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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3년 5월 4주 선정
자연의 소행으로 맛있고 건강한 절정의 순간 속에 놓여지고, 때때로 어른이라는 것을 잊고 동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도 한 저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철 따라 살아가면서 철이 드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철에 따라 자연이 내어주는 음식이기에 맛은 배가 되고, 계절에 따라 서로 돕고 살아가기에 인생은 더욱 다채로워진다고 이야기하며 철에 따라 소중한 보배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전해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양은숙
저자 양은숙은 푸드스타일리스트. 요리 전문 잡지 《쿠켄》을 시작으로 15년간 《행복이 가득한 집》을 비롯한각종 잡지와 사보,광고, 전시의 푸드스타일링을 맡았으며, ‘올리브 TV’의 전신인 ‘푸드 채널’에서 「아름다운 식탁」의 진행자로도 활약했다. 그밖에도 각종 식품광고 비주얼 스타일링을 맡았으며 요리 단행본 작업도 해왔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시골에 작업실을 옮기게 되면서 흙과 자연, 사람이 어우러진 축복 같은 일상에 접속하였다. 들판의 꽃과 나무들을 데려다 스타일링을 할 때 자유롭고 힘이 펄펄 솟는 그녀에게 어쩌면 시골은 체격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은 맞춤옷 같은 곳이다. 철 잊기 쉬운 세상에 철 따라 철에 들어가 여유와 평온을 배우는 그곳에서 손톱만큼씩 진화하는 영혼을 발견하며, 치유적인 자연의 삶을 겸허히 지켜 내려 한다.
목차
- 봄
오너라, 꽃 같은 삼월아
봄비 듣는 날, 지난 가을을 반추하다
들녘이 입안에 소곤거린다
* 가벼울수록 곱다
냇물이 흐르고 봄날도 흐른다
꽃으로 호강하고 푸성귀로 포만하다
봄, 이만하면 흥행이다
* 꽃달임
노랑 날리고 연두 돋으니
명주바람 은혜로운 오월 안에서
우리는 기억 공범이야
봄 레시피 - 화전
여름
자연의 색은 이토록 선명하고 현명해
* 여름이 색으로 왔다
여름이 익어 간다
그의 밭에선 근면한 냄새가 난다
여름이 뿌리를 내렸다
장밋빛 인생
* 초대
한여름, 뜨거움의 가치
고구마 밭에 해수욕장이 들어선 줄 알았네
널어라, 쬐어라, 말려라
여름 레시피 - 매실
가을
꼬숩다, 거래의 기술
고혹한 중년의 가을 댁을 방문하다
* 햇살 장아찌를 담다
국숫발이 말라 가는 장터
가을 무도회장 성업 중
목화, 마침내 해후
이 오진 가을
* 주홍 전구가 켜졌다
은행 털기 잘했어
가을 이삭을 주웠다
들판 드림팀, 수고하셨습니다
가을 레시피 - 무차
겨울
사과밭, 그 붉은 서정에 더하여
방등골 김치잔치 벌어졌네
찬 겨울의 짱짱한 얼굴
* 나누고 나누고 나누다
안개 속에서 만난 선물
메주가 익어 간다, 계절이 깊어 간다
원 없이 뜨거웠다
거칠고 무례하나 통쾌한 밥상
귀가 큰 손님이 오셨다
* 붉고 뜨겁게 끓었다
봄 마중을 가다
겨울 레시피 - 찰밥
책 속으로
파 한 줄기도 마트에 가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세상인 것 같지만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면 지천이 밥상이다. 마음만 열면 자연은 많은 것을 허락한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봄볕이지만 오늘만은 아랑곳하지 않으련다. 하룻볕 상간에 분주해져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가죽나물, 찔레 순, 산초 잎, 칡잎, 뽕잎 등의 들나물, 들꽃들과 열전을 벌일 것이다. 경작이 정성과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채취는 경이와 감사를 알게 해준다.
