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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글쓰기 혹은 글쓰기 너머의 인간

양장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05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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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67357689(8967357680)
쪽수 688쪽
크기 149 * 208 * 42 mm /707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삶과 통풍이 되는 글쓰기, 잡된 글쓰기, 삶의 복잡성에 유의하는 글쓰기
무기록의 삶도 인간살이의 한 방법이지만 삶의 결핍과 어긋냄을 드러내려는 자는 글을 쓸 수밖에 없다
자기 삶을 가루로 만들지 않기 위해 글을 쓸 것

철학자 김영민은 인문학 하는 것의 핵심으로 오랫동안 글쓰기에 천착해왔다. 인문학은 읽고 쓰는 것이되, 쓰기가 없다면 그 앎은 한 번도 수면 위에 떠오르지 못한 채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책 읽고 공부하는 이들은 쓰기를 지속하면서, 하나의 색깔로 수렴되지 않는 복잡한 삶을 어떻게 담아낼까를 고심해야 한다. 이는 학술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학 분야 논문이 아니라면, 삶을 말끔히 도려낸 글은 있을 수 없다. 이 책은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글쓰기로 자기 삶을 어떻게 가루로 만들지 않고 결핍을 채워나가며 욕망을 증폭시킬 수 있는가를 논한다. 글쓰기는 삶의 단순한 반영이 아니다. 그 활동은 자신을 확인하며 자신이 갇힌 타율의 굴레를 벗겨내고 삶을 구성하면서 새롭게 변화시키는 노력이다. 그러려면 글은 조그만 분량, 한 가지 논의로 정돈되기보다 복잡하고 무한한 글쓰기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곧 잡된 글쓰기인데, 이로써 글쓰기를 억압했던 현실에 대한 가장 지속적인 저항을 펼칠 수 있다.

사실 글을 쓰는 자라면 누구나 삶의 ‘깊이’와 ‘성숙’을 생각해볼 것이다. 특히 성숙은 삶에서 맞닥뜨리는 재난을 요모조모 피하면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상수常數로 주어지며, 성숙은 재난 앞에서 무너져가는 격格, 쓰러져가는 멋에 의해 그 비범한 속내를 드러낸다. 특히 슬픔을 어떻게 다스리는가가 성숙과 미성숙을 가름하는 잣대가 될 텐데, 글로써 이를 담아 성숙을 이뤄내는 이들을 우리는 동시대의 학술 논문에서는 보기 힘들고 대개 문학에서 발견하게 된다. 정말로 논문은 삶을 담아낼 수 없는 것인가. 만약에 그렇다면 논문 쓰기의 역사를 제대로 고찰하고 뜯어고쳐야 한다. 근대 서구의 이성중심주의의 글쓰기를 절대 무기처럼 여겨온 논문 작성을 한국사회는 아무런 비판 없이 지난 수십 년간 답습해오고 있다. 사실 10명 내외로 읽는 논문의 무용성에 대해서는 지칠 정도로 여러 차례 지적이 있었다. 변명으로 전문가들끼리의 논의, 학문성의 틀을 갖춘 글쓰기를 내놓는 것은 별 설득력이 없다. 전문성이 1년에 한두 편의 논문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라면, 그들은 언제 ‘글짓기’ 수준을 벗어나 진정한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읽히지 않는 인문학의 논문이란 사실 존재의 무용성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논문 쓰기에서 드러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원전중심주의다. 원전만을 깍듯이 모시는 문화는 자기 집을 제대로 못 짓고 있는 형국에 빗댈 수 있다. 구걸만 하는 학문을 학문이라 할 수 없으며, 원전 바깥의 세상도 믿을 만하고 살 만하다는 것을 학자들은 용기와 성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 용기와 성숙은 바로 삶과 분리되지 않는 글쓰기에서 비롯될 것이고, 삶은 이런 글쓰기로 인해 상승작용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와 관련된 저자의 오래전 논의들을 함께 묶어 복간하면서 지금의 현실에서 이 논의들이 여전히 유효함을 펼쳐 보인다. 우리가 쉽게 목격하듯이, 인간과 세상과 학계가 개선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며, 당대에 그런 일을 보게 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절대다수의 학자는 읽히는 글을 쓰기를 거의 포기한 듯하고 그런 역량을 기르지 못한 채 학문의 생을 마감하고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니 삶도 학문도 다 제것으로 만들지 못한 학자는 과연 소용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래도 어쨌든 글쓰기는 비관의 작업이 아니고, 이 책 역시 삶의 진리가 아닌 여러 일리一理들을 드러내려는 것이 목적이므로, 독자 각자가 자신의 일리를 찾아나가는 여정에서 이 두터운 책은 방향타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서문

