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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이나미 리츠코(井波律子)는 1944년 일본 도야마 현에서 태어나 교토 대학 문학부(중국문학 전공)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중국적 레토릭의 전통} {중국의 아웃사이더} {주지육림} {파괴의 여신} 등 다수가 있다.
1952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등단했다. 한때 창작과 번역을 병행했으나 소설집 『이상의 날개』와 장편소설 『섬에는 옹달샘』을 발표한 뒤에는 번역에만 종사하여,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 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와 귀향살이 이야기를 엮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를 펴냈으며,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창작을 그만두기 전에 쓴 작품들을 묶은 것으로, 소설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딛는 디딤돌이다.
목차
- 머리말 -중국, 그 배반의 우주...7
제1장 -복수의 화신_오자서...17
제2장 -자립한 코스모폴리탄_전국시대의 실행가들...43
제3장 -표리부동한 위선자_왕망...73
제4장 -대를 이어 지속된 배반_사마의...113
제5장 -마음씨 좋은 반역자_왕돈과 환온...145
제6장 -위험한 어릿광대_안녹산...177
제7장 -매도당하는 '배반자'_진회...211
제8장 -사랑에 미친 맹장_오삼계...249
책 끝에...285
옮긴이의 덧붙임...287
찾아보기...290
출판사 서평
역사적 인물의 삶에서 교훈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는 자칫 추상적 설교나 통속적 처세술로 귀결되기 쉽다. 부정적 인물의 경우에는 그러한 경향이 더더욱 두드러진다. 시대적인 맥락을 사상한 채 일반적인 속설이나 편견에 의거하여 모든 것을 재단하려 들기 때문이다.
춘추시대에서 청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에 뚜렷한 획을 그은 풍운아 12인의 발자취를 추적한 [배신자의 중국사]는 흔히 배신자, 반역자로 낙인찍혀 있는 그들의 정치적 인생 드라마를 시대적 흐름과의 교호관계 속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복원해내고 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유형의 배신자들이 등장한다. 복수의 화신 오자서, 허풍선이 유세가 소진과 장의, 표리부동의 야심가 왕망, 교언영색의 달인 안녹산, 여자 때문에 조국을 버린 오삼계…… 그들은 제각기 다른 동기에서 조국과 군주에 대한 배신을 감행하였고, 중국 역사에 배신자 또는 반역자라는 오명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알게 된다. 왕망이나 안녹산 등이 권력 찬탈의 야망을 위해 권모술수를 일삼은 인물이었던 반면, 오자서나 오기, 상앙 등은 간신배의 모략에 놀아난 무능한 군주로부터 쫓겨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배신의 길을 선택한 경우이다. '한간(漢奸)', 즉 한족 최대의 매국노로 손꼽히는 진회의 경우는 어떠한가. 중원의 패권을 노리는 이민족 금나라의 위협 앞에서 그가 추진한 화평책은 다소 굴욕적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던 남송(南宋) 왕조를 100여 년이나 더 유지시킬 수 있었다. 한편 전국시대의 소진과 장의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군주를 찾아 세상을 떠돈 코스모폴리탄들이었다. 조국을 배신하거나 군신유의의 윤리를 어겼다고 해서 이들을 단순히 권력과 사리사욕에 눈먼 배신자로만 몰아붙일 수 있을까.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이들 배신자에 대한 학술적인 복권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의 이면을 낱낱이 살피며 한 인간의 다면적 캐릭터를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주면서, 그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고 있다.
저자는 후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온갖 것을 받아들이며 펼쳐지는 중국사의 역동성은 결국 '배반자'도 그 역사 세계에 탄력을 보태주는 '트릭스터'(협잡꾼)로 바꾸는 것일까. 그런 중국사에서의 역할 분담을 시야에 넣고 배반자의 계보를 짜나가는 일은 나에게 더없이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30여 년 간 중국문학과 역사 연구에 몰두해온 저자 이나미 리츠코는 야망 또는 복수를 위해 온 생을 불태운 풍운아들을 통해 유구한 중국 역사의 역동성을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펼쳐내고 있다. '배신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중국사 다시 읽기라고나 할까. 역사적 리얼리티와 소설적 상상력의 절묘한 결합을 보여주는 『배신자의 중국사』는 중국 역사 읽기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줄 것이다.
