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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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베테랑 사진전문기자의 실전압축매뉴얼
이 책의 저자인 권혁재 기자는 오랜 기간 사진전문기자로 일해온 베테랑이다. 데카르트를 빌어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사진인류를 자처하는 저자 이상으로 사진과 밀접하게 살아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그가 세상을 달리 보는 최적의 도구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핸드폰’이며, ‘핸드폰 사진’이다. 비싼 돈을 들여 장만한 무거운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은 한결 쉬운 방법이지만 누구나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카페에서, 식당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누구나가 일상적으로 사진을 찍는 이 시대에 그것은 더 이상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현대 한국인이라면 너 나 할 것 없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바로 이 핸드폰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사진을 즐길 수 있다.
저자의 논변은 그저 말로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모든 사진은 그 자신이 소유한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찍은 것이다. 그러면 핸드폰 카메라를 즐기는 방법은, 핸드폰 카메라가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걸 인정하고 그냥 간편함에 만족하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핸드폰 카메라는 기계적인 성능에 있어서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뒤떨어지지만, 재치와 노력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주변 사물을 이용하는 방법, 포커스를 맞추는 방법, 찰나의 사진에 ‘시간을 담는’ 방법 등.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한 상세한 노하우가 가득 담겼다. ‘사진’이란 정확하고 깔끔해야 한다는 관념을 해체하는 그의 시도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문법을 새롭게 써내려가는 실전압축매뉴얼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권혁재
사실 사진보다 기자가 먼저였다. 뭣도 모르면서 기자가 되기 위해 사진을 선택했다.
일자무식에서 시작한 사진은 고민의 연속이었다.
누군가를 따라 하기도 하고 무조건 멋있게 찍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름의 기준은 있었다.
독자의 관점, 사진 찍히는 대상의 관점, 그리고 찍는 사람의 관점.
하지만 이 균형을 맞추기 또한 어려운 일이었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선 찍히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사진에 스며들었고, 독자들은 사진 안에서 그들의 세계를 찾을 수 있었다.
아직은 부끄러운 사진,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찍고 골랐다.
누군가는 어떤 공감을 찾기를 기대하면서.
1966년에 빛날 ‘혁赫’에 재주 ‘재才’라는 이름을 얻으며 태어났다. 이름으로 보건대 그때부터 정해졌나 보다 사진을 찍고 살 팔자인 것이. 중학교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어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지만 3년간 20여 곳의 언론사 입사 시험에서 낙방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본 경향신문도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으나 극적으로 합격해, 경향신문 출판사진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는 중앙일보에서 사진전문기자로 기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 사진 인류
봄
배수구 하늘정원
봄비! 꽃으로 피다
봄, 자라다
꽃인 듯 나비인 듯
바람이 불어오는 곳
길가의 노란 꽃 1
길가의 노란 꽃 2
길바닥에서 뭉크와 고흐를 만나다
연등, 마음에 핀 꽃
여름
나무 그늘에서
생존 끝판왕 개미자리
달빛 무지개 분수
매미의 변신은 무죄
도심 피서
비 온 뒤 처진 달팽이
밤에만 피는 꽃
장맛비
하늘마저 능멸하는 꽃, 능소화
덕수궁의 밤, 조선의 시간으로 걸을까 하여
가을
그래 가끔 구름을 보자
버스 창 물방울이 품은 세상
노랑으로 물든 가을
바닥으로 내려온 낙엽
서울숲에서 만난 가을
하늘공원, 하늘이 빚은 정원
횡단보도, 시간의 지문
가을, 얼다
겨울
겨울의 축복, 꽃양배추
12월 12일 영하 12도가 만든 풍경
양화대교 얼음 조각
얼음에서 숲을 보다
아침 성에
영하 16.4도의 청계천엔
삼월 설악
핸드폰 카메라 수사법
핸드폰 사진관
빛과 그림자
포커스 정밀하게 맞추는 법
앵글
4D 물방울
셔터스피드
노출
감도
남의 핸드폰을 조명으로 이용하는 법
색온도
렌즈 플레어
흔들며 사진 찍는 법
사진은 뺄셈
사진은 과연 직설법인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아무 사진 이야기
우주
허상과 실상
책 속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했다’라는 기록은 SNS의 필수 요소입니다.
