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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평화의 감각을 키우다
아이들이 세계평화게임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창조적인 사고방식, 세상을 이롭게 할 영향력을 얻게 된다면 우리 모두를 구원할지도 모릅니다.
- 존 헌터, TED 강연 중에서
모든 것은 가로 1.2미터, 세로 1.5미터의 아크릴판에서 시작되었다. 저마다 총리와 국방장관, 무기상인 같은 역할을 맡은 아이들은 아크릴판 위에 놓인 병사들과 전차들이며 전투기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머리를 맞댄다. 마치 전쟁게임을 하는 군인들처럼 이들은 가상의 군대를 지휘하고 전쟁을 벌이며 협정을 맺는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전쟁을 위한 연습이 아니다. 게임의 이름은 ‘세계평화게임’. 게임의 목적은 50개의 위기상황을 모두 해결해 진정한 세계평화를 이루는 것.
『10대, 평화를 디자인하다』는 게임으로 평화의 감각을 키워나가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인 존 헌터가 1978년에 개발한 세계평화게임은 학생들이 스스로 세계평화를 이뤄낼 방법을 찾도록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아이들은 무력분쟁과 미사일 위기, 기후변화 같은 전지구적인 위기가 사방에서 벌어지는 세계평화게임 속에서, 매번 어른들은 결코 보여줄 수 없을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교실에서 거둔 승리는 그들이 세계를 대하는 태도와 평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데 깊은 영향을 미쳤다. 교실 속 작은 실험은 존 헌터의 TED 강연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다음 세대의 평화 감수성을 고민하던 많은 이들은 존 헌터와 아이들의 모험에 갈채를 보냈다.
혁신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강한 지금,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글로벌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그것은 바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예민하게 느끼는 감수성과 평화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다. 『10대, 평화를 디자인하다』는 아이들이 암기하지 않아도, 시험을 보지 않아도 세계평화를 배우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존 헌터
저자 존 헌터는 교사이자 교육 컨설턴트, 작곡가, 영화 제작자이다. 특유의 교수법과 예술적 재능으로 문예창작 및 영화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1978년부터 세계의 복잡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문제들을 국가 간의 협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적인 세계평화게임을 수업에 도입했으며, 지금까지 줄곧 게임을 진행하고 발전시켜왔다. 세계평화를 향한 그의 작지만 방대한 모험은 다큐멘터리 [세계평화와 4학년의 업적]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TED와 아스펜 아이디어 축제, 팔로알토의 구글 캠퍼스, 미 국방부, 유엔 등지를 다니며 세계평화게임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다.
번역 여지우
역자 여지우는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했고 수학교육과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공부보다는 직접적인 사회참여에서 길을 찾고 싶었다. 게임, 평화, 교육에 관심이 많으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데 작은 몫이라도 보태고자 한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문제를 다룬 보드게임 [인티파다]를 공동 개발·제작했다. 다큐멘터리 [세계평화와 4학년의 업적] [더 강력한 힘]과 책 『비폭력 캠페인을 위한 안내서』 『병역거부』(출간예정) 등의 번역에 참여했다. 보드게임 제작·교육 업체 파코루도 공동대표, 세계평화게임 진행자,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비폭력 트레이너 네트워크 ‘망치’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 한국의 독자들에게 _ 5
프롤로그: 답이 없는 문제가 만들어내는 생각의 힘
세계평화게임이란? _ 22
게임에서 얻는 배움 _ 25
배움의 일곱 단계 _ 28
‘빈 공간’으로 들어가자! _ 33
명장에게 배우는 교훈 _ 41
교실에서 완성되는 집단적 지혜 _ 43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48
1장 작은 손으로 만드는 세계평화
게임을 만들다 _ 55
교란자의 탄생 _ 59
닌족 문제 _ 61
카자즈족 문제 _ 64
세계 속의 집 _ 66
가상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현실적 위기 _ 70
잉그리드, 궁극의 위기에 처하다 _ 72
우리는 우리 자신보다 더 큰 존재다 _ 76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78
2장 혼란을 통해 배우는 세계평화게임
세계의 지도자들 _ 86
