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공감각 은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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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말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조참훈
한국외대 독어학 학사와 전남대 영문학 석사를 마쳤다. 2013년 대한민국 정부 국비유학 시험에 합격하여 홍콩지역 국비유학생으로 홍콩이공대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국 중경 서남대학교 외국어대학 (中國 重慶 西南大學 外語學院)에서 영문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 머리말
제1장 서론
제2장 공감각 현상
제3장 개념적 은유
제4장 공감각 은유
제5장 한국어 공감각 은유 실례 분석
제6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
일러두기
해설
논문
책 속으로
공감각 (synesthesia, 또는 라고도 영문 표기됨)은 지금껏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로 여겨져 왔으며, 따라서 그 단어에 대한 정의와 사용법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공감각이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어의 σ?ν ‘함께’와 α?σθησι?aisth?sis ‘감각’의 합성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감각이란 어떤 공감각 능력을 가진 개인이 소리를 모양, 색상 또는 맛을 지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와 같이, “하나의 양상 속에 있는 감각 사건들 (sensory events)이 보통 다른 양상에 적합하다고 간주되는 속성을 취하는” (Marks, 1982) 무의식적인 신경학적 현상을 말한다.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달콤한 목소리”와 “따뜻한 색”과 같이 하나의 감각 영역이 또 다른 감각 영역과 연결 되는 경험적 결합 내지 연상을 의미한다.
공감각은 1690년 J. Lock가 저술한 〈인간의 이해에 관한 고찰〉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에서 처음 논의되었고, 이후 1880년에 F. Galton에 의해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에서 보다 분명하게 제시되었다 (Ramachandran & Hubbard, 2001). 하지만 이 주제가 20세기 초까지 상당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중반에는 갑자기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Baron-Cohen, n.d.; Carpenter, 2001; Cytowic, 2004). 그 후 한참 시간이 지나서 〈〈공감각: 감각의 결합〉〉 (s) (Cytowic, 1989)이라는 책이 출간된 이후에야 비로소 신경 과학 분야에서 다시 공감각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Takada, 2008).
Cytowic (1993)은 공감각을 인간 감각의 결합이며 일종의 신경장애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신경과학 분야의 공감각 연구자들은 대부분 공감각 현상에 대한 신경 생리학적 원인과 과정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에 심리학에서의 공감각 연구는 서로 다른 감각 양상들 (sensory modalities)에서의 느낌 또는 생각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면서 그러한 관계를 위한 지각적 또는 인지적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 심리학 분야에서의 공감각적 연관성에 대해 큰 영향력을 미친 연구는 음악에 대한 시각적 반응의 정형화 및 그 과정을 연구했던 Karwoski et. al. (1942)이다. 한편, 언어학에서의 공감각 현상은 주로 은유적인 관점에서 이해된다 (Williams, 1976; Geeraerts, 2010 등). Williams (1976)는 공감각을 모든 언어에 있어서 가장 일반적인 은유적 전이 현상 (mapping)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Huang (2015) 또한 공감각에 대한 은유적 설명에 기초해 중국어의 공감각에 접근하면서 공감각 현상은 모든 언어에서 매우 흔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사실, 공감각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는 신경 심리학적 공감각에 대한 연구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관심을 덜 받아 왔다 (Simmer & Hubbard, 2013; Zhao et. al., in press). 하지만 최근 들어 언어적 공감각 현상에 대한 연구는 특히 인지언어학 분야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인기 있는 연구 주제가 되었다.
