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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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살면서 작가로서 그녀는 아주머니들의 삶과 장사하는 이야기에 자연히 귀를 기울였다. 작가로서 놓칠 수 없는 글감이었고, 망원시장은 더군다나 홈플러스와의 투쟁으로 인해 ‘자기계발적’인 성공담까지 품은 공간이다. 여기서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은 원래 이렇게 강하지도, 거칠지도, 불굴의 의지로 똘똘 뭉치지도 않았다. 연약하고, 수줍고, 많이 배우지도 못했지만 먹고사는 일이 이들을 강하게 키워냈다.
아픈 데가 없다고 말할 순 없다. 쉬는 날이 적어 힘들지 않다고 말할 자신도 없다. 거대 자본은 몇 년 단위로 언제나 맞설 태세를 하고, 일인가구가 늘어날수록 먹거리 재료를 사가는 주민도 줄어든다. 사방에 장사를 그만둘 요인은 넘쳐나지만, 사실 월급쟁이에 비하면 어떤 때엔 꽤 먹고살 만하기도 하고, 아이들 대학과 시집장가도 다 보냈다. 그래서인지 상인으로서의 주도성은 삶의 주체성까지 일궈내며 어느덧 삶의 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생 많이 한 옛 어른들은 흔히 “나 사는 거 소설로 쓰면 몇 권은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마냥 듣자는 게 이 책의 기획 의도는 아니다. 그들의 삶이 한국의 현대사와 겹쳐 읽히고, 그 안에서 주체성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읽혀야만 이야기로서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 9명의 구술사 작가들은 바로 이런 그들의 삶을 굽이굽이 끌어냈고, 망원시장 여성상인들은 장사하는 이로서뿐만 아니라, 현대사에 남을 만한 주인공으로서 자기 생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안다.
작가정보
저자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 저서로 『할배의 탄생』,『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가 있다.
목차
- 여는 글: 각자 또 함께
“사는 게 다 그렇죠 뭐. 안 그래 보여도 굽이굽이 사연이 많아요.”
대진청과_ 김미숙
“그땐 힘들고 지루했지만, 그 시간들이 있어 이렇게 살고 있구나 싶어요.”
교동왕족발_ 방보경
삶의 열정을 공동체에 대한 헌신으로-망원시장의 에너자이저
종로연떡방_ 황성연
“지금이 내 인생에서 제일 편한 때야.”
망원유통_ 박미자
“30년 노점 인생, 이제 커피와 음악과 독서로 여생 보냈으면”
모자나라_ 유순자
마당쇠 방앗간 가족 구술 생애사
마당쇠 방앗간_ 최윤영
“다 같이 좋자는 일인데 합심해야죠.”
새나래수산_ 배미경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아.”
진양수산_ 이양희
“나는 여기 가게 들어온 거 진짜 잘했어.”
목포홍어무침_ 조숙희
나가는 글: 망원시장에는 이야기가 있다.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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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회장이니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니 드러나는 자리엔 남성들이 있었지만, 이 책은 그 뒤에 오랜 기간 장사를 해오며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여성상인의 강한 결속이 있었다는 데 주목했다. 그렇게 9명의 여성 상인이 9명의 여성 필자를 만나 들려준 살아온 이야기가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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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존의 끝자락에서 살아남아 여전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망원시장의 여성상인 9명을 인터뷰한 기록이다. 모든 기록은 상인들의 생생한 구어로 서술돼 있다. 어린 나이부터 생업 전선에 뛰어든 이야기, 시집간 딸이 손녀를 안겨 송구하다며 사돈에게 허리 굽히는 친정아버지를 보며 눈물을 삼킨 일화 등 시대상을 간추리는 장면들이 쉼 없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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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생애사는 말 그대로 ‘입에서 나온 사람의 인생사’다. 청자가 최대한 자신의 생각을 줄이고 상인들의 말투를 그대로 옮겨 적는 방식이어서 글 내용이 세밀하고 문체가 생생한 게 강점이다.
