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불교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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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들어가는 말 4
제 1 장 │ 유식의 의미
01.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마음먹기 나름? 22
02. 오직 마음만 있고 대상은 없다[唯識無境] 25
1.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 25
2. 세상은 마음이 만들었다 29
3. 왜 오직 식뿐이고 대상은 없다고 하는가? 31
4. 유식 논사들의 주장에 반문해 본다 34
제 2 장 │ 식이 전변한 세상 [식전변]
01. 식이 나타낸 아(我)와 법(法) 50
1. ‘보는 나’가 있고 ‘보이는 세상’이 있다. 50
2. 아와 법은 식이 그럴 듯하게 나타낸 것 53
3. 나에 대한 집착[我執], 법에 대한 집착[法執] 56
4. 무아(無我)와 윤회 60
5. 유식(唯識)과 법공(法空) 63
6. 부파불교에서도 법공을 이야기한다? 66
02. 아와 법을 나타낸 식 70
1. 세 가지 능변식[삼능변식] 70
2. 두 종류의 능변, 종자와 식 72
제 3 장 │ 첫 번째 능변식, 제8식
01. 제8식이 등장하는 이유, 상식으로 생각하기 76
02. 제8식의 여러 가지 이름 80
1. 첫 번째 능변식의 세 가지 모습 80
2. 위치에 따른 제8식의 여러 이름 84
03. 종자와 훈습 87
1. 종자와 훈습, 그리고 현행 87
2. 본래 있는 종자, 새롭게 생긴 종자 91
3. 종자의 조건[種子六義] 95
4. 소훈과 능훈의 조건 97
04. 이숙식의 대상[소연]과 요별 작용[행상] 102
1. 이숙식의 대상[소연] : 기세간, 종자, 유근신 103
2. 이숙식의 요별 작용[행상] : 견분 108
05. 아뢰야식은 폭류처럼 흐른다 111
06. 제8식이 있는 이유, 증명하기 115
1. 경전 말씀에 의한 증명[敎證] 116
2. 이치에 의한 증명[理證] 125
제 4 장 │ 두 번째 능변식, 제7식
01. 제7식이 등장하는 이유, 상식으로 생각하기 138
02. 제7식이 제8식을 나[我]라고 헤아리다 142
1. 제7식의 이름 143
2. 제7식의 특징은 헤아림[사량] 144
3. 제8식에 의지하고 제8식을 헤아리다 146
03. 제7식은 번뇌와 함께한다 148
04. 집착하는 제7식이 사라지는 단계 152
1. 염오 말나식의 단멸과 조복 152
2. 수행 단계에 따른 제7식의 여러 모습 154
05. 제7식이 있는 이유, 증명하기 160
1. 경전 말씀에 의한 증명[敎證] 160
2. 이치에 의한 증명[理證] 163
제 5 장 │ 세 번째 능변식, 전6식
01. 전6식, 요별경식의 모습 172
1. 전6식의 이름 173
2. 전6식은 대상을 요별한다 175
3. 전6식과 선·악·무기의 성품 175
02. 전6식의 일어남과 사라짐 177
1. 전6식이 일어날 때 178
2. 전6식이 일어나지 않을 때 180
3. 8식이 동시에 일어남의 여부 183
03. 심소법의 의미와 분류 185
1. 심소법의 의미 186
2. 심소법의 분류 188
제 6 장 │ 세상의 모습 [삼성과 삼무성]
01. 유식과 삼성 196
1. 변계소집성 198
2. 의타기성 200
3. 원성실성 207
4. 유식과 삼성의 관계 213
02. 유식과 삼무성 215
1. 삼성과 삼무성 215
2. 유식성으로서 승의무성 220
제 7 장 │ 대승 보살의 길
01. 보살의 수행 단계 224
02. 수행의 다섯 단계[五位] 228
1. 자량위 228
2. 가행위 231
3. 통달위 234
4. 수습위 237
5. 구경위 245
글을 마치며 260
책 속으로
‘유식무경, 오직 식만 있고 (바깥) 대상은 없다’에서 ‘없다’는 말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뜻이다.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을 없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내가 세상을 인식하는 순간,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덧칠한다. 내 생각을 통해서만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 세상을 본다’ 또는 ‘내가 인식한 대로 세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성립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본 것이 그대로 있다고 여긴다.
