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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 Machiavelli)는 1469년 5월 3일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가난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에도 불구하고 고대와 당대의 고전들을 섭렵하며 성장하였다. 특히 20대 후반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를 접하고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사보나롤라 정권이 무너진 직후인 1498년 5월 마키아벨리는 29세의 나이로 피렌체 공화국 제2 서기국 서기장의 자리에 올랐고, 곧이어 10인 위원회 비서도 겸하게 된다. 그는 이후 15년간 외교적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이른바 ‘피렌체의 비서’로서의 명성을 얻는다. 하지만 1512년 메디치가의 복귀로 관직을 잃게 되고, 반(反) 메디치 모의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에다 고문까지 당하는 고초를 겪는다. 이후 그는 피렌체 근교 산탄드레아의 시골 농장에서 원치 않는 은둔 생활을 이어간다. 이러한 곤경 속에서 그는 권력의 본질을 파헤친 『군주론』, 공화주의와 마키아벨리즘의 절묘한 조합물인 『로마사론』, 전쟁이 정치의 연장임을 설파한 『전쟁의 기술』, 로마사의 귀감과 피렌체사의 경고를 대비한 『피렌체의 역사』, 해학과 풍자가 번뜩이는 희극 『만드라골라』 등을 남겼다. 1527년, 또다시 메디치 정권이 축출되고 급진 공화정부가 수립되었으나, 자신이 바라던 10인 위원회 비서에 다른 사람이 임명되자 낙담 끝에 1527년 6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역자 곽차섭은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과 UCLA, 캐나다 UBC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문화사학회 회장 및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관심 분야는 르네상스기 이탈리아 지성사, 미시문화사 그리고 미술사이다. 저서로 『마키아벨리즘과 근대 국가의 이념』, 『조선 청년 안토니오 코레아, 루벤스를 만나다』,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학』(공저), 『아레티노 평전: 르네상스기 한 괴짜 논객의 삶』 등이 있고, 편저로는 『미시사란 무엇인가』, 『역사 속의 소수자들』(공편)이 있다. 편역으로는 『마키아벨리와 에로스』, 역서로는 『역사학과 사회 이론』(피터 버크), 『이탈리아 민족부흥운동사』(루이지 살바토렐리), 『마키아벨리 평전』(로베르토 리돌피), 『코앞에서 본 중세』(키아라 프루고니), 『탐史』(마리아 팔라레스-버크), 『책략가의 여행』(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 『마키아벨리언 모멘트』(존 포칵) 등이 있다. 『포르노그래피의 탄생』을 집필 중이며, 아울러 마키아벨리의 주요 저작을 차례로 번역할 계획이다.
목차
- 보급판 간행에 부쳐 5
옮긴이의 말 7
옮긴이 서문 13
참고문헌 71
번역에 대하여 77
연표 91
지도 103
군주론(군주국에 대하여)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대인께 109
1장 군주국은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으며, 어떻게 획득되는가에 대하여 113
2장 세습 군주국에 대하여 115
3장 혼합 군주국에 대하여 119
4장 알렉산드로스가 정복한 다리우스의 왕국은 왜 알렉산드로스의 사후 그 승계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133
5장 정복되기 전 스스로의 법에 따라 살고 있었던 도시나 군주국은 어떻게 통치되어야 하는가 139
6장 자신의 군대와 덕을 통해 획득된 신 군주국에 대하여 143
7장 다른 사람의 군대와 운을 통해 획득된 신 군주국에 대하여 149
8장 악행을 통해 군주국을 획득한 인물들에 대하여 161
9장 시민 군주국에 대하여 169
10장 이러한 군주국의 힘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177
11장 교회령 군주국에 대하여 181
12장 군대의 종류와 용병대에 대하여 185
13장 원군, 혼합군 그리고 자신의 군대에 대하여 193
14장 군대에서 군주와 관련되는 것은 무엇인가 199
15장 사람들, 특히 군주로 하여금 칭송되거나 비난받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205
