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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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라우라 에스키벨(LAURA ESQUIVEL)은 1950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났다. 1989년에 발표한 첫 번째 소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20여 개국에 출판되어 5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1년 이상 머무르는 등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최신작 『말린체』는 라우라 에스키벨이 지금도 멕시코에서는 배신자로 통하는, 에스파냐가 아즈텍 문명을 파괴하도록 도운 여인 ‘말린체’에 관해, ‘말린체는 누구인가?’, ‘말린체는 무엇을 생각했는가?’, ‘말린체는 무엇을 알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찾아낸 답이다. 작가는 고대 메히카 인들이 자신들의 웅대한 역사를 시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회화적 요소 ‘코덱스’를 삽입해 두 가지 시각, 즉 ‘글로 쓰는 방법’과 ‘상징들을 통하는 방법’으로 말린체를 탐색하고 해석해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사랑의 법칙 La ley del amor』(1997), 『불가사리 Estrellita marinera』(1999), 『휘몰아친 사랑 Tan veloz como el deseo』(2001), 『마음이 없는 이성의 소리 El libro de las emociones: son de la razon sin corazon』(2002) 등이 있다.
역자 조구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까로 이 꾸에르보’에서 문학석사, ‘폰티피시아 우니베르시다드 하베리아나’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비교문학연구소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에서 Post Doc.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연구하고, 번역한다. 『백년의 고독』, 『사랑의 모험』, 『항해지도』, 『어느 미친 사내의 5년 만의 외출』, 『룰루의 사랑』, 『암피트리온』,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책 파괴의 세계사』, 『재건』,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 『소금 기둥』 등 스페인·중남미 작품을 다수 번역했다.
목차
- 알리는 말
말린체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p.57~59
자신이 와 있는 땅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말과 대포와 화승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코르테스는 알고 있었다. 그곳 원주민들은 문명화되어 있었다. 라 에스파뇰라 섬과 쿠바의 원주민들과는 아주 달랐다. 야만적인 원주민들을 다루는 데는 대포와 말이 효과적이었으나, 이처럼 문명화된 환경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연대를 모색하고, 협상하고, 약속하고, 설득하는 것이고, 이 모든 것은 대화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데, 대화는 애초부터 그에게 불가능한 것이었다.
막 발견된 그 신세계에서 코르테스는 삶의 기회가 자신의 두 손에 들려 있음을 알고 있었으나, 자신에게 족쇄가 채워져 있다고 느꼈다. 원주민과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주민의 언어를 구사할 어떤 방도를 긴급하게 강구할 필요성이 있었다. 예를 들어, 손짓 발짓 같은 단순한 표현 수단으로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언어를 정복하지 않은 상태로는 그의 무기도 별 소용이 없었다. 화승총이라는 무기를 쏘는 데 사용하지 않고 곤봉처럼 때리는 데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했다.
(중략)
행운은 용감한 자에게 찾아온다는 사실 역시 인식하고 있었으나, 이번 경우에는 그가 넘치도록 지니고 있는 용기도 별 소용이 없었다. 그가 이루려던 일은 애초부터 말에 기반을 두고 설정된 것이었다. 말은 벽돌이고, 용기는 모르타르였다.
말을 통하지 않고는, 언어를 통하지 않고는, 대화를 통하지 않고는 그의 임무도 아무 소용이 없을 테고, 그가 임무를 완수하지 않고는 정복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p.147
성소에 도착하기 조금 전에 할머니와 손녀는 어느 동굴 안에서 한낮의 햇빛을 피했다. 목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동굴이었다. 소녀는 자신이 한 말이 메아리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할머니는, 그렇기 때문에 말을 존중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 법이라고 손녀에게 설명했다. 우리가 뱉어내는 모든 소리는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지만 항상 우리에게 되돌아온다고. 올바른 말이 우리 귀에 다시 울리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먼저 올바른 말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p.230
눈은 거짓말을 하고, 실수를 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그곳에 없는 것들을 보게 된단다. 내 아들아, 그렇게 두 눈을 감은 채 나를 보렴. 네가 그렇게 나를 보면 너는 나를 기억할 것이고,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될 거야. 잠시 내가 내 자신의 눈으로 보지 않고 착각을 했단다. 우리가 어릴 때만, 우리의 눈이 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진실을 보게 되고, 우리가 느끼는 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진실을 얘기한단다. 우리가 어릴 때만, 우리는 서로를 배반하지 않고, 우주의 율동을 부정하지 않는단다.