출판사 서평
먹고는 살 만합니다
아니, 사실 재미있고 보람 있고 때로는 꽤 먹고살 만합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번 생은 망원시장 상인 하길 잘했습니다
시장이 낳은 삶
구술생애사 작가 최현숙은 지난 몇 년간 망원시장 안에 있는 투룸에서 살았다. 근처에 조용한 전세방이 나왔지만, 어릴 적부터 시장의 소란스러움이 좋았고 바로 달려나가 두부며 콩나물을 사다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도 편리했다. 집 계단을 오를 때면 손엔 떡볶이와 순대를 담은 비닐봉다리가 들려 있었다.
시장에서 살면서 작가로서 그녀는 아주머니들의 삶과 장사하는 이야기에 자연히 귀를 기울였다. 작가로서 놓칠 수 없는 글감이었고, 망원시장은 더군다나 홈플러스와의 투쟁으로 인해 ‘자기계발적’인 성공담까지 품은 공간이다. 여기서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은 원래 이렇게 강하지도, 거칠지도, 불굴의 의지로 똘똘 뭉치지도 않았다. 연약하고, 수줍고, 많이 배우지도 못했지만 먹고사는 일이 이들을 강하게 키워냈다.
아픈 데가 없다고 말할 순 없다. 쉬는 날이 적어 힘들지 않다고 말할 자신도 없다. 거대 자본은 몇 년 단위로 언제나 맞설 태세를 하고, 일인가구가 늘어날수록 먹거리 재료를 사가는 주민도 줄어든다. 사방에 장사를 그만둘 요인은 넘쳐나지만, 사실 월급쟁이에 비하면 어떤 때엔 꽤 먹고살 만하기도 하고, 아이들 대학과 시집장가도 다 보냈다. 그래서인지 상인으로서의 주도성은 삶의 주체성까지 일궈내며 어느덧 삶의 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생 많이 한 옛 어른들은 흔히 “나 사는 거 소설로 쓰면 몇 권은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마냥 듣자는 게 이 책의 기획 의도는 아니다. 그들의 삶이 한국의 현대사와 겹쳐 읽히고, 그 안에서 주체성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읽혀야만 이야기로서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 9명의 구술사 작가들은 바로 이런 그들의 삶을 굽이굽이 끌어냈고, 망원시장 여성상인들은 장사하는 이로서뿐만 아니라, 현대사에 남을 만한 주인공으로서 자기 생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안다.
장사한 경력만 도합 123년
파란만장 인생 보고서
망원시장 장사 경력만 도합 123년,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성상인 9인의 보고서. 모양새는 저마다 다르지만 삶의 고비마다 겹치는 궤적은 5060세대 여성의 보편적인 서사를 짐작케 한다.
“고향은 강원도 탄광촌에서 전라도 섬까지 모두 제각각이며,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없다. 비슷한 시대에 전국 곳곳에서 태어난 서민의 딸들이, 각자의 형편과 경로를 겪으며 즐겁고 아프게 성장했다. ‘나는 못 가도 남동생과 오빠는 대학을 가야 하는’ 설움을 ‘으레 혼자 삭이며’, 교육과 취직과 탈농과 결혼을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1997년 IMF 사태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공장과 노점과 식당과 알바 등을 거쳐 망원시장으로 들어왔다. 하여 2017년 지금 마흔여덟에서 예순일곱인 망원시장 여성상인 9명이 ‘각자 또 함께’ 사는 생애를 듣는 것은, 사람과 시대를 들여다보고 세상을 내다보는 일이다.”
망원시장이 유명해진 것은 2012년 한 대형 마트와의 투쟁에 나서면서다. 일주일에 하루 쉬기도 힘들다는 시장 상인들이 다섯 번이나 다 같이 가게 문을 닫고 집회를 열었다. 그들이 똘똘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이전부터 상인들의 네트워크가 탄탄했던 덕분이다. 2008년 아케이드 공사를 하면서 상인회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결집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해당화, 십자매 같은 모임도 이때 생겨났다. 2014년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망원시장 상인이 시의원 비례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모두 상인들의 ‘연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중에서도 여성상인의 이야기에 주목한 것은 함께 일하고 함께 싸워도, 막상 이름이 남는 역할은 남성의 몫으로 돌아가고, 여성은 조력자로 남곤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의 그림자로 살아온 그녀들이 사실은 망원시장의 오늘을 있게 한 주인공임을 알리기 위함이다.
