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무력 정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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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이 책은 국가와 공권력, 민주화와 폭력, 중산층과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동시에 한국의 정치사를 면밀히 분석한다. 저자는 해방 이후 이승만에서 박정희, 전두환과 노태우의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각 시기를 분석하며 한국의 정치사를 되짚는 이 가볍지 않은 여정에서 국가 권력자들의 잔혹한 폭압의 기록을 독자들에게 확인하게 하고, 그와 함께 한국 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과 투쟁의 역사를 통해 국가가 강제력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존슨 너새니얼 펄트
저자 존슨 너새니얼 펄트 (Jonson Nathaniel Porteux)는 캘리포니아에서 자랐다. 한국에서 정치인, 경찰, 조직 폭력배 등을 직접 만나며 공권력과 폭력 조직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미시간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일본 호세이(法政)대학교 방문강사로 머물며 일본의 자이니치 사회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연구하고 있다.
번역 박광호
역자 박광호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정치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불안들』,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노동계급은 없다』, 『섹스 앤 더 처치』 등이 있다.
목차
- 1장서론
2장국가와 국가 권력: 이론적 고찰
3장한국의 무력 시장: 사법부에서 경찰, 국정원까지
4장국가 추구자, 민족주의자, 불법 무장 단체: 대한민국의 시작
5장국가 확장, 시민사회의 발흥, 그리고 전술의 변화: 박정희에서 전두환까지
6장강제 철거의 정치: 목동 재개발에서 인사동 노점상 철거까지
7장노동 억압의 정치: 한국노총, 구사대에서 컨택터스까지
8장결론, 그리고 한국 사례를 넘어서
나가며
부록
주석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추천사
-
누군가는 반드시 했어야 할 연구다. 국가 권력과 조폭의 유착, 정치권의 조폭 활용의 역사를 모르고서 한국 정치사와 한국 사회, 아니 그가 강조했듯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말할 수 없다. 이 민감하고 힘든 작업을 외국인 학자가 수행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작업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춤으로써, 폭력 없는 세상을 열어갈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국가는 왜 자국 시민에게 범죄적 폭력을 수행하는 집단들과 협력할까? 다름 아닌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것도 대낮에? 이 현상은 한편으로 국가의 정당성이라는 개념과 또 한편으로 범죄적 폭력에 관여하는 집단들의 부당성과 모순을 일으킨다. 이 책은 이런 복합적 현상을 이해하려는 시도다.(8~9쪽)
가장 중요한 것은 식민주의와 권위주의 정권에서 자행된 잔혹한 억압의 긴 역사가 군경이 (나아가서는 국가가) 오늘날의 맥락에서 활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인들이 국가 행위자들의 (예컨대 경찰이나 군) 폭력을 바라보는 방식은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연이은 억압적 정권들에서 겪은 삶에 의해 좌우된다. (21쪽)
깡패에서 민족주의자로 탈바꿈한 김두한은 1947년 4월 자신의 청년 파벌을 풀어 정진영의 지휘 아래 남로당을 위해 일하며 이승만에 반대하는 인쇄물을 배포한 좌익 12명을 붙잡아 때리고 고문했다. 결국 한 조직원이 전향서를 쓰고 풀려난 후 경찰청에 신고했고, 곧 경관들이 도착해 조사를 벌였다. 정진영을 포함해 두 명이 사망한 상태였고, 김두한과 그 추종자들은 선뜻 살인을 인정했다. 대중이 격렬히 항의하자 경찰은 책임자로 보이는 이를 체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생존자들이 증언하고 김두한 스스로 자백을 했는데도 서울 지방 법원은 살인에 증거 불충분 판결을 내리고 김두한에게 당시 돈으로 2만 원, 암시장 담배 두 보루 가격의 벌금을 내렸다. (79쪽)
2009년 1월 20일, 정부가 경찰을 통해 개입했다는 것이 그런 협력이 없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외려 민간 용역들은 수개월 동안 용산의 거주자들에게 초법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주자들은 그런 조치들을 견뎌냈고, 갈등은 깊어졌다. 즉 만약 국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시민들이 질서를 세우는 국가의 능력에 대해, 정당성에 대해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갈등이 심화됐을 것이다. (136쪽)
제임스 리는 현대그룹 직원 등을 중심으로 ‘회사’ 사람 100여 명을 모아 구사대를 꾸리고 통신장비, 쇠파이프, 회사 버스 3대를 입수했다. 1989년 1월 8일, 그들은 노조 간부들이 모여 있는 산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번호판을 가린 이 수상한 차량들을 세워 검문했지만, 곧 지서장에게 버스를 통과시키라는 전화가 왔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이들은 노조원들을 마구 때려 “교육”하기 시작했다. 또 노조원들에게 “우리 아버지는 김일성이다”라고 따라 하도록 강요하고는 거부하는 사람들을 심하게 구타하고 밖으로 끌어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155쪽)
출판사 서평
독재ㆍ경찰ㆍ개발ㆍ깡패로 읽는 대한민국 정치사
정치인, 검사, 경찰, 조폭 등을 직접 만나며 확인한 불편한 역사적 진실