1부 기지촌의 지식인: 탈식민성과 글쓰기

1. 논문중심주의와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2. 원전중심주의와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3. 기지촌의 지식인들-탈식민성과 우리 학문의 자생성
기지촌 가는 길 | 건축·사 혹은 건·축사 | 기지촌의 학문과 인용 I | 마이신과 허위의식 | 제도, 학문성, 선생 | 기지촌의 학문과 인용 II | 보건증·식민증·학위증 | 식민지의 지식인들, 혹은 대리전의 경비견들 | 기지촌의 언어 | 기지촌을 떠나며
4. 집짓기, 글쓰기, 마음쓰기-탈식민성의 걸음걸음
5. 글쓰기, 복잡성, 일리-『하얀 전쟁』과 『이방인』
글쓰기와 상상력 | 구체와 추상, 혹은 ‘붙어 있음’과 ‘떼어냄’ | 『이방인』과 『하얀 전쟁』 | 단순함과 복잡함: 글쓰기와 ‘복잡성의 철학’ | 일리의 해석학을 향하여
6. 복잡성과 잡된 글쓰기-글쓰기의 골과 마루
삶의 복잡성, 그 전후좌우와 안팎, 켜켜와 층층과 면면을 일일이 어루만져주는 글쓰기 | 개성적 글쓰기 | 구체성의 글쓰기 | 글쓰기의 임상성 | 글쓰기의 골과 마루
7. 복잡성, 콘텍스트, 글쓰기
삶의 모습에 알맞은 글쓰기 | 복잡성과 친숙성 | 복잡성, 콘텍스트성 그리고 단순화의 병증 | 잡된 글쓰기와 우리 인문학의 미래
8. 콘텍스트의 해석학
인문학의 글쓰기: 원리와 사례의 피드백 | 갈릴레오의 성공 | 아아, 우리의 심청이 | 무릎과 무릎 사이 | 인감됨의 콘텍스트·콘텍스트의 인간됨

2부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

9. 부재를 찾아 떠나는 무늬-글쓰기로서의 문학과 탈자본제적 삶의 씨앗
글쓰기, 부재를 향한 무늬 | 글쓰기의 주술, 자본주의의 그늘에서 | 글쓰기로, 손가락으로, 탈자본주의의 씨앗으로 | 소설의 지혜 | 검은 고목, 저만치 있는
10. 수난과 열정의 뫼비우스-김승희의 글쓰기
글쓰기의 밀교, 원초경으로의 야합 | 자살미수의 한계에서 부활미수의 조건으로, 정신의 질긴 힘으로써 혹은 피로써 | 절박한 순정에서 정신의 질긴 힘으로 | 늑대를 타고 달아난 여인, 그리고 망치를 든 철학자 | 사이코 토끼, 혹은 차라투스트라 | 한계의 벽에서 조건의 창으로 | 열정과 수난의 뫼비우스
11. 시작詩作과 시작始作-문화文禍 시대의 글쓰기
꼬리, 그 우습과 아름다운 것 | 끝없이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뿐 | 날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지만, 날지 않으려 하는 것은 타락이다 | 복제, 감성, 시작詩作 | 그 유혹의 시작始作일 뿐, 수음과 강간도 아닌
12. 슬픔, 종교, 성숙, 글쓰기-박완서의 글쓰기
역량, 감성의 역사를 이뤄 | 슬픔에 겨워 글을 쓰고, 슬픔을 견디며 글을 쓰고 | 손가락으로, 무의식보다 더 낮은 자세로 | 어머니, 아들을 잡아먹은 근대를 탓하며 | 성숙의 체감, 운명과 신의神意 사이의 배회 | 자조自嘲의 경건, 자조自助의 불경건 | 도구·해결에서 존재·성숙으로 | 다시 삶으로, 다시 글쓰기로
13. 글자와 그림의 경계에서-채근하는 미학, 망설이는 해석학
14. 글쓰기의 물리학, 심리학, 철학
재료·글쓰기·자료 | 인식·표현·정서 | 글쓰(읽)기라는 방어 기제 | 자살미수의 글쓰기 | 필연성의 글쓰기 | 고삐 풀린 말言 | 존재와 글자 | 순수의 아둔함, 혹은 탈식민성의 글쓰기 | 배회·일리·성숙의 글쓰기 | 가시성, 혹은 유혹의 글쓰기 | 글쓰기(와) 철학
15. 글쓰기로, 스타일로, 성숙으로
글쓰기의 경지론 | 심인의 체로 거른 열 가지 글쓰기 | 맥리脈理의 생태계: 해석과 성숙 | 성숙과 해방, 그리고 탈논문중심주의 | 손으로부터 나오는 혁명 | 읽힐 수 있음可讀性과 인문학 | 전문성: 개방적 보편성인가, 폐쇄적 정합성인가 | 글쓰기의 통풍 | 번역의 식민성과 원전중심주의 | 글쓰기로, 스타일로, 성숙으로
16. 1996년 11월 하순-글쓰기, 그 운명의 전략
17. 지금, 글쓰기란 무엇인가