16장 후함과 검약에 대하여 209
17장 잔혹함과 자비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받는 것이 두려움을 주는 것보다 더 나은가 혹은 그 반대인가 215
18장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켜야 하는가 221
19장 경멸과 미움을 피하는 것에 대하여 227
20장 매일같이 군주에 의해 만들어지는 요새와 다른 많은 것들은 유익한가 혹은 무익한가 243
21장 군주는 존경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251
22장 군주는 측근에 두는 장관에 대하여 259
23장 아첨꾼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263
24장 이탈리아 군주들은 왜 자신들의 국가를 잃었는가 267
25장 포르투나는 인간사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며, 그것에는 어떻게 저항할 수 있는가 271
26장 이탈리아를 지키고 야만인들로부터 그곳을 해방하기를 촉구함 279
찾아보기 287
출판사 서평
국내 번역본만 30여 종, 그런데 왜 또다시 이 책의 번역본을 출간하는가
국내에 출간된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1527) 번역본은 30여 종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번역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출판 길에서 또다시 이 책의 번역본을 출간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탈리아어 원문에 충실하고 최신 경향의 연구성과까지 반영한 결정판본을 내려는 의도에 있다. 사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직접 쓴 자필본이 현재는 없는 상태이다. 이 책의 제목조차도 원래는 “De Principatibus”, 즉 “군주국에 대하여”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원본 텍스트는 여러 차례 수정이 가해졌고 지난 250여 년 동안 여러 필사본에 따른 통속적 판본들이 통용되었다. 그러다가 18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초간본 이전의 덜 오염된 필사본이 중요하다는 자각이 나타나게 되었고, 마키아벨리 전공자들에 의해 엄밀한 판본 작업들이 시도되었다. 그 첫 결실은 1899년 주제페 리지오에 의해 이루어졌으나, 진정한 비판본 작업은 조르조 인글레제에 의해 1994년 그 빛을 보게 되었다. 이 기반 위에 2006년 마리오 마르텔리에 의한 새로운 비판본이 이탈리아 정부의 지원 아래 ‘국가판’(Edizione Nazionale delle Opere)으로 출간되어 정본화 작업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이 국가판 작업은 마키아벨리의 전 저작을 총 10권 20책으로 묶어내는 방대한 작업으로 그의 텍스트에 관한 한 하나의 중요한 표준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곽차섭 교수(부산대, 서양사)는 30여 년간 마키아벨리와 르네상스사를 전공한 전문가로 2006년의 마르텔리판을 기본으로 삼되 인글레제판과 리지오판 등의 연구성과까지 반영하여 텍스트의 엄밀성을 한층 확보하였다.
번역의 엄밀성의 실제 예: 전하(殿下) → 대인(大人), 역량(力量) → 덕(德)
더 중요한 것은 엄밀한 우리말 번역에 있다. 번역자 곽차섭 교수는 그동안 우리말 번역본에서 보이는 오역(誤譯)들을 꼼꼼하게 지적하면서 올바른 우리말 번역을 시도, 마키아벨리 사상의 본래 뜻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우선 독자들이 『군주론』을 볼 때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바치는 헌정사인데, 국내 번역본들 대부분은 “Nicolaus Maclavellus ad Magnificum Laurentium Medicem”을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라고 옮기고 있다. 즉 ‘Magnificum'을 ’전하‘(殿下)로 옮기고 있다. 그러나 곽차섭 교수에 따르면, 이는 ’대인‘(大人)으로 해야 올바르다. 왜냐하면 이 말은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에서 부르주아 출신의 도시 유력자를 가리킬 때 흔히 쓰이는 존칭어였다. 특히나 메디치가(家)는 권력은 가졌으나 귀족 출신가문이 아니기 때문에, 통상 봉건 귀족 혈통이라면 각하(Eccellenza)라는 호칭이 사용되지만 이에 해당하지도 않았다.
