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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경제 > 2016년 11월 2주 선정
지금으로부터 110여 년 전인 1904년 8월, 김 참봉의 빚 독촉에 시달리던 감골댁은 20원을 받기로 하고 아들 방영근을 하와이 이주 일꾼으로 보낸다. 하지만 김 참봉과 대륙식민회사 장칠문의 농간에 그마저도 받지 못하고, 감골댁을 도우려고 따라나선 동네 청년 지삼출은 북받치는 울화를 참지 못하고 장칠문을 들이받는 바람에 철도 공사장 일꾼으로 차출되어 간다. 지삼출은 핍박받는 와중에서도 1895년 동학 농민 운동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공사가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온다.
한편, 체신 업무 수행으로 부임했으나 정보요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변화나 민심을 일본 정부에 보고하는 하야가와는 조선인 중에 친일 단체 회장을 맡을 만한 인물을 선별한다. 그 결과 고을의 이방이면서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백종두가 명예욕에 눈이 먼 나머지 적극적으로 가담할 것을 약속한다. 하와이에 도착한 방영근은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고된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일하는 도중 다친 조선인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죽음에 이르자, 방영근은 동료들과 함께 감독에게 항의하고 고향에서와 같이 상여를 만들어 장사를 지내어 귀향하지 못한 이의 넋을 위로하는데…….
▶ 『아리랑』 제1권부터 제12권까지를 엮은 세트입니다. (전12권)
이 책의 상품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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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저자 | 출시일 | 쪽수 | 크기/중량 (mm/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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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1 | 조정래 | 2015. 07.20 | 448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2 | 조정래 | 2015. 07.20 | 442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3 | 조정래 | 2015. 07.20 | 477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4 | 조정래 | 2015. 07.20 | 454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5 | 조정래 | 2015. 07.20 | 467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6 | 조정래 | 2015. 07.20 | 416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7 | 조정래 | 2015. 07.20 | 447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8 | 조정래 | 2015. 07.20 | 444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9 | 조정래 | 2015. 07.20 | 430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10 | 조정래 | 2015. 07.20 | 433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11 | 조정래 | 2015. 07.20 | 429 | 127 * 188 * 0 mm / 0g |
아리랑 12 | 조정래 | 2015. 07.20 | 442 | 127 * 188 * 0 mm / 0g |
작가정보
저자 조정래 趙廷來는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자신의 일생을 문학에 온전히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조정래 작가 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천5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비롯해, 주요 작품으로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恨), 그 그늘의 자리』, 중편집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가 있으며, 이러한 조정래 전반기 문학은 『조정래 문학전집』(전9권)으로도 출간된 바 있다. 이 작품들은 2010년부터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 재출간되었고, 이중 중편 「비탈진 음지」와 「황토」는 장편소설로 개작해 새 ‘정본’으로 삼았다. 2000년대 들어 장편소설 『인간연습』 『사람의 탈』 『허수아비춤』 등을 발표했으며, 최근 중국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정글만리』(전3권)로 시대와 사회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산문집으로『누구나 홀로 선 나무』『황홀한 글감옥』을 펴냈고,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세종대왕』『이순신』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작가의 말