우리가 사는 법
몸에 새겨진 시장의 생
‘교동왕족발’의 방보경씨는 여자라서 당하는 부당한 일들을 참아 넘기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맞서왔다. 어린 시절엔 오빠의 밥그릇을 빼앗기도 했고, 여자라고 함부로 구는 손님 앞에서는 똑같이 되받아친 적도 있다. 1969년 강원 정선 광산촌에서 1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나, 열 살의 나이에 엄마의 물초롱을 어깨에 나눠진 첫 노동의 순간부터 산후우울증을 딛고 마트 노동자가 되어 새로운 세계로 나선 30대, 여성상인으로 살아가는 현재까지 그녀의 인생 경로에는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마주하는 차별의 경험이 곳곳에 등장한다.
‘종로연떡방’의 황성연씨는 낙천적이고 열정적이다. 1964년 충북 충주에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결혼 후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자 칼국수 집을 냈고, 망원시장에 왔을 때도 “난 여기서 장사해야겠다”고 단숨에 맘먹으며 빚내서 가게를 계약했다. 사람 좋아해, 술 좋아해, 그녀가 십자매·해당화를 비롯해 각종 상인 모임의 마당발로 통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08년 상인회의 아케이드 사업에 적극 참여한 인연을 계기로, 황성연은 2012년 홈플러스 투쟁 때도 상인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다섯 번의 철시’를 끌어내는 데 한몫했다. 자기 삶에 대한 열정을 공동체로 확장시키는 그녀 같은 이들이 있기에, 망원시장에 거대 시장과 싸워 살아남을 수 있었으리라.
‘새나래수산’의 배미경은 수줍어서 그렇지, 한번 하면 끝까지 하는 성실함의 아이콘이다. 1965년 인천 강화 출생. 3남 1녀 중 막내. 보름달 아래 술래잡기보다, 저수지 물놀이보다, 돈이 되는 갯지렁이 잡기를 좋아했다. 어려서부터 노동을 놀이처럼 여겼다. 수줍음이 많아 앞에 나서지는 못해도 옆에서 누가 이끌면 끝까지 해내고 만다. 2008년 망원시장 아케이드 사업, 2012년 홈플러스 투쟁에도 적극 참여했던 이유다. “난 꼭 희한하게 뒤에 서 있어도 앞에 나가서 전경하고 대치하게 되더라”는 말에는 특유의 성실함과 책임감이 묻어 있다. 지금도 과일 집 언니가 꼬셔서 나가게 된 젬베 모임에서 북을 세 개나 치고 있다.
‘망원유통’ 박미자 상인은 꼿꼿하고 빈틈없는 여장부 스타일이다. 무슨 일이든 똑 부러지게 매듭지어야 직성이 풀린다. 1961년 충북 음성에서 2남 2녀의 장녀로 태어났다. 5대 독자 집에 시집가서 일 년에 열 번 제사를 지내며, 아이 둘 키우랴, 장사하랴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본인이 “몸을 계속 움직여야 마음이 편”하단다. 옷장사를 했으나 IMF 여파로 접고, 닭집을 시작했다. 복날이면 하루에 몇천 마리씩 팔리던 닭도 조류독감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망원시장이 데이트 코스로 떠오르면서 전통과자로 업종을 바꿨다. 요즘은 월세가 올라 걱정이다. 그래도 그녀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편한 때”라고 말한다.
