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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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디지털 시대 소설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로, 종이책을 매개로 만났던 권위적인 작가와 수동적인 독자라는 일방적 관계가 쌍방향성과 하이퍼텍스트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대화하고 소통하는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총 4장에 걸쳐 인터넷으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새로운 소설 읽기 경험을 제공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작가정보
지은이 김명석은 연세대학교 국문과에서 박태원 단편소설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60년대 서울에서의 일상성 경험과 자본주의적 근대성 탐구 및 감수성의 본질을 고찰하는 김승옥 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H-맥스’라는 벤처 기업에 몸담았던 경험은 인터넷 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일깨워주었다. 이후 연구 영역을 팩션이나 SF 소설 같은 대중 문학까지 꾸준히 확장하면서 문학과 영상, 문학과 종교에 관한 학제 간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현대 소설과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한국소설과 근대적 일상의 경험》,《김승옥 문학의 감수성과 일상성》 등이 있다.
목차
-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블로그에 소설을 쓰다
제2장 인터넷 시대의 작가와 독자
제3장 인터넷 소설의 남녀들, 영화로 가다
제4장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디지털 구보 2001》
맺는말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출판사 서평
1. 인터넷으로 소설을 읽다
―매체의 변화와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최근 소설가 김훈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카페에서 신작 장편소설〈공무도하〉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비록 출판사 직원이 소설을 입력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오직 연필로 소설을 쓰며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훈의 인터넷 소설 연재는 디지털 시대 문학의 변화를 상징하는 징후적 사건으로 화제를 모았다. 어려서부터 인터넷을 접해온 세대뿐 아니라 이 변화를 늦게 체험한 세대도 종이책보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지금 시대에, 소설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소설을 읽고 쓰는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작가들은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자신의 소설을 연재하며, 독자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마우스를 내려가며 소설을 읽는다. 또 10~20대 작가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또래의 공감을 얻은 인터넷 로맨스 소설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며 인기를 끌고, 인터넷의 비선형성 쌍방향성 멀티미디어성을 활용한 하이퍼텍스트 소설은 새로운 독서를 경험하게 한다. 모더니즘 소설에서부터 대중 문학과 문화를 아우르며 연구 영역을 넓혀온 김명석 교수(성신여자대학교)의 신간《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책세상문고?우리시대 122)은 인터넷으로 읽을 수 있는 모든 소설을 ‘인터넷 소설’로 규정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이 새로운 문학 현상을 분석한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 소설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로, 종이책을 매개로 만났던 권위적인 작가와 수동적인 독자라는 일방적 관계가 쌍방향성과 하이퍼텍스트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대화하고 소통하는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이야기를 대하는 감각과 체험 방식 자체가 달라진 인터넷 시대에 소설은 확정된 텍스트가 아니라 유동하는 경험이 되며, 블로그 소설이나 하이퍼텍스트 소설 같은 새로운 이야기들은 작가와 독자, 독자와 독자를 매개하는 만남의 장이 됨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독서 경험을 제공하여 문학의 영역을 확장한다.
블로그 소설에서 인터넷 게시판 소설,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하이퍼텍스트 소설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소설의 역사를 짚어보고 현 단계를 비평함으로써 소설의 미래를 새롭게 진단하는 이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의 문학적 소통으로부터 탄생하는 인터넷 소설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 소통하는 광장의 문학, 인터넷 소설
―작가와 독자의 경계를 지우다
인터넷은 작가와 독자가 보다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며, 매체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한 선별과 편집 과정 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써서 발표하는 글쓰기를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쌍방향 글쓰기가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작가-독자’의 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한 2000년대 초반에는 평범한 독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에 직접 쓴 소설을 연재하는 일이 많았다. 여기서 10대 여고생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귀여니’ 같은 작가가 탄생했으며, ‘인터넷소설닷컴’이라는 카페에서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서로의 글을 읽어주며 작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기존의 작가가 등단 제도라는 공적 절차 안에서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면, 인터넷 소설의 작가들은 네티즌이 직접 선택하여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독서 경험이 보다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독자가 직접 작가가 되기도 하는 인터넷 시대에 기존의 권위적인 작가와 수동적인 독자의 관계는 점차 경계를 지워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박범신, 황석영, 공지영, 정이현 등의 기존 작가들도 최근 들어 블로그나 카페에 소설을 연재하며 독자들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블로그 소설의 유행은 독자의 독서 경험이 종이책 읽기에서 모니터를 통한 소설 읽기로 전환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독자는 작가의 블로그에서 선택한 소설 공간에 몰입하는데, 그 몰입에는 수많은 블로거들과의 댓글 놀이를 통한 작가와 독자, 독자 서로 간의 소통이 담겨 있으며, 이로써 독서 경험은 공유되고 확장된다. 이때 블로그라는 문학 공간 자체를 커다란 텍스트로 볼 수 있으며, 독자는 텍스트 바깥이 아닌 내부에서 활동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 시대에 작가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변신을 요구받으며, 독자들은 작가로서의 권위 대신 독자와의 대화를 선택한 작가들과 더불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문학의 신영역을 개척해간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 역시 새로운 작가들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3. 인터넷 세대의 섹슈얼리티 읽기
―정체되거나 전복하거나
《그놈은 멋있었다》,《내 이름은 김삼순》,《커피 프린스 1호점》처럼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가들의 작품은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검증받아 드라마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가 기성세대의 창작물인 데 비해,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작가층과 독자층 모두 청소년과 20대 초반 여성의 N세대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인터넷 세대의 성향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저자는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의 섹슈얼리티를 분석함으로써 인터넷 세대의 특성과 가치관을 읽어낸다. 이런 분석은 스토리가 아니라 캐릭터 중심으로 구성되는 인터넷 소설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의 작품 속 여주인공은 인터넷 로맨스의 전형적 여성상을 드러내는, 디지털 세대로서의 진보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순진한 여고생의 판타지를 재현하는 남성 의존형 여성이다. 그러나 《내 이름은 김삼순》,《커피 프린스 1호점》의 여주인공들은 남성에 대한 비의존형 인물로서, 자신의 운명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인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두 드라마의 여성 주인공들은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 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하고 동성애 코드 등을 드러내면서 독자와 시청자의 커다란 반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두 드라마 속 남성들은 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높은 남성인 메트로섹슈얼의 면모를 보인다. 기존의 고등학생 얼짱 주인공들이 선천적인 외모와 마초적 성격을 지닌 남성 우월형 인물이었다면, 하나의 사회 문화적 트렌드인 메트로섹슈얼은 연령이나 사회적 지위에 있어 우위를 보이며 남성적 우월성을 폭력이 아닌 사회적 능력이나 뛰어난 경영 수완으로 입증한다.
