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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서의 본문은 국제 심포지엄 「미술관은 무엇을 움직이는가: 미술과 민주주의」를 구성했던 두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박물관ㆍ미술관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미술관의 민주주의 실천의 문제, 둘째는 미술사학적 관점에서 짚어 본 현대미술의 현실(reality) 재현 및 개입의 문제이다. 이를 둘러싼 연구 의제가 다양한 만큼, 본 연구서 또한 전 세계의 학자, 기획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담고자 했다.
1, 2부에 이은 보론에서는 T. J. 디모스와 테리 와이스맨이 최근 폭넓게 확산하고 있는 정치 생태학 담론을 동시대 시각 문화와 함께 논의한다. 디모스는 최근 국내의 많은 전시와 학술 행사를 통해 다뤄지고 있는 인류세, 생태학, 기후 위기와 같은 용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한다. 와이스맨은 우리가 공공재라고 여겨 왔던 물이 인종과 계층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되며 때때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작품 사례를 통해 논의한다. 이 두 학자는 우리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환경 위기의 문제가 초국가적 권력과 불가분한 관계에 놓여 있음에 공감하며, 이러한 권력에 맞서 지금과는 다른 세계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구체화하고, 현실화할 것을 촉구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즈덴카 바도비나츠
Zdenka Badovinac
는 1993년부터 류블랴나 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하며 전시 기획과 저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동시대 미술에서 다양한 전위적 전통을 추적하는 동시에 역사를 재정의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번역 국립현대미술관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후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하였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완공, 개관함으로써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98년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하여 근대미술관으로서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2013년 11월 과거 국군기무사령부가 있었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전시실을 비롯한 프로젝트갤러리, 영화관, 다목적홀 등 복합적인 시설을 갖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건립ㆍ개관함으로써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2018년에는 충청북도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개관하여 중부권 미술문화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목차
- -인사말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미술관은 무엇을 움직이는가: 미술과 민주주의』 소개의 글 / 장선희 (미술사학자, 홍익대 및 국민대 강사)
1부. 현대미술관의 민주주의 실천: 제도/기관, 사회 정의, 행동주의
-민주적 미술관 / 즈덴카 바도비나츠
-《민중미술 15년: 1980-1994》의 의미와 평가 / 최태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미술관의 민주화: 예술의 ‘생존’과 ‘민주주의’에 관한 질문 / 박소현
-포스트디지털 미술관에서 춤과 퍼포먼스, 소셜 미디어 / 클레어 비숍
-미래 세대의 미술관 경험을 통한 교육적 실천: 국립현대미술관 ‘2019 청소년 특별 워크숍’ 사례를 중심으로 / 심효진
-사회 정의와 포용을 촉진하는 민주적 공간으로서의 미술관과 그 역할 / 비브 골딩
-네크로폴리틱스 시대의 새로운 전략: 남아메리카 남단의 사회 환경적 미술 실천 / 알레한드로 메이틴
2부. 현대미술의 민주주의 재현: 초국가적 민주주의, 지역/경계, 재현 이후
-블랙아웃: 채취의 네크로폴리틱스 / T. J. 디모스
-경계 넘기와 시민권의 끝자락: 미국-멕시코 국경으로부터의 그림들 / 테리 와이스맨
-포스트트루스, 파라픽션, 동시대 시각 문화 / 장선희
-모두의 몰락: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술관 재현에서 탈식민주의 실천으로서 인접 방식과 우분투 철학을 통해 사고하기 / 샤레네 칸
-민중미술 이후 한국 미술과 도시 / 신정훈
-미래 비전: 1960년대 이후 한국 SF 시각 예술의 문화 정치학 / 박선영
보론. 위기의 세계: 현대미술, 시각 문화, 정치 생태학
-도래할 세계: 지구공학, 갈등하는 미래주의들, 상상할 수 없는 것 / T. J. 디모스
-물이 무기가 될 때: 미국 도시에서 이루어진 독성과 폭력의 정치, 그리고 미술 / 테리 와이스맨
책 속으로
미술관은 그 누구도 다른 누구를 대변하지 않는, 즉 그 누구도 다른 이의 이름을 빌려 발언하지 않고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미술관은 구체적인 상호 간섭을 통해 해석과 번역이 도출될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해 내야 한다. 「민주적 미술관」, 즈덴카 바도비나츠, 31쪽
따라서 민중미술을 ‘1980년대 한국에서 나타난 리얼리즘’으로 규정하는 것은 리얼리즘이란 개념 자체가 지닌 애매성은 차치하더라도 민중미술을 리얼리즘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할 위험이 있다. 민중미술이 창작 방법론으로서 리얼리즘 또는 이 개념을 한국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현실주의’로 번역하여 본격적으로 이론에 적용한 것은 1986년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1980년대 초반의 민중미술은 형식과 내용에서 리얼리즘으로 포섭할 수 없는 다양성을 특징으로 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중미술 15년: 1980-1994》의 의미와 평가」, 최태만, 43쪽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이 작금의 전염병과 미술관 민주주의에 관해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위기들이 몰아치는 와중에 낡은 기억처럼 밀려나거나 유보되기 십상인, 하지만 여전히 거듭된 응답을 요청하는 문제들 중 하나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립현대미술관에 관한 이야기이고, 미술관을 둘러싼 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착종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검열과 통제, 그에 대한 예술의 시민권과 문화 민주주의, 미술관의 윤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미술관의 민주화」, 박소현, 70쪽
공연 예술은 미술관 안으로 이주해 오면서 수많은 효과를 낳았는데, 그중에서도 두드러지는 것은 이벤트 시간(event time)에서 전시 시간(exhibition time)으로 퍼포먼스가 템포를 바꾼 것이다. 나는 이벤트 시간이란 말을 일군의 연극적 관습을 참조하기 위해서 쓰는데, 연극적 관습은 단지 시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 양식적이고 경제적이기도 하다.
