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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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록에는 꽃그림 60여종 700컷 외에, 꽃과 새가 어우러진 자수 베갯모, 보자기 등이 수록되었다. 민화 꽃그림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의 이미지이면서 ‘사랑’, ‘행복’, ‘부귀’의 메시지도 함께 전해주는 길상적 의미도 갖고 있다. 모란을 비롯한 아름다운 꽃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새와 동물의 화면은, 남녀의 사랑과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작가정보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에서 박사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를 마쳤다. 주된 관심은 조선시대의 문학 및 사상과 연관하여 조선시대 회화 작품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이를 다시 오늘날의 관점과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다. 저서로 '조선후기 산수기행예술연구'(2001),'꽃과 새, 선비의 마음'(2004)이 있고, 공동 저서로는 '우리한문학의 새로운 조명', '우리한문학의 여성인식', '한문학과 미학', '19세기 지식인의 문화지형도' 등이 있다. 논문은 '연암일파의 회화론', ' "서권기" · "문자향"의 함의와 형상화 문제' 외에 다수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고 동양고전연구소, 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이화여대한국문화연구원, 시카고대학 동아시아미술연구소 등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였다.
저자(글) 박명자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다. 한국 전통문화 중 세계화 가능성이 가장 큰 장르가 민화라는 믿음으로 20여년간 국내외 박물관과 개인 컬렉션 등을 조사하면 민화를 연구했다. 국내외 여러 민화 관련 전시회를 기획하고 국제세미나를 자문했으며, 한국민화학회를 창립했다. 서울시, 경상북도, 조계종 문화재전문위원을 지냈으며,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의 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풍속화』, 『미술은 아름다운 생명체다』, 『사계절의 생활풍속』, 『조선시대 음악풍속도』, 『영원한 조선을 꿈꾸며』,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는 민화다』 등이 있다. 기획한 도록으로는 『민화의 계곡』, 『한국의 채색화』, 『CHEAKGOERI(책거리)』, 『민화, 현대를 만나다』 등이 있다.
작가의 말
1970년 인사동에 현대화랑을 처음 개관하면서부터 조선시대 민화를 접했다. 민화 중에서도 화조도는 행복, 부귀영화, 사랑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어 당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 주는 길상도吉祥圖로 여겨졌다. 민화에는 창의적인 발상, 화려하고도 기품있는 색상 등 다양한 요소가 담겨있어, 조선시대 무명 천재화가들의 역작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운보 김기창 화백은 생전에 “민화에는 천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할 정도로 민화에 심취하여, 그로 인해 유명한 바보산수를 탄생시켰다. 현재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종학 화백 역시 화조도와 자수에 매료되어, 본인의 작품에 민화의 세계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 2016년 예술의 전당 서예관에서 “책거리와 문자도”를 주제로 전시를 열었고, 그 전시가 해외로 이어져 뉴욕 스토니부룩대학교 찰스왕 센터, 캔자스대학교 스펜서 미술관, 그리고 클리블랜드 미술관에서도 개최되어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전시가 지속되어 조선시대 민화의 진가가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란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민화 꽃그림에는 낭만적인 이미지 세계가 자유롭게 펼쳐져 있다. 민화는 궁중장식화와는 달리 반드시 준수해야 할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실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한다는 원칙을 따를 필요도 없다. 민화 꽃그림은 제한된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게 표현하고, 평범한 꽃을 개성화하고 신비화하며, 순수하고 질박한 선으로 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전통과 혁신을 넘나들고 삶과 꿈을 자유롭게 오고가는 세계가 꽃의 판타지다. 민중들은 꽃의 이미지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얻었고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원리를 찾았다.
-정병모 (경주대학교 교수)
삶과 죽음을 장식했던 우리 꽃그림들, 모란병·연화병 앞에서 왕은 왕비를 맞이하고, 민가의 꼬마신랑은 신부에게 절을 했다. 신부 방의 꽃그림에는 꿩, 금계, 학, 비둘기, 앵무새, 그리고 나비와 벌이 날아들어 춘하추동 꽃동산을 이루었다. 국왕의 혼전에는 가장 커다란 모란병풍을 세웠고, 모든 꽃상여엔 아기자기 화려한 꽃그림과 꽃수를 장식했다. 베갯모의 꽃자수에는 사랑과 생명이 표현되었다. 우리 꽃그림에는 창조적 색과 형의 조합으로 기이하고 환상적인 형상을 만드는 역량과 유머스러움이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우리 꽃그림을 펼칠 때마다 피어올랐던 기쁜 에너지는 꽃그림에 담진 오래고 오랜 꿈과 축복, 그리고 창의력 덕분이었다.
-고연희 (성균관대학교 교수)
목차
- Preface 왜 꽃그림인가?
Essays 꽃의 도상학, 말하는 꽃그림 정민/한양대학교 교수
꽃그림의 고전 고연희/성균관대학교 교수
꽃의 판타지, 민화 꽃그림 정병모/경주대학교 교수
Plates 화조도
꽃패턴
모란도
꽃자수
Plate 도판해설 정병모·고연희
출판사 서평
꽃그림은 우리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행복을 가져다준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의 젊은이들은 백악관 앞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데모를 했다. 군인들이 중무장하고 대모 대를 막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군인의 총구에 꽃을 꽂았다. 이 사진이 외신을 타고 전 세계를 퍼져나갔다. 꽃은 평화다. 1953년 한국동란 피난시절 “꽃밭에서”란 동요가 만들어졌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복숭아도 한창이고, 아빠가 메어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다. 꽃은 우리에게 희망이다.