흔히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반만년인 5천 년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우리 민족의 삶은 5천 년 이상 장구하게 뻗어나갈 것이다. 한 인생을 60년으로 볼 때 1만 년의 세월은 영원이라 해도 과장일 것이 없다. 1만 년의 민족사 속에서 분단대립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또한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무슨 주의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 낸 통일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쳐지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이런 결론을 앞에 두고 소설 『아리랑』을 쓰기 시작했다. 그건 감히 민족통일의 역사 위에서 식민지시대의 민족 수난과 투쟁을 직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목차
- 제1부 아, 한반도
1권
1. 역부의 길|2. 철도공사장 일꾼|3. 일본말을 배워라|4. 거미줄|5. 이민이냐 노예냐|6. 돈바람, 땅춤|7. 일진회 지부|8. 차라리 죽자|9. 어떤 양반|10. 겨울 들녘|11. 혼탁한 물결|12. 우리 어찌 살거나|13. 장례식
2권
14. 횃불 횃불 횃불|15. 장마의 계절|16. 신작로|17. 서로 다른 길|18. 샌프란시스코의 총성|19. 남한 대토벌|20. 침묵하는 땅|21. 해가 진 나라|22. 미로|23. 검은 파도|24. 세월의 상처|25. 지반 다지기|26. 번뇌의 불
3권
27. 뻘 밭|28. 변신의 굴레|29. 탐욕의 소용돌이|30. 길 그리고 길|31. 대지진의 시발|32. 세월의 잔가지|33. 뭉쳐야 산다|34. 덧나는 상처|35. 아버지와 아들|36. 호랑이 아가리|37. 파장과 진동
제2부 민족혼
4권
1. 대지진|2. 광막한 땅|3. 벽 그리고 벽|4. 오누이|5. 지화자 잘도 논다|6. 역둔토 특별처분령|7. 양반의 자제들|8. 떼도둑의 소문|9. 뿌리뽑힌 나무|10. 국민군단의 깃발
5권
11. 어둠 저편의 새벽|12. 하루살이|13. 떠도는 구름|14. 두 개의 덫|15. 혼약과 훼방꾼|16. 멀고 추운 땅|17. 음지의 길|18. 두 조각 난 배|19. 일본제 고무신|20. 책바람 서당바람|21. 만주벌에 뜨는 샛별들|22. 난데없는 지주들|23. 민심의 노래|24. 수전민족의 기질
6권
25. 회오리바람|26. 육혈포 강도|27. 서당을 없애라|28. 뙤약볕, 진펄밭|29. 만주의 함성|30. 폭풍전야|31. 폭발하는 화산|32. 무장투쟁의 대열|33. 가면극|34. 독립전쟁의 깃발|35. 대학살
제3부 어둠의 산하
7권
1. 또 하나의 음모|2. 여자의 세월|3. 새 길을 열어라|4. 알 수 없는 소문|5. 밤기차|6. 지주는 왕이다|7. 드러난 정체|8. 연해주의 빨치산|9. 농장조합원들의 회의|10. 백설의 땅|11. 소작회 결성|12. 1923년 9월 1일|13. 긴 기다림의 끝|14. 모자의 이별|15. 갈림길
8권
16. 변하는 게 절기뿐이랴|17. 최초의 동정파업|18. 그 깊은 한|19. 무엇인들 못하랴|20. 또 하나의 날개|21. 하와이의 폭풍|22. 꺾이지 않는 꽃|23. 삼형제|24. 회오리바람|25. 아리랑|26. 한곳으로 모아지는 힘|27. 흉계와 유린|28. 피내림은 그렇게|29. 대륙의 좌절|30. 사무치는 그리움|31. 원인과 결과
9권
32. 서러운 넋들|33. 무너진 집안|34. 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린다|35. 광주, 그리고 젊은 피들|36. 여러 개의 강|37. 폭우|38. 그리운 이름 옥비|39. 뿌리|40. 만주 침략|41. 협박과 회유|42. 사랑의 여울|43. 집단최면|44. 떨어진 별|45. 파도, 파도, 파도|46. 먼 저쪽의 그대|47. 혁명은 외로운 것|48. 고난
제4부 동트는 광야
10권
1. 탈출하는 땅|2. 격랑 속의 격랑|3. 아버지를 찾아서|4. 교차점|5. 겹올가미|6. 뜨거운 정인(情人)|7. 야릇한 기류|8. 혈청단(血靑團)|9. 달빛 속의 진혼곡|10. 이민바람|11. 동북항일연군|12. 보천보 진공|13. 압록강의 밤|14. 20만 명을 실은 유형열차|15. 국경 산악에 삭풍은 불고|16. 타국의 저승길|17. 어디 계시옵니까
11권
18. 위장전향|19. 쌀밥|20. 제3세대의 얼굴|21. 입 속의 노래|22. 그들은 그렇게 속았다|23. 변절자는 용서 말라|24. 거룩한 죽음, 이름 없는 꽃들|25. 뿌리뽑기|26. 귀향의 뜻|27. 진로를 바꿔라|28. 정인(情人)들의 열매|29. 아사히사진관|30. 악법|31. 새로운 전쟁|32. 세 가지 풍경|33. 강제징용|34. 하와이의 지원병|35. 결의|36. 그 까닭|37. 신탁통치설
12권
38. 승자와 패자|39. 두 여자|40. 인간사냥|41. 정복되지 않는 혼|42. 학병의 파장|43. 종군위안부들의 행로|44. 해바라기 군상|45. 당신은 아는가|46. 하늘이여 하늘이여|47. 거짓말의 현장|48. 걸어서 반만리|49. 음모, 음모|50. 패전의 길|51. 아이누족의 온정|52. 신새벽|53. 허깨비군대|54. 해방 그리고 비극