너무나 많은 선택지 앞에서 _ 102
로드니, 모든 것을 잃다 _ 108
파블로, 깨달음을 얻다 _ 113
혼란의 중요성 _ 120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123
3장 실패에서 구하는 세계평화의 비법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_ 132
실패를 견뎌내는 지혜 _ 136
에즈라의 자기희생 _ 144
어거스트의 자기희생 _ 148
실패는 더 완전한 이해를 위한 징검다리 _ 152
마음에서 우러난 연민 _ 154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157
4장 시작은 개인적인 해결책에서부터
팍스랜드의 총리 _ 165
교란자와 속임수 _ 167
손자의 말처럼 되다 _ 172
“이런 사실을 알려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_ 180
패배가 주는 이득 _ 184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191
5장 무엇보다 강한 것, 협력
폭군의 탄생 _ 197
세계 정복을 향한 재러드의 야심 _ 203
모두가 폭군에 맞서다 _ 206
폭군과 평화를 이루다 _ 211
공동체 형성 _ 215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223
6장 도약에서 몰입까지
‘유레카’와 ‘아하’ _ 229
무기상인이 받은 계시 _ 233
몰입을 향해 _ 241
절망은 몰입이 자라날 아주 좋은 토양 _ 243
닐라와 라이언이 만들어낸 집단적 몰입 _ 247
건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다 _ 250
무엇이 도입과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가 _ 254
도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_ 255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259
7장 협력이 도약과 몰입을 만날 때
오만한 권력자의 등장 _ 264
교란자의 등장 _ 268
오만에 따른 재앙 _ 277
국제형사재판소 _ 281
회복 _ 284
공격으로 이루어낸 평화 _ 287
에이미, 손자의 가르침을 따르다 _ 290
길 없는 곳에서 길을 찾다 _ 293
승리의 풍경 _ 297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301
에필로그: 세계평화를 위한 모두의 한 수
‘빈 공간’, 펜타곤을 만나다 _ 306
동전과 회랑 _ 309
어려운 질문 _ 314
펜타곤을 방문하고 난 뒤 _ 316
세계평화게임이 세계를 만나다 _ 320
세계평화는 교실에서부터! _ 322
오늘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_ 325
옮긴이 후기
게임을 통해 배우는 세계평화 _ 326
추천사
-
그들은 일주일 만에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했다.
존 헌터와 세계평화게임 참여 학생들의 펜타곤 방문은 학자들과 기관들이 일 년 내내 이야기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즉 국방부 직원들의 지속적인 학습 능력과 전략적 사고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관점과 영감을 북돋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
존 헌터가 1978년에 디자인한 세계평화게임은 학생들로 하여금 세계적 재난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이해하게끔 해준다. 그는 버지니아 주의 전설이다.
-
북한의 미사일, 핵전쟁의 위협, 내전, 테러…. 세계적 위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과연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한 교사가 40여 년 동안 학생들과 게임을 하면서 그 해답을 찾다. -
세계평화게임에는 힘을 통해 관철하는 ‘미국식’ 정의는 없다. 그러나 ‘승리’는 있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물론 우리나라 총리와 각료들도 이 게임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
책 속으로
아이들에게 아크릴 게임판을 보여주고 일급비밀 서류를 나누어주면서 게임은 시작된다. 서류에는 서로 복잡하게 얽힌 50가지 문제를 담고 있는 열세 쪽짜리 위기상황 문서도 포함된다. 아이들은 이 문제들 중 하나가 변하면 나머지 문제들도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즉각 알아챈다. 나는 그들을 위기와 갈등이 복잡하게 얽힌 그물 안에 던져놓는다. 아이들은 민족 갈등, 소수자 문제, 화학물질·핵물질·석유 유출, 핵무기 확산, 환경 재해, 물 이용권 분쟁, 국가의 분리독립, 기아, 멸종위기의 생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위기를 마주한다.
― 23쪽, 프롤로그: 답이 없는 문제가 만들어내는 생각의 힘
나 역시 대부분의 사람처럼 혼란보다 확실성을 선호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혼란의 중요성을 스스로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긴 시간을 들여 다양한 방면에서 문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아이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교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설사 그 과정에서 더 큰 혼란과 압도에 빠지고 있더라도 말이다.
