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카미노 별들의 들판까지 오늘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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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추천도서 > 아침독서 중고등 추천도서 > 2008년 선정
작가정보
신재원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쭉 살았다.
가톨릭대학교 불문과를 다녔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나왔다.
짧고 작은 영화들을 몇 편 만들었고, 현재는 큰 영화 만드는 동네 언저리에서
슬렁슬렁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이상하게도 그립다, 라는 감정은 익숙한 곳보다는 낯선 곳을 향해 열려 있기 일쑤다. 그런 순간마다 모퉁이 너머로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낯선 골목을 걸어가는 나의 모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그 골목에 선 내가 느낄 설렘과 두려움은 알지 못하는 곳을 그리워하는 이 곳의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온다.
어쩌면 그것은 몽상만이 유일한 재주이자 주취미인 내 안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려진 그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낯선 공기, 낯선 향취, 낯선 색과 굴곡을 가진 얼굴들…. 이국의 정서는 마음을 흔들고, 그 흔들어진 마음은 수많은 이야기와 감춰진 감각들을 속속 잘도 찾아내줄 것만 같다. 물론 아니어도 그만.
삶은 설사 내가 꿈꿔왔던 것들을 주지는 않더라도, 예기치 않은 방향에서 가끔씩 기쁨을 안겨주기도 하며, 여행은 그런 즐거움을 누리기에 최고의 선택임에 분명하다. 이런저런 즐거운 핑계들에 몸을 의지하고 야금야금 세상을 엿보며 살고 싶다.
목차
- 머리말
0일 론세스바예스로 가는 길... 노란 화살표를 따라 별들의 들판으로
1일 내 합판은 당신의 침대보다 안락하다
2일 선데이, 헝그리 선데이
3일 사람은 역시 꽃보다 아름다워, 냄새가 좋거나 말거나
4일 소문 나지 않은 잔치에도 먹을 것은 없다
5일 세상에 공짜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6일 내 생애 가장 특별하고 별난 돈까스
7일 가난한 이를 당신의 테이블에 앉히세요
8일 막강 코골이, 축제의 총포를 잠식하다
9일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잖아
10일 마음의 무게란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11일 도대체 저녁을 언제 먹을 수 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2일 그들만의 세상, 안개 속의 풍경
13일 작은 알베르게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4일 얼렁뚱땅 급조된 미사의 은밀한 매력
15일 유령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16일 손님은 왕이라고 그 누가 그랬던가?
17일 느끼할 땐 역시 톡 쏘는 사이다가 필요해
18일 두근두근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19일 나를 기다리고 있을, 내가 나에게 쓴 엽서
20일 달콤쌉싸름한 한가을 밤의 알베르게
21일 발길을 멈추고, 축제의 열기 속으로 스며들다
22일 구원은 항상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온다
23일 우리는 너희가 오늘 저녁 무엇을 먹을지 알고 있다
24일 초콜릿에 미친 두 여자와 초콜릿 박물관
25일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
26일 내 마음속 돌을 대신 내려놔도 되겠지요?
27일 방을 둘러싼 신경전,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들
28일 요술쟁이는 빗자루를 타고, 이별은 비를 타고
29일 설사병에 걸린 외로운 순례자의 불안
30일 눈물로 씨 뿌리는 자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31일 파란 우비, 숲에서 길을 잃길 꿈꾸다
32일 만나야 할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된다고 했던가
33일 나의 길은 조금씩 비굴해지고 있다
34일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35일 사실 아리랑을 살짝 연습해 보긴 했지
36일 꿈꾸듯이 이 길 위에 머물고만 싶다
37일 내 보물이 있는 곳에 내 마음도 있다
부록
엘까미노데산티아고 이야기
카미노 팁
서바이벌 스페인어
스페인 영화 이야기
나의 카미노
스페인
출판사 서평
평소 귀 얇다는 소리를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점원이 권하는 상품은 결코 사지 않는다는 저자도 우연히 만난 그 길에 홀려,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도보여행에 올랐다.
