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끽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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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날로 거세지는 금연 운동에 지상 마지막 흡연자로 고층빌딩 옥상까지 쫓겨 간 어느 헤비 스모커 소설가의 볼품없는 투쟁과 발악을 그린 표제작 〈최후의 끽연자〉를 포함한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최후의 끽연자〉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1970년대에 쓰여졌지만, 그 블랙유머의 날카로움은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밖에도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시간 가속 현상으로 인해 공황에 빠진 인간세상을 그린 SF 소설 〈급류〉, 심술쟁이 노인이 되어버린 밀림의 타잔 이야기를 그린 소설 〈노경의 타잔〉, 망엔 원년의 '사쿠라다문 사건'을 재구성한 역사 코미디 소설 〈망엔 원년의 럭비〉 등을 통해 독보적이고 직설적인 '츠츠이 야스타카 표' 블랙유머를 선사한다. [양장본]
작가정보
일본을 대표하는 SF 작가로 고마츠 사쿄, 호시 신이치와 함께 “SF의 세 거장”으로 불리며 ‘츠츠이스트’라는 열광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1934년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IQ 178의 뛰어난 지능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특별교육을 받았다. 중학 시절에는 데즈카 오사무에 매료돼 잡지 《만화 소년》 독자 만화 투고란의 단골이었고, 고교 시절에는 찰리 채플린과 토마스 만, 헤밍웨이에 도취되었다. 1952년, 간사이 예술아카데미 연구과 연구생으로 입학하고, 같은 해 도시샤 대학 문학부 심리학과에 들어간다. 1960년 아버지, 세 남동생과 함께 SF 동인지 《눌NULL》을 창간하고, 단편 「도움」이 에도가와 란포의 눈에 띄어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1981년 『허인들』로 이즈미교카문학상, 1987년 『꿈의 목판분기점』으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 1989년 「요파 계곡으로의 강하」로 가와바타야스나리문학상, 1992년 『아침의 가스파르』로 일본 SF대상, 2000년 『나의 그랜파』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1997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훈장을, 2002년 일본 정부로부터 자수포장을 받았다.
1993년, 《소문의 진상》에 『소견루에서의 조망』을 연재하던 중 매스컴의 자율규제 등에 분개해 단필을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개시하나 1996년, 공식 사이트를 개설하고 팬들을 위한 비밀 낭독회를 열면서 단필을 해제한다.
그 밖의 소설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48억의 망상』 『베트남 관광공사』 『아프리카의 폭탄』 『꿈으로부터의 탈주』 『가족 팔경』 『나의 피는 타인의 피』 『에로틱 가도』 『웃지 마』 『부호 형사』 『파프리카』 『졸음을 조종하는 책』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고,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는 경기도 축령산 자락의 수동마을에 자리를 잡고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1, 2』 『도시전설 세피아』『새빨간 사랑』『야시』『이유』『개인적 체험』『왕들의 계곡』『인터넷 자본주의의 혁명』『뇌를 단련하다』『사색기행』 등이 있다.
목차
- 급류
최후의 끽연자
노경의 타잔
혹천재
야마자키
상실의 날
평행세계
망엔 원년의 럭비
역자 후기
책 속으로
“억지투정, 아둔완고, 오만횡포, 망상망집, 독선전횡…… 모든 흡연자는 바보다!”
“비흡연자는 차분하지 못하고, 화가 나면 집요해지고, 남자나 여자나 색을 밝히고,
그래서 결국엔 바보가 되고 만다. 그렇게 바보로 오래 살아서 뭘 하겠다고?” (최후의 끽연자)
공장에서는 컨베이어벨트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타성이나 관성은 무서운 것이어서 처음 얼마 동안 작업자들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벨트 속도에 맞춰 작업을 해냈지만, 그로 인한 장애가 공장 밖 일상생활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손이나 다른 부위의 움직임이 필요 이상으로 빨라지거나 너무 힘을 주는 바람에 스위치 끈을 당기면 샹들리에가 떨어지고 수도를 틀면 꼭지가 딸캉 부러지고 문손잡이는 뒤틀려 휘어지고 전화 다이얼은 떨어져나가고 악수를 하면 상대방이 골절상을 당하고 고양이를 안아주면 압사해버리고 옷을 벗으려면 찢어져버리고 변소에 들어가면 허리띠를 풀기 전에 소변이 나와버리고 밥은 콧구멍으로 들어가고 젓가락으로 눈을 찌르고 장지문은 튀어나가고 창문은 떨어져나가고 글자도 쓰지 못하고 안경도 쓰지 못하는 등 무엇 하나 만족하게 하지 못하고 마침내는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사망하는 자까지 나타났다. (급류)
우리는 한 단 아래의 내 집 앞에 도착했고, 내가 초인종을 눌렀다. 내가 나왔다. “오.”