▶내용 요약
|제1장| 복수의 화신, 오자서伍子胥
초나라 출신의 오자서는 아첨꾼 비무기의 꾐에 빠진 평왕에게 아버지와 형을 잃고 가까스로 외국으로 탈출한다. 송나라를 거쳐 오나라에 정착한 그는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와 함께 오왕 합려를 충심으로 보필한다. 마침내 오왕 합려는 대군을 일으켜 초나라의 수도를 점령하나, 평왕과 비무기는 이미 죽은 지 오래였다. 복수심에 불탄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를 끌어내어 3백 번이나 채찍질을 가함으로써 묵은 원한을 푼다.
오자서의 탁월한 전략에 힘입어 강남의 패권을 거머쥔 오나라는 이후 2대에 걸쳐 신흥 강대국 월나라와 치열한 패권 쟁탈전[臥薪嘗膽]을 펼치게 된다. 그 와중에서 이번에도 간신의 중상모략에 휘말리게 된 오자서는 오왕 부차의 명을 받고 결국 오나라를 저주하며 자결하고 만다.
|제2장| 자립한 코스모폴리탄 - 전국시대의 실행가들
일곱 개의 나라가 군웅할거했던 전국시대는 각 나라를 전전하며 세 치 혀로 세상을 휘저은 유세가(誘說家)들의 시대였다.
위나라 출신의 병법가 오기는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탁월한 재능과 수완을 발휘하나 경쟁자들의 모략에 휩싸여 쫓겨난다. 초나라로 향한 오기는 나라를 확고부동한 강대국으로 끌어올리나 쿠데타 세력에 의해 죽음을 맞고 만다.
위나라 출신의 상앙은 그 재능을 시기한 주군에게 쫓겨나 진나라로 향한다. 진나라 효공의 재상이 되어 엄격한 법령과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진의 국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하고, 조국 위나라를 함락시킴으로써 복수를 한다. 그러나 후원자이던 효공이 죽자 모반 혐의로 체포되어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한편 동주 출신의 소진은 여섯 나라를 돌아다니며 합종책을 설득한 끝에 진나라에 대항하는 동맹을 맺게 하고 여섯 나라의 재상을 겸한 인물이고, 위나라 출신의 장의는 진나라 혜문왕의 참모가 되어 연횡책으로 소진의 합종동맹을 무너뜨린 인물이다. 세 치 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 역시 주군으로부터 배신당하여 암살당하거나 쫓겨나 병으로 죽는다.
이들은 기존의 주종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찾아서 세상을 떠돈 코스모폴리탄이었다. 독자적 실천가인 이들에게 한 군주에게 끝까지 충성을 바치고 의리를 지켜야 할 이유는 없었다. 즉 애당초 이들에게 배반이라는 척도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제3장| 표리부동한 위선자 - 왕망王莽
가난한 시골 샌님이었던 왕망은 성인군자인 양 행세하면서 대중적인 명망과 인기를 얻는다. 왕의 외척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머쥔 왕망은 정적들을 제거하고 심지어 세 아들을 죽이면서까지 왕위 찬탈의 야심을 실행해 나간다. 결국 한나라를 멸망시키고 새 왕조를 건설하지만, 유교 이념에 따른 복고주의적 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지방 호족 반란군에게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제4장| 대를 이어 지속된 배반 - 사마의司馬懿
원래 비판적 재야 지식인이었던 사마의는 조조 휘하에서 순탄한 출세의 길을 밟는다. 조조가 죽고 후계자 싸움에서 조비가 승리하여 위왕조를 세운 후, 사마의를 정점으로 한 사마씨 일족은 서두름 없이 문무 양면에서 착실히 세력을 넓혀 나간다. 조조 휘하에서 일한 지 41년 만에 쿠데타를 통해 실권을 장악한 사마의는 2년 후 세상을 뜨지만, 서기 265년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이 위왕조를 멸하고 서진왕조를 일으킴으로써 대를 이어 계속된 왕조 찬탈 프로그램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제5장| 마음씨 좋은 반역자 - 왕돈王敦과 환온桓溫
서진왕조가 북방 흉노족의 침입으로 멸망하자 그 유민들이 강남으로 피난하여 동진왕조를 세운다. 강남의 토착세력인 낭사 왕씨 일족은 황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확고한 기반을 굳혀 나간다. 황제를 능가하는 막강한 군사력을 거느린 왕돈은 호시탐탐 왕위 찬탈을 꾀하나 병환으로 사망함으로써 실패로 돌아간다.
