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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평왕의 장녀인 천명공주는 유력한 왕위 계승권자였음에도 제왕이 되기에는 너무 연악했다. 그로 인해 천방지축인 차녀 덕만공주가 왕위 계승권을 가지게 되고, 덕만공주는 진평왕이 총애하는 승려이자 학자였던 원광법사의 제자가 되어 여러 학문을 배운다. 그녀는 막 시작된 사랑과 일상의 행복을 모두 포기하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결국 왕위에 오르는데….
이 소설은 치밀한 고증과 세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선덕여왕이 여왕이기 이전에 한 여자로 겪어야 했을 슬픔과 기쁨과 분노, 그리고 그런 경험으로 인해 성숙된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역사서 속에만 존재하는 선덕여왕이 아닌, 오늘날까지 우리 속에 살아 숨쉬는 선덕여왕을 만날 수 있다.
작가정보
(申眞惠)
이 책의 지은이 신진혜 작가는 1985년 11월 16일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성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다. 이번에 펴낸 장편소설 ≪선덕여왕≫은 저자가 학업을 병행하며 4년간 고증하고 집필한 선덕여왕의 일대기이다. 특히 선덕여왕이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등장하며, 선덕여왕이 삼국통일의 교두보이자 시작의 주역을 잉태했었다는 주제로 집필한 점이 특이하다.
차녀次女 공주로서 사랑과 일생의 평화, 여성으로서의 행복을 포기하며 신라의 삼국통일과 불국토의 완성을 염원하는 모습을 그렸다. 또한 선덕여왕이 여성으로서의 어려움, 고독, 고통을 신념으로 비틀어 굴복시키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담았으며, 대부분의 남성 제왕들과는 달리 모성애를 가진 임금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집필 의도이다.
지은 책으로는 당나라 측천무후 시대의 소녀 장군 문방연의 삶을 노래한 ≪월랑 바람의 전설≫(전3권)을 고등학교 재학 중에 출간해 화제가 되었다. 또한 1300년 전 고구려인으로 태어나 발해를 세운 대조영을 영웅이 되기 이전의 미숙한 모습의 청년기에 초점을 맞춰 쓴 이야기인 ≪발해의 꿈 대조영≫이 있다.
목차
- 제1장 노래歌
제2장 모란The Peony
제3장 별星
제4장 새벽The Dawn
작가 후기
참고문헌
용어 정리
책 속으로
“마마께서는 완성을 추구했기에 허무를 느끼게 된 겁니다. 저는 완성을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바란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족할 것이옵니다.”
백 년도 채 못 사는 인간이 어찌 감히 뜻한 바를 모두 이룰 욕망을 품을까. 어찌 인간이 감히 신이 되려 하겠는가.
-제3장 별星 중에서
“부디 성군이 되시옵소서. 부디 온전한 제왕으로서의 삶을 완성하시옵소서. 이 원광은 죽어서도 모사로서 폐하를 보필하겠나이다. 부처님의 은덕으로 후생에 다시 뵈옵게 되온다면……. 그때는 이러한 모습이 아니길 바라옵니다. 바람 따라 걷고 향기 따라 웃는 평범한 사람이 되어 만나시길 바라옵니다. 해가 뜨면 일하고 달이 뜨면 노래하다가 잠들 수 있는 촌부가 되어 만나길 바라옵니다. 그때는……모사가 아니라 좋은 아비가 되어드리고 싶사옵니다.”
스승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했다.
-제4장 새벽The Dawn 중에서
출판사 서평
역사서 속에 죽어 있는 선덕여왕이 아닌
오늘날까지 우리들 곁에 살아 있는 선덕여왕을 그려내다
≪선덕여왕≫은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그려낸 장편 역사소설이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그리고 아직까지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필사본 ≪화랑세기≫ 모두 선덕여왕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게다가 역사소설은 원래 다루기 어려운 장르다. 상상력과 객관적 사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걸어가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힘들고 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고려대 한국사학과 재학 중)으로서 여러 가지를 공부하며 자료를 모았으며, 현대 사람들에게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선덕여왕과 관련된 설화들, 이를테면 모란꽃에 향기가 없을 것을 맞춘 일이나 역졸 지귀가 선덕여왕을 사모하다가 불타 죽은 일, 그리고 선화공주와 관련된 ?서동요? 등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조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작가가 치밀한 고증과 세밀한 묘사를 통해 역사서 속에 죽어 있는 선덕여왕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우리 속에 살아 있는 선덕여왕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선덕여왕≫에는 여러 설화와 객관적 사실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선덕여왕이 여왕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 한 여자로 겪어야 했을 슬픔과 기쁨, 분노와 그런 경험으로 성숙된 한 인격체의 모습이 생생하게, 일관성 있게 그려진다.
