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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소개>
권혜수 1956년 경북 예천 출생, 1983년 <소설문학>과 1987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그네 위의 두 여자> <내 안의 먼 그대> 등이 있다.
김경해 1971년 인천 출생, 동덕여대 졸업. 1988년 <보물선을 찾아서>로 문학사상 신인상 수상, 2003년 <내 마음의 집>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 2004년 독일 페리퀸출판사에서 단편선집 공동 출간. 단편으로 <보물선을 찾아서> <위대한 유산> <드므> <내 무덤 속으로>, 장편으로 <달의 여자> <내 마음의 집> 등이 있다.
김명식 서울 출생, 성심여대 졸업. 1993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멕시코 선생의 판화> 당선.
김정희 1973년 강원 화천 출생, 이화여대 정외과 졸업. 1995년 제 27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작고 가벼운 우울>이 당선. 주요 저서로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평전 <인류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등이 있다.
박완서 1931년 경기 개풍에서 출생, 서울대 국문과 수학. 1970년<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고, 이상문학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미망> <아직도 그대는 꿈꾸고 있는가>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등이 있다.
박재희 충북 충주 출생, 국악예술학교와 중앙대 졸업. 1989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춤추는 가얏고>가 당선. 작품으로 <학춤> <흥타령> <비를 기다리며> <바람의 말씀> <해돋이> <백학> <섬 속의 섬>등이 있다.
송은일 1964년 전남 고흥 출생, 덕성여대 국문학과 졸업. 1995년 <광주일보>신춘문예와 200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아스피린 두 알> <불꽃 섬> <소울 메이트><도둑의 아내> 등이 있다.
신현수 1961년 충북 청주 출생, 이화여대 국문학과 졸업.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일했으며 2001년 동화 <생각하는 자전거>로 샘터사의 ‘샘터상’, 2002년 소설 <끝이 없는 길은 없다>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현재 소설과 동화 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안혜성 1948년 전남 함평 출생,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서울대 신문대학원 졸업. 1985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 <향목> <안개의 벽을 넘어> <불꽃 춤> <성탄 전야의 혼례> 등이 있다.
오세아 1941년 출생,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1973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현재 청주대 교수.
우애령 194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1981년 미시간 주립대 사회사업학과에서 석사학위 취득, 1995년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학위 취득. 1993년 <문화일보> 춘계문예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갇혀있는 뜰> <행방> <숲으로 가는 사람들> <자유의 선택> <당진 김씨> <정혜> 등이 있다.
유덕희 1953년 부산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1975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하얀 환상> <불타는 미루나무> <그대 꿈속의 나의 잠> 등이 있다.
유춘강 1966년 서울에서 출생,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졸업. 1996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현재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작품으로 <29세> <노랑나비> <러브레터> <해피통신> <결혼에 관한 가장 솔직한 검색> 등이 있다.
윤명혜 1948년 서울 출생, 서울사대 영문과 졸업. 1971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난파선> <문 밖에 서서> <도둑의 아내> <아스팔트 내 고향> <우리들의 비가><질투><거울 앞에 선 여자> 등이 있다.
이경숙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 졸업, 전 일요신문사 기자. 제 2회 해외동포문학상 수상,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전에 단편소설 <한기> 당선.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475번 도로 위에서> 당선. 번역서로 <축복의 기쁨> 등이 있음.
이혜숙 1947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문학과 졸업. 1982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바람 속의 얼굴들> <마음이 하는 일> <먼 길 위의 약속> 등이 있다.
조혜경 1952년 서울 출생, 1973년 성균관대 국문학과 졸업. 1979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으로 <나의 선사시대> <그 새는 항상 아침에 돌아온다> 등이 있다.
최순희 경남 고성 출생,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도서정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불온한 날씨>로 당선. 산문집 <딸이 있는 풍경> <넓은 잎새길의 집, 그리고 오래된 골목들의 기억> 등이 있다.
