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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최상일
목차
책머리에 ...5
제1부 신과 인간,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의례요 ...15
. 의례요1 세시의례요 ...18
. 의례요2 장례요 ...56
. 의례요3 그밖의 의례요 ...85
제2부 놀기 좋아하던 사람들의 노래, 유흥요 ...99
. 유흥요1 세시놀이 ...102
. 유흥요2 잔치판 노래 ...130
. 유흥요3 노래자랑 ...170
. 유흥요4 동요 ...191
제3부 노래로 풀어내는 이야기, 서사민요 ...221
. 서사민요1 연애 이야기 ...224
. 서사민요2 부부싸움, 가족관계 ...238
. 서사민요3 시집살이 이야기 ...250
. 서사민요4 역사 이야기 ...262
제4부 외로움과 심심함을 풀어주던 노래들, 기타 민요 ...269
. 기타민요1 신세타령 ...272
. 기타민요2 심심풀이 노래 ...284
민요 찾아보기 ...305
CD에 담은 민요 ...307
출판사 서평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소리들, 구전민요를 13년째 기록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하기를 무척 좋아하여, 거의 모든 일에 노래가 있었고 거의 모든 의례에 노래가 따랐다. 술 마시고 놀 때는 물론이고, 신세 한탄마저도 곡조를 넣어서 노래로 하고, 옛날이야기도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노래가 생활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땅의 구전민요는 촌락공동체의 해체와 대중문화의 확산에 따라 약 50년 전쯤부터 사라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의 노래만 남긴 채 현장에서 사라져버렸다. 지금은 어딜 가든 노인들의 기억을 캐내지 않고는 전혀 민요를 들을 수 없다. 세대가 두 번쯤 바뀔 만한 망각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민요를 기억하는 세대는 이미 평균 75세 이상의 고령층이 되었다.
우리 민요에 대한 본능적인 이끌림으로 민요의 늪에 빠져들게 된 저자 최상일 PD는 지난 10여 년 동안 황무지처럼 버려져 있던 민요의 밭에서 이삭을 줍고 뿌리를 캐내는 일을 해왔다. 그가 이 땅 곳곳을 밟아 다니며 발굴, 채록한 구전민요는 양적, 질적으로 가히 엄청난 규모이다. 정부나 학계에서도 하지 못했던 일을 곁눈질 한번 없이 해오면서 그는, 조금만 늦었어도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렸을 수많은 민요들과 함께 '한반도의 민중문화사'라고 해도 좋을 옛날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이제 민요를 불러주신 노인들 중 많은 분이 돌아가셨지만 그분들의 목소리는 남겨졌다. 10여 년 동안 전국을 "무른 메주 밟듯" 돌아다니며 녹음하고 기록해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남겨진 귀한 '소리'를 듣는 우리의 귀는 행복하다. 이제 우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짤막짤막한 우리 민요, 그 감칠맛나는 소리에 담긴 뜻과 정서뿐 아니라, 그에 더하여 힘들고 괴로울 때나 신명나고 흥겨울 때 '소리'를 벗삼아 일상을 지탱했던 앞 세대의 풍부한 삶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약간 어눌하지만 구수하고 정감 있는 목소리로 최상일 PD가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땅에 알맞게 자연 진화되어 온 '토종'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는 이 즈음, 음악과 문학의 토종 유전자를 담뿍 간직한 민요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더없는 축복이다. '우리의 소리'가 이제 우리 모두의 귓전을 맴돌며, 잃어버렸던 역사와 정체성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되찾아주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구전민요 연구, 비어 있는 사회·문화사를 채우는 작업
민요는 1950년대까지도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던 촌락공동체의 문화적 산물이다. 촌락공동체는 집단적인 공동 노동이 필요해서 생겨난 자연마을 단위의 사회조직으로, 노동뿐 아니라 생활양식, 관습, 정서, 신앙 등 모든 면에서 구성원의 삶을 규정하는 틀이었다. 촌락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그 안에서 함께 일하고, 놀고, 경조사를 치르면서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는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촌락공동체가 형성, 유지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공동 노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논농사의 경우 모내기나 논매기를 하는 데 많은 일손이 필요했기 때문에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어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어로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일손을 모아야 했다. 저수지를 막거나 연자방아를 새로 만드는 등의 공동 토목공사에도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누구네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칠 때도 술 한잔에 떡 한 조각이면 모두들 며칠씩 땀흘리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공동체 문화는 장례나 세시의례에서 한결 더 빛을 발한다. 초상집에서 밤을 새고 상여를 운반해서 무덤을 만드는 장례 풍습이나, 명절 때 풍물패가 마을 제사를 지내고 집집마다 지신을 밟아주는 행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공동체의 한 사람이라는 일체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민요는 바로 이런 공동체 문화의 산물이다.
