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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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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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매일경제 > 2011년 8월 3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최덕규
저자 최덕규는 1950년 4월 경남 합천군 가야면 황산리에서 태어나 거창 대성고등학교, 가야대학교 경영학과, 가야대학교 국제통상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 농협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1973년 12월 농협 공채 1기로 가야농협에 입사하여 묘산농협, 율곡농협, 야로농협을 거쳐 1990년 3월 민선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현재까지 가야농협 조합장으로 일하고 있다. 합천청년회의소(JC) 회장, 합천북부라이온스클럽 회장, 국제라이온스 365J지구 부총재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가운데 1994년 3월 농협중앙회 대의원을 시작으로 농민신문사 감사, 경남농협인사업무협의회 의장, 농협자산관리회사 이사, 농협중앙회 감사위원, 농협중앙회 개혁위원, 농협중앙회 신경분리위원을 역임하였고, 현재 경남도농협운영협의회 의장, 농협전국·파프리카협의회 회장, 농협수출협의회 회장,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중앙위원회 공동위원장,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1988년 농림부장관상, 2003년 석탑산업훈장, 2011년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하였다.
목차
- 책을 내며 새로운 길 앞에 서서 … 4
제1장 농민을 위한 일꾼이 되어라
땅은 사람의 근원이란다 … 13
똥이 향기로워야 하는 거야 … 20
땅을 네 몸같이 여기고 공부하거라 … 25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거라 … 32
젊음의 시간을 바친 보물 … 37
할머니가 맺어준 운명 … 44
왜 공무원이 되려고 하세요? … 50
이게 농협이야? … 56
제2장 신세계에서 나를 만나다
다르게 들어온 새로운 세상 … 63
사람이 실수도 해야 사람인 게지 … 68
농협은 무한대로구나! … 75
마음이 있는 곳에 길이 있지요 … 80
사람들을 가슴으로 품어 안으세요 … 85
이참에 세상을 돌아보시구려 … 91
내가 바로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 97
촌놈이 분수를 알아야지! … 102
제2의 고향 율곡 … 109
하늘이 내리신 사명 … 116
제3장 희망의 꽃을 피우다
인생을 걸고 명령에 답하리라 … 125
농민의 천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 130
조합장, 밤길 조심해! … 134
주인을 섬기는 공동체 … 139
아이들이 떠나지 않는 이상향 … 144
우리가 아니면 누가 알겠소 … 154
우리는 평등한 주인이다 … 161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산다 … 166
제4장 나는 매일 거울 앞에 선다
자식도 못 하는 걸 자네가 해주는구먼 … 175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 180
모르시는 말씀, 1분 1초도 아까워요 … 186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 194
애농(愛農)이 나의 삶이고 미래다 … 200
젊은 농협인들에게 … 205
내 반드시 당신을 탄핵하고 말겠소! … 211
희망의 빛을 안겨줄 토종은행 … 217
발걸음이 가벼운 사람 … 224
글을 맺으며 내가 꿈꾸는 세상 … 229
출판사 서평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초심을 지키려면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마음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뒷모습도 당당하다. 정상에 올라 내려올 때도 올라갈 때와 똑같이 나비와 꽃을 즐거이 볼 수 있고, 불어오는 바람과 맑은 햇살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나는 역사에 실패자로 기록되고 싶지 않다. 아니, 거창하게 역사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내 인생의 실패자가 되고 싶지 않다. 어두운 골목길을 초라한 뒷모습으로 비틀거리며 걷고 싶지 않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나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밝은 길을 당당하게 걷고 싶다.”
- 본문 ‘발걸음이 가벼운 사람’ 중에서
새로운 길 앞에 서서
보릿고개 세대의 막둥이로 태어나 지금껏 고향을 지키며 살았다. 신의(信義) 하나를 생명처럼 여기면서 앞만 보고 달려와 보니 어느덧 이순(耳順)을 넘어섰다. 그 시간의 대부분을 나는 농협과 함께 했다.
혈기만 믿고 겁 없이 달려들었던 20대 초반부터 오직 한 길만 걸어온 40년 농협 인생은 행복했다. 간판만 있고 사업은 없었던 가야농협을 최고의 조합으로 만든 시간들, 파산 직전의 터전을 하나 된 마음으로 살려낸 순간들, 떠나는 농촌을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면서 겪었던 시련들,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가시밭길을 나는 ‘안 된다는 부정보다는 된다는 긍정’으로 청춘을 바쳐 개척했다.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면, 나는 참 축복받은 사람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기 때문이다. 처음 농협에 발을 들였을 때 부족한 나를 이끌어준 선배님들과 동료들, 40년을 한결같이 ‘한 우물 정신’을 이어올 수 있도록 지도 편달해 주신 1,600여 조합원과 지역민들, 중앙회와 지역본부, 군지부 선후배님들, 내가 만난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는 힘이었고, 그 힘이 원천이 되어 농협운동가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 나는 지나온 날들이 아름답고 빛나는 시절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시절들을 돌아보며 기록한 나의 이야기다. 1장은 농민을 위한 삶을 살겠다는 꿈을 키워가던 이야기 몇 가지를 담았다. 2장은 내 삶의 터전인 가야농협에서 농협인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3장은 민선 1기 조합장으로 취임하여 가야농협을 일으켜 세운 이야기를, 그리고 4장은 일상의 기쁨과 중앙회 이사로 활동하며 느낀 단상 몇 가지를 담았다. 이렇게 책을 내는 것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성찰함으로써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새롭게 그려보기 위해서이다. 아무쪼록 이 책에 담은 글들이 읽는 이들에게는 한 사람의 생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새로운 길 앞에 서 있다. 개혁이란 깃발을 달고 세계화의 파고 속에 거친 바다로 나아가는 ‘농협’이라는 배가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농민의 천국에 무사히 닿을 때까지 남은 생을 바쳐야 하는 역사 앞에 서 있다. 나는 믿는다. 갈수록 어려워가는 환경에서도 우직하게 지역경제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일선 농협들과 절망보다는 희망으로 생명의 땅을 일구고 있는 농업인 조합원들의 간절한 바람이 꽃을 피워 반드시 새 역사를 창조하리라는 것을. 나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국민과 농업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마음으로 죽는 날까지 농민과 함께 고락을 나누며 새 역사 창조에 함께 할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협동조합의 이념과 정신을 실천하면서 사랑하는 농민들과 오순도순 형제의 우의를 나누며 영원한 농협운동가로 살 것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하신 부모님에게 감사드린다.