-“들녁이 입안에 소근거린다” 중에서
오랫동안 궁금했던 느티떡을 쪄 먹는 소원을 비로소 풀었다. 떡을 워낙 좋아하는 식성이지만 금방 쪄낸 떡을 귀한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니 천상의 맛으로 각인된다. ‘이 세상 떠난 자도 불러 앉힌다’는 떡은 잔칫날이나 특수한 날과 결합되어 있어서 일상의 삶에서 벗어난 일탈과 예외성이 흥미롭다. 게다가 혼자 먹기 위해 떡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초에 이롭게 나누려는 덕목에 ‘상표등록’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돌떡을 돌리고 이사 떡을 돌리는 등 나눔 미학의 매개체로 ‘활약’을 펼친다.
-“노랑 날리고 연두 돋으니” 중에서
넙죽 받아들기가 면구스럽지만 순정한 노심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호의를 받아들이는 것도 기술이기 때문이다. 흡사 설탕주사를 맞은 것처럼 달디 단 가을 채소가 한 아름이다. 익숙한 푸성귀라서 어떻게 조리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다채로운 조리법이 둥둥 떠다닌다. 쪄서 무치거나 살캉하게 볶거나 무르게 조리거나 바락바락 주물러 된장국을 끓이면 뜨겁고 예쁘고 올바른 맛이 날 것이다. 땅의 기운이 그대로 차려진 정직한 밥상이지 않은가. 인정을 거래하고, 거래의 기술을 따르고, 사람의 마을에서 자라는 따뜻한 풍경이다.
?“꼬숩다, 거래의 기술” 중에서
지난 번 털고 남겨둔 우듬지의 대추도 마저 털었다. 바지런한 뒷집 이웃이 이사 가는 바람에 여태 매달려 있다가 비와 바람에 절로 몸을 떨구는 대추들이 늘어났다. 이쯤이면 ‘유도분만’을 시도해도 좋을 시점이라 판단하였다. 지방 근무를 내려간 동생의 집들이 선물로 만들어 둔 커튼 봉이 엄하게 불려 나왔다. 보기엔 애들 장난 같아도 고개 치켜들고 조준 난타에 장대의 무게까지 더해져 몇 번 휘두르면 땀이 나고 팔이 후들거린다. 건드리기만 해도 툭툭 콩콩, 정수리로 등허리로 기분 좋게 떨어진다. 한입 베어 문 입속에선 풋풋한 대추 냄새와 단맛이 가득 고인다. 며칠 천금 같은 가을볕과 바람의 보살핌을 받은 열매는 더 실해지고 더 여물어 금세 바구니가 가득하다.
?“가을 무도회장 성업 중” 중에서
밭에서 캔 다음 며칠을 두면 단맛이 더 배어들므로 일부는 남겨 두고 나머지는 대나무 찜 솥에서 한바탕 쪄 낸다. 훈증에 껍질이 터져 팍신하게 분이 일어난 고구마는 식감을 자극하여 입안에 침이 고인다. 한 김이 날아가기도 전에 급하게 삼켰더니 격렬한 뜨거움이 목으로 꿀떡 넘어간다. 어찌나 뜨거운지 눈물이 찔끔 날 정도이다. 하, 하고 입 밖으로 열기를 몰아낸다. 한 김이 빠지고 먹으니 설탕 뿌린 땅 속에서 자란 고구마로 착각이 들 정도로 달콤하다.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맛이다.
?“가을 이삭을 주웠다” 중에서
“두어 번 끓여 자셔 봐요.”
그 사이 안주인께서는 직접 띄운 청국장을 꺼내 와 건네신다. 그러잖아도 전날에 느닷없이 청국장이 먹고 싶었는데 어찌 그 마음을 읽기라도 하신 걸까. 내외가 온정 릴레이를 하듯이 바깥 주인은 마당 옆 채마밭으로 이끄신다. 무 구덩이이다. 겨우내 얼지 않게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을 수 있는 천연저장 창고이다. 볕 짚이 삐죽 나오도록 하여 무를 꺼낼 때 입구를 알아보기 위한 표식을 꽂아 두셨다. 무드럭지게 쌓아 둔 무 구덩이에 팔을 집어넣어 무를 꺼내 주신다. 투박하면서 찐덥진 마음을 또 한 아름 받아 온다.