구전민요는 민속음악의 한 갈래이자 구비(口碑)문학의 일부분으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자료다. 민요는 오랜 세월 동안 보통 사람들에 의해 집단적으로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 민족의 보편적 정서를 가장 뚜렷이 드러낸다. 또한 민요는 그 속성상 외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문화요소로, 그 민족의 전통 정서를 가장 확실히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른 민족과 견줄 우리 민족의 특징을 말할 때 민요를 거론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동안 우리 민요를 비롯해 전통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연구하는 데 소홀했다. 외세로 인한 근대사의 단절과 일제시대를 겪으면서, 그리고 광복 후 서구 문화의 빠른 유입과 산업사회의 '먹고사는' 일의 절박함에 밀려서, 전통문화에 대한 무시와 홀대가 계속되어 왔던 것이다.
따라서 민요를 찾는 일은 잃어버린 역사와 더불어 민족의 자긍심을 되찾는 일이다. 우리는 민요를 통해서 때묻지 않은 우리 민족의 본래 모습을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여럿이 어울려 부지런히 일하는 틈틈이 놀기를 무척이나 즐겼던, 근면하고도 신명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민요의 기록과 연구는 민중들이 중심이 된 사회·문화사를 복원해내는 소중한 작업이 될 것이다. <민요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제1권 17~29쪽, 「민요, 살맛나는 공동체 문화의 흔적」을 참조하십시오>
종합적인 시각으로 우리 민요를 해설한 첫 저술
그 동안 민요에 관한 저술은 주로 국문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는 일제시대부터 형성돼 온 우리나라 민요학계의 특이한 전통을 반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악학 분야에서 민요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서양음악학은 그 뿌리가 달랐고 국악학에서는 민요를 속악이라 하여 최근에 이르기까지 연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국문학에서는 민요를 구비문학의 한 갈래로 보아 문학적 측면에서 다루었으므로 구조적으로 음악적 측면이나 인류학적 측면의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인류학이나 민속학에서도 민요를 그 자체로 본격적으로 연구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런 현상은 민요를 포함한 민속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민족음악학'을 독립적으로 발전시켜온 서구의 학문적 전통과 크게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민요를 종합적인 시각으로 조명한 최초의 저술로서 주목된다. 이 책은 민요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 민요를 설명해주어야 하는 초·중·고 교사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의 초·중·고 음악교과서에는 국적 없는 음악교육에 대한 반성의 결과로 우리 민요가 많이 수록돼 있음에도, 교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종합적인 민요 해설서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최상일 PD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자료를 섭렵했다. 옛 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들어있는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비롯한 각종 사전류를 비롯해서 전통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의 책들이 그의 서재인 다락방 한켠에 잔뜩 쌓여 있다. 때로는 단 한 단락의 문장을 쓰기 위해 수권의 책을 뒤지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전통문화 분야에 생각보다 축적된 자료가 많지 않다는 데 적이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참고서적이 있어야 할 분야가 아쉽게도 황무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고, 자료가 있다 해도 누군가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많았다. 유명한 백과사전이나 국어사전도 토속문화에 대해서 내용이 미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적어도 민요에 관해서만큼은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았다고 한다.
저자는 평소에 '무엇이든 10년은 하고 나서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2년이면 책 한 권씩 내는 요즘의 저작 풍토에서는 제대로 된 글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그가 이 분야에 뛰어든 지 13년 만에 책이 나왔으므로 결과적으로 이번 책은 그의 평소의 생각을 실천한 것이 되었다.