『아리랑』을 마치며
작가 연보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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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되고 매몰된 식민지시대의 역사를 객관적, 총체적으로 복원했고, 우리 민족이 유랑했던 세계 여러 지역들을 모두 포괄한 탁월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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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의 역사를 정신적으로 극복한 우리 소설문학의 또다른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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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한 서사적 구조, 민족사의 구체성을 위한 ‘발바닥 글쓰기’와 함께, 민족생존의 싸움에서 싸우지 않음이야말로 불명예라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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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일상의 구석, 미묘한 심리의 움직임, 생활의 풍습들을 세밀하게 그려낸 위대한 리얼리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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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절정에서 폭발한 웅장한 노래로 식민시대 민중의 고행을 정밀한 필체와 깊은 역사인식으로 조탁한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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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란 한 역사공동체의 생명이며 운명임을 깨닫게 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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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90년대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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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이 제국주의와 파시즘의 폭풍을 어떻게 뚫고 나왔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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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가는 분명한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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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역사인지와 미학이 융합됨으로써 역사의 정합에 대한 새로운 문예적 지평을 열어주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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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영(문학평론가, 민족문제연구소장)
한민족의 삶과 역사를 1세기 만에 처음으로 부각시킨 뜻깊은 작품.
전영태(문학평론가, 중앙대 교수)
민요에 담겨진 파편적 정서를 민족 대서사시의 이념으로 탈바꿈시킨 작품.
진형준(문학평론가, 홍익대 교수)
역사적 사건을 씨줄 삼고 폭넓은 사료의 취합과 세밀한 현장 묘사를 날줄 삼아 짜낸 거대한 현대사의 직조물.
최일남(소설가)
도도히 흐르는 질펀한 이야기 구도 속에 시큰한 아리랑의 집요한 생명력을 심어낸 작품.
황광수(문학평론가)
‘일제 40년’의 어두운 그림자를 몰아내고, 세기말의 정신적 무정부주의를 밝혀줄 작품.
황지우(시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발자크, 솔로호프, 마르케스에 이어 우리 문학을 세계문학에 진입시킨 작품.
책 속으로
초록빛으로 가득한 들녘끝은 아슴하게 멀었다. 그 가이없이 넓은 들의 끝과 끝은 눈길이 닿지 않아 마치도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싶었다. 그 푸르름 속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채 멀고 작은 점으로 찍혀 있었다. 그런데 그 넓은 들은 한낮의 생기를 잃고 야릇한 적요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초록빛 싱그러움을 뒤덮으며 들판에는 갯내음 짙은 바람이 불고 있었던 것이다.