“나, 위에서 왔는데” 하고 나는 말했다. 나는, 나와 같은 옷을 입고 나와 똑같이 다박수염을 기른 그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나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말했다. “역시 나는 다박수염이 안 어울리는군.”
그 나는 발끈한 표정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쓸데없는 소리! 무슨 일이야? 피차 상대방 집에 왕래하지 말자고 약속해놓고.”
“당신, 내가 아까 화낼 때와 똑같이 화를 내는군.” 나는 빙글빙글 웃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 온 거야. 저 위에 있는 나에게서 나에게로 차례차례 인계해서 내려준 사람을 데리고 왔거든.”
“사람이라니, 누군데?”
“아주아주 위에 있는 나. 어느 정도 위냐 하면, 그건 정말 한참 위인데, 대략 이백오십이나 이백육십 단쯤 위에…….” (평행세계)
출판사 서평
서브컬처 애호가들의 필수 코스, 츠츠이 세계로의 솔깃한 초대
1970~1980년대 일본에 ‘츠츠이 붐’을 일으키며, 당시 남자 중고교생들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츠츠이의 ‘웃지 않고 못 배기는’ 폭소 걸작집. 도대체 이 작가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을까. 그는 우리보다 몇 십 년 앞서 “시간을 달린” 천재적인 ‘표현자’이자, 오싹할 만큼 기발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시간 너머 저 어딘가로 끌고 가는 독보적인 소설가임에 틀림없다. SF뿐만 아니라 풍자, 세태, 유머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여러 미디어에 꾸준히 발표하고 아이큐 178의 비상한 두뇌에, 연극 영화 텔레비전 배우로도 활동하는 독특한 츠츠이는 과격한 독설과 그로테스크한 묘사, 파격적인 내용 등으로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매니악한 광채로 서브컬처 애호가들의 뇌리에 선명한 각인을 남겼다.
혼란과 골계와 비참으로 가득한 지구를 별난 유머와 난센스로 돌파하는 상상력과 창조력의 대명사, 츠츠이 야스타카의 대표 단편을 한 권에 읽는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맹렬한 시간 가속 현상에 공황에 빠진 인간세상을 그린 SF 「급류」(1979), 끝없이 병렬로 늘어선 세상 속에서 무수한 ‘내’가 무수한 ‘나’와 함께 살아가는 만화경 같은 세계를 상상한 이야기「평행세계」(1975), 심술쟁이 노인이 되어버린 밀림의 타잔 이야기 「노경의 타잔」(1975), 아이 등에 징그러운 벌레를 붙여 아이큐를 높이려는 무모한 부모들의 이야기 「혹천재」(1977), 속물 총각의 첫날밤 이야기 「상실의 날」(1974), 혼노지에서 부하의 배신으로 죽은 오다 노부나가 사건 이후를 재구성한 부조리 소설 「야마자키」(1972), 망엔 원년에 다이로 이이 나오스케가 암살된 ‘사쿠라다문 사건’을 재구성한 역사 코미디 「망엔 원년의 럭비」(1971) 등 상식의 밭을 갈아엎는 내공 깊은 상상력과 익살, 타고났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고 직설적인 츠츠이 표 블랙유머와 난센스로 가득한 이 단편들은 특히 작가가 스스로 선정 수록한 것들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며 작가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시공간을 넘나드는 SF적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에서 역사적 사건을 끌어와 다시 꾸민 폭소의 역작까지 그의 본령을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2883265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5월 30일 | ||
쪽수 | 261쪽 | ||
크기 |
132 * 193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작가정신 일본 문학 시리즈
|
||
원서명/저자명 | 最後の喫煙者―自選ドタバタ傑作集/筒井康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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