― 121~122쪽, 2장, 혼란을 통해 배우는 세계평화게임
어느 여름에 진행된 게임에서 위로서한을 읽을 시간이 되었을 때 한 학생이 제안했다. “헌터 선생님, 부모님 한 분이 저기 와 계세요. 저 분께 편지를 읽어달라고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게 더 진짜 같을 것 같아서요.” 우리는 부탁을 드렸고, 그녀는 흔쾌히 편지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부모님들께, 죄송하게도….” 그녀는 한 문장을 읽었다. 그리고 다음 문장을 읽었다. 세 번째 문장을 읽을 때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도 눈물을 흘렸다. 단 한 명이라도 귀중한 목숨을 잃는다면 승자도 자랑스러워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깨달았다. 한 명의 생명이 사라질 때마다 우리 모두는 패배한 것이다.
― 121~122쪽, 4장, 시작은 개인적인 해결책에서부터
재러드의 과거 행적에도 불구하고 망명이 받아들여진 순간은 나에게 마법처럼 느껴졌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재러드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그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판단 덕분에 재러드는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들을 괴롭힐 사회적 수단이 모두 사라진 재러드는 다른 아이들과 계속 어울려 지내야 했고, 과거에 괴롭혔던 아이들과 함께 일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것은 그에게 굴욕적인 과정이었다. 하지만 어떤 아이도 그것을 들추어 내지 않았고, 나에겐 그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그저 재러드가 새로운 직위에서 전체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놓아두었다.
― 214쪽, 5장, 무엇보다 강한 것, 협력
놀랍게도 몰입은 절망의 토양에서 자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계평화게임 참가자들은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과 완고한 적, 악화되는 위기상황 앞에서 낙심하여 비틀거리고,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확신에 빠져들 때가 허다하다. 그때 도약이 일어난다. 그들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명쾌하게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물론, 문제들의 상호관계를 한눈에 파악한다. 에너지와 집중력이 일순간에 치솟는다. 뒤따르는 즐거움과 함께 몰입이 시작된다.
― 243쪽, 6장, 도약에서 몰입까지
우리는 깊은 절망에 빠지고, 눈앞의 패배에 좌절하며, 미지의 세계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의식을 함양하며, 연민을 기르고 불러일으키는 데 전념한다면, 언제나 나아갈 길은 나타날 것이다. 공간을 열어두라. 게임을 계속하라. 집단의 지혜를 신뢰하라. 그렇다면 당신은 언젠가, 어떻게든 찾아올 평화라는 가능성의 문을 연 것이다.
― 300쪽, 7장, 협동이 도약과 몰입을 만날 때
출판사 서평
글로벌 위기의 시대,
게임으로 평화의 감각을 키우다
아이들이 세계평화게임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창조적인 사고방식, 세상을 이롭게 할 영향력을 얻게 된다면 우리 모두를 구원할지도 모릅니다.
- 존 헌터, TED 강연 중에서
모든 것은 가로 1.2미터, 세로 1.5미터의 아크릴판에서 시작되었다. 저마다 총리와 국방장관, 무기상인 같은 역할을 맡은 아이들은 아크릴판 위에 놓인 병사들과 전차들이며 전투기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머리를 맞댄다. 마치 전쟁게임을 하는 군인들처럼 이들은 가상의 군대를 지휘하고 전쟁을 벌이며 협정을 맺는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전쟁을 위한 연습이 아니다. 게임의 이름은 ‘세계평화게임’. 게임의 목적은 50개의 위기상황을 모두 해결해 진정한 세계평화를 이루는 것.
『10대, 평화를 디자인하다』는 게임으로 평화의 감각을 키워나가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인 존 헌터가 1978년에 개발한 세계평화게임은 학생들이 스스로 세계평화를 이뤄낼 방법을 찾도록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아이들은 무력분쟁과 미사일 위기, 기후변화 같은 전지구적인 위기가 사방에서 벌어지는 세계평화게임 속에서, 매번 어른들은 결코 보여줄 수 없을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교실에서 거둔 승리는 그들이 세계를 대하는 태도와 평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데 깊은 영향을 미쳤다. 교실 속 작은 실험은 존 헌터의 TED 강연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다음 세대의 평화 감수성을 고민하던 많은 이들은 존 헌터와 아이들의 모험에 갈채를 보냈다.