-본문 28쪽에서
사실 ‘세상은 내가 보는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내용을, 앞에서 인식의 측면에서는 그런 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유식무경의 가르침은 이러한 인식의 측면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계속 언급한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 즉 내가 본 것은 세상 자체가 아니라 내가 본 세상이다’이라는 말은, 내가 인식하기 전의 세상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식무경’의 가르침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인식하기 전의 세상도 또한 마음이 만든 것이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마음을 떠나서 결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다 마음이라고, 다시 말해 만법유식(萬法唯識)이라고 설명한다. 이 점이 대승불교와 다른 가르침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여기서 다른 가르침에는 부파불교 등도 포함된다.
-본문 29쪽에서
평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나 유식무경(唯識無境) 또는 만법유식(萬法唯識) 등을 대할 때, 나름대로 이해한다. 그러나 ‘마음이 세상 자체를 만들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결코 쉽지 않다. 세상에 마음이 세상을 만들었다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유는 여럿 있다. 그 가운데 ‘마음’을 세상을 인식하는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 정도의 상식에서 이해하는 점도 있다. 그런데 일체유심조 등에서 마음은 의식 등을 포함해서 또 다른 식을 말한다. 그것은 유식사상에서 등장하는 제8식·제7식이다. 어디선가 들었을 아뢰야식 또는 말나식 등이다. 그 가운데 제8식이 근본식으로서 세상을 드러나게 하는 근본적인 마음이다.
-본문 29쪽에서
예리한 질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 마음이 대상[所緣]이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마음은 인식주체와 바로 마주치는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손으로 사과를 잡거나 태양 빛을 볼 때는 직접 마주친다. 반면 타심통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직접 볼 수 없다. 참고로 직접 마주치는 대상을 전문용어로 친소연(親所緣)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본질로서 그 너머에 있는 대상을 소소연(疎所緣)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식이 일어날 때는 식 자체에서 보는 쪽인 견분과 보이는 쪽인 상분으로 나눠진다. 타심(他心)을 아는 식이 일어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 마음이 아니라 다른 사람 마음[소소연] 앞에 덧칠된 상분[친소연]을 본다. 그 상분은 다른 사람 마음과 비슷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거울에 비친 사과를 보는 경우와 같다. 사과를 직접 본 것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사과를 본 것처럼, 다른 사람 마음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거울에 나타난 다른 사람 마음을 본 것이다.
-본문 44쪽~45쪽에서
출판사 서평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마음먹기 나름?
유식사상에 대해 생각할 때 보통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아마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일 것이다. ‘일체유심조’는 분명한 뜻도 모르고, 출처도 모르지만 일반사람들도 흔히 사용하는 일상용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일상적으로 ‘마음먹은 대로’ 혹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곤 한다. 사실, 「화엄경」의 한 구절인 ‘일체유심조’는 유식사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말로, ‘만법유식’과 같은 의미이다.
일체유심조와 만법유식, 즉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고[一切唯心造] 오직 식뿐[萬法唯識]임을 밝히는 것이 유식사상이다. 마음에 의해 펼쳐진 이 세상은 인연화합에 의해 드러난 것인데, 사람들은 ‘보는 나’와 ‘보이는 세상’이 마음 밖에 실제로 있다고 집착한다. 이렇게 집착된 세상은 결코 있지 않다. 그러나 인연화합에 의해 마음으로부터 언제나 펼쳐진다. 즉 유식사상은 이 세상이 단지 우리 마음의 현현일 뿐 결코 우리가 본 대로 있지 않음을 밝혀낸다. 언뜻 보기에는 쉽지만, 하나씩 따져보면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상식에 의문을 품기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고 있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는 ‘일체유심조’를 풀기 위해 불교공부를 시작하였고, 20여 년의 공부 끝에 그 답을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그 동안의 ‘공부(工夫)’를 회향하고 싶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그런 저자이기에 이 책 「유식불교의 이해」는 철저하게 독자의 입장에 서 있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에서 출발하여 그 상식에 의문을 품고 하나씩 헤쳐가면서 유식(唯識), 즉 유식무경(唯識無境)의 원리를 차근차근 풀어가고 있다.
오직 마음만 있고 대상은 없다[唯識無境]
유식사상은 유식무경(唯識無境), 즉 오직 식만 있고 대상은 없다는 말로 대표된다. 유식무경의 ‘식(識)’은 일체유심조의 심(心)과 같은 뜻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즉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는 말이나 ‘오직 식만 있고 대상은 없다’는 말은 같은 뜻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었기’ 때문에 ‘오직 식만 있고 대상은 없다.’