목차
- 쇼윈도 패밀리 | 유춘강
초파일 | 박재희
아름다운 門 | 김명식
유기(遺棄) | 이혜숙
시간을 태우다 | 김정희
촛불 밝힌 식탁 | 박완서
삼태기골 | 윤명혜
장달 씨의 희생에 관한 전설 | 우애령
굿바이 엄마 | 권혜수
써니를 위하여 |송은일
들꽃 트레킹 | 신현수
옐로스톤의 저녁 | 이경숙
우리들의 광주 시숙 |유덕희
기러기, 나래를 내리다 | 안혜성
그집은 그곳에 있다 | 최순희
달에게 | 김경해
그날 아침 | 오세아
치과에서 울다 | 조혜경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나는 커피를 든 채로 어느 정오 거실 바닥에 무질러 앉아 베란다 창 너머로 화사하다 못해 요망스럽고 슬프기까지 한 봄볕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젯밤 친구와 술김에 다퉜던 것도 같다. 친구가 이렇게 말했던가. 그 성질머리 안 고쳤다간 넌 혼자가 될 거다. 거실에 있어도 나를 노릇노릇 지질 듯한 그 봄볕을 내다보며 나는 시작도 끝도 모호한, 불쑥 들이밀어진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를테면, 나는 언제쯤이나 되어야 나에게도 남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있을까. 나에게도 한없이 마음이 선해지는 그런 순간이 올까.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세상 모든 사람, 모든 것을 포용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벅차지는 그런 순간들이 있을까 하는. 따지지 않고, 선하고, 감사하고, 사랑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는 갑자기 마루 바닥에 허리를 꺾으며 꼬꾸라졌다. 보에 가득 찼던 물이 넘치듯 내 속에서 어떤 통곡이 나를 휘감으며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굿바이 엄마> 가운데
소녀들이 지저귀듯이 명랑하게 떠들며 몰려 들어왔다. 통로는 소녀들을 비집고 나가기도 불편한 넓이였다. 나는 얼른 아까부터 눈여겨보던, 소년 소녀의 머리 꼭대기로 심지가 나와 있지 않으면 그냥 귀여운 인형처럼 보이는 양초를 한 쌍 샀다. 오늘은 집안의 전깃불을 다 끄고 이 촛불만 밝히고 우리 둘이서 오붓하게 저녁을 먹자고 하면 마누라는 알아들을까. 알아듣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받아들이는 일일 것이다.
<촛불 밝힌 식탁> 가운데
밤무대 가수인 엄마, 로라 정이 결혼을 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 것은 날씨도 화창한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사실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이다. 엄마에겐 늘 남자가 있었고, 20살에 미혼모가 된 46살의 엄마에겐 지구가 멈추지 않고 도는 것처럼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누구랑?”
너무도 퉁명스러운 나의 질문.
“당연히 남자지. 그리고 나보다 10살 연하”
그 말에 나는 냉장고에서 홍당무를 꺼내 토기처럼 오물거리며 먹는 엄마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의 성생활이나, 남자 관계나 취향 대해서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왠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아무래도 신은 엄마를 대상으로 아직도 여러 가지를 실험 중이신 것 같다.
“나이 속였지? 아니면 그 남자 노계를 좋아해?”
<쇼윈도 패밀리> 가운데
언제부터인가 장달씨가 열을 내고 참여하는 운동은 무위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장달씨는 논두렁에 희귀 백로가 쓰러져 죽은 뉴스를 보면 가슴이 아팠다. 강가에 떼로 밀려오는 죽은 물고기를 볼 때면 분기가 치밀어 가히 인사불성에 이를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러 팔을 걷고 나서야 할 돈 있고 배운 것 많은 사람들조차 웰빙이니 뭐니 하면서 자연을 구할 생각은 않고 저만 구할 생각에 가득 차 있는 게 아닌가. 몇 배나 비싼 유기농을 먹고 공기청정기를 달고 헬스를 하며 폼을 잡으면 무얼하는가. 자연이 다 죽어 가면 결국 그놈의 웰빙인가 뭔가도 제대로 될 리가 없는 터수인데 말이다.