타고난 게으름으로 골방에 틀어박혀 앉아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는 강박에 이리저리 시달리며 미지의 세상을 꿈꾸는 것으로 숨통을 틔우는 저자는, 하고 많은 여행 중에 배낭을 짊어지고 마냥 걷기만 하는 길에 매혹 당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산티아고 가는 길>을 그저 단순한 도보 여행 코스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 길)는 남프랑스에서 시작해 스페인 북부의 갈리시아까지 약 800km에 달한다.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성 야고보의 스페인식 표기로, 성 야고보가 묻힌 곳이다. 중세시대부터 수많은 순례자들의 그의 발자취를 좇아, 걷거나 혹은 말을 타고 유럽을 관통하여 그 길을 갔다.
1989년 교황 바오로 2세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를 방문해 세인의 관심을 받게 되고, 거기다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세계인의 발걸음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 여행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우연히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저자는 단박에 그 길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저자는 결국 그 길 위에 서고 말았다.
한 달이 넘는 긴 기간을, 말도 잘 통하지 않을 스페인에서, 동반자도 없이, 연약한 아가씨 혼자서, 그것도 도보 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다니, 저자는 맹랑하기 짝이 없다. 물론 시나리오 작가인 저자에겐 이런 영화 같은 상황들이 더없이 즐거웠을 수도 있겠다.
동네 뒷산 하나 오르는 것도 버거워하던 내가 어쩌다 이 길에 이토록 매혹된 것일까? 엘 카미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본 순간, 반드시 저곳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으면 신체에 변화가 생기듯 머릿속도 가슴속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절로 성숙하는 줄 알았다. 나도 언젠가는 세상만사를 깨닫고 현명해지리라고.
그러나 나는 여전히 미성숙한 정신을 지닌 애어른일 뿐이었고, 그런 나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으니, "엘 카미노를 걷고 나면 인생이 변한다."라는 말에 홀딱 넘어간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 길이 나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내 머릿속에서 이스트 먹은 반죽처럼 마구 부풀어 오른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사람이 어떤 계기를 통해 크게 변모할 수 있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실전에 도입하는 나는 역시 제대로 유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이것 참,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좀 창피하구나. 하지만 계기가 무엇이든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이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니 유치한 것도 썩 괜찮은 일이다.
_9일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잖아” (89~90쪽)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여행
영화판에서 밥벌이하는 저자의 눈에 엘 카미노(길)에서 만나는 것은 모두 영화의 한 장면이다. 길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고는 어렸을 때 텔레비전에서 본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의 주인공 마리솔을 떠올리고, 안개에 잠긴 새벽길을 걷다가는 영화 <안개 속의 풍경>의 떠올린다. 또 길을 걷다 발바닥에 생긴 물집은 안소니 홉킨스를 닮은 아저씨가 따 주고, 영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 애드리안 브로디를 닮은 친절한 청년은 베개와 담요를 챙겨준다. 누가 영화쟁이 아니랄까봐 저자는 여행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줄줄이 영화에 빗댄다. 이건 뭐 마치 재미난 영화잡지를 읽는 기분이랄까.
계속해서 국도의 연속이다. 차는 거의 볼 수 없는 국도라 기분이 좀 묘하다. 흡사 문명사회가 끝장나 버려서 자동차라는 것이 모두 다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
난 이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처럼 홀로 느릿느릿 걸어간다. 어디론가 향하고는 있지만, 역시 가는 곳 역시 아무 곳도 아닌 것처럼. 마치 빔 벤더스(독일 영화 감독으로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등 감독)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다. 지금 야구모자만 하나 있다면 바로 「파리 텍사스」의 '트래비스'로 변신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처럼 휘청휘청 팔을 흔들며 걸어간다. _15일 “유령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140쪽)
꼭 이렇게 영화 속 장면을 상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큰 영화를 만드는 동네 언저리에서’시나리오를 쓰는 인물이니만큼 영화를 공부하는 다른 나라 순례자와 영화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어제 알베르게에서 알게 된 독일 애 크리스도 같은 테이블에 앉는다. 크리스는 무척이나 외모가 특이하다. 공상과학영화에 외계인 역으로 캐스팅된다 해도, 과연 적절하군, 하고 탄복할 것 같다.