출판사 서평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여왕 라우라 에스키벨 신작 장편
에스파냐 정복자 코르테스가 찬란한 아즈텍 문명을 파괴하도록 도운 여인 말린체, 그녀는 누구인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으로 잘 알려진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여왕 라우라 에스키벨이, 멕시코의 아즈텍 문명을 파괴한 에스파냐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와 그의 통역관이자 정부였던 여인 말린체의 비극적 사랑과 역사를 다룬 새 장편소설 『말린체』로 돌아왔다. 첫 장편이었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통해 기존 남성 중심 문학에서 소외되었던 소재인 ‘부엌’과 ‘음식’을 전면에 부각시켜 ‘요리 문학’이라는 페미니즘 문학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던 그녀답게, 『말린체』에서는 멕시코 역사에서 ‘배신자’로 통하며 부정적으로 평가되어온 인물 ‘말린체’의 삶을, ‘코덱스(고대 메히카 인들이 자신들의 웅대한 역사를 시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회화)’를 비롯한 역사적 기록에 작가적 판단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탐색, 재해석해냄으로써, 말린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비극의 역사 뒤에 가려졌던 말린체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말린체의 세계―또는 말린체의 세계라 추정되는 곳―로 들어가 보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말린체가 어느 별을 응시했는지, 어느 꽃을 좋아했는지, 그녀가 가장 좋아한 음식은 무엇이었는지, 불빛은 그녀의 일상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고뇌의 시간에 그녀는 어느 신에게 의존했는지……’
메스티소의 어머니, 문화의 매개, 멕시코 최초의 페미니스트…
‘배신자’라는 베일에 가려진 말린체의 진짜 얼굴
라틴아메리카와 에스파냐의 정복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지금도 멕시코에서는 배반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말린체’의 베일에 싸인 삶에 흥미를 가질 것이다. 말린체의 본명은 말리날리. 말리날리의 어머니는 사랑에 눈이 멀어 딸을 노예 상인에게 팔아버렸고, 1519년, 그녀는 에르난 코르테스에게 바쳐진다. 코르테스는 다른 노예들에 비해 명민하며 아름답고 사교적인 말리날리를 정부(情婦) 겸 통역자로 삼는다. 말리날리는 자신의 모어인 나우아틀 어(아스테카 어)뿐만 아니라 마야 어도 구사할 줄 아는 재원으로, 나중에는 에스파냐 어를 배워 단독으로 통역을 한다. 그 후 말리날리는 코르테스와의 사이에 아들 마르틴을 낳는다. 소설 『말린체』는 라우라 에스키벨이 이러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말린체는 누구이며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조사한 것들의 결과물이다. 에스키벨이 재구성한 말린체의 인생을 따라가며 그녀의 진짜 얼굴―여성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멕시코 최초의 페미니스트이며, 코르테스의 통역자이자 정부로서 언어를 통해 에스파냐 문화와 원주민 문화를 이어준 매개자임과 동시에 코르테스의 자식 마르틴을 낳음으로써 최초의 메스티소의 상징적인 어머니가 되어 라틴아메리카 다인종 문화의 중심 기반을 확립한―을 찾는 것은 멋진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3816453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2월 28일 | ||
쪽수 | 271쪽 | ||
크기 |
143 * 200
* 20
mm
/ 424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Malinche/Esquivel, Laura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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