3부 글쓰기의 묵시록

18. 글쓰기의 징후, 혹은 징조의 글쓰기
‘쉬운’ 비난 | 논문의 유래가 망각된 것이 논문의 개념이다 | 연대, 혹은 고립이 아닌 독립 | 글쓰기의 징후, 혹은 징조의 글쓰기 | ‘대안’이라는 스캔들 | 이치는 단박에 깨치나 버릇은 오래간다 | 중성성의 신화, ‘인식’과 ‘인정’의 사이 | 시간과 글쓰기
19. 글쓰기의 묵시록: 총체와 비약
20. 미안하다, 비평은 논문이 아니다

책 속으로

이들의 세계에는, 어느 곳이든 어느 것이 있고, 아무 곳이나 아무것이 있다. 전통의 맥과 성숙이 가능하게 만드는 안정감과 깊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은 부유한다. 이들의 집짓기, 글쓰기 그리고 마음쓰기의 모토는 ‘주변은 돌보지 않는다’이다. 주변을 돌보다가는 집은 올라가지 않고 글은 나아가지 않고 마음은 소득 없이 번잡할 뿐이다. 이는 식민지 학생들의 지상 명제인 ‘오직 책만 볼 것이며 그 주변은 돌보지 않는다’는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_144쪽

잡된 글쓰기는 우리 인문학의 미래를 위한 하나의 제안이다. 그러나 만... 더보기

출판사 서평

삶을 위한 앎과 삶을 깔아뭉개고 있는 앎: 복잡성의 글쓰기를 지향하며

우리의 앎과 글쓰기의 바탕엔 교육이 있다. 하지만 경험해서 알듯이, 학교 교육은 시험을 치르는 데 집중되고, 시험을 잘 치르려면 잡색의 현실을 외면한 채 단색의 교과서에만 코를 박고 있어야 한다. 삶을 위한 앎이어야 할 텐데, 묘한 구조를 타고 있는 앎이 힘을 얻어 오히려 삶을 깔아뭉개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공부하는 이들이 무엇에 집중하는가 그 양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제 나라 말로 변변한 논쟁을 이끌 훈련도 안 돼 있으면서 논문을 쓰고, 한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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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글쓰기 vo**ehw | 2020-05-10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생각을 하든, 글을 쓰며 생각을 하든, 아니면 글이 먼저든 생각이 먼저든 하여튼 지간에 '나'라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이 '현재' 속에서 물이 넘치듯 범람하는 생각 끝에서 종종 벌어지곤 했던 흔한 생활 속 몸부림은 다름 아닌  '쓰기'였다. 아무것도 몰랐던(?) 이십대는 머리에 든 것이 많은 걸 위시하거나 과시하고 싶은 얄팍하고 비겁한 마음에 '그럴듯하게' 쓰는 편을 택했고, 그렇게 그럴듯하게 반듯하게 써 낸 글들은 모두 읽히지 않은 문학 혹은 시 혹은 혼자 읽는 텍스트들에 그쳤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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