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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수필』은 남송 시대 홍매가 독서하며 얻은 지식을 그때마다 정리해 짐대성한 <용재수필>의 1229조목 가운데 68조목을 선별하여 엮은 책이다. 역사, 문화, 철학, 정치 등 여러 분야의 고증과 평론을 엮은 학술적 내용의 필기로 홍매 일생의 모든 학식이 오롯이 담겨 있다. 동일한 사건의 성패의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를 보여주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혹평을 받아왔던 인물의 가상한 측면을 부각시키거나 호인의 포악한 이면을 들춰내기도 하면서 일반적이고 공론화된 역사 평가가 아닌 자신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역사를 비평하는 홍매의 다양한 시각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 홍매(洪邁, 1123∼1202)는 자는 경로, 호는 용재이며, 시호는 문민공으로 파양 사람이다. 홍매가 태어나고 3년 후, 송나라는 금나라가 남침해 수도인 개봉을 점령당하고 황제인 휘종과 흠종을 포로로 잡아가는 ‘정강의 난’을 겪게 된다. 난을 피해 남쪽으로 도망한 흠종의 동생 고종이 지금의 항저우인 임안을 새로운 수도로 정하고 남송을 재건했다. 광활한 북쪽 영토를 이민족에게 빼앗기고, 그들에게 신하로서의 예의를 지키며 조공을 바치는 굴욕적 조약에 의해 구차한 평화를 유지하는 데 급급했던 나약한 왕조가 바로 남송이었다. ≪용재수필≫에는 이러한 시대에 대한 개탄과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이 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홍매의 부친과 형들은 모두 명성 있는 학자이자 관료였다. 부친인 홍호는 금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15년간 억류되었다가 천신만고 끝에 송나라로 돌아왔다. 당시 황제였던 고종은 홍호에 대해 “소무라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가상히 여겼다. 홍매는 3형제 중 막내였는데 형들 또한 학문적으로 상당한 성취를 이루었고 저작을 남겼다. 이러한 가풍 속에서 성장한 홍매는 자연스럽게 사대부로서의 처세와 학문의 자세를 익힐 수 있었다. 홍씨 가문의 3형제는 당시 “3홍의 문명이 천하에 가득하다”고 할 정도로 손꼽히던 수재들이었다. 홍매의 관직 생활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었다. 20대 초반이었던 고종 소흥 15년 박학굉사과에 급제한 후 천주, 길주, 공주, 건녕, 무주, 진강, 소흥 등에서 지방관을 지내면서 교육, 수리 사업에 힘쓰는 등 실무 경험을 쌓았다. 중앙에 있는 기간에는 기거사인, 중서사인 겸 시독, 직학사원, 한림학사 등의 관직을 거쳐 단명전학사로 관직 생활을 마감했다. 홍매는 방대한 서적을 섭렵한 학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저술을 남겼다. 저작으로는 기이한 이야기 모음인 ≪이견지≫, 당시 선집인 ≪만수당인절구≫, 독서 필기인 ≪용재수필≫, 문집으로 ≪야처유고≫가 있다. 홍매는 특히 30여 년 동안 사관으로 지내면서 북송 신종, 철종, 휘종, 흠종 4대 왕조의 역사인 ≪사조국사≫와 ≪흠종실록≫, ≪철종보훈≫을 집필했다. 홍매의 경전과 역사, 문학 어느 한 방면에 국한되지 않는 해박한 지식과 탁견은 40여 년의 시간에 걸쳐 집필된 ≪용재수필≫에 잘 드러나 있다.
목차
- 해설
지은이에 대해
장량의 후손이 없는 이유(張良無後)
조참과 조괄(曹參趙括)
황제의 모친들(漢母后)
전천추와 질운(田千秋??)
여 태자(戾太子)
관부와 임안(灌夫任安)
이태백(李太白)
공자의 뜻(?有問衛君)
절개를 지킨 여인들(三女后之賢)
현명한 부모와 형제(賢父兄子弟)
사마광의 족자(溫公客位榜)
비방을 담은 책(謗書)
진 문공(晉文公)
상관걸(上官桀)
김일제(金日?)
한신과 주유(韓信周瑜)
한 무제의 논공행상(漢武賞功明白)
옛사람의 이름과 자(三代書同文)
주 문공과 초 소왕(?文公楚昭王)
우세남(虞世南)
명재상(名世英宰)
제갈공명(諸葛公)
도연명(陶淵明)
동진의 장수와 재상들(東晉將相)
‘의(義)’ 자의 다양한 의미(人物以義爲名)
불효자 유흠(劉歆不孝)
한나라의 금기(漢法惡誕?)