혁신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강한 지금,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글로벌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그것은 바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예민하게 느끼는 감수성과 평화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다. 『10대, 평화를 디자인하다』는 아이들이 암기하지 않아도, 시험을 보지 않아도 세계평화를 배우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TED부터 펜타곤까지,
전 세계를 열광시킨 존 헌터와 세계평화게임
학생들과 나는 더 이상 우리만의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전 세계의 관중 앞에서 게임을 하는 셈이었다. 그들은 세계평화를 향한 우리의 작지만 진심 어린 모험에서 영감을 얻고자 했다.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받을수록, 세계평화게임의 의미와 그것이 줄 깨달음에 관한 더 많은 질문이 생겨났다.
1978년, 미국의 교사 존 헌터는 평범한 교수법을 버리고 보드게임으로 세계평화를 가르친다는 실험을 시작했다. 교사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기만 해서는 아이들이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세계평화게임 수업에서 아이들은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린다. 교사는 그저 아이들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할 뿐이며,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의 판단과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존 헌터는 이 과정이 교사로서 무척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세계평화게임은 저자에게도 새로운 시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믿고 기다린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다툼과 이기심, 전쟁으로 다른 아이들 위에 올라서려는 욕심은 사라지고, 토론과 협동심, 몰입과 도약의 순간이 연이어졌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놀라운 순간은 다큐멘터리 영화 <세계평화와 4학년의 업적World Peace and Other 4th-Grade Achievements>에 담기면서 차츰차츰 대중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그때 “아이디어는 퍼져나갈 때 더욱 가치가 있다”를 모토로 내세우며 수많은 교육자와 과학자, 인문학자가 자신의 생각을 대중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TED가 존 헌터와 세계평화게임에 주목했다. 2011년 존 헌터는 TED에서 세계평화게임과 아이들의 모험을 알렸고, 그의 강연은 TED와 허핑턴포스트에서 공동으로 집계한 ‘2011년 최고의 TED 강연’에 선정되었다. 그는 2014년에 TOP 100 TED Talk Speaker로 뽑힐 만큼 지속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 이후 존 헌터는 구글 캠퍼스, 실리콘밸리의 디자인 기업 IDEO 등의 초청 강연을 통해 세계평화게임을 더욱 널리 알렸다.
그렇게 세계평화게임이 세계 곳곳에 알려진 뒤인 2012년, 존 헌터와 학생들은 펜타곤(미 국방부)의 초대를 받았다. 그들은 국방장관과 대담을 했으며 국방부 홍보담당자와 정책전문가들에게 질문을 던질 기회를 얻었다. 평범한 교사와 어린 학생들에게는 파격적인 대우였다. 어째서 지식을 널리 나누고자 하는 비영리 교육기관부터 전 세계의 위기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정부기관까지 그들에게 주목한 것일까.
그것은 아이들이 세계평화게임을 통해 국제적인 분쟁과 기후문제 같은 글로벌 위기를 더욱 깊이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 전체가 동원되는 거대한 게임의 세계에서 아이들은 평화를 온몸으로 배웠다. 게임이라는 매개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한 것도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복잡한 상황을 스스로 숙고하고 다른 아이들과 협력하면서 해결해나가는 과정 그 자체였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헤쳐나가며
협력을 통해 더욱 성장하는 아이들
‘집단 쿠데타’는 행동으로 변화를 일으킬 용기가 그들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개인의 힘으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을 공동체는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그날 재러드에 맞서 일어난 모든 아이가 이 경험을 통해 변화했다고 믿고 싶다. 공동체가 부여한 힘이 그들을 개인적인 한계 너머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이다.
