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1: 어디서나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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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이재능은 1956년 경북 영덕의 두메산골에서 나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79년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전방에서 주로 복무하였으며, 진해 육군대학에서 3년간 고급장교들에게 전술학을 가르쳤다. 2006년에 장군 진급 후, 육군기계화학교장 등의 보직을 역임하고 2011년에 영예롭게 전역하였다. 현역 시절에는 부대 주변의 야생화를 즐겨 찾았고, 퇴임 후에는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자유로운 탐사활동을 하고 있다.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 등지의 생태계에는 각별한 관심을 쏟아 왔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인디카’(indica.or.kr)에서 활동하면서 지금은 그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중이다.
목차
- 01 언제나 어디서나
별꽃 12
시지푸스의 운명을 닮은 개쑥갓 14
봄까치에서 만난 구세주의 얼굴 16
쎄빠지게 꽃을 피워내는 주름잎 19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이름 애기똥풀 22
가녀린 괭이밥이 겪은 모진 시련 24
미심쩍은 이름 미나리아재비 27
산골 아이의 선악과 뱀딸기 30
고들빼기에 얽힌 어설픈 전설 32
아름다운 추억의 박제 토끼풀 35
본받아야 할 노랑이 벌노랑이 38
자유를 찾아 탈출한 개망초 40
인간의 오랜 동반자 질경이 43
잡초의 재발견 쇠비름 46
자리 짜던 할배와의 추억 자리공 48
고마운 잡초 까마중 51
고달픈 이름 등골나물 54
채근담의 주인공 명아주 56
방가지똥에 대한 생뚱맞은 생각 58
홍익인간의 모범 쑥 60
한련초의 여러 이름들 62
02 눈 녹은 산과 계곡
노루귀 66
두더지의 순애보 눈색이꽃 68
재치를 뽐내는 아가씨 변산바람꽃 71
결가부좌한 부처님의 모습 앉은부채 74
기나긴 밤들의 꿈이 아로새겨진 괴불주머니 76
언 땅에 피는 불꽃 붉은대극 79
고향을 잃어버린 꽃 모데미풀 82
중들의 신통력을 보여주는 중의무릇 84
맛이 아리고 가슴이 아린 나물 동의나물 86
내가 뽑은 군자 보춘화 88
억울한 이름을 얻은 개별꽃 90
우리나라에는 괭이눈이 없다? 93
위대한 미치광이들 96
처녀치마에 감춘 광복의 꿈 98
족두리가 먼저냐 족두리풀이 먼저냐 101
세 얼굴의 여인 얼레지 104
병의 근원을 신기하게 찾아내는 현호색 106
소박한 밥상에 어울리는 머위 110
추억의 빨간 주머니 금낭화 112
이른 봄의 아이리스 각시붓꽃 114
정육면체 모양의 꽃 연복초 118
매미꽃과 피나물 이름 유감 120
03 아지랑이 피는 들녘
꽃다지 124
광대나물과 인간의 오래된 싸움 126
봄맞이의 대표로 뽑힌 꽃 129
나물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조개나물 132
제비꽃 이름 제대로 알기 135
개 풀 뜯어 먹는 이야기 깽깽이풀의 유래 142
민들레의 이름에 대하여 144
태엽의 원조 꽃마리 147
아주 오래된 성냥개비 솜나물 150
해를 품은 꽃 양지꽃 152
곤궁함이 묻어나는 이름 벼룩나물 156
꿩 보러 다니시던 할매와 꿩의밥 160
산자고의 이름에 대한 오해 162
대지의 향기를 품은 냉이 164
반디지치와 긴수염줄벌의 위험한 관계 169
구슬붕이가 무엇일까? 172
솜방망이와 여러가지 방망이들 174
무덤가에 슬피 우는 여인 애기풀 178
고달픈 백성의 이름 뽀리뱅이 180
내 손자는 꼬부랑할미를 알까? 182
갈퀴의 죄를 대속하는 갈퀴의 형제들 184
04 신록의 계절에
은방울꽃 190
다윈을 기쁘게 한 앵초 192
나도수정초의 신비 195
뻐꾹채의 이름에 대하여 198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 200
조촐한 식물 둥굴레 202
배암차즈기와 곰보배추 205
야성미가 넘치는 엉겅퀴 208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 풀솜대 212
친구가 새삼 고마워지는 이름 지칭개 214
씀바귀의 잎이 바소꼴이라는데… 216
벌깨덩굴의 아름다운 삶 219
백선이 봉황삼으로 둔갑한 사연 222
그리운 사람의 모습 은난초 224
장하고 대견하다 장대나물 227
우산이 없던 시절의 추억 우산나물 230