이처럼 이야기를 창작하고 수용하는 층이 일치하는 인터넷 세대의 새로운 문학과 영상은 자신들의 사고방식과 사회의 변화를 녹여낸 그들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고, 그 속의 남녀 주인공들도 전형적인 섹슈얼리티를 보여주는 인물에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인물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4. 소설가 구보 씨의 디지털 하루
―한국 최초 본격 하이퍼텍스트 소설《디지털 구보 2001》
기존의 종이책이 선형적이고 순차적인 독서를 하게 했다면, 하이퍼텍스트는 원하는 곳을 비선형적으로 클릭해 볼 수 있게 한다. 즉 독자가 하나의 플롯에 의해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순서대로 읽으며 각자의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될 때 독서 행위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창조하는 행위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하이퍼텍스트의 비선형성 쌍방향성 멀티미디어성을 생각할 때 하이퍼텍스트 소설이야말로 가장 미래적인 소설 양식이라고 평가하며, 2001년에 인터넷 서점 북토피아와 인터넷 MBC가 공동으로 제작한 한국 최초의 본격 하이퍼텍스트 소설《디지털 구보 2001》을 분석한다. 《디지털 구보 2001》은 하이퍼텍스트성에 기반해 이상, 구보, 구보의 어머니라는 세 명의 시점에서 줄거리가 전개되어 독자가 원하는 화자와 시간을 골라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소설에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고 디지털 홍보 영화를 제작하는 등 디지털 시대의 혁신성을 소설에 반영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한때 많은 관심을 받던《디지털 구보 2001》의 웹 페이지는 현재 삭제된 상태이다. 이는 하이퍼텍스트 소설의 현실적 문제와 한계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저자는 독자가 원하는 플롯을 선택하게 하기보다는 세 화자를 병렬시켜놓았을 뿐이라는 점, 독자의 ‘이어 쓰기’가 기술적 이유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점, 하이퍼텍스트의 특성인 멀티미디어성을 잘 살리지 못한 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한계점을 제시한다.
이런 미래적 소설 형식은 아직 여러 면에서 한계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터넷으로 인해 작가와 독자가 소설을 사이에 둔 채 직접 마주하여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학 공간이 탄생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일 것이다. 이처럼 독자들의 독서 경험이 확장되고 작가와 독자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인터넷 소설은 미래 소설의 방향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준다.
5. 이 책의 구성
하나의 문학 현상으로서 인터넷으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새로운 소설 읽기 경험을 제공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한 이 책은 모두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에서는 박범신의《촐라체》, 황석영의《개밥바라기별》 같은 블로그 연재소설을 통해 인터넷 소설의 현 단계를 살펴본다. 블로그가 갖는 문학 공간으로서의 특성에 주목해, 블로거의 독서 경험, 작가와 독자의 만남과 대화, 블로그 소설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제2장에서는 인터넷 시대의 작가와 독자의 문제를 살펴본다. 인터넷 소설 공모전, 인터넷 소설 카페 등을 통한 인터넷 작가의 탄생을 살펴보고, 작가 홈페이지, 미니홈피, 인터넷 팬카페 등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새로운 방식을 들여다봄으로써 작가와 독자가 경계를 넘어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살핀다. 제3장에서는《그놈은 멋있었다》,《내 이름은 김삼순》,《커피 프린스 1호점》처럼 멀티미디어 시대에 영화나 드라마 장르로 확산된 인터넷 소설 속 등장인물의 섹슈얼리티 양상에 초점을 맞춰,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남성상과 여성상에 주목한다. 제4장에서는 한국 소설사 최초의 본격 하이퍼텍스트 소설인《디지털 구보 2001》에 다양한 코드로 접근해보면서 그 문학사적 의미를 짚어본다.
기본정보
ISBN | 9788970137216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6월 10일 | ||
쪽수 | 207쪽 | ||
크기 |
128 * 205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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