누군가는 반드시 했어야 할 연구다. 국가 권력과 조폭의 유착, 정치권의 조폭 활용의 역사를 모르고서 한국 정치사와 한국 사회, 아니 그가 강조했듯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말할 수 없다. - 김동춘(성공회대학교, 『대한민국은 왜?』 저자)
제주 4ㆍ3사건과 서북청년회, 김두한의 대한민청, 정치 깡패 이정재, 제임스 리의 현대 구사대 테러, 콜트콜텍 노조 와해 공작, 컨택터스와 같은 노조 파괴 용병, 용산참사를 불러온 철거 용역 등등 … 한국에서 공권력과 조직 폭력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깝고, 그만큼 이 둘의 공모 관계는 은밀하다고 할 것도 없을 뿐 아니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국가, 그리고 그와 관련된 권력자들은 왜 자국 시민에게 범죄적 폭력을 휘두르는 무리들과 손을 잡는 것일까? 단순히 국가가 힘이 없어서? 권력자들이 부패해서? 그렇다고 치부하기에는 민주주의 국가를 자처하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이 책의 지은이 존슨 펄트는 한국에서 1년간 직접 정치인에서 검사와 경찰, 조직 폭력배 등을 만나며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국가와 공권력, 민주화와 폭력, 중산층과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이 책의 첫 번째 읽을거리라면, 두 번째 읽을거리는 한국의 역사 자체에 있다. 해방 이후 이승만에서 박정희, 전두환과 노태우의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각 시기를 분석하며 한국의 정치사를 되짚는 이 가볍지 않은 여정에서 우리는 국가 권력자들의 잔혹한 폭압의 기록을 확인하게 되며, 그와 함께 한국 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과 투쟁의 역사 역시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와 조폭, 긴장과 협력의 관계
해방 이후, 한국 정치는 협잡과 폭력이 곧 정의라고 할 수준이었다. 정치 깡패들이 버젓이 활개를 쳤고, 좌우 진영으로 갈려 상대 세력을 꺾기 위해 암살도 서슴지 않았으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경찰과 폭력배들을 동원해 부정을 저지른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집권 초기에 잘 활용하던 깡패들을 조리돌림해가며 쫓아냈고, 노태우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폭력조직 소탕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금, 국가는 여전히 민간 무력 집단들을 ‘용역’으로 고용해 범죄적 폭력이 가해지는 궂은일을 맡기고 있다. 지은이는 이러한 협력이 특정한 정치 조건에 대한 국가 행위자들의 계산된 대응이라고 해석한다. 그리고 지은이는 직접 경찰과 조폭, 기자와 철거민 등과 인터뷰하고 면담하며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확보한다.
용산사태에서 컨택터스까지, 폭력의 관리자가 된 국가
지은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조폭은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는 수준에서 활동하고 있다(조직범죄 집단의 주요 수입원 2위는 ‘용역 깡패’이다. 58쪽 표 참고). 그리고 우리는 ‘용산사태’나 ‘쌍차 파업’, ‘인사동 노점상 철거’와 같은 사건들에서 합법적 기업으로 진화한 조폭들이 경찰들과 함께하며 활약(?)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국가는 이런 현장에서 직접 폭력을 수행하지 않고, 폭력의 관리자로서 행동한다. 그런데 왜 유독 강제 철거와 노동 억압인가?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중산층이다. 특히 국가 행위자들의 폭력은 민주화 이후 침묵하고 있는 중산층을 깨워 시민사회를 연합하게 할 위험이 있다. 그래서 국가는 인기 없고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활동을 앞에 나서서 하지 않으면서 중산층이 계속 사회에서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도록 애써왔던 것이다.
한 경찰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에는 경찰이 “깡패”였고 그들이 하는 위협이 훨씬 확실히 먹혔지만 민주화 이후에는 권위주의 시대에 쓴 방법들을 더는 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서울시민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원했던 것(개발과 향상)을 지금도 원했지만 그것들에 필요한 방법들은 이해하거나 용납하지 않았다. 민간 회사를 사용하게 되면서 경찰의 잔혹성에 대한 고발을 피하면서도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141쪽)
국가와 폭력에 관한 불편한 진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국가가 강제력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은이는 “정당한 국가 강제력과 비국가 행위자들의 폭력의 부당성 사이의 모호함을 이용”(182쪽)하는 하청 폭력이 한국만의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미국의 KKK단의 린치 사건, 일본의 야쿠자의 전신인 바쿠토와 쇼군과의 협력 등을 볼 때 이러한 경향은 보편적이며, “이러한 관계를 활용해 정치 행위자들이 국가 권위에 대한 민주적 확인[절차]을 피할 수 있다”(183쪽)는 것이다. 영화 속 음모론적 세계에서 보았던 관계가 훨씬 더 구조적인 차원에서 실재해왔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공모 혹은 긴장 관계가 민주화를 지지하는 세력이 커가는 것에 대응한 국가의 정치적 선택과 연결되어 있다는 조금은 불편한 진실은 독자들에게 국가와 공권력, 민주주의에 관해 다른 시각을 보여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5641834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3월 21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40 * 210
* 20
mm
/ 351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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