크리스는 촬영감독이 되고 싶어서 영화학교에 다니는데, 독일 영화계가 너무 암담하여 자신의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현재 학교를 쉬고 이렇게 여행 중이라고 한다. 독일 영화계는 완전 할리우드의 밥이라고 한다. 기운이 쏙 빠진다.
난 크리스에게 '우리나라도 한때는 그랬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하는 기획력과 수많은 재능 있는 젊은 인력들로, 항상 밀리던 한국 영화가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 갔고, 급기야 할리우드 영화를 넘어서는 흥행의 힘이 생겼다' 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지만, 워낙에 짧은 영어 실력이라 음, 음, 그렇구나, 하며 고개만 끄덕여 준다.
_20일 “달콤쌉싸름한 한가을 밤의 알베르게” (179쪽)
미스 유니버스 대회의 미스 코리아스러운 시간들
세계 유명 여행지에는 꼭 구경해야 할 것, 꼭 먹어봐야 할 음식, 꼭 사진 찍어야 하는 건축물이 존재하고, 그래서 그것들이 빽빽이 적혀 있는 안내서와 그 모습을 담을 카메라가 중요하지만, 엘 카미노 위에선 단지 최선을 다해서 걷기만 하면 된다. 물론 그 먼 길을 묵언수행하며 홀로 걷는 것은 아니다. 길에서 만난 수많은 다른 나라의 순례자들과 나눈 대화와 우정은 이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다. (마치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대표가 합숙 기간에 세계 각국의 외국 대표들과 어울리면서 느낀 즐거움이 이런 게 아니었을까. 저자 역시 순례길에서는 ‘미스 코리아’로 불렸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테이블에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아 일기를 쓴다. 저녁을 먹는 사람들, 책을 읽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일기를 쓰는 사람들로 테이블이 복작거린다.
내가 노트에 끼적거리고 있으면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한참을 바라본다. 내 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마음 편한 일이다. 간혹 그들은 손가락으로 내가 쓴 글 중 단어 하나를 가리키며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한다. 순진한 호기심이 즐겁다. 글자가 정말 예쁘다고 다들 칭찬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기념으로 한글로 그들의 이름을 큼지막하게 하나씩 써 준다. 한글이 얼마나 예쁜지 나 역시도 새삼 놀라면서 가슴 뿌듯해진다.
_18일 “두근두근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169쪽)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엘 카미노의 매력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특별함은 그 역사적 유래나 코스 자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엘 카미노를 걷는 사람들은 누구나 순례자들끼리 주고받는 따스한 정에, 또 순례길에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격려에 감동한다.
순례자들은, 내 자식의 것이나 되는 양 다른 이들의 발을 들여다보곤 물집을 짜주고, 발을 마사지해준다. 또 20킬로그램이나 되는 배낭을 짊어지고 험준한 산을 오르면서도, 힘들어하는 옆 사람의 배낭을 지겠다고 자청한다.
또 이 길에서 만난 스페인 사람들은 어떠한가. 도로를 걸을 때 지나가는 차들은 경적을 울려 순례자를 고무하고, 순례길에 과일이나 빵을 놓아두는 고마운 선행을 베푼다.
마치 이 길을 걷는 자신이 굉장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끔 만드는 엘 카미노. 이렇게 특별한 여행이 어디에 또 있을까.