왜 세상의 상식과 다르게 오직 식만 있고 대상은 없다고 할까? 유식무경(唯識無境)에서 무(無), 즉 ‘없다’는 말은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세상은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뜻이다.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을 없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처럼 그렇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내가 세상을 인식하는 순간,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덧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생각을 통해서만 세상을 볼 수 있다.
‘유식무경’은 인식의 측면에서 결코 그치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인식하기 전의 세상도 마음이 만든 것이고, 뿐만 아니라 마음을 떠나서는 결코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식된 것이나 인식되기 전의 것이나 모두 마음이 만들고 마음속에 있다. 즉, 내 마음이 만든 세상을 내 마음이 보는 것이다.
「성유식론(成唯識論)」에 나타난 유식무경의 이치
이러한 유식사상을 펼친 유가행파의 시조는 미륵 보살이지만, 사상적 체계는 세친에 의해 완성되었다. 세친은 「유식삼십송」에서 식전변설을 수립하여 유식무경의 이치와 8식의 존재 양상 및 인식 성립의 역학적 구조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유식삼십송」은 30송의 게송만 있을 뿐 자세한 풀이는 없다. 이후 많은 논사들이 「유식삼십송」에 주석을 하였는데, 그 가운데 뛰어난 이들을 십대논사라고 하였다. 친승(親勝), 화변(火辨), 덕혜(德慧), 안혜(安慧), 난타(難陀), 정월(淨月), 호법(護法), 승우(勝友), 최승자(最勝子), 지월(智月)이다.
유식학의 중심지였던 인도 나란다 대학에서, 호법의 제자인 계현(戒賢)에게서 수학하였던 당나라 현장 법사는 이들 십대논사의 주석서를 모두 가져왔지만, 각각 따로 번역하지는 않았다. 그 대시 호법의 학설을 중심으로 하고, 다른 논사들의 학설은 참고로 선택하여 하나의 논서, 즉 「성유식론」 10권으로 편집하여 번역하였다. 이 「성유식론」에는 인도 유식학의 사상적 절정기의 면모가 집대성되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전까지 중국에서 보리류지의 「십지경론」 번역에 의해 지론종이 형성되었고, 진제의 「섭대승론」 번역에 영향을 받아 섭론종이 형성되어 논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유식론」을 소의경전으로 하여 법상종이 일어난 후부터는 호법의 해석을 정통 유식설로 중요시하게 되었고, 신라와 일본 등 동아시아 전체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성유식론」이 번역된 이후 동아시아 유식사상계의 중심에는 「성유식론」의 가르침이 자리하고 있다. 이 책 「유식불교의 이해」에서는 「성유식론」을 중심으로 유식무경의 이치를 오늘날의 언어로 자세하게 풀이하였다.
● 글을 마치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었다는 가르침이 궁금하였습니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20년 전 대학원에 입학해서 불교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연구실 책상에 엎드려 잠시 쉬고 있는데, 한 선배가 다가와서 「성유식론」을 함께 공부하지 않겠냐며 스터디 그룹 동참을 권유하였습니다. 나도 모르게 “고맙습니다.”라며 한 약속이 3년이라는 세월 동안 저를 유식의 넓고 깊은 바다로 안내하였습니다.
쉬운 여정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한문을 한글로 옮겨 읽을 뿐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전공이 유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무늬만 유식 전공이라고 말하였습니다. 10년이 지난 시점에는 큰 좌절도 맛보았습니다. 10년 동안 공부했는데도, 유식사상에 대한 제 생각을 조금도 나타낼 수 없는 제 자신이 안타까웠습니다. 좌절하였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여기저기 선지식을 찾아서 배움을 청하기도 하고, 경전과 논서를 보면서 참구하기도 하고, 대중과 함께 공부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10년이 지난 이 시점, 이제 조금이나마 대중과 함께할 이야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식사상은 너무나 어렵다고 합니다. 호기심으로 잠시 다가왔다가 오래지 않아 떠나 버립니다. 유식사상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불교 교리가 다 어렵습니다. 불교 용어가 너무 생소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불교가 어렵다고도 합니다. 물론 그런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가 어렵게 다가오는 더 큰 이유는, 사고의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틀이 바뀌지 않으면, 고유한 불교 용어를 쉬운 다른 말로 풀이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집니다. 사고의 전환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의문이 결국 부처님 가르침으로 향해 바르게 나아가는 뗏목이 됩니다.