세계평화게임은 혼란으로 가득 차 있다. 무력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유전에서는 석유가 유출되며 기후변화는 생태적 위기를 더욱 키운다. 그런 상황이 50개나 주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상황에 압도된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정답’을 찾고자 하지만 당장 답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 그러나 토론을 통해 차츰 생각을 정리한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간다. 그 답이 때로는 더욱 나쁜 결과로 이어질 때도 있다. 힘이 센 나라가 자신의 군사력을 이용해 전쟁을 일삼거나,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가 제 입장을 다른 아이에게 강요하면서 독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사는 게임의 상황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아이들이 다른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그런 문제 또한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교묘한 방법으로 괴롭히고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면서 세계정복의 야심을 드러냈던 소년의 이야기를 보자. 한 나라의 총리가 된 악동 재러드는 다른 국가들과 거짓 동맹을 맺어 실질적으로 그들의 정부를 장악했다. 그의 힘이 강해질수록 제국도 날로 커졌다. 전투나 협상에서 이길 때마다 재러드는 과장된 웃음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그는 교사에게 제지당하거나 혼날 만한 일들만은 교묘히 피해갔고, 존 헌터는 그저 바라보며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위기의 순간 엄청난 가능성을 실현해냈다. 릴리라는 작은 소녀가 시작된 쿠데타는 다섯 명의 아이들이 연달아 집단 쿠데타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그들은 재러드를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쫓겨난 재러드를 게임에서 배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여전히 게임의 구성원으로 포용한 데 있다. 문제를 통찰하는 지혜와 행동하려는 용기, 그리고 모두를 괴롭혔던 아이에게도 연민을 보이는 감수성까지, 아이들은 이 모든 것을 스스로 깨닫고 실천에 옮겼던 것이다.
아이들이 세계평화게임을 통해 직접 체득한 경험은 그들의 가치관을 통째로 변화시켰으며, 단순히 보고 들은 지식과는 달리 오래도록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10대, 평화를 디자인하다』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존 헌터는 교실에서 평화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아이들은 직접 문제를 대면하고 해결책을 실험하면서 스스로 평화를 디자인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게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를 상상하는 능력이다
게임을 한 이듬해에 어밀리아의 팀은 자선행사를 조직했다. 아이들은 친구들의 동전을 모아 모잠비크에 식수용 우물을 파는 일에 보탰다. 어밀리아는 그 지역의 식용수 문제에 대한 글을 읽었고, 게임에도 사막 국가의 물 부족 문제가 등장했다.
세계평화게임은 제 인생 전체를 바꿔놨어요. 평화·전쟁·국방 이론 교수님들은 제가 현대 국제 문제와 갈등을 보는 관점이 대부분의 학생과 다르다고 말씀하세요. 저는 갈등에 접근할 때 노련한 정치가나 외교관처럼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교실에 내각원들과 함께 앉아, 플라스틱 탱크와 병사들을 바라보며, 중대한 선택지를 가늠하던 소녀처럼 생각하려고 하죠.
세계평화게임은 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세계평화게임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게임 이후 변화한 모습들을 소개한다. 게임의 마지막 날 찾아온 한 어머니는 아이가 세계평화게임을 시작한 이후 운동과 비디오게임 이외의 다른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며 놀라워했다. 또 다른 부모는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딸과 딸의 친구들을 차로 데려다주는 동안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국제 정책, 난민 문제, 핵무기 확산, 인플레이션의 잠재적 영향 등을 주제로 토론을 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자선행사를 조직하고 물 부족 국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이처럼 세계평화게임으로 인생이 바뀐 아이들은 세상을 더욱 지혜롭게 바라보고 용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시민이 된다. 아이들의 변화는 부모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전투가 끝날 때마다 아이들이 전사자 유족에게 쓴 편지를 읽은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전쟁의 고통을 몸소 깨닫는다.
북핵 문제, 미국과 중국의 갈등, 끊임없는 테러에 대한 공포와 종교 갈등, 안보에 대한 불신과 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세계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되었고 그에 따라 정치와 경제는 물론 생태 문제까지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지금껏 어른들이 이루지 못했던 세계평화는 이제 아이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평화를 상상하는 능력과 이를 북돋아주는 교육이다. 『10대, 평화를 디자인하다』는 글로벌 위기의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5642046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2월 19일 | ||
쪽수 | 332쪽 | ||
크기 |
143 * 210
* 23
mm
/ 377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World Peace and Other 4th-Grade Achievements/Hunter, Joh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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