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1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습니다. 집안 가난했고 세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저는 어머니의 얼굴도 모릅니다. 열한 번째로 누이동생이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어머니는 다리 통증을 호소하셨고 별다르게 약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다리를 절단해야 했습니다. 더욱이 허무하게도 3개월 뒤 결국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애들을 열 하나나 낳아놓고 허망하게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때부터 저희 가정에는 눈물 마를 날이 없고 아무런 소망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자 하나 둘도 아니고 열한 명이나 되는 자식을 어떻게 기르겠냐는 동네 어른들의 성화에, 세상에 태어난 지 여섯 달밖에 안 된 나의 핏덩어리 동생은 남의 집으로 보내져서 지금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그 누이동생을 찾고 싶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해서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정말 기가 막힌 가정이지요. 문제는 그때부터 우리 가정에 삶의 능력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내를 잃은 아버지는 삶의 의욕을 잃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없는 살림에 그나마 있던 논밭까지 팔아치워 가며 술집, 노름방을 전전했습니다.<중략> 이렇게 가난하다보니 여섯 형제가 영양실조로 죽고 말았습니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시집간 누나를 빼면, 아홉 형제가 남은 셈인데 그중 여섯이 죽고 셋만 남게 되어 나이 터울이 많이 생겼습니다. 고생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본문 16-19쪽 중에서) 1979년 교회를 개척할 당시 저는 간신히 28평짜리 지하실을 350만 원에 얻어 그곳에 짐을 풀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방도 얻지 못하고 달랑 지하실 창고 하나만 얻게 된 것입니다. 그때 저는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허락해주십시오. 저희 세 식구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를 전도해야겠습니까?” 저는 당장 습기라도 면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스티로폼을 사러 동네 철물점을 찾았습니다.“ “사장님, 스티로폼 있으면 30장만 주십시오.“”라고 하자 주인은 있기는 있는데 뭐에 쓰시려고 그러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옆 건물 지하에 동산교회를 개척한 김인중 전도사라고 합니다”라고 했더니 급하게 물고 있던 담배를 비벼 끄는 게 아닙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사장님, 혹시 교회 다니세요?” “사실은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서울 망원동에 있는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불교 계통의 대학에 들어가서 4년 동안 나무관세음보살 하다가 불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시냐고 하면서 스티로폼 값을 치르려고 돈을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철물점 주인은 “2만5천 원만 주세요”라고 하더니만 제가 꺼낸 돈 3만 원을 덥석 잡고 입이 찢어지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돈을 딱 잡고 “잠깐만요!”라고 외쳤습니다. 제가 막 전도하려 하자 철물점 주인은 금세 안색을 바꾸면서 “골치 아픈데 그만 둡시다!”라고 했습니다. 이럴 때 돈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금세 돈을 줘버리면 안 됩니다. 그 돈이 제 손을 떠나면 전도가 안 되지요. 먼저 저는 사영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철물점 주인은 차츰 심각해지더니 10여 분 동안 잠자코 서서 저의 말을 들었습니다. 전도를 마친 뒤 거스름돈을 받아 나오려 하자 그는 덜덜 떨면서 “부처님한테 벌 받으면 어떻게 하지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장담했습니다. “그건 다 거짓말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일 예수 믿어서 벌 받았으면 교회는 전부 문 닫았지요.” “아휴! 어떻게 하죠? 아버지가 비싼 부적을 써줬는데….” 당시 시세로 그 동네 전세방 하나에 60만 원 하던 시절이니 전세방 하나 값과 맞먹는 부적이라면 상당히 비싼 부적입니다만 저는 부적이 어디 있느냐 묻고 당장에 그 부적을 떼라고 했습니다. 만일 벌을 받게 되더라도 내가 받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른 뒤 저는 그 부적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런 다음 열흘 후에 교회 창립예배가 있으니 꼭 나오시라는 당부를 하고 철물점을 나왔습니다. 창립예배를 드리는 날, 철물점 사장님은 약속대로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본문 75-7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