친구 사이의 의리(朋友之義)
범증을 어찌 위인이라 하겠는가(范增非人傑)
스스로 멸망을 자초한 육국(戰國自取亡)
장수 교체(臨敵易將)
도적 소탕(漢二帝治盜)
한 경제(漢景帝忍殺)
간언의 어려움(諫說之難)
안자와 양웅(晏子揚雄
화를 피하려 애쓰는 일(有心避禍)
진나라와 연나라의 용병술(晉燕用兵)
이덕유의 편지(李衛公帖)
한 문제의 도량(漢文帝受言)
주운과 진원달(朱雲陳元達)
전횡과 여포(田橫呂布)
주온의 세 가지 일(朱溫三事)
글 파는 문인들(文字潤筆)
의리의 힘(大義感人)
방어의 미덕(深溝高壘)
한 무제의 관리 임용(漢武留意郡守)
백성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民不畏死)
쓸모없음의 쓸모(無用之用)
화장 풍속(民俗火葬)
이임보와 진회(李林甫秦檜)
태종과 현종의 명예욕(唐二帝好名)
취한 정장(醉尉亭長)
유방과 항우의 성패(劉項成敗)
명분 없이 신하 죽이기(無名殺臣下)
개자추와 한식(介推寒食)
우물 안 개구리(三竪子)
이름 없는 현인들(賢士隱居者)
채경의 관리 채용(蔡京除吏)
조덕보의 ≪금석록≫(趙德甫金石錄)
풍속의 차이(南舟北帳)
상하(常何)
글 짓는 비결(東坡誨葛延之)
황제와 후계자(漢唐三君知子)
인심을 얻는 방법(曹馬能收人心)
호가호위(狐假虎威)
한 무제와 당 덕종(漢武唐德宗)
소영사의 지조(蕭穎士風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습관(貧富習常)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今夫飛者以翼爲用, 其足, 則不能飛. 走者以足爲用, 縛其手, 則不能走. 擧場較藝, 所務者才也, 而拙鈍者亦爲之用. 戰陳角勝, 所先者勇也, 而老怯者亦爲之用. 則有用、無用, 若之何而可分別哉? 故爲國者, 其勿以無用待天下之士, 則善矣!
날짐승은 날개로 날지만 만약 그들의 다리를 묶는다면 날 수 없게 된다. 달리는 것은 다리를 써서 달리지만 그 팔을 묶어버린다면 달릴 수가 없다. 과거 시험장에서는 학문과 재능이 중요하지만 무디고 아둔한 자 또한 쓸모가 있다. 전쟁을 할 때는 용기를 우선으로 하지만 겁쟁이도 쓸데가 있는 법이다. 어떻게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을 일괄적으로 구분하겠는가? 그러므로 군주는 천하의 많은 선비들을 무용지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남송 시대의 홍매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그때마다 정리해 집대성한 것이다. 역사, 문학, 철학, 정치 등 여러 분야의 고증과 평론을 엮었다. 홍매는 자신의 저작을 ‘수필(隨筆)’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정통적이고 주류적인 고문(古文)의 영역과는 달리 홍매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홍매가 구슬처럼 꿰어내는 역사의 반복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비춰볼 수 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이 책은 ≪용재수필(容齋隨筆)≫(上海古籍出版社, 1998), 쿵판리(孔凡禮) 점교(點校)본 ≪용재수필≫(中華書局, 2006)을 저본으로 삼았습니다. 총 1229조목에서 68조목을 선별했습니다.
홍매의 일생이 담긴 책
≪용재수필≫ 16권, ≪속필≫ 16권, ≪삼필≫ 16권, ≪사필≫ 16권, ≪오필≫ 10권인 5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필≫을 제외하고는 매 편마다 서문이 있는데 ≪사필≫의 서문에서 “처음 내가 ≪용재수필≫을 썼을 때는 장장 18년이 걸렸고, ≪이필≫은 13년, ≪삼필≫은 5년, ≪사필≫은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오필≫을 합쳐 본다면 홍매는 근 40년의 세월을 ≪용재수필≫과 함께한 셈이다. 총 1229조목에 달하는 분량은 개인의 필기로는 보기 드문 것으로 여기에는 홍매 일생의 모든 학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수필’이라는 용어의 사용
흔히 에세이(essay)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수필(隨筆)’이라는 용어를 제일 처음 사용한 용례가 바로 ≪용재수필≫이다. 그러나 홍매가 사용했던 ‘수필’이라는 용어의 함의는 지금처럼 개인의 경험과 감상을 가볍게 서술하는 신변잡기식의 감성적 글쓰기와는 거리가 있다. 홍매는 자신의 글을 ‘수필’이라 명명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생각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갔으므로 두서가 없어 수필이라 했다.” 생각을 따라 자유롭게 쓴 글이라는 의미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용재수필≫은 경전과 역사, 문학작품에 대한 고증과 의론, 전인의 오류에 대한 교정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독서의 심득을 기록한 공부의 산물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6802791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2월 25일 | ||
쪽수 | 145쪽 | ||
크기 |
148 * 21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
|
||
원서명/저자명 | 容齋隨筆/孔凡禮 | ||
이 책의 개정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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