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사셨던 부모님은 나에게 농민을 위한 삶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셨다. 부모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나는 농협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숱한 나날 나를 위해 희생한 아내의 사랑은 죽을 때까지 갚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큰딸 윤정이와 사위 재환, 작은딸 현정이와 사위 동철, 국책연구소 연구원으로 소임을 다하고 있는 아들 현장과 며느리 이화, 늘 감사의 마음으로 살고 있는 우리 가족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애써주신 매일경제신문사와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올 수 있게 마음으로 성원해준 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가 꿈꾸는 세상
우리 조합은 공동체 행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공동체 행사를 통해 우리는 하나로 얼싸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월 초하루마다 하는 해맞이 행사를 비롯해 풍년기원제, 새농민대회 등 행사를 많이 하는데, 그때마다 조합원들과 지역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참여한다. 행사를 할 때는 준비를 철저히 한다. 정월대보름에 하는 풍년기원제 같은 경우는 보통 천 명 이상 참여한다. 어떨 때는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2천 명이 넘을 때도 있다. 조합 행사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지역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행사를 준비할 때부터 많은 신경을 쓰는데, 달집을 태우며 액운을 몰아내고 한바탕 마을 잔치를 푸짐하게 치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잔치가 끝나도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뿌듯한 마음에 즐겁고, 더 많은 잔치를 마련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정월 초하루에 하는 해맞이 행사는 우리 조합의 시무식이다. 시무식을 해맞이로 한 지는 벌써 15년이 되어간다. IMF 외환위기 때부터 시작했는데, 이 역시 이제는 지역민의 잔치가 되었다. 어느 조합이고 예전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이 가장 바쁜 날이었다. 결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정이 넘어 퇴근하는 것이 다반사였고, 결산이 안 되면 늦은 밤까지 농가를 방문하는 등 어떡하든 결산 마감을 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종무식과 시무식은커녕 새해가 밝아도 시작이란 게 없었다. 새해 첫 날을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며 맞아야 하는 풍경은 나도 그렇고 직원들도 바라는 모습이 아니었다. 어느 누가 정월 초하루를 일하면서 맞이하고 싶겠는가.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해맞이 시무식이다. 지나간 해는 야무지게 정리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 이런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매화산 남산제일봉에 올라 해맞이를 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청량사에서 오르면 2시간 정도 걸리고, 해인사관광호텔에서 오르면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오르기도 맞춤했다. 지금은 가야산과 잇닿은 북두산에서 한다. 시무식으로 시작한 해맞이는 지역민들의 공동체 행사가 된 지 오래다. 직원들만 참여했던 시무식이 가족들까지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하여 이제는 마을 잔치가 되었다. 우리는 새해 첫 해를 바라보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떡국을 나누어 먹으며 소망을 빈다. 마을의 안녕을 빌면서 화합을 다지는 해맞이를 마치고 나면 한 해가 다 우리 것만 같다. 무엇보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산길을 오르는 것이 좋다. 해맞이를 하려면 새벽부터 일찌감치 서둘러야 한다. 산을 오를 때는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캄캄한 산길을 걸어서 오른다. 한겨울이라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것은 당연하고, 해맞이 당일 눈이라도 내리면 길조차 찾을 수 없다. 그러니까 길도 없는 길을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빠지지 않고 온다. 그리고 앞도 안 보이는 길을 만들면서 산을 오른다. 서로가 손에 손을 잡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정말 신기할 정도다.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라고 했다. 장자 철학의 핵심이라는데, 도(道)는 그냥 수양하며 이루는 것이 아니라 걸어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아무런 길이 없는 하얀 눈밭을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자신의 발걸음을 따라 생긴 그 길이 바로 도라는 것이다. 즉 길은 미리 나 있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야만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그리고 길은 걸어간 만큼만 만들어진다고 했다. 나는 캄캄한 산길을 오르면서 장자의 말을 떠올린다. 길도 안 보이는데 우리는 함께 길을 만들면서 산을 오른다. 그 길을 만들어 가다보면 정상에 올라 있다. 그냥 머물러 있지 않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들어가는 길, 길을 만든 사람들이 만나는 아름다운 세상, 내가 바라는 세상이다. 나는 인생이란 이렇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만들면서 걸어왔다.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지금 내 곁엔 많은 벗들이 있다. 형제와 자매, 부모, 아들딸 같은 우리 지역 사람들이 내게는 벗이다. 벗들이 있어 나는 고통도 없고 슬픔도 없다. 좌절도 없고 실패도 없다. 내 앞에는 오직 내가 걸어가야 할 길만 있다. 나는 이 길을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만은 순정한 사람들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웃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길을 만들 것이다. 나는 믿는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 끝에는 낙원이 있으리라는 것을. 농민이 주인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 낙원에서 우리는 함께 만든 길을 돌아보면서 모두가 하나가 되어 흐드러지게 신명난 춤을 출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4427665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8월 22일 |
쪽수 | 234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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