이 남편이라는 위인이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린 몸을 이끌고 저녁이면 시민단체 모임으로, 주말이면 새나 물고기 구출작전을 위해 지방으로 떠도니 잠자리 구실을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
<장달씨의 희생에 관한 전설> 가운데
출판사 서평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가족의 상처를 대담하게 드러내거나 혹은 애써 추억 속에 숨겨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놓기도 하면서 애정과 애증 사이를 오가는 가장 친밀한 존재인 가족 구성원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현실적이면서도 발칙하기까지 한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특히 여성 작가들에게 ‘가족’이란 명사가 세월 속에서 어떻게 용해되고, 다가오는지 알 수 있게 한다.
1.유춘강의 <쇼윈도 패밀리>는
게이이자 생물학적인 아버지를 ‘엄마’라 부르며 사는 딸과 딸 보다 더 철없이 산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나’는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신세라 자칭 여자 ‘홍길동’이다. ‘엄마’가 동성연인과 동거를 선언함으로써 한집에 두 남자와 함께 살게 된 ‘나’는 25년 간 변함 없는 끝없는 조물주의 시험에 기가 막힌다. 밤무대 가수로써 살아온 대책 없는 엄마, 그를 사랑하는 동성의 연인, 도저히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범상치 않은 가족구성원을 바라보며 결혼 적령기에 이른 나는 지지리도 운 없음을 탓한다. 차라리 결혼식장에 데리고 들어 갈 가족을 홈세트처럼 인력관리 사무소에서 대여하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이다. 평생 여자 보다 더 여자다운 엄마로 살아온 게이 아버지와 그 아버지 덕분에 7살 이후로 유년기는 사라진 채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온 딸이 보여주는 이야기. 밉고, 때론 ‘웬수’ 같기도 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부녀, 아니 모녀의 이야기가 사랑으로 이룬 가정의 모습이 어떤지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엄마와 아빠가 만나 사는 기존의 가족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기만 하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2. 박완서의 <촛불 밝힌 식탁>은
가족간의 단절을 다룬 감동적인 소설이다. ‘나’는 퇴직한 지 5년된 전직 시골 초등학교 교장이다. 여전히 나를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아내와 고교 동창 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금슬을 과시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여생을 자식들과 보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이사까지 하지만 자식들은 함께 사는 걸 거부한다. 대안으로 내놓은 게 같은 아파트 단지에 두 채의 아파트를 사서 ‘수프가 식지 않는 거리’에 사는 것. 저녁을 차려 놓고 아들네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지만 서로의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는다. 어느 날 저녁 우연히 불 꺼진 아들네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눌렀다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돌아 나오는데 앞집 여인으로부터 아들네가 촛불을 밝히고 식사중이라는 사실을 듣고 망연자실한다.
3.윤명혜의 <삼태기골>은
남편의 죽음 이후 의붓자식들과의 의례적인 관계 속에서 껍데기로 남아버린 듯한 자신의 한 줌 인생을 되돌아보는 작품이다. 쉰 한 살의 ‘나’는 재취로 들어가 피 한 방울 나누지 않은 사람들과 자식의 인연을 만들고 가족을 만들었다. 이스트를 넣어 빵을 부풀리듯 삶을 부풀려 온 ‘나’는 남편의 죽음과 함께 모든 것이 덧없다. 남편 기일 날 찾아온 자식들과의 의례적인 만남 속에서, ‘나’의 그동안의 삶과 존재가 화투패의 껍데기처럼 생각되면서 내적인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런 고독한 삶을 남편의 기일 날 밤 창문을 통해 조용히 스며드는 달빛처럼 담담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4.우애령의 <장달씨의 희생에 관한 전설>은