골무꽃이 전하는 감투할미 이야기 232
해학이 넘치는 우리 꽃 이름 할미밀망 236
꿀풀의 이름을 얻어 쓴 제비꿀 238
농부들의 엄친아 수영 240
멋진 첫 남성 두루미천남성 243
늦봄부터 초여름에 피는 꽃들 246
05 한여름의 술과 들
비비추 252
나리 중의 나으리라는 참나리 254
무일푼으로 자수성가한 타래난초 258
장닭을 닮은 닭의 애비 닭의장풀 260
까치수염인가, 까치수영인가? 263
귀신도 울고 간다는 하늘타리 266
조물주의 미완성 작품 나나벌이난초 268
물레나물 앞에서 271
신비의 홀아비 식물 왕과 274
파리끈끈이의 원조 파리풀 276
꿩의 다리는 머리에 붙어 있다 278
꿀풀과의 우등생 석잠풀 281
고삼, 나는 도둑놈이로소이다 284
추억으로의 긴 여행 박주가리 286
어머니의 뜰에 심었던 꽃 원추리 289
상여 위에 올라탄 꼭두서니 292
소나무를 닮은 솔나물 294
무서운 이름 구릿대 296
역사적 러브스토리에 등장하는 마 299
유년의 추억으로 가는 이정표 짚신나물 302
큰제비고깔의 놀부심술 304
06 여름과 가을 사이
달맞이꽃 308
마타리와 마타하리 310
언제나 우리 곁을 지켜온 박하 313
파브르의 목숨을 구한 쐐기풀 316
익모초에게 배운 고진감래 318
담배풀에서 피어나는 담뱃대의 역사 321
산비장이가 벼슬을 받은 까닭 324
산삼보다 더 좋다는 약초 하수오 326
이질풀과 쥐손이풀 329
절굿대를 닮지 않은 절굿대 332
암까치깨를 잃은 홀아비 수까치깨 334
사라진 빈대, 남은 땅빈대 337
아주 오래된 이름 멸가치 340
소경불알과 더덕 342
기억할 수 없는 그 모습 며느리밥풀 345
미친년 치맛자락 같다는 왕고들빼기 348
콩인지 팥인지도 모르면서… 351
두상화서의 원조 중대가리풀 354
차풀과 자귀풀 구별하기 356
야화식물 어저귀 358
이름만 짚어보고 가는 8월의 꽃들 361
07 가을에 피는 꽃
유홍초 372
산국과 감국 374
고절한 선비의 초상 구절초 376
개미취 이름의 유래를 찾아서 378
뚱딴지 삼대가 뚱딴지의 씨를 말리다 382
고전의 향기를 간직한 삽주 384
가난한 불쟁이의 딸 쑥부쟁이 386
나를 홀린 진득찰과 도깨비바늘 391
모든 취들의 두목 수리취 394
조물주의 선물 장구채 397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 400
산에는 산부추, 강에는 강부추 402
투구꽃 가문의 헷갈리는 이름들 405
놋젓가락나물이 전하는 슬픈 역사 408
수크령과 암크령 410
바다를 건너간 쇠무릎 412
쓴맛이 나는 자주쓴풀과 쓰지 않은 개쓴풀 414
용담, 누가 용의 쓸개를 맛보았을까? 416
어처구니를 닮은 바위솔 419
공단풀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 422
돼지풀의 끝나지 않은 전쟁 424
작은 거인 좀딱취 426
꽃이름 찾아보기 428
책 속으로
산골 아이의 선악과 뱀딸기
뱀딸기 Duchesnea indica (Andr.) Focke
풀밭이나 논둑에서 자라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덩굴이 옆으로 뻗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린다.
4∼10월 개화. 뱀이나 벌레에 물렸을 때 열매의 즙을 약용한다.
[이명] 배암딸기, 큰배암딸기, 홍실뱀딸기
어릴 적에는 뱀딸기를 자주 따먹곤 했었다. 그 때의 맛은 달작지근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 요즘 먹어보면 달지 도 않고 밋밋하기만 하다. 필 시 혀가 사치스러워진 탓이 리라. ‘뱀딸기’는 뱀이 먹는다 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지만, 뱀이 이 열매를 먹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중국 이름이나 한약재로 쓸 때 이 풀을 ‘사매(蛇梅)’라고 하며, 열매의 즙이 뱀이나 벌레에 물린 데 약이 된다고 한다. 뱀딸기는 뱀이 다닐만한 논둑이나 풀밭에 살면서 뱀처럼 땅을 기는 줄기를 길게 뻗어가면서 자라니 이래저래 이 풀은 뭔가 뱀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뱀딸기는 뱀이 겨울잠을 자고 나오는 봄에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땅속으로 들어가는 가을까지 오랫동안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정말 뱀처럼 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식물이다. 뱀딸기의 개화 기간은 쥘 르나르(Jules Renard)의 뱀이라 는 시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뱀 / 너무 길다.
