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실제로 만화 캐릭터를 만들 때 우리의 머릿속에는 캐릭터 하나만 달랑 등장하지 않습니다. 캐릭터뿐 아니라 스토리가 조각조각 떠다니거나 캐릭터가 멋진 대사를 치고 빠지기도 하고, 굉장히 근사한 에피소드가 떠오르기도 하는 등 모든 게 동시다발적으로 머릿속을 채우지요. 그런 단편적인 생각들을 잘 엮어 캐릭터를 만드는 기법은 사실 어디에서도 자세히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이 문제부터 짚어보려고 합니다.
P.26, 「1-1 나름대로 캐릭터를 분류해보자」 중에서

일주일간의 캐릭터 일기를 쓰면 그 캐릭터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파악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는가?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가? 다닌다면 이동 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집은 어디에 있고 누구와 살고 있는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무얼 먹는가?’ 등이 있겠지요. 하나하나 촘촘히 적다 보면 그 캐릭터의 일상이 작가의 머릿속에서 선명해질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특히 소년 만화나 판타지 만화를 그리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소년 만화나 판타지 만화의 세계는 학원물 같이 우리가 쉽게 경험하는 공간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요.
P.60, 「1-4 갈등 있는 캐릭터를 깊숙이 파고든다」 중에서

여러분은 스토리의 중반에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할지 감이 오시나요? 말로 표현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한번 생각해봅시다. 프로 만화가는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체감적으로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만화 창작을 갓 시작한 사람은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사실 인트로, 절정, 후일담과 비교해 제 역할이 압도적으로 불명확한 파트가 바로 중반이기 때문이지요. 하물며 저는 중반을 ①, ②로 나눠서 진행하므로 분량이 전체 스토리의 5분의 2나 차지합니다. 제 경험상 중반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잘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완성한 만화에서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P.109, 「3-2 기승전결의 각 역할」 중에서

만화가는 모든 작업을 혼자 해내야 합니다. 프로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연출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기획이나 플롯 만들기 등과는 별도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반면 경험이 적은 만화가 지망생은 기획부터 연출까지 뒤죽박죽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작업이 복잡해지고 매우 높은 난도의 일이 되어 버립니다. ‘복잡한 작업은 철저히 분해해서 알기 쉽게!’ 이것은 만화 제작이나 창작뿐만 아니라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문명의 철칙입니다. 예를 들어 플롯을 바탕으로 콘티를 만들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연출 요소가 필요합니다.

P.138, 「4-1 페이지 구성ㆍ스토리 상자 만드는 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