거칠게 휘도는 바람을 앞세우고 탁한 회색빛 구름이 바다 쪽에서 몰려오고 있었다. 시꺼먼 먹구름은 하늘을 금방금방 삼켰다. 그리고 그 두껍고 칙칙한 구름덩이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 꿈틀대고 뒤척이며 뭉클뭉클 커져가고 있었다. 순간순간 그 형상이 변하고 있는 먹구름은 무슨 살아 있는 괴물처럼 흉물스럽기도 했고, 무슨 액운을 품고 있는 것처럼 음산하기도 했다. 그 구름떼는 성난 짐승들의 무리가 내달아오는 것 같은가 하면, 총칼을 든 도둑패들이 아우성치며 몰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1 역부의 길」 중에서
「아니, 저 나무가 어찌 저리 생겼소?」
「저것이 나무기는 나무요?」
「허 참, 고것 요상허게도 생겼네. 털 다 뽑고 꽁지만 남은 달구새끼꼴 아니라고?」
「참, 나무치고는 어지간히 못났네.」
그건 바로 야자수였다.
배가 부두에 가까워지면서 그들에게 눈선 것은 그 키 큰 나무만이 아니었다. 멀찍이 보이는 산 모양새며 나무숲도 눈설었고, 집들도 눈설었으며, 사람들과 그 차림새도 눈설었다. 그러다 보니 하늘도 눈설고 햇볕이며 바람까지도 눈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들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반도와 기후가 다른 하와이는 하늘 색과 바다 색이 달랐으며, 햇볕의 강도나 바람의 감촉이 달랐고, 따라서 나무들 종류도 달라 숲 모양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눈이나 감각은 정확했던 것이다.
-「5 이민이냐 노예냐」 중에서
송수익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마음으로 이틀을 서성거렸다. 가슴에서는 장지연의 글에서 받은 비분이 절망감으로 가라앉기도 하고 저항감으로 솟구치기도 하면서 끓고 있었다.
송수익은 생각 끝에 신세호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정재규는 이미 말 상대가 아니었고 이런 경우에 서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것은 신세호였던 것이다. 그러나 신세호와 생각의 방향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신세호는 전통적인 유생의 길을 지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단발 같은 것은 아예 용납되지 않았다.
신세호는 초가의 사랑방에서 먹을 갈고 앉아 있었다.
「어서 오시게, 수익이. 내가 자넬 찾아가 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네 발길이 더 빨랐네그려.」
신세호는 약간 웃음지은 얼굴로 송수익을 예절 갖추어 맞아들였다.
「그간 잘 지냈는가. 세속을 멀리하고 묵향 속에 묻힌 몸이라, 과시 선비다운 모습이로세. 무슨 글을 짓던 참인가?」
송수익은 자리를 잡고 앉으며 벼루 쪽으로 눈길을 보냈다. 큼직한 벼루와 조그만 연적이 눈에 익었다. 방 안에는 먹내음이 그윽하게 담겨 있었다.
-「12 우리 어찌 살거나」 중에서
출판사 서평
광복 70주년,
거장 조정래의 아리랑을 읽는다!
출간 의의
일제의 폭압에 맞서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그리고 해방기까지 민초들이 일구어낸 역사적 진실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 이민사를 다룬 민족의 대서사시『아리랑』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판 출간!
‘민족의 신념과 끈기를 느낄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수작(秀作)’, 조정래 대하소설『아리랑』. 일제 침략기부터 해방기까지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 이민사를 다룬 민족의 대서사시로 작가가 4년 8개월 만에 집필을 완료하고, 1995년 전12권으로 완간됨으로써 해방 50주년의 의의를 더한 바 있는 작품이다. 광복 70주년이자 『아리랑』 완간 20주년을 기념하여 독자들이 보다 접하기 쉽도록 판형을 줄이고 장정을 가볍게 했으며, 기존 단행본보다 가격을 낮춘 보급가로 특별판을 제작해 선보인다.
원고지 20,000매의 분량으로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의 전체 4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군산과 김제를 비롯해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도는 수많은 취재여행과 자료조사를 거치며 ‘발로 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만주, 중앙아시아, 하와이에 이르는 민족이동의 길고 긴 발자취를 따라가며, 일제 수탈기 소작농과 머슴, 아나키스트 지식인의 처절한 삶과 투쟁을 사실감 있게 다루고 있다.