「포스트디지털 미술관에서 춤과 퍼포먼스, 소설 미디어」, 클레어 비숍, 87쪽
미술관교육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감각을 체험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인지, 해석함으로써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되새겨 볼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 세대의 미술관 경험을 통한 교육적 실천」, 심효진, 107쪽
미술관이라는 최전선은 고정된 관념이 깨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발언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이라는 최전선은 전시의 전통적인 정치 방식을 연구하고 그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치적으로 능동적이 되고, 서로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극복하며, 생존 및 저항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제3의, 내지는 경계의 공간을 제공한다.
「사회정의와 포용을 촉진하는 민주적 공간으로의 미술관과 그 역할」, 비브 골딩, 137쪽
연구자들은 해당 영역 내에서 문화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력을 가진 그룹들과 연결되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통찰을 끌어내고, 상정된 시나리오 내에서 특정 이슈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했다. 또한 이들은 지식을 교환하는 경험을 쌓고, 정치적 상상력과 지정학적 경계, 도시 생태학 네트워크를 다룬 워크숍을 운영했다. 대부분의 경험이 생물정치학, 자치, 그리고 재영토화에 대한 실험들과 상호 작용하며 이루어졌다.
「네크로폴리틱스 시대의 새로운 전략」, 알레한드로 메이틴, 145쪽
멜리토폴리스, 비이만, 알로라와 칼자디야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자연 자원과 금융 모두에 착취가 연루되어 있는, 그리고 생태적?경제적 폭력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채취 지대를 다루는 다양한 접근법을 접할 수 있다.
「블랙아웃」, T. J. 디모스, 172쪽
드물다는 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개인의 능력면에서도 그렇지만, 여기, 즉 미술관과 민주주의에 대한 심포지엄의 맥락에서는 미술관과 같은 제도적 기관들이 만들어 내는 온갖 경계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뜻이다.
「경계 넘기와 시민권의 끝자락」, 테리 와이스맨, 177쪽
본 글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사, 미술사적으로 모두 중요하게 떠오른 하나의 현상에 주목하는데, 바로 ‘경험적 진실(experiential truth)의 상실’이다. 후기구조주의 담론 이후, 진실이 상대적으로 존재한다는 명제에 대해 대부분의 인문학자가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주목하는 ‘경험적 진실의 상실’이란, 입증 가능한 사실(fact)과 허위가 혼동되어 우리가 스스로 진실을 경험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 감을 의미한다.
「포스트트루스, 파라픽션, 동시대 시각문화」, 장선희, 203쪽
시각 예술가이자 미술학자로서 내 관심사는 어떻게 문화가-특히 미술사, 미술관, 순수 미술 형식의 시각적 재현에서-백인 식민 지배권의 잔재로 이용되어 왔으며, 또 어떻게 이것이 지속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백인 우월주의와의 싸움은 현실이다. 가짜 뉴스와 트위터는 백인 우월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모두의 몰락」, 샤레네 칸, 223쪽
이 글은 민중미술, 그리고 더 나아가 포스트 민중 시대 도시와 미술의 변모하는 관계의 궤적을 그려내고 특정 역사적 시기마다 그 관계를 둘러싼 쟁점을 확인함으로써, 1980년대 이후 한국 미술의 참여적 경향을 도시라는 논제를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민중미술 이후 한국 미술과 도시」, 신정훈, 247쪽
이와 같이, 1990년대에는 컴퓨터 혁명과 민주화의 파고를 동시에 경험한 신세대의 출현으로 테크노컬처와 비판적 사변으로서의 SF가 결합되어 나타났고, 그에 따라 전 시대에 국가 주도의 과학 문화를 비판하는 데 활용되었던 아방가르드 예술 기법이 당대 과학 기술 문화의 주요 향유층인 젊은 지식인들의 첨단 정신을 재현하는데 쓰이게 되었다.
「미래 비전」, 박선영, 284쪽
기본정보
ISBN | 978896303247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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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20년 09월 24일 | ||
쪽수 | 336쪽 | ||
크기 |
150 * 23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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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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