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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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기관 추천도서 > 문학나눔 선정도서 > 2020년 선정
환자를 살리는 것.”
당신의 안녕을 바라는 보통의 사람, 저는 내과 의사입니다.
지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의 사람이 감기, 암, 당뇨, 의존성 질환 등 내과적 요인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스펙터클함은 없어도 너무나 현실적인 공간, 내과. 이것이 바로 내과 의사가 보통의, 보편의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는 내과 의사 양성우가 써내려간 삶과 죽음, 버팀과 희망에 관한 기록이다. 한때는 누군가의 목숨을 짊어져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 싫었던’ 사람, 그러나 환자가 회복하면 그 자체로 감사하고 기뻐했던 사람. 이 ‘보통의 사람, 보통의 내과 의사’는 수많은 삶의 단상이 묻어나 있는 병록(病錄)을 조심스레 꺼내들고 ‘진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전한다. 죽음을 앞둔 자신보다 살아갈 누군가를 걱정하는 환자, 본인이 제일 슬프면서도 의사를 위로하는 보호자, 다시는 누군가를 잃지 않겠다는 깊은 각오를 다지는 의사…. 병원은 수많은 사람의 극단적인 경험이 교차하는, 삶의 축소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했을,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일상적이었을 병원에서의 어떤 하루. 그 숱한 날들 속에 인생의 시작과 끝이 있었다. 기쁨과 슬픔이 있었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에 관한 따뜻한 배웅이자, 글 쓰는 의사가 당신에게 건네는 힘 있는 ‘안녕’이다.
작가정보
글 쓰는 내과 의사.
“오늘 말을 나눴던 이가 다음 날 죽어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과 의사의 숙명 앞에서, 그럼에도 보통의 일상을 받아들이기 위해 삶을 응시하는 글을 쓴다. 때로는 본인이 제일 슬프면서
도 의사를 위로하는 보호자의 모습 속에서, 때로는 죽음을 앞둔 자신보다 살아갈 누군가를 걱정
하는 환자의 모습 속에서 ‘삶이란 무엇인지’ 배워가는 중이다. 월간 시사문단 「수필」로 등단하였
으며(2019), 제18회 한미수필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와 빈여백동인으로 활동하
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분당제생병원에서 내과 전문의를 수료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을지대학교병원, 분당제생병원을 거쳐 현재 대전 코스모내과 원장을 지내고 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magazine/wubenign
유튜브 닥터 비나인
목차
- 프롤로그
1부. 이렇게 의사가 된다
바이탈 잡는 의사
컨타는 절대 안 돼
의사는 신이 아니에요
양 내과 의원
환타와 코드 블루
어떤 각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갖추는 예의
아빠의 마음 비슷한 것
사망 회의
그때 그 전염병
2부. 삶과 죽음의 온도차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중독자의 최후
행려 환자를 위한 기도
집에서 죽고 싶다
중환자실에서의 은밀한 만남
오직 퇴원뿐
로맨틱 파리의 응급실 그리고 시트러스
화가 형님
딱한 사정
3부. 아픔을 지나는 길
부모는 자식의 아이가 된다
복된 병
한 러시아인의 죽음
아이가 다쳤다
가난한 사람의 입원
버려진 아이의 전이
목숨을 걸어야 비로소 엄마가 된다
친구 K를 추억하며
에필로그
책 속으로
지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의 5퍼센트만 외인사로 죽는다. 나머지 95퍼센트는 내과적으로 죽는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내과 의사, 그러니까 나는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며 산다고 할 수 있다.
병원에서 마주한 삶과 죽음의 온도차는 놀라우리만큼 극명했다. 그런데 내가 목격한 수많은 삶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순간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빛나는 인생은 그 어떤 책도 알려주지 못했던 가르침을 내게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환자 목록 하나하나를 꺼내어 보니 감사함이 느껴졌다. 혹자에 대한 미움은 사랑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내 환자들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큰 스승들이었다. 진심으로 그들이 낫길 바랐고, 환자의 회복은 내게 허락된 가장 큰 기쁨이었다.