40여 년을 가로지르는 하나의 역사적 연대기이면서도 모든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일상 들을 세밀하게 포착해 이름 없는 민중들의 모습 그대로를 체감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들이 역사의 진행에 어떤 의미를 던졌는가에 주목,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 주력한 작품이 바로 『아리랑』이다. 일제의 폭압에 맞서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그리고 승리의 역사를 부각시킴으로써 민족의 자긍심과 역사의 존엄함을 두루 깨우칠 수 있는 민족문학의 디딤돌이라 평가된다.
조정래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850만), 『아리랑』(400만), 『한강』(300만)은 지금까지 1천5백만 이상의 독자를 움직였으며, ‘한국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젊은이들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대학 도서관에서 대출빈도가 가장 높은 책’ 등에 선정되면서 이 땅의 청년정신을 북돋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내 나이 몇이 되더라도 조국이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 되면 총 들고 싸우겠다는 결의로 이 작품들을 썼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진실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 현대사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 나라를 빼앗겼던 할아버지 세대를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독자들을 매료시켜 왔다는 것을 들 때, 『아리랑』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민족의 역사 교과서’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새로이 출간하는 특별판으로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 나라 사랑의 마음을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리랑』의 약사
1990년 12월 《한국일보》에 연재 시작
1994년 6월 1부 〈아, 한반도〉, 2부 〈민족혼〉, 3부 〈어둠의 산하〉 출간. 연재 중단 본격 집필
1995년 7월 총 2만 매의 대장정 끝내고 제12권을 출간함으로써 완간
‘우리 사회에 가장 영향력이 큰 책’ 3위 ― 《시사저널》
20대 남녀독자 294명이 뽑은 ‘가장 읽고 싶은 책’ 1위 ― 《도서신문》
사회 각 분야 전문가 47인이 뽑은 ‘올해의 좋은 책’ 1위 ― 《출판문화》
1996년 11월 단일 주제 비평서인 『아리랑 연구』가 조남현 외 11인의 집필로 출간
프랑스 아르마땅 출판사와 『아리랑』 전12권 완역 출판 계약 체결.
프랑스에서 한국의 대하소설을 완역 계약한 것은 최초의 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4위 ― 《조선일보》
1997년 전국 국문과 대학생 150명이 뽑은 ‘가장 좋은 소설’ 4위 ― 《조선일보》
서울대학생 1천 명이 뽑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 4위 ― 《조선일보》
1998년 프랑스 아르마땅 출판사에서 ‘Arirang:nos terres sont notre vie’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어판 『아리랑』 1부 3권 출간
서울대학 도서관 대출 1위 ― 《조선일보》
1999년 『태백산맥』과 나란히 ‘20세기 한국의 베스트셀러’로 선정 ― 《중앙일보》
출판인 50인이 뽑은 20세기 최고 작가 2위 ― 《세계일보》
2000년 9월 『아리랑』의 발원지 전라북도 김제에 시민의 이름으로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문학비’를 벽골제 광장에 세움
소설 분야, 90년대의 책 ― 교보문고
2002년 5월 조정래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총 1천만 부 돌파
2003년 5월 전북 김제에 아리랑문학관 개관 : 2만 장 육필원고 탑 공개
프랑스어판 Arirang 전12권 완역 출간
2003년 8월 3부작 2,000쇄 돌파 및 양장본 출간
2004년 6월 프랑스에서 Arirang을 희곡화한 Jours de Col?re en Cor?e 출간
7월 한국어판 『분노의 세월』 출간
2005년 7월 ‘독자가 뽑은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로 조정래 작가 선정 ― 인터넷서점 yes24
8월 연극 〈아리랑〉 공연 ― 인천시립극단(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006년 8월 『아리랑』 역사자료 전시회 〈징게 맹갱 외에밋들〉 서울 개최(10월 아리랑문학관)
2007년 1월 『아리랑』 100쇄 출간
2015년 6월 『아리랑 청소년판』 출간, 7월 창작 뮤지컬 〈아리랑〉 공연
7월『아리랑』(광복 70주년 기념 특별판) 출간
간략 줄거리
영혼을 울리는 감동과 뜨거운 민족정신! 우리 민족의 처절한 삶과 혼, 『아리랑』
1910년, 이른바 ‘한일합방’을 앞두고 김제군 죽산면에 사는 감골댁의 아들 방영근은 빚 20원에 하와이에 역부로 팔려간다. 그 무렵 일본인들의 조선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하시모토와 쓰지무라는 죽산면 일대의 땅을 모조리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고, 백종두와 장덕풍 등은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친일과 돈벌기에 혈안이 된다. 한편 개화사상을 지닌 양반 출신 송수익, 신세호 등은 외세에 대항해 의병활동을 전개하고 승려 공허도 의병항쟁에 뛰어든다. 송수익은 항쟁 중 부상을 당해 공허의 안내로 암자에서 치료를 받게 되고, 이때 송수익이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데…….