이 책에서 지난 20여 년의 의문을 실마리 삼아 유식사상을 하나하나 풀어 보았습니다. 대중 강의에서 느꼈던 대중의 요구를 반영하여 최대한 풀어쓰고자 하였습니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습니다. 쉽게 풀이하려고 하였지만, 내용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기에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에 유식사상의 모든 내용을 다 담지는 못했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하였다는 점에서 유식 전공자로서 숙제 하나를 해결한 느낌입니다. 이 책을 펼친 첫 느낌으로 어렵다거나 아니다거나 판단하여 책을 덮지 마시고 찬찬히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분명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의 바탕인 된 「성유식론(成唯識論)」은 ‘유식을 이룸에 대한 논’이라는 뜻입니다. 유식을 이룸’이란 열반과 보리를 얻는다는 말입니다. 또한 유식의 도리를 나타내어 매우 맑고 청정하게 하기 때문에 「정유식론(淨唯識論)」이라고도 합니다. 혹 필자의 글이 ‘유식을 이룸’과 ‘유식의 도리를 나타내어 매우 맑고 청정하게 함’에 누가 되지 않았는지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유식사상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학원에서 유식 공부를 시작한 지 약 2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부족한 제자를 지금까지도 지켜보고 격려해주시는 오형근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여태 걱정만 끼쳐드리고 반듯하게 제자 노릇을 못한 점,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학자와 강사의 길에서 늘 하심(下心)하라는 가르침을 주신 목정배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 책의 출간을 허락해주신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을 비롯하여 불광사 사부대중의 은혜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끝으로 어려운 유식 강의에 동참하신 모든 분께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56년(2012년)
따뜻한 봄에
목경찬 두 손 모음
<책속으로 추가>
이때 식이 있다는 말은 ‘홀로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인연으로 일어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유식(唯識)이라는 말도 식만 홀로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식에 의해 드러난 삼라만상을 전적으로 없다고 부정하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오직 식이 있다’는 말은 식을 떠나서 경(境)이 실유하다는 헛된 집착을 버리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문 65쪽에서
앞에서 전6식을 설명하면서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하였다. 그렇듯 결여된 역할을 제8식이 담당한다. 우선 “생사윤회와 관련하여 연속성을 담보할 무엇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은 이숙식이라는 이름에서 그 역할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삶의 흔적을 간직할 무엇인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하는 부분은 아뢰야식, 또는 일체종자식이라는 이름에서 그 역할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인가 ‘나’라는 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은 아뢰야식 가운데 ‘집장’의 의미에서, 그 역할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제8식이 ‘나’는 아니다. 제7식이 제8식을 그렇게 집착할 뿐이다. 이는 나중에 제7식이 등장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된다. 강조하지만, 제8식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유식사상에서 ‘아’를 세웠다고 말하지 말라. 무조건 언어에 빠져 단정하지 말고 제8식이 왜 등장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를 바란다.
-본문 83쪽~84쪽에서
‘모든 것은 식이 만든다’는 말에서 근본이 되는 식이 바로 제8식이다. 제8식 가운데 있는 종자가 현행한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기세간(器世間)이라고 한다. 즉 이숙식[제8식]이 종자[共相種子]의 성숙한 힘으로 말미암아 기세간의 모습을 변화하여 비슷하게 나타낸다. 그런데 이 기세간은 나 혼자 펼친 세상이 아니다. 이 부분 또한 중요하다. 이 땅에 있는 모든 유정이 나타낸 세상이다. 비록 모든 유정이 나타낸 세상은 각각 다르지만 모습이 서로 비슷하여 기세간이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많은 촛불이 모여서 방안을 밝힐 때 밝은 공간이 하나로 드러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내가 이 땅에서 사라지더라도 다른 유정들에 의해 기세간은 그대로 유지된다. 비유하면, 수많은 촛불이 큰 방안을 밝히고 있다가 촛불 하나가 꺼지더라도 그 방은 여전히 밝은 것과 같다.
-본문 106쪽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74797676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3월 20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53 * 224
* 20
mm
/ 48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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