내가 양말을 벗고 있어서 그런지 다들 다가와 내 발을 살핀다. 내가 발이 아파서 이렇게 쉬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밴드가 더덕더덕 붙은 내 더러운 발에 자신들의 눈을 바짝 들이댄다. 그게 너무 싫어서 괜찮다고 발을 감추는데도 자신의 마사지 크림이나 오일을 꺼내서 바르라고 자꾸 권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것저것 몇 가지나 바른다. 사람들 무서워서 양말도 못 벗겠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내가 배가 고픈지, 갈증이 나는지, 아픈지, 외로운지 염려해 준다. 가끔은 궁금해진다. 이들이 원래 이토록 타인에게 애정과 관심이 많은 사람들인지, 아니면 엘 카미노가 이 길에 선 사람들을, 아니 최소한 이 길에서만큼은 저토록 따스한 사람들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_18일 “두근두근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166쪽)
빌 브라이슨의 뺨 때릴 재기발랄한, 미스 코리아
<엘 카미노 별들의 들판까지 오늘도 걷는다>는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떠오르게 한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800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을 걷는 꽤나 고달픈 여정 속에서 저자는 언제나 <나를 부르는 숲>의 브라이슨처럼 위트가 넘친다. 며칠 내내 놀랍도록 지겨운 허허벌판을 걸으면서도 저자는 우리를 즐겁게 안내한다. 저자의 쉼 없는 상상력과 글솜씨가 뿜어내는 환상적인 하모니 덕분이다. (마치 박민규가 쓰는 여행서가 이렇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넓은 평원이 안개 속에 잠겨 있다. 그 속에서 듬성듬성 흐릿하게 보이는 작은 나무들, 앞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개 속으로 잠기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흡사 테오 앙겔로폴로스(그리스 영화 감독)의 영화 <안개 속의 풍경>에 내가 들어와 있는 듯하다. 나무만 남은 안개 속에서 총소리와 함께 사라졌던 그 남매가 다시 나타날 것만 같다.
“태초에 어둠이 있었어. 그리고 빛이 생겼지.” 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듯한 환청에 빠져든다. (그리스 소녀가 한국말을 한다.)
그런 몽환적인 길을 계속 걷는데 안개 속으로 뭔가가 언뜻언뜻 보인다. 정말 누가 있나 싶어 가슴이 설렌다.
정체를 알 수 없어 두근거리는 맘으로 한참을 바라봤더니 소들이다. 좁은 길 양옆으로 수십 마리의 소들이 잠에 빠져 있다. 방울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기묘한 풍경이다. 흡사 달리의 그림이나 합성사진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너 말이야, 실수로 다른 차원으로 들어섰어. 여긴 평행 우주야.’라고 누군가가 얘기해 줘도, 역시 그랬군, 하고 납득할 것만 같다. _12일 “그들만의 세상, 안개 속의 풍경” (111쪽)
론세스바예스에서부터 걸어온 한 명의 한국인
론세스바예스를 출발한 후 37일 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그리고 엘 카미노에서의 마지막 미사를 드린다.
아마도 이 미사에 참석한 저자와 순례자들은 그런 기분일 것 같다.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을 없애 지구를 구한 <아마게돈>의 브루스 윌리스와 그의 동료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느낀 그런 벅참 감정. 아마 그 감동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만 같다. 이들은 몇 달 혹은 몇 년을 준비해 이곳에 왔고, 체력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완주해 자신의 목표를 이뤘으니까. 물론 꿈꾸듯 걸었던 이 길이 끝난 데 대한 아쉬움과 그동안 함께했던 사람들과 이별해야 하는 슬픔도 함께했겠지만.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이 오늘 이곳에 도착한 순례자들을 국가명으로 호명한다. 난 '론세스바예스에서부터 걸어온 한 명의 한국인'이라고 불린다. 코끝이 찡해지고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코레아노'란 말이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나를 포옹해 준다. 서로를 축하하는 포옹과 키스들. 오늘 도착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들 감격의 빛이 떠오른다.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내가 볼 수 없는 내 얼굴도 아마 저들과 같으리라. _37일 “내 보물이 있는 곳에 내 마음도 있다” (301쪽)
배낭을 메고 꿈꾸듯 이곳까지 걸어온 모든 이들도
이제 자신들의 도시로 돌아가 다시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갈 시간을 맞는다.
돌아가는 그들의 마음속 배낭에 무엇을 채웠는지는 각자만이 알 것이다.
*37일간의 긴 여행 일기를 읽으며 저자와 동행했기에 단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완주한 기분이겠지만, 저자가 느낀 감동에서 2% 혹은 98%가 부족할지도 모른다.
책의 마지막에는 엘 카미노 여행에 필요한 짐 꾸리는 법과 여행 팁, 숙소 정보까지 실었다. 이제, 당신 차례다.
기본정보
ISBN | 9788978891660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11월 30일 | ||
쪽수 | 334쪽 | ||
크기 |
128 * 188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길 위에서 만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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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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