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전문 꼴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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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중학생 판타지 소설집을 펴내며
희喜_기쁨> 견디며 믿으라, 때로 인생은 아름다운 것
열여섯, 인생은 아름다워
폭파 전문 꼴뚜기
노怒_분노> 질풍노도, 무엇이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가
카오의 나라
운명 감시자
애哀_슬픔> 열여섯 살, 슬픔의 바다를 홀로 건너는 시간
최진명을 아십니까
그 나무 봤어?
락樂_즐거움> 그래도 마음은 미래에 즐겁고 흥겨운 것
짝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조회대 밑을 조심하라고!
고양이 창고
출판사 서평
고단한 이팔청춘을 위한 위로와 구원의 학교 판타지
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쓴 학교 판타지 소설이 ‘떴다’.
‘학교판타지의 복원’을 슬로건으로 내건 『폭파 전문 꼴뚜기』는 ‘판타지 전사’를 자처하는 신서중학교 소설창작반 학생들이 쓴 판타지 소설 모음집이다. 판타지 소설집이지만 요즘 흔한 무협판타지, 미스터리판타지 등 장르판타지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 학교를 배경으로 자신들에 대한 위로와 구원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판타지의 비현실 세계를 뛰어넘는 리얼리티가 소설 전반에 푸릇하게 살아있다. 희/노/애/락으로 구분된 소설 가름도 현재 학생들의 감정 진폭을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다.
학교는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뛰놀며, 한편으로 이성을 향한 가슴앓이를 겪으며 성장의 날개를 하나씩 키워가는 곳이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어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까, 같은 기대감, 호기심이 넘쳐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아이들은 오로지 입시(=성적)의, 입시에 의한, 입시를 위한 공부에 시달리며 어른들이 파놓은 좁은 길에 갇혀서 지낸다. 행여나 그 대열에서 낙오될까 밤늦도록 학원을 전전해야 하고, 실패가 두려워서 꼼짝도 못한다. 친구란 오로지 경쟁 상대일 뿐 함께 꿈을 나눌 자그마한 여유조차 없다. 왕따와 폭력의 덫도 사방에 숨어 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때도 있어. 우정, 열정, 용기 이런 단어들도 우리 곁을 떠나갔어. 이 힘들고 쓸쓸한 청춘을 무엇으로 구원하지?
중3짜리 어린 작가들은 스스로 반문하며 이런 ‘지옥 같은 현실’에 대해 판타지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번득이는 감성과 상상력으로 학교 안팎에서 판타지 코드를 찾아, 그들만의 탈출구를 내고 있다.
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아이들의 상상력
아이들 손에 의해 재구성된 학교는, 자살한 영혼들이 변기가 되어 고행을 쌓는 공간이거나(「카오의 나라」),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빌릴 몸을 기다리며 숨어있기도 하며(「조회대 밑을 조심하라고!」), 도서관 지하에 세워진 ‘운명 도서관’이 선악을 가려 신상필벌(「열여섯, 인생은 아름다워」)하는 곳이기도 하다. 자기와 통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고 ‘우정, 배움의 기쁨, 가르침의 열정’ 등이 변질되고 있는 학교의 가치를 함께 아파하는(「그 나무 봤어?」) 살아있는 장소로 탈바꿈한다.
또 학생들은 학교 비품 창고에서 찾은 신기한 분필로 진실의 무게를 배우기도 하고(「고양이 창고」), 미술실에서 마음을 조종하는 앱을 얻어(「짝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열여섯 풋풋한 청춘들의 연애를 풀어내기도 하며, 자신에게 생명을 준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는 종이인형의 입을 빌어(「최진명을 아십니까」) 교실 안의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발버둥치는 모습들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학생들의 판타지는 더욱 확장되어 학교와 학원, 그리고 이내 교육 당국까지 폭파시켜버리고(「폭파 전문 꼴뚜기」), 그림자가 자신의 감시자라는 것을 알아버린 최초의 사람이 되기도 한다(「운명 감시자」).
엮은이는 ‘도발의 버튼을 누르는 기분’으로 소설집을 펴낸다고 밝히고 있다. 그만큼 판타지 형식으로 세상을 겨누는 아이들의 풍자와 꿈은 비장하다. 가혹한 교육현실에 신음하면서도 정의와 우정에 대한 의지의 끈을 놓지 않는 소설 속 인물들은 새삼 요즘 아이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학교 판타지 공모전에서 시작
어느 날 신서중학교 복도 맞은편 벽에, 숲속으로 길게 길이 나있는 큰 사진 하나가 걸렸다. 그것은 그저 평범한 풍경사진에 불과했다. 졸업하는 선배가 학교신문에 한마디 툭 던져놓기 전까지는.
-후배님들 그거 알아? 복도를 전속력으로 질주하면 그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거.
이 한마디가 큰 반향을 불러와 그 후 사진 앞으로 많은 시선들이 모여들었다. 누구는 말없이 사진을 바라보다가 돌아가기도 했고, 누구는 길가에 꽃과 새를 그려 넣기도 했다. ‘기다려라 내가 접수하마’ 등의 낙서가 덧붙기도 했다. 그때부터 사진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상상의 공간으로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사진 속 세상을 상상하는 ‘판타지공모전’이 시작되었고, 공모전을 중심으로 작은 이야기꾼들이 하나둘 모여 ‘소설창작반’이 만들어졌다. 창작반의 관심은 위로와 구원을 앞세운 ‘학교 판타지’의 복원.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상대 선생님과 아이들은 이런 얘길 나누었다.
-10대가 된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가 만난 최초의 판타지는 산타였어. 누구든 희망을 갖고 착한 마음으로 그를 기다렸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너무 힘들어.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때도 있어. 우정, 열정, 용기 이런 단어들도 우리 곁을 떠나갔고. 이 쓸쓸한 청춘을 무엇으로 구원하지? 판타지라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일 년 가까이 소설을 쓰고, 돌려 읽고 토론하며 가다듬었다. 일부 소설은 품평을 거치며 버려지기도 했고, 몇몇 소설은 한결 깊고 넓은 성찰을 얻기도 했다. 이 책에 선보이는 아홉 편의 소설은 이런 과정을 통해 거둔 결실이다.
도발의 버튼을 누르는 기분으로
소설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판타지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풍경 사진을 넘어 도서실로, 조회대로, 심지어 자살한 어린 영혼의 이야기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오히려 중세의 기사, 미지의 대륙과 마법, 무협, 그런 틀을 흉내 내지 않아서 생동감이 넘쳤고, 주변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의 면모도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들이 간절히 소망한 것은 뜻밖에 ‘정의’였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둘도 없는 문제 집단으로 취급받고 있지만, 그들의 눈과 가슴은 ‘선(善)이 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향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무렵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판타지 전사(戰士)’라 불렀습니다.
도발의 버튼을 누르는 기분으로 이 소설을 선보입니다.
당장은 어설프고 미약하지만, 어린 청춘들이 서로를 어루만지며, 주눅을 벗어던지고 더 큰 꿈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실과 판타지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모쪼록 세상을 자극하는 상상력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엮은이의 글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64291337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12월 10일 | ||
쪽수 | 200쪽 | ||
크기 |
148 * 209
* 20
mm
/ 30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아침이슬 청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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