전업주부에서 시장 상인으로
“장사를 그만두지 않을 겁니다”
‘대진청과’의 김미숙 상인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제자리에서 삶의 내공을 벼려왔다. 1965년 전남 완도에서 2남4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동생들을 업어 키웠고, 결혼해서는 두 아이를 길러내며,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하는 등 끊임없이 누군가를 돌보는 게 그녀 삶의 큰 부분이었다. 망원시장에서 20년째 남편과 함께 과일장사를 하고 있다. 수줍은 성격으로 손님들을 대하다보니 처음에도 울기도 많이 울었단다. 단골손님과 시장 사람들과의 ‘정’을 기억하며 오늘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자나라’ 유순자는 일산이 너른 논밭이던 1950년, 농사짓던 집안의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일산이 신도시로 개발되었지만 딸들에게 돌아오는 보상금은 없었다. 결혼 후 20년간 전업주부로 살다가, 1997년 IMF에 직격탄을 맞아 남편이 명예퇴직 하자 집 밖으로 나섰다. 3년간 명동 떡볶이 포차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이후 망원시장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다가, 2001년 잡화점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점 자리를 인정받아, 현재 구청에 도로점유세를 내며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투쟁 때도 참여하며, 망원시장의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망원시장에서만 20년째 장사 중인 그녀는 은퇴 후에는 우아하게 커피와 음악,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진양수산’ 이양희 상인도 10년간 전업주부로 있다가 IMF 여파로 시장상인으로 나선 경우다. 1965년 전남 곡성 출생, 1남3녀 중 셋째. 결혼 후 남편은 대기업을 다니다 벤처회사로, 시장으로 일터를 바꾸었다. 장사는 상상도 못 했던 그녀이지만, 막상 시작하니 활동 범위를 쭉쭉 넓혀나갔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상인회 임원을 했고, 현재는 망원동에서 주민자치위원을 하며 중앙대 상인대학에 다녔다. 세상과 다양한 형태로 관계 맺으며 “조금씩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즐기고 있다.
대를 이은 ‘마당쇠방앗간’의 가족 구술사는 그 자체가 망원시장의 살아 있는 역사다. 66년 서울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최윤영씨는 50여 년째 마포토박이로 살고 있다. 그녀의 시부모 고우균, 최갑순 어르신은 이북서 피란 나와 땅값 싼 망원동으로 들어와 ‘도라무통(드럼통)’을 이고 다니며 새우젓 장사를 시작했다. 남편은 한국통신에 다니다가 2001년에 퇴사해, 부모님이 운영하던 ‘망원상회’를 물려받아 ‘마당쇠방앗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녀는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자녀들이 중학생이 된 이후로 가게 일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마당쇠 방앗간’의 안주인으로서, 남편과 함께 망원시장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목포홍어무침’의 조숙희 상인은 맵디매운 시집살이 끝에 음식 솜씨가 훈장처럼 남았단다. 1963년 전남 신안 출생. 8남매 중 남동생만 셋이다. 학창시절 여군을 꿈꾸던 씩씩한 소녀였지만, 결혼하고 시집살이 7년 만에 깊은 우울증을 얻었다. 남편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기력을 씻어냈다. 1996년 남편과 함께 장어집을 열어 ‘대박’을 터트렸으나 이듬해 IMF가 닥쳤다. 두 번째 장어집을 냈으나 권리금도 못 받은 채 쫓겨났고, 남은 보증금으로 떡볶이 장사를 시작했는데 근처에 생긴 대형 마트가 손님을 다 쓸어갔다. 2014년 망원시장에서 홍어집을 열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녀는 말한다. “우리 어머니가 나 먹고살라고 이렇게 고생을 시킨 건가봐.”
이들은 망원시장을 “축복받은 시장”이라고 말한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시대, 그들의 성공은 상인들의 탄탄한 네트워크와 지역 주민, 시민단체 등의 광범위한 연대가 있기에 가능했다. 현재 망원시장은 또 다른 기로에 서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상인들은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세상의 흐름 앞에 시장이 유기체처럼 변화해나갈 수 있는 것은 생명력 넘치는 상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은 알 수 없다. 그래도 말할 수 있다. 그녀들처럼 생동하며 일터를 지키는 상인들이 있는 한.
기본정보
ISBN | 9788967355081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3월 21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46 * 206
* 19
mm
/ 43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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