 실재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7. ‘삶의 질, 죽음의 질’ 향상을 위한 임종영성프로그램
호스피스프로그램은 죽음학에 기반을 둔 실천의료영역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 죽음학이라는 학문이 들어오기도 전에 호스피스제도가 먼저 들어왔다. 따라서 학문적 기반이 없이 들어온 호스피스제도는 현재 호스피스 본래의 취지와 가치적 구현이 없이 의사의 권한만 더 강화되는 추세로 한국적 호스피스제도가 정착되는 분위기다.
이 땅에서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적 충족보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를 깨닫는 것이 더 소중할 수 있다. 한 인간이 인생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비록 물질적 풍요로움은 부족하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고 자신의 진정한 본성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깨닫는다면 이보다 더 복된 마무리는 없다. 호스피스가 지향하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호스피스 서비스에 있어서 죽음은 삶의 완성이고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은 인간 존엄성의 완성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이기에, 육체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완화치료와 더불어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관계를 완성하며 죽음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심리적·영적 돌봄을 병행하게 된다. 따라서 호스피스완화의학에서 말하는 심리적·영적 돌봄은 단순히 고통 경감 차원이 아닌 한 인간의 품위 있는 임종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임병식 박사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호스피스병동이 아닌 요양병원에서의 호스피스프로그램(일명, 임종영성프로그램)을 접목 실천하고 있다. 한의사이면서 철학자, 그리고 자연의학자이면서 죽음교육전문가인 임병식 박사는 한 인간의 죽어감과 임종을 전인적 관점에서 돌보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임병식?신경원 박사의 공동 저서인 죽음교육교본 내용 중에서 ‘임종영성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온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6개월 미만의 여명을 둔 환자가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한 일수는 11.4일이다. 과연 이 기간 동안 환자의 전인적 돌봄(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그리고 유가족의 돌봄)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해서 ‘요양병원형 호스피스프로그램’을 만들어 환자와 가족의 비탄과 아픔, 고통과 눈물을 치유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15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의 서비스를 받는 환자의 평균 일수는 1년 6개월이다. 1년 6개월의 서비스를 받은 환자와 유가족이 경험한 ‘삶과 죽음의 질’은 11.4일의 호스피스서비스를 받은 환자의 ‘삶과 죽음의 질’과는 분명히 다르다. 저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더 나아가 노인전문병원이나 만성기병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임종영성프로그램’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에게 있어서 가장 큰 희망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 자신의 존재적 의미와 가치를 서로 확인해 주는 것이 바로 평온하고 품위 있는 임종이 됩니다. 떠나는 자나 보내는 자 모두가 ‘서로 사랑한다. 고맙다. 네가 있어서 너무 행복 했어’ 라는 말을 서로 해준다면 이것이 그 어느 치료보다, 그 어느 결정보다, 품위 있는 임종이 될 것입니다”고 말한다.
오늘 우리사회의 핫 이슈가 된 연명치료의 문제는 자기결정권에 의해 이루어지는 차원을 넘어, 보다 성숙한 인륜성 차원에서 깊이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종교학이나 인간학 사회학 윤리학 등 여러 학제간의 대화가 필요하구요, 이들 학문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죽음교육이 공교육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번에 출간된 죽음교육교본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구성된 것이라고 본다. 아무튼 이 작은 책자가 우리사회의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88980120703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4월 22일 |
쪽수 | 470쪽 |
크기 |
152 * 225
* 26
mm
/ 672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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