150여 편의 생생한 민요 이야기, 2장의 CD에 담긴 '소리'의 매력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은 우리 민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요 85편, 2권은 노동요를 제외한 다양한 민요 66편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 민요가 워낙 다양하고 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한 권의 책으로 다 묶을 수 없었다. 책에는 각 단락마다 적절한 부제목이 붙어 있어, 책의 목차만 살펴보더라도 대강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민요에 관한 글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민요를 직접 들어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글만으로 민요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책에 인용된 민요 중에서 반드시 들어보아야 할 민요 56곡을 뽑아 두 장의 CD에 나누어 담아 1, 2권에 각각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이 책에 소개된 민요가 150종류 이상인 것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독자들은 이것만으로도 최소한의 갈증은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듣고 싶은 민요는 저자의 웹사이트(www.urisori.co.kr)를 통해 누구라도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민요 기행문이 아니다. 민요 기행은 오래전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써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 민요의 전체적인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저자는 민요를 찾아다니는 과정과 민요에 대한 감상으로 지면을 채우는 기존의 기행 형식 서술방식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고향의 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나 방송을 통해 민요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민요에 관한 갈증을 달랠 수 있도록 충실한 민요 해설서를 집필했다.
저자는 민요 채록뿐 아니라 '글쓰기'라는 대중과의 소통 방식을 통해서도 옛 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신명 넘치는 공동체 문화를 탁월하게 풀어헤치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가진 이야기꾼이다. 방송을 많이 한 해설자답게 저자는 민요를 자연스럽게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도입부를 마련하고 있다. 민요 이야기는 뒷전으로 미뤄놓고 사물놀이 비판을 한참 하는가 하면, 옛날 이야기를 하듯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민요 이야기로 슬쩍 넘어가곤 한다. 학자들이 쓴 딱딱한 글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가 들려주는 옛 사람들의 삶과 노동과 유희에 대한 이야기는 현장에 서서 지켜보듯 생생하다. 글을 읽다보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옛사람들의 생활 문화와 민요의 실체가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점은 민요를 단지 노래 가사와 선율과 리듬으로 설명하는 기존의 서술방식과 크게 다른 점이다. 민요를 학문적 접근방식으로 서술하지 않고, 방송 PD로서 현장에서부터 체득하여 얻어낸 생생한 질감으로 서술하는 데서 빚어진 차이이다.
장인정신을 가진 '민요 PD' 최상일
저자 최상일은 한국민요대전 사업의 기획에서부터 현지 취재, 출판, 방송의 모든 일을 지금까지 13년 동안이나 계속하고 있는 '민요 PD'다. 그가 문화방송에 입사한 지 20년이 지났으므로, 경력의 절반 이상을 민요와 씨름하며 보낸 셈이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이 땅 곳곳을 "무른 메주 밟듯" 다니며 발굴 채록한 구전민요는 양적·질적으로 가히 엄청난 규모이다.
그는 민요학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저서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국민요의 분류에 관하여」 등 수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여러 잡지에 민요에 관한 글을 연재했다. 그의 글은 독특한 소재와 풍부한 현장 경험을 적절히 녹여내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저자는 학계로부터 민요에 관한 경험적 지식을 인정받아 최근에 하와이대학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하기도 했고, 국내 대학이나 동아리 모임에서도 수 차례 민요 특강을 하기도 했다.
저자는 또 얼마 전부터 '한국민요대전' 자료 사이트(www.urisori.co.kr)를 손수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국내 최대인 250곡의 정선된 구전 민요가 감상용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이들 민요를 취재, 출판하는 과정에서 정립된 민요취재 방법, 민요분류법 등의 연구성과도 필요한 만큼 제공되고 있다. 한편, 저자는 최근 북한의 민요 녹음자료를 대거 입수하여 <한국민요대전 ―북한 편> 음반을 내느라 분주하다. 북한의 민요자료를 공식적으로 들여오게 된 것도 그 동안 축적된 정보와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다.
저자는 약간 어눌한 말투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에 5분씩 흘러나오는 '한국민요대전' 프로그램의 진행을 직접 맡고 있다. 노인들의 소리를 전달하는 해설자로서는 그의 어눌한 말투가 오히려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이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한 지도 10년이 거의 되어 가는데, 이 책을 집필하고 나서부터는 그의 해설 능력이 배가되어, 이제는 메모조차도 하지 않고 단숨에 민요 해설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71991466 |
---|---|
발행(출시)일자 | 2002년 07월 10일 |
쪽수 | 308쪽 |
크기 |
150 * 223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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