왕망 사후, 충신으로 명성 높은 아버지의 후광을 내세운 환온이 군사적 요충지인 형주의 자사로 취임하면서 급격하게 세력을 확대해 나간다. 조정 안팎의 대권을 장악한 환온은 제위 찬탈의 음모를 꾸미나 왕조를 사수하려는 사안 일파에 의해 좌절되고 만다.
왕돈과 환온은 막강한 군사력을 장악하고도 권력 찬탈에 실패했다. 왕도와 사안으로 대표되는 동진의 보수 귀족들이 그들의 반역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쇠퇴일로에 있었던 동진왕조는 결국 50년 후 변방의 장수인 유유에 의해 멸망하고 만다.
|제6장| 위험한 어릿광대 - 안녹산安祿山
돌궐족 출신으로 원래 변경의 장수였던 안녹산은 조정의 고위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하며 파격적인 출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충성심 강한 어릿광대 행세를 하며 현종과 양귀비의 총애를 얻는 데 성공하고, 안으로는 자신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무역을 통해 막대한 군자금을 쌓아나간다.
최대 라이벌인 양국충의 토벌을 구호로 내세워 반란을 일으킨 그는 수도 장안을 함락하고 황제를 자칭하며 향락에 젖어든다. 그 결과, 거병한 지 1년 2개월 만에 둘째아들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그러나 9년여에 걸쳐 계속된 '안사의 난'은 썩을 대로 썩은 당왕조의 몰락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였다.
|제7장| 매도당하는 '배신자' - 진회秦檜
남송(南宋) 시대의 재상인 진회는 여진족의 금나라와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맺게 한 원흉으로서 한족 최대의 배신자로 미움받고 있다. 본디 강경파 관료였던 진회는 금나라에 포로로 끌려가 있는 동안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한 금나라의 위세를 체감하면서 주화파로 돌아섰다. 진회가 악비를 비롯한 주전파 정적들을 배제하며 추진한 평화조약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남송으로서는 다소 굴욕적이더라도 왕조를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였고, 금나라는 그들대로 전선을 무리하게 확장할 필요를 못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남송은 칭기즈칸의 몽고제국이 등장할 때까지 100여 년 동안 문화 국가로서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금나라와 끝까지 싸웠다면 왕조의 몰락은 더욱 앞당겨졌을지 모른다.
|제8장| 사랑에 미친 맹장 - 오삼계吳三桂
명나라 말기 최고의 명장 오삼계는 북경 방문 도중 세도가 집안의 기녀인 진원원에게 첫눈에 반해 거금 1천 냥을 주고 자기 여자로 삼는다. 그러나 황제의 명을 받고 북방 요새인 산해관으로 파견된 오삼계는 아쉬움 속에 진원원과 이별한다.
한편 이자성의 농민반란군이 북경으로 진격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북경으로 향하던 오삼계는 이자성 휘하의 장수 유종민이 진원원을 가로챘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이에 격분한 그는 청나라에 투항하여 북경의 새 주인이 된 이자성 군대를 공격하는 데 선봉에 나선다. 즉 애인을 빼앗긴 원한 때문에 조국을 배신하고 이민족의 앞잡이가 된 것이다. 부기하자면, 이민족의 장수로 변신하여 청나라의 중원 통일에 큰 공을 세운 오삼계는 북경에서 진원원과 재회하여 여생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저자 소개
이나미 리츠코 井波律子
1944년 일본 도야마 현에서 태어나 교토 대학 문학부(중국문학 전공)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중국적 레토릭의 전통} {중국의 아웃사이더} {주지육림} {파괴의 여신} 등 다수가 있다.
김석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하였다.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작품집 {이상의 날개}, 장편소설 {섬에는 옹달샘}, 역자후기 모음집 {에필로그 60} 등을 발표하였다. {털없는 원숭이} {로마인 이야기} {프랑스 중위의 여자} {문명의 창세기} {시간 박물관} {칸의 제국} {아름다운 이야기} 등 100여 권을 번역하였고, 제1회 한국번역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기본정보
ISBN | 9788972881650 |
---|---|
발행(출시)일자 | 2002년 02월 05일 |
쪽수 | 294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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