독자들은 선덕여왕이 덕만공주라는 소녀의 모습에서 선덕여왕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과 그 이후의 행적들을 보면서 역사적 인물의 삶 이전에 살아 있는 선덕여왕의 목소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선덕여왕, 한반도 최초의 여왕이 되기까지
선덕여왕이 진평왕의 장녀였는지 차녀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이 소설에서는 차녀로 설정했다. 진평왕의 장녀인 천명공주는 가장 유력한 왕위 계승권자였음에도 제왕이 되기에는 너무도 연약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그저 천방지축인 공주로만 여겨졌던 진평왕의 차녀 덕만공주(선덕여왕)가 천명공주를 대신하여 왕위 계승권을 가지게 되고, 이후 덕만공주는 진평왕이 가장 총애하는 당대의 승려이자 학자였던 원광법사의 제자가 되어 천문을 비롯한 여러 학문을 배우며 제왕이 될만한 재목으로 길러진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서 갑자기 신라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왕위 후계자가 된 덕만공주는 원치 않게 갓 싹튼 사랑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모두 포기해야 했다. 병약한 몸으로 모든 것을 묵묵히 참아내며 권력의 최정상에 오른 그녀는 무엇을 위해 그 모든 것을 버텨냈을까. 막강한 무력으로 혼란스러운 중원을 통일한 당 태종 이세민의 모욕과 이로 인해 동요하는 신라의 구세력파 대신들, 끝내 반란까지 작정하려는 상대등 비담을 바라보며, “나는 결코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늘이 선택한 희생자일 뿐 죄인이 아니다. 세상은 그들을 역신들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내게 있어 그들은 역신들이 아니다. 그들 역시 신라의 백성이며 나의 자식들이다. 나는 나라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미워하지 못한다. 나는 그들을 미워하지 못한다. 다만 동정할 뿐이다.”라 되뇌며 눈물을 흘리던 선덕여왕, 그녀는 스스로가 삼국통일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 삼국통일의 교두보가 되어주길 바라며 수많은 시련을 이겨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선덕여왕이 자신의 삶을 완성과 성공을 위한 것보다 더 큰 완성(삼한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견고한 시작이 되고자 했고, 선덕여왕이 쌓은 단단한 기반을 바탕으로 후에 신라가 삼한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결국 시작이라는 것이 어쩌면 완성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 작가의 말
신라라는 천신의 나라(토속신앙이 만연했던 나라)를 불국토로 가꾸고 스스로가 삼국 통일의 교두보가 되기를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 이 여인을 통해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말하고 싶었다.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역사적 사실들, 여왕으로서의 고뇌, 여자이기에 가질 수 있는 정치적 생각과 같은 것들을 모두 담고 싶은 욕심이 너무도 컸고 그 욕심들이 집필과정에서 나를 수없이 짓눌렀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내게 선덕여왕이라는 소재는 정말로 다루기 까다롭고 어려웠다.
1,300여 장의 원고를 쓰고 고치며 4년을 좌절했다. 처음에는 보란 듯 예쁘장한 표지에 둘러싸인 책으로 출간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실패가 쌓여가자 오기가 생겼다.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게 되는 일이 있다 해도 나 자신만은 만족할 수 있을 정도가 될 때까지 선덕여왕을 집필할 것을 다짐하며 쓰고 또 쓰다가 결국 지금에 이르렀다.
기본정보
ISBN | 9788979199185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4월 30일 |
쪽수 | 347쪽 |
크기 |
128 * 225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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