세상에서 ‘제일 짧다’는 이 시는 ‘너무 길다’이다.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먹 은 후 시작된 인간의 죄가 뱀처럼 길게 수만 년을 이어지고 있다는 메시지일 까. 나의 죄는 뱀딸기를 따먹었을 때 시작된 지도 모른다. 먹으면 배탈이 난다 는 금단의 열매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뱀이 잘 다니는 풀밭에 함부로 들어 갔 다가 자칫 뱀에게 물릴 것을 염려한 금기였을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몽글몽 글 먹음직한 빨간 사탕 같은 열매는 먹을 것 없었던 산골 아이에게 참기 힘든 유혹이었다.
서너 살 쬐끄만 입술에 빨간 물을 묻히고서도 먹지 말라는 뱀딸기를 왜 먹 었냐는 꾸지람에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을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고들빼기에 얽힌 어설픈 전설
고들빼기 Crepidiastrum sonchifolium (Bunge) Pak & Kawano
산과 들에 나는 국화과의 한두해살이풀. 높이 80cm 정도. 줄기는 적자색, 줄기에 나는 잎은 계란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밑이 넓어져서 줄기를 감싼다. 5~10월 개화. 어린잎은 나물이나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이명] 좀고들빼기, 씬나물
옛날에 한 마을에 살던 고씨 형제와 백씨, 이씨, 이렇게 네 사람이 산삼을 캐러 높고 깊은 산에 갔다가 그만 길을 잃었다. 그들은 며칠 동안 이름 모를 풀로 굶 주림을 달래며 간신히 길을 찾아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일 이후로 그 풀 은 길을 잃었던 네 사람의 성을 따서 ‘고 둘, 백, 이’라고 불리다가 ‘고들빼기’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전설은 그냥 이야기로 재미있게 듣고 넘기면 그만이지만, 이 고들빼기의 전 설은 꾸밈새가 어설프다. 깊은 산중에서 고들빼기를 만났다는 대목이 그렇다.
고들빼기는 들녘이나 낮은 산자락에 사는 풀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을 ‘토박이’라고 한다면, 고들빼기는 들녘 에 사니까 ‘들박이’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쓸 고(苦)’에다가 ‘들박이’ 를 붙여서 ‘고들빼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즉 ‘들판에 사는 쓴 맛의 풀’이라는 뜻이 된다. 고들빼기는 적당하게 쌉쌀한 맛으로 식욕을 돋우 므로 요즈음도 고들빼기김치로 만들어 즐겨 먹고 있다.
고들빼기는 5월부터 10월까지 무려 여섯 달 동안이나 꽃을 피운다. 이렇게 오랫동안 꽃이 피는 식물은 우리나라에 사는 수천 가지 식물 중에서 열 가지를 넘지 않는다. 봄부터 가을까지 들녘과 낮은 산자락에는 고들빼기와 비슷한 노 랗고 작은 꽃들이 연달아 피기 때문에 한 꽃이 이렇게 오래 피고 지는 것을 모 르고 지날 뿐이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것들에 대한 무심함이 또 이와 같지 않을까. 늘 함께 하는 가족, 있는 듯 없는 듯한 친구와, 늘 숨 쉬는 신선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 그리고 이루 손꼽지 못하는 존재들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오늘을 무심하게 살고 있지나 않은지….
출판사 서평
꽃나들이(꽃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총 1,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의 종류, 서식지, 어원 등을 표현하는 글귀는 직접 그 꽃을 보는 것 마냥 실감나게 표현한다. 1권은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을, 2권은 장소에 따라 피는 꽃들로 분류하였다.
들꽃은 우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인문적(人文的)인 아주 새로운 시선의 꽃 이야기가 우리 앞에 우뚝 나타난 것이다.
우리 들꽃이 제대로 대접을 받는 세상이 열리리라는 기대가 부푼다. 이 책에 나온 수많은 들꽃들이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88976682055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8월 24일 |
쪽수 | 440쪽 |
크기 |
150 * 210
* 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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