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를 놓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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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침묵하지 못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어 있을 때 자연이 들려주는 낮고 조용한, 그러나 웅대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시인은 아주 느린 걸음으로 강을 따르고 바람을 타고 있다.
시인은 본래의 자연이 가지고 있는 재잘거림과 노래, 대기를 채운 이 바람 속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존재의 축복이라고 말하며 그들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한다. 또한 이번 시집 도처에 나타나는 생명의 원천인 비와 신선한 바람과 부드럽고 너그러운 대지에 대한 지극한 찬사에 대해서 시인은 진즉 이러한 것을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말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정애
기장 월평 출생.
199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1997년 ≪경향신문≫ 신춘 시조 당선.
시집 ?개운포에서? 외 7권.
한국작가회의 회원.
부산작가회의 자문위원.
목차
- 序詩_거울과 창문과 그리고 나와
제1부
밤기차
바람의 잠
겨울 간이역
바람을 탄다
금琴 1
금琴 2
금琴 3
금琴 4
물거울
칠암 포구에서
불일폭포
아직도 내川가
건천乾川, 마른내골
비의 朗報
문門
시천矢川
공空 1
공空 2
천성산 무지개 폭포
동거 1
동거 2
녹슨다는 것
밤 벚꽃, 월평에 들다
달의 스매싱
달안리月內里
애월, 달 따러간다
꽃길 환한 그런 세상
달 1
달 2
달 3
달 4
달 5
달 6
동구나무 아래 평상을 놓다
석양의 건 맨
겨울 팽나무
겨울, 체르노빌 1
겨울, 체르노빌 2
오나시스
만우절 개그
제2부
새 1
새 2
새 3
새 4
새 5
비양도飛揚島
그 섬에서 나는
등대 1
등대 ?2
골문
귀향
각하 뎐傳
알비노, 백색인
참새 별 따먹는 소리
무호흡증
나무의 노래
절節
솔거率居 화조도
제3부
움딸
검劍 1
검劍 2
DMZ
떠도는 음표
지구벌레
대숲에 들어
불타는 금요일
카레이스키
꽃그늘에 눕다
용설란龍舌蘭
무심한 하루 한나절
11월 백양산
섬진강
참 이상한 일
구舊 길로 가면
눈[雪]
비등飛騰
바람을 읽다
만추 랩소디
물소리 바람소리의 수화
화소
원효산 화엄벌에는
적
시랑대侍郞臺 가는 길
오시리아 오시려거든
근斤
길을 신고 걸었다
길의 건반을 밟다
출판사 서평
[서시]
비와 햇살은 구원이자 축복이었다.
눈은 선물이었고 바람의 동사動詞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심폐소생술사였다.
이 모든 대상의 수사를 모르는
거울의 냉철한 판단은 언제나 옳았고
수정하거나 철회되지 않았다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것들은
너무 많은 것과 너무 깊은 것은
자세히 알려고도 하지 말라했다
나는 그의 명료한 선택과 결정을 동의했으나
내 비위는 맞추지 않았다
거울을 등지고 창문을 열면
아는 것보다 알 수 없는 모든 것들이
불완전한 미완의 것들이 나를 설레게 했다
거울과 창문처럼 내가 나를 등지고
누구나 가지는 역할가면을 썼지만
혼자일 때만은 쓰지 않는다는 법
나는 시를 쓸 때만 내가 보였다
시를 쓸 때만 나를 만났다
[작품 평]
박정애 시인의 시는 우선 순탄하고 호흡이 길다. 그러나 이 시세계는 결코 평범하지 않고 강건하고 심오하며, 놀라우리만큼 큰 광맥의 입구 안쪽으로 이어져 들어간다.
민족의 시원에 대한 관심(고사목)과 형제에게 방아쇠를 당기느니 차라리 이 어미를 쏘라는 (DMZ) 조국의 의식 관계는 하나의 서설이다. 그 다음에는 바로 우주와 영원에 향하는 통로로 ‘달’을 설정한다.(달·1) 장독대에서 바치는 찬 물 한 그릇에 만족하는 검소한 어머니의 신(神)도 있다. 천둥번개 같은 소리의 근원인 ‘말의 영혼’, 스스로 낮추는 자의 일갈(마두금)이 있다.
이번 박정애 시집은 오늘의 한국 시 정신차원을 풍요하게 확장하고 있다.
―구중서(문학평론가)
기본정보
ISBN | 9788979734973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2월 20일 |
쪽수 | 141쪽 |
크기 |
146 * 214
* 21
mm
/ 35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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