전통적인 언어학 연구에서 은유 (metaphor)는 대개 의미론이나 개념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어나 언어 사용에 대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Lakoff & Johnson (1980)에 이르러 은유에 대한 그러한 전통적 개념은 완전히 뒤집혀 은유란 그저 언어적 기교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개념 이해에 대한 메커니즘 또한 깊숙이 반영된 결과로서 인정되고 있다. Lackoff & Johnson (1980)의 개념적 은유 이론 (CMT: conceptual metaphor theory)에 따르면, 은유의 본질은 어떤 종류의 것 (물체나 상황)을 또 다른 종류의 것으로 비유하여 이해하고 경험하는 행위이다. 은유적 연상은 개념 수준에서 일어나는 전이 현상 관계이며, 그러한 전이 현상은 원천 (source)과 대상 (target)이라는 두 개의 독립적인 개념 영역 사이에서 일어나는데, 이는 보다 구체적인 영역에서 보다 추상적인 영역으로 진행이 되는 비대칭적 또는 단일방향적 성격을 갖는다 (Lakoff & Johnson, 1980). 더욱이 그러한 전이 현상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화적 삶에서의 신체적 내지 물리적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다 (Yu, 2002). 또한, Lackoff & Turner (1989)가 지적한 바와 같이, 개념적 은유 이론에서 주장하는 주요 내용들 중 하나는 시적 은유가 일상 언어에서 쓰는 은유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인데, 즉 그 두 가지는 단지 확장, 기교, 결합 등의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동일한 인지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머리말]
학창시절, 즉 말하자면, 중고등학교 시절에 우리는 한번쯤 김영랑 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같은 시의 한 구절을 접하면서 공감각적 심상에 대해 원관념이 어떻고 보조관념이 어떻고 하며 공부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 이 공감각이란 개념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했던 사람도 있겠고, 다소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꼈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오늘 본 저자는 거의 우리 모두가 예전에 어떤 식으로든 경험해본 적이 있었을 이 공감각이라는 주제를 학문적으로 소환해보고자 한다.
공감각이란 과학적으로 엄밀히 말해 “공감각 능력이 있는 개인이 소리를 모양, 색상 또는 맛으로 지각할 때처럼, 한 영역의 감각 행위들이 보통 다른 영역에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성질들을 취하는” (Marks, 1982) 것과 같은 비자발적인 신경학적 현상을 일컫는다. 더 일반적으로 말해, 그것은 “달콤한 소리”와 “차가운 색깔”과 같이 하나의 감각 영역과 또 다른 감각 영역의 경험적인 연합을 의미한다.
언어학 분야에서는 일반적으로 공감각이 은유의 관점에서 이해된다. 언어적 공감각에 대한 선구적 연구로서, Ullmann (1963)은 “계층적 분포”라는 하나의 “보편적인” 이론적 프레임워크 (framework)를 제시하였다. 즉, 영어, 프랑스어, 헝가리어로 쓰여진 19세기 시 작품들을 분석하면서, 그는 공감각 전이에 있어 세 가지 주요한 경향들을 도출해낸다. 첫째, “촉각 (觸覺) → 열각 (熱覺) → 미각 (味覺) → 후각 (嗅覺) → 청각 (聽覺) → 시각 (視覺)”이라는 방향적 경향성이다. 이것이 바로 소위 “계층적 분포”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각 전이들이 육체적으로 “더 낮은” 감각 영역에서 “더 높은” 영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띠기 때문이다. 둘째, 가장 지배적인 전이의 원천/출발 영역이 감각 작용의 가장 낮은 단계인 촉각이라는 원천/출발 영역 경향성이다. 셋째, 가장 지배적인 공감각 전이의 목표/도달 영역이 시각이 아니라 청각이라는 목표/도달 영역 경향성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그의 가설이 보편적으로 확립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언어적 예들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탐구된 언어 대상들이 영어에서 중국어, 히브리어, 이탈리아어, 일본어와 같이 여러 언어들로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하지만 한국어를 포함한 많은 언어들이 여전히 연구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간단히 말해서 한국어 텍스트로부터 얻어진 공감각 자료들을 통하여 Ullmann (1963)이 제시한 계층적 분포 이론 체계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본고에서 다룰 이론적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 한국어 공감각 전이의 전체적인 경로는 어떠한가? (2) 한국어 공감각 은유에 있어 지배적인 원천과 목표 의 감각 영역은 무엇인가? (3) 한국어 공감각 결합에서 보편적 또는 특수 문화적 양상들은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가?