_ 〈프롤로그〉 중에서
기본적으로 나는 어르신들이 내게 반말을 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의사로 일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의사 · 환자 관계가 손윗사람 · 손아랫사람으로 바뀌면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치료 윤리에 있어 환자의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가장 좋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온정주의도 필요하다. 환자를 손윗사람으로 만들면 내 마음은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치료는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와 ‘치료자 · 환자’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했다. 사람은 부모 같은 사람의 말은 듣지만, 자식 같은 사람의 말은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젊은 의사이기에 더 노력해야 했다. 실력과 더불어 정진해야 할 또 다른 문제였다.
_ 〈화가 형님〉 중에서
병원 안에서 방송이 나오기 전 항상 들리는 스피커 켜지는 소음이 있다. 그 ‘탁’ 하는 소리가 들리면 모든 바이탈과 의사는 정지 동작으로 선다. “71 병동 코드 블루(원내 심정지 상황 발생)”가 이어 들린다. 모두는 하던 일을 버려두고 그곳으로 달린다. 내과 의사가 된 지도 이제 몇 년, 벌써 백 번은 뛰었다. (…)
나는 환자 위로 올라탄다. 손을 바꾸는 잠시 동안 환자에게서 굉장한 정적이 느껴진다. 죽은 사람의 모습은 자는 사람과 확연히 다르다. 죽은 사람이 주는 섬뜩한 느낌은 잠시라도 한 번이라도 겪어 보면 잊을 수가 없다. 심폐소생술 중 ‘이 사람은 죽은 사람이 맞다’는 생각이 들면 가끔은 무서워지기도 한다. 내가 내미는 손이 강 저편까지 뻗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그 시간이 길지는 않다. 자세를 잡으면 바로 압박이 시작된다. (…)
환자는 지금 살아났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강한 각오의 냄새가 복도를 가득 메운다. 환자에게는 지금이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순간임이 확실하다. 그에게 주어진 생이 몇 시간일지 몇 년 일지는 중요하지 않다. 신의 영역은 내 관심과 능력 밖이고, 능력 밖의 일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 어쨌든 우리는 지금 그를 건져 내야 한다. 늪에서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것만이 중요하다. 나는 바이탈 잡는 의사니까. 나는 내과 의사니까.
_ 〈바이탈 잡는 의사〉 중에서
“예후가 나쁜 진행성 위암입니다.” 그녀 곁에는 다섯 살 남짓의 딸이 같이 있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들으며 어린 딸의 조그만 손을 꼭 잡았다. 딸은 “아- 엄마- 아파-.” “엄마 젤리 더 줘.” 이런 말들을 큰 소리로 칭얼대며 졸랐다. 그녀는 이로 입술을 깨물고 잠자코 내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딸아이의 손을 잡았다가, 머리를 쓰다듬었다가 하며 눈물을 참았다. 그녀는 지금 딸을 놀라게 하지 않는 것이 자기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 순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_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중에서
신종 전염병이 찾아든 이곳, 병원은 바로 전쟁터였다. 날아드는 총탄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호시탐탐 나와 의료진과 환자의 생명을 노리고 있었다. 어느 젊은 의사가 감염되어 사경을 헤맨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힘이 들어도 ‘아이고 죽겠네’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죽음’이 가능태가 된 현실, 더 이상 농담처럼 쉬이 입에 올릴 만한 단어가 아니었다.
_ 〈그때 그 전염병〉 중에서
출판사 서평
“수많은 보통의 죽음이 찾아오는 곳,
여기는 내과입니다.”
글 쓰는 의사 양성우가 바라본 삶과 죽음, 버팀과 희망의 날들
‘내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동네 작은 병원에서 노인들을 진료하는, 왠지 잔잔하고 평온한 일상이 지속되는 공간일 것이다. 하지만 지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의 사람이 내과적 요인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감기 같은 흔한 질병부터 암, 당뇨, 알코올중독, 온갖 사고까지 예상을 했든 안 했든, 여러 모습으로 죽음이 찾아오는 곳이 바로 내과다. 스펙터클함은 없어도 너무나 현실적인 공간 내과. 이것이 바로 보통의, 보편의 죽음을 내과 의사가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는 내과 의사 양성우가 써내려간 삶과 죽음, 버팀과 희망에 관한 기록이다. 한때는 누군가의 목숨을 짊어져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 싫었던’ 사람, 그러나 환자가 회복하면 그 자체로 감사하고 기뻐했던 사람. 이 ‘보통의 사람, 보통의 내과 의사’는 병원에서 수없이 목격했던 삶들을 다시 꺼내 마주하기로 한다.