아마도 이번 번역본에서 가장 혁신적인 번역어는 원어 'virt?‘(비르투)를 우리말 ’덕‘(德)으로 옮긴 것이다. 1958년 국내 첫 번역자인 최숙형이 이를 ’실력‘으로 옮긴 이후, 국내 번역본들은 이를 대부분 ’힘‘, ’능력‘, ’역량‘ 등으로 옮겼지 ’덕‘으로 번역한 경우는 전혀 없었다. 여기에는 마키아벨리적 비르투가 본질상 힘이기 때문에 도덕적 함의가 짙은 덕으로 옮겨질 수는 없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왜냐하면 힘 자체는 이미 탈도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적 비르투가 언제나 도덕과 완전히 무관한 함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다른 저작(예를 들어 『리비우스 논고』)에서 이 용어를 도덕적 함의가 분명한 의미로 쓰고 있기도 하다. 아마도 ’비르투‘라는 용어를 ’덕‘으로 옮길 수 없다는 것은 덕을 강한 도덕적 의미를 지닌 유가(儒家), 특히 후기 유가의 덕으로면 보는 우리의 지적 편협성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더불어 서양에서도 라틴어 'virtus'의 원어인 그리스어 ’arete‘(아레테) 역시 원래는 도덕과 무관한 개념이었으나, 소크라테스 시기부터 차츰 덕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한 것을 보면 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더불어 중요한 점으로 마키아벨리적 비르투가 독특하게 보이는 것은 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에서 출발하여 그리스도교적 전통에까지 이르는 도덕적 성품으로서의 덕보다는, 어떤 일에 대한 탁월성 혹은 효율성으로서의 덕이라는, 훨씬 더 고대적인 함의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보학적ㆍ사상사적 측면에서 마키아벨리 사유의 특장점
마키아벨리 사상은 근대 정치철학의 효시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수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며,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도 대부분 이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정치철학에 내재하고 있는 계보학적ㆍ사상사적 연원에 대해서 우리가 뚜렷하게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
최근 서양학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마키아벨리가 고전고대의 에피쿠로스와 루크레티우스의 유물론적 사상에 심취했었고, 그 영향이 그의 텍스트 곳곳에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살았던 피렌체 사회에 ‘루크레티우스 네트워크’가 있었고 여기서 마키아벨리는 루크레티우스의 사상을 접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그가 피렌체 사회에 갑자기 제2서기장이라는 매우 높은 관직에 임용되는 데에 어떤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도 잡히지 않는데, 학자들이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마키아벨리 아버지 때부터 피렌체 고위 사회에 퍼져 있던 루크레티우스의 영향을 받아 그가 28세 때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를 필사했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사실, 루크레티우스의 사상은 당시 급진적인 주장을 담고 있었고 그리스도교적 세계관과는 배치되는 측면이 강했다. 축약해 루크레티우스의 사상을 표현하자면, 그것은 “세계는 불변하며, 과거, 현재, 미래가 언제나 동일한 방식으로 순환한다. 사물은 원자의 빗나감으로 만들어진다. 빗나감은 자유의지의 원천이다. 창조주는 없다. 신이 있다 해도 인간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영혼도 원자로 만들어지므로 불멸이 아니다. 종교는 사후의 벌에 대한 두려움에 기초한 미신이다. 사후 세계는 없다. 인간은 짐승과 동일한 본성을 가지며, 다만 자연을 모방하여 문명을 발전시켰을 뿐이다. 인생의 최고선은 행복의 추구이다. 사물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은 깊은 경이로움을 낳는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도 놀라운 그의 이러한 관념들이, 오랜 시간 그리스도교의 강고한 틀 안에 있던 르네상스기 지식인들에게는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사물의 빗나감”과 “자유의지”가 갖는 함의가 바로 마키아벨리 사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루크레티우스가 모든 사물의 생성력으로 간주했던 ‘씨앗’ ― 현대 물리학 용어를 빌리자면 ‘입자’쯤 되겠다 ― 의 빗나감, 혹은 빗나가는 입자가 바로 자유로운 마음, 즉 자유의지를 가능케 한다는 것을. 천체물리학에서 윤리학으로의 전광석화 같은 전화(轉化)가 우리들로 하여금 새삼 놀라게 만든다. 이러한 분석은 자연스럽게 『군주론』 25장 서두 부분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비르투(德)와 포르투나(fortuna, 運)의 대결과 각축의 이미지가 담겨 있는 이 부분을 보면, 마키아벨리가 르네상스의 세속적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비르투-덕을 대단히 강조했던 흔치 않은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그는 26장에서 “신은, 우리에게서 자유의지와 우리에게 속한 그 영광의 부분을 빼앗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행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라고 함으로써, 인간의 ‘자유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이 중요한 언명의 의미는 바로 루크레티우스와의 관계를 모르고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 ‘자유의지’로부터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마키아벨리는 그저 탁월한 비르투-덕을 가진 인물들이 포르투나-운을 극복한 것에만 머무르는 해석을 넘어 불변의 세계 속에서 성공하려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 즉 기회를 제때 잡을 줄 아는 현자의 길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새로운 군주는 안정된 상태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 ― 이는 프루덴차(prudenza), 즉 분별력 ― 보다는 비상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필요성이 부과하는 조치를 신속하고 결단성 있게 취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마키아벨리가 말하고자 하는 비르투-덕의 요체이다. 이는 곧 통상적 의미의 도덕이 아니라 필요성의 윤리로서 요구되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정치철학에서 권력의 본질은 권력 그 자체가 언제나 예외적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정상적 상황이란 그러한 예외적 상황을 단지 유예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4451373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2월 20일 |
쪽수 | 300쪽 |
크기 |
153 * 224
* 19
mm
/ 443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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