따라서, 본 연구의 초점은 한국어 공감각 현상의 방향성 및 일반성의 문제로 귀착된다. 본고에 사용된 공감각 데이터들은 구체적으로 한국 현대 시편들로부터 구해진 공감각 표현들이다. 이렇게 연구 질문과 데이터를 가지고 한국어에 나타난 공감각 은유 현상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 분석에 앞서 우리는 먼저 공감각 현상이 무엇이며, 은유가 무엇이며, 공감각 은유는 또한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사전 배경 지식으로 어느 정도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난 후, 한국어 시편에 나타난 공감각 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 결과 및 본서의 결론이 이어서 제시될 것이다.
여기에서 간단히 데이터 분석 결과에 대해 언급하자면, 그것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한국어 시편에 보이는 공감각 전이는 부분적으로 기존의 주요한 연구 결과들과는 다른 방향성이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전이 순서도에서 미각이 촉각을 선행하면서 언어 공감각에 대한 “일반” 가설을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미각과 촉각의 원천 영역 빈도 차이는 매우 미세하다. (2) 한국어 시적 공감각은 전반적으로 특이한 면모들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전의 다수 연구에서 논의된 “보편적인” 경향들과 불일치 하는 속에서 비교적 주목할 만한 하나의 문화적 특성과 관련된 미각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한다. (3) 한국어 시적 공감각 현상에서 시각과 청각 사이에서의 그 상호 작용이 공감각 결합의 다른 경우들에 비해서 월등히 더 내밀하다는 점이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특이점으로 나타난다.
본 연구를 통하여, 비교적 명확하고 광범위한 데이터 소스에서 찾아낸 공감각 사례들을 조사함으로써 한국어의 공감각 현상을 보다 명확하고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공감각 자료의 검토와 비교 연구를 통해, 기존의 개연성 있는 보편 가설이 한국어의 공감각 현상에서도 잠재적으로 유효한 것인지 아닌지, 또는 색다른 논의가 필요한 지 검토할 기회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본서는 한국어 공감각 현상에 관한 더 진일보한 향후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 공감각 은유의 일반 이슈들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위한 또 하나의 언어적 증거를 제공하는 데 그 의의가 클 것이다.
사실 본 연구서는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부분적으로 도움을 받았고, 아직 국내에 이렇다 할 공감각 은유 전문 연구서나 번역서가 없는 현실 속에서 신진 학자로서 부족하게나마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다. 일반 독자의 시각에서 최대한 쉽게 풀어 쓰고자 노력하였으며, 부록으로 본 연구자의 일반 언어에 대한 최신 공감각 연구 논문을 간략한 해설과 함께 덧붙임으로써 본서의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에서 사용된 외래어 및 외국어는 정부의 외래어 표기법을 최대한 존중하되, 언어학 연구서의 특징을 고려하여 학자 및 연구서, 연구 논문의 경우 원칙적으로 원어로 표기하였음을 밝혀둔다. 나아가, 책에 나온 여러 가지 기호들과 집필 형식은 기본적으로 언어학 연구 논문의 일반적인 체계를 따르되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위하여 상황에 따라 저자 임의대로 적절히 조정하였음도 아울러 밝혀둔다.
마지막으로 본 지면을 빌려, 저자에게 학자의 길을 열어주신 박사과정 지도교수이신 홍콩이공대 석좌교수 Huang Chu-Ren 교수님과 공동 지도교수이신 김선아 교수님께 깊이 감사 드린다. 또한, 학문의 고비마다 언제나 격려와 위로로 큰 힘을 주시는 어머니와 가족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한국문화사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기본정보
ISBN | 9788968179112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8월 14일 |
쪽수 | 136쪽 |
크기 |
153 * 225
* 12
mm
/ 28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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