갤러리현대가 2016년 예술의전당에서 열었던 문자도·책거리전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한 민화전시회의 도록이다.
2016년 예술의전당에서 ‘문자도·책거리 전시회’를 열었는데, 이는 연장 전시를 할 만큼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전시회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찰스왕센터, 캔자스 스펜서미술관,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책거리 순회전을 열어 민화의 세계화에 큰 길을 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이 전시회를 전면에 소개했고, ‘Orientations오리엔테이션스'란 세계적인 미술잡지에서는 이 전시회에 대한 장문의 평문을 실었고,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의 소장 회화의 하이라이트 도록에 한국미술이 두 점 실렸는데 그중 하나가 책거리로, 이 그림을 인상파 화가 세잔느의 정물화와 나란히 싣고 조선의 정물화라고 소개했다.
이때의 전시도록 『CHAEKGEORI(책거리)』(다할미디어, 2017)는 미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갤러리현대에서는 전시회를 통해서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는 민화운동을 펼치고 있고, 그 아름다운 이미지를 수록한 것이 도록이다.
갤러리현대의 모태인 현대화랑은 1970년대 화랑문을 열면서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이응노, 천경자 등을 발굴하고 소개하여 오늘날 현대 회화사의 골격을 세운 곳이다. 현대미술 전문 화랑인 갤러리현대에서 소속 화랑인 현대화랑, 두가헌 등 세 곳에서 민화전을 벌이는 것은, 민화가 현대 미술의 중요한 원천임을 널리 알리고 앞으로 우리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민화를 선택했다. 이 도록은 그 전시회에 출품된 도록으로 전시된 꽃그림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꽃그림은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사람 누구나 좋아하는 장르다.
민화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계적 보편성을 가진 그림이다. 특히 민화 꽃그림에는 우리의 취향, 정서, 감성, 상징 등이 무르녹아있다. 이 전시회에서는 우리나라 조상들이 오랜 세월동안 다듬어온 꽃의 이미지와 상징을 다채롭게 보여줌으로써 한국적인 꽃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밝힌다. 민화를 세계화하려면 한국적이면서 글로벌한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한국적인 그림만으로 세계화하기 힘들다. 어느 정도 보편성을 갖춰야 한다. 책거리가 미국 전시회에서 각광을 받은 것은 책그림(서재)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꽃그림(정원)은 한국성과 국제성의 조명을 동시에 받으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장르다. 책거리가 학문적으로 관심을 끌 주제라면, 꽃그림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주제다.
민화 꽃그림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의 이미지이면서 ‘사랑’, ‘행복’, ‘부귀’의 메시지도 함께 전해주는 길상적 의미도 갖고 있다.
모란을 비롯한 아름다운 꽃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새와 동물의 화면은, 남녀의 사랑과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부유하고 귀해질 것을 의미하는 모란병풍은 모든 중요한 잔치에 펼쳐졌다. 옷, 베개, 주머니까지 생활용품에 수놓아진 꽃과 새에는 사랑과 축복의 장식이다.
민화 꽃그림을 통해서 한국적인 꽃패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도록에서는 패턴으로 된 민화를 처음 발굴 전시하고, 패턴을 응용한 민화를 함께 수록하였다. 왜 패턴이 중요한가? 꽃패턴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가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 William Morris(1834~1896)다. 그가 개발한 꽃패턴은 1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영국인의 생활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레스토랑, 공연장, 농가주택 등 벽지, 커튼, 가구, 그림 등에 꽃무늬가 가득하다. 영국의 대표적인 홈패션 업체인 로라 애슐리에서는 아직까지도 윌리엄 모리스의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가 사랑한 민화 꽃그림과 일본에서 가장 명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 개인 컬렉션의 민화 꽃그림을 소개한다.
민화라는 말은 1936년 일본민예관을 설립한 야나기 무네요시(柳宗?)가 만들었다. 조선시대에는 민화를 속화(俗畵)라고 불렀다. 그는 조선시대 도자기와 공예품을 중심으로 민예운동을 벌였고, 1950년대 여러 글을 통해서 조선 민화에서 받은 놀란 감동과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도록에 수록된 일본민예관 소장 <연화모란도>는 야나기 무네요시가 표구 디자인 개념을 잡고, 표구장 오오하시 호사이(大橋豊齋)가 표구하며, 영국의 유명한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ed Reach)가 족자봉을 만들어 협력체제로 낡은 그림을 새롭게 표장했다. 또 하나 일본민예관 소장 <화병도>는 야나기 무네요시의 아들이자 디자이너인 야나기 소리(柳宗理)가 다시 표장했다. 우리는 이런 과정에서 예술품과 이를 제작한 화가에 대한 존중과 경의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일본 개인 컬렉션의 <화조도>는 일본에 있는 우리나라 화조화 가운데 가장 명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7360795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7월 30일 (1쇄 2018년 06월 20일) |
쪽수 | 364쪽 |
크기 |
233 * 301
* 38
mm
/ 215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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