?“메주가 익어 간다, 계절이 깊어 간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철 따라 조화롭게 살아가는 들살림 이야기
자연이 내어주는 소박한 제철 밥상의 즐거움
『들살림월령가』는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들려주는 소박하고 건강한 시골살림 이야기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 멀미 증세를 느낀 저자는 어느 날 휴대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시골로 이사를 간다. 여름이면 무성한 잡초와 모기, 겨울에는 얼어붙은 눈 때문에 고생하는 시골이지만 대신 도시생활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다디단 공기 맛과 푸근한 사람 냄새, 철에 따라 소중한 보배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연을 만날 수 있었다.
책 속에는 자연에 따라, 철에 따라 사는 건강함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현대인들은 여름에는 에어컨과 겨울에는 난방기로 더위와 추위를 잊고,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저장해둔 재료를 사시사철 먹으며 계절 감각을 잊고 철 없이 산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들살림 이야기에는 철 따라 사는 멋이 가득하다. 한나절 봄볕에도 쑥쑥 자라는 꼬물꼬물 오가피순과 오동통 살이 오른 두릅으로 느끼는 봄, 여름이면 일손을 보탠 품삯으로 얻은 마늘로 얻은 담그는 새콤달콤한 마늘 장아찌, 가을이면 달콤한 휴식을 반납하고 노란 은행을 터는 냄새 나는 기억과 겨울이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담그는 시끌벅적 김장까지. 철에 따라 자연이 내어주는 음식이기에 맛은 배가 되고, 계절에 따라 서로 돕고 살아가기에 땀 한 방울이 더욱 값지고 인생은 더욱 다채로워진다. 철 따라 살아가면서 철이 드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자연과 인심 좋은 이웃이 준 재료를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멋스러운 장식으로, 정겨운 선물로, 추억을 부르는 열쇠로 만드는 그녀의 살림 이야기는 너무나 맛깔나고 정겹다. 때로는 소박하고 털털하게, 때로는 아기자기한 정갈함으로 다가오는 사계절 풍류 넘치는 현대판 ‘들살림월령가’는 철을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가져오는 동시에 우리의 삶에서 진정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줄 것이다.
알근알근 무처럼 소박하면서도 꾸밈 없는
들살림에서 얻는 삶의 지혜
“자연이라는 진통제의 효과는 아주 좋았다. 시속 백 미터로 걸으며 작고 낮은 것들에게 더 자주 더 오래 시선을 맞추었다. 어떤 날은 햇살 한 움큼에 부르르 떨며 뭔가에 홀린 듯 심장이 마구 뛰었고, 다른 날은 제비꽃 한 포기에 연애하는 기분이 들어 달뜨고 수줍고 발그레해졌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자연을 벗삼아 사는 들살림은 저자에게는 체격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은 맞춤옷과 같은 곳이다. 밥 짓고 밥 담은 일을 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에게 소통은 중요한 매개체이고 자연은 있는 그대로 훌륭한 스타일링의 보고이다. 계절마다 다른 색채로 들과 산에서 열리는 잎과 꽃, 열매로 차린 밥상은 소박하지만 있는 그대로 매력적이다. 마트에 가지 않으면 파 한줄기도 먹을 수 없고, 도시에서 자연주의 밥상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쉽고 간단한 자연주의 레시피와 노하우만 따라 해도 계절마다 변하는 무궁무진한 자연의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시골마을에 들어온 것은 우연이었지만 이곳에서 얻는 삶의 본원적 에너지는 어느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행운”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대인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것을 사고 경험할 수 있는 편리한 삶을 누리면서도 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할까? 그 답은 자연에 있을지도 모른다. 남보다 더 빨리 나아가고 많은 것을 가지려는 마음을 비우고, 세월에 순응하고 현재에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자연’을 닮은 삶의 자세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저자는 살아가는 일이 어렵고 힘들고 아프지만 선한 삶을 믿고,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는 즐거움과 작은 것의 소중함을 느끼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있으면 저자가 그리고 자연이 언제든 놀러 와서 편히 쉬고 가라며 손짓을 하는 것만 같다.
기본정보
ISBN | 9788970596853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5월 15일 |
쪽수 | 328쪽 |
크기 |
170 * 195
* 30
mm
/ 51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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