의병활동에 참여했던 지삼출과 손판석은 의병활동이 해산되자, 일본군에게 잡힐 뻔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만주로 떠난다. 감골댁의 가족들도 여기에 합류한다. 감골댁의 딸 보름이와 수국이는 지주의 아들과 일본 앞잡이들의 괴롭힘을 당하며 몸을 버린 뒤, 험난한 인생을 살게 된다. 그 당시 방영근을 비롯 하와이에서 노예 같은 삶을 살아가던 한인들은 악독 농장주에 대항해 쟁의를 일으키고 한인회를 결성해 힘을 도모한다.
송수익은 만주로 가서 독립군을 이끌며 대종교로 입교하고, 신세호는 송수익과 사돈을 맺어 그의 가족들을 돌보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다. 그 무렵 일제에 의해 토지조사가 실시되고, 만주와 조선을 오가며 독립자금을 모으던 공허는 송수익을 마음에 두고 있던 청상과부 홍씨와 사랑에 빠져 결국 아들까지 두게 된다.
일본의 앞잡이 양치성은 신분을 숨기고 송수익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국이를 협박해 강제로 동거를 한다. 그러던 중 만주에서 일본토벌대의 조선인 살육이 자행되면서 양치성의 농간으로 감골댁도 비참하게 죽고 만다. 암울한 시대 분위기 속에 3·1운동의 소식이 들려오고…….
사회주의 운동이 거세지면서 정 부자집 셋째 정도규는 사회주의자가 되어 소작투쟁을 선동하고, 연해주 빨치산 이광민, 윤철훈, 윤선숙 등이 여기에 합류한다. 그러자 이미 죽산면의 땅을 반 이상 차지한 거대지주 하시모토는 공산주의자 색출에 열을 올린다.
무정부투쟁을 계획하던 송수익은 주장록의 배신으로 관동군에게 잡히고 만 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결국 모진 고문 끝에 옥사한다. 그의 아들 송가원과 중원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에 헌신한다. 공허는 보름이의 아들이자 혈청단원인 오삼봉을 데리고 압록강을 건너다 총에 맞아 한 많은 생을 마감한다.
그 즈음 한인 20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고 동북 항일연군 소탕령이 발동되어 많은 조선독립군이 전사한다. 또, 조국을 위해 싸우던 많은 이들이 생체실험과 강제징용의 희생자가 되어 목숨을 잃는다. 마침내 일본의 패전 소식이 들려오지만, 중국인들이 만주에 있는 조선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몰려오면서 해방을 맞은 이들은 고향땅도 밟지 못한 채 광막한 만주로 다시 유랑의 길을 떠나게 되는데…….
기본정보
ISBN | 9788965745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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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5년 07월 20일 |
쪽수 | 5304쪽 |
크기 |
127 * 188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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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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