살기 위해 싸우는 환자들, 견디기 위해 싸우는 보호자들, 그리고 자신의 미숙함을 이기기 위해 싸우는 의사들…. 저자는 수많은 삶의 단상이 묻어나 있는 병록(病錄)을 조심스레 꺼내들고 ‘진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전한다. 다양한 삶과 죽음이 펼쳐지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저마다의 갈림길을 앞둔 이들의 허심탄회한 소회가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때로는 울컥하게 우리 마음을 두드릴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의사의 마음은 하나다.
환자를 살리는 것.”
TV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짜 내과 의사 이야기
의사만큼 누군가를 ‘잃어본 경험이 많은 사람’이 또 있을까. 죽음을 일상처럼 맞이하는 내과의 의사가 되고 나서야, 작가는 ‘삶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 때로는 본인이 제일 슬프면서도 의사를 위로하는 보호자의 모습 속에서, 때로는 죽음을 앞둔 자신보다 살아갈 누군가를 걱정하는 환자의 모습 속에서.
보호자에게 ‘그것 참 복된 병이네요’라고 철모르는 소리를 내뱉던 어린 의사가 곁에서 묵묵한 위로를 전하는 어른 의사가 되기까지, 아픈 경험으로 자연히 단련될 수밖에 없었던 날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의사가 왜 환자에게 아랫사람으로 비추어져서는 안 되는지, 실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얼마나 곱씹고 있는지, 냉정하고 담담한 척 말을 하지만 사실 환자와 보호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셀 수 없이 많은 죽음을 겪었지만” 여전히 “죽음에 익숙해지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저자는, “오늘 말을 나눴던 이가 다음 날 죽어도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수밖에, 매일 찾아오는 죽음 앞에서도 늘 강한 각오를 다짐할 수밖에 없다.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인생에 한 번은 상실의 아픔을 지날 당신에게 건네는 안녕과 위로
병원에는 매일 다양한 보통의 삶이 끊임없이 찾아오지만, 그 속에서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사람마다, 입장마다, 처한 환경마다 다르다. 중환자실에 있으면서도 술을 끊지 못하는 심각한 술꾼, 자신의 죽음을 예고받는 순간에도 딸이 놀라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엄마, 아픈 형제가 혼자 남을 걱정에 입원도 치료도 마다하는 할아버지, 다시는 누군가를 잃지 않기 위해 지난 치료를 수없이 복기하고 고찰하는 의사…. 병원은 수많은 사람의 극단적인 경험이 교차하는, 삶의 축소판이었다. 누군가를 잃을까 두려운 마음도, 남겨질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도, 본인만을 생각하는 이기심도, 모두 ‘상실’을 직면한 상황에선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실과 아픔을 마주한 이들의 모습을 담백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 자신은 비록 의사라는 숙명으로 “고통받으면서 강해졌지만” 남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면 못내 안쓰럽고 괴롭다. 그저 안녕하기를 바랐다. 의료 현장에서는 미처 티내지 못했던 이런 속마음은 이 책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란다》에 순도 높은 고백으로 남았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했을,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일상적이었을 병원 속 어떤 하루. 그 숱한 날들 속에 인생의 시작과 끝이 있었다. 기쁨과 슬픔이 있었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에 관한 따뜻한 배웅이자, 양성우 작가가 건네는 힘 있는 ‘안녕’이다. 작가가 위로받았던 모든 순간들에, 이제는 독자가 위안을 받을 차례다.
기본정보
ISBN | 9788968332616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25일 |
쪽수 | 310쪽 |
크기 |
131 * 188
* 22
mm
/ 382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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