소시민 장달씨의 유쾌하지만 때론 연민이 느껴지는 소소한 일상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토정비결을 거쳐 장자에 빠졌던 이력이 있는 장달씨. 취미의 거창함에 비해 그의 일상은 마누라와 밤일도 잘 되지 않아 매일 구실 찾기에 바쁠 정도로 미미하다. 시민연대 참여, 무위자연설을 빙자한 넘치는 환경과 자연사랑에 비해 아내에 대한 애정지수는 바닥을 치기 바쁘다. 그런 남편에게 아내는 정작 그가 ‘세워야하 것’이 무엇인지를 역설하며 남편의 범 사회적인 활동과 열의에 콧방귀만 뀐다. 이 모든 게 다 그 밤일의 미력함 탓이다. 그는 모든 것은 자연스러워야하며 남녀간의 사랑행위도 자연스럽게 필이 꽂혀야하는 것이지 인위적인 것으로 시도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난다며 일갈한다. 그런 그에게 ‘베드로의 유혹’ 보다 더 강한 유혹에 빠지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비아그라의 덫. 그가 지켜내야 할 가정의 평화와 비아그라가 없는 순수자연설(?) 사이에서 그는 갈등한다. 장달씨의 교묘한 핑계와 위트가 살아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5.송은일의 <써니를 위하여>는
세상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18살 소녀 써니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어 가족에게도 감추고 싶은 존재다. 그녀는 주변을 배회하며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가족들은 늘 혼자서 떠도는 써니를 방랑자라고 부른다. 그런 써니가 방랑 끝에 만난 또 다른 ‘써니’ 역시 그녀처럼 세상의 변두리를 기웃거릴 뿐 누구하나 알아주는 사람 없는 외톨이 신세. 두 써니는 그런 이유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사기 당하고 남자에게 버림받고 비천하게 살아온 써니와 다운 증후군이어서 가족들에게조차 잊고 싶은 존재로 여겨지는 써니가 남 같지 않은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 내 생에 봄날은 전혀 올 것 같지 않은 그 둘이 캔의 ‘내 인생의 봄날’과 ‘가슴앓이’를 부르는 것은 진정한 봄날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써니의 봄날은 한 써니가 죽어버림으로써 영원히 올 수 없게 되고 18살 써니는 다시 세상의 저편으로 밀려난다.
6.이혜숙의 <유기>는
문 밖에 버려진 채 업둥이로 산 36살의 미은이란 독신 여자의 이야기이다. 서른 여섯의 미은은 약사이다. 그녀에겐 선천성 뇌성마비인 언니와 노모가 있다. 두 사람의 존재는 사랑에 방해물이었던 적도 있지만 그녀는 가족이란 이름아래 모든 것을 세월 속에 묻고 무미건조하게 산다. 이제 그녀에게 엄마와 장애인인 언니는 그녀가 세상에 존재해야하는 유일한 이유가 됐다. 그러나 치매 증세가 나타나 자주 길을 잃은 노모는 편지 하나 달랑 남기고 장애인 언니를 데리고 집을 나간다. 더 이상 핏줄이 아닌 그녀에게 짐이 될 수는 없다는 게 이유였다. 미은은 절망한다. 피로 이루어진 가족은 아니었지만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처음 버려질 때처럼 다시 유기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은은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기에.
7. 권혜수의 <굿바이 엄마>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 비로소 엄마의 소중함에 눈뜨고 통곡하는 딸의 이야기다. 대개의 자식들이 자신의 얘기로 받아들일 만큼 생생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폐암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세 언니는 담합해서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던 나를 엄마가 혼자 남게 된 집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대학 졸업 뒤 서른네 살까지 혼자 살며 불륜으로 가족 속도 썩였던 ‘돌아온 탕자’. 이곳저곳에 글을 쓰고 방송 작가로 살아가던 나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모셔야 하지만 이제까지의 생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사사건건 엄마와 부딪힌다. 심지어 엄마가 ‘수지야, 너무 그러지 마라. 나 죽은 뒤에 너 후회가 깊을까봐 그런단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엄마 장례식에서도 별로 눈물을 흘리지 않던 나는 자신의 일이 어느 정도 안정된 어느 봄날 허리가 꺾어지도록 후회의 통곡을 하게 된다.
기본정보
ISBN | 9788970904139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04월 08일 |
쪽수 | 292쪽 |
크기 |
141 * 223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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