핸드폰 사진은 찍는 행위를 넘어서 소통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핸드폰 카메라로 인해 ‘사진 인류’가 탄생한 겁니다.
_6쪽
낯설게 보기
검은 대리석에 금속 재질 건물 외관이 비친 풍경입니다. 대리석은 사물을 받아들이는 거울 역할을, 빗물의 표면장력은 건물 외관 왜곡 역할을 합니다. 두 조합이 비를 꽃으로 보이게 한 겁니다. 사실 별것도 아닙니다. 보되, 엉뚱하게 본 것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_25쪽
이날은 하필 어두워지면서 바람이 잦아들었습니다.
건듯 불어줄 바람을 기다리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셔터스피드를 조금 더 느리게 조정했습니다.
30분의 1초입니다.
멀리서부터 소리가 들려옵니다.
타닥타닥.
점차 다가오는 말발굽 소리처럼 그렇게 바람이 왔습니다.
바람개비도 그렇게 바람이 되었습니다.
_45쪽
소나무 그림자가 무희의 치마처럼 펴졌습니다.
그 순간 빛이 아니라 그림자가 주연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림자가 더 돋보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림자 부분의 질감이 보이게끔 노출을 조정했습니다.
그랬더니 빛을 받은 부분이 노출 과다로 하얗게 변했습니다.
순간 그림자만 두둥실 떠 있듯, 섬으로 남았습니다.
밝음과 어두움의 조절만으로 전혀 다른 세상이 그려졌습니다.
_78쪽
일출과 일몰 시간의 중요함
해 질 무렵,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기운을 순우리말로 ‘이내’라고 합니다. 궁의 야경 사진을 찍기엔 이즈음이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이보다 이르면 하늘이 허여멀겋게 찍히고, 늦으면 새카맣게 찍힙니다. 사진가가 이른 새벽 해 뜨기 전후, 해 지기 전후의 시간을 노려 사진을 찍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하는 색과 대비를 얻기 위한 타이밍 때문입니다. 이왕의 걸음, 적절한 시간을 택하면 더할 나위 없는 사진을 얻습니다. 일출, 일몰 시각을 체크하는 게 사진가에겐 일상이기도 합니다.
_169쪽
얼음 사진을 찍어보기
SNS로 소통하다 보면 얼음 사진을 자주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얼음을 소재로 사진을 찍고 보여줍니다.
많아도 참 많습니다.
얼음 사진 한 번 안 찍은 분이 없을 듯 많습니다.
얼음을 찍어 보여주는 각각의 사진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얼음은 생명을,
어떤 얼음은 순환을,
어떤 얼음은 우주를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게 사진의 핵심입니다.
_235쪽
왜 그럴까요?
우선 렌즈 특성상, 가깝게 있는 이마가 넓어지고 눈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턱선이 갸름해집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지만,
대부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광원이 얼굴보다 위에 있기에
상대적으로 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습니다.
셀카 마니아들은 앵글 차이가 아름다움의 차이임을 알고 있는 겁니다.
_323쪽
출판사 서평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사진 인류는 파인더를 통해 또 하나의 우주를 연다
프랑스의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남긴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만큼이나 사진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말은 달리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빛나는 ‘순간’을 잡아챈다는 브레송의 의도와 달리, 이는 안타까운 오해를 남기기도 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광화문 사거리”라는 보도사진에 달린 “사진이니까 당연히 멈춰 있지”라는 댓글은 희극적이면서 동시에 서글프다. “사진은 멈춰 있다”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몰두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단 한 프레임에 얽힌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짧게는 수천 분의 1초에서 길게는 며칠 동안 쏟아지는 빛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상념이 오고가는지를 말이다. 숙련된 사진작가는 사진 한 장을 통해 바람을 표현하고, 시간을 담아낸다. 작가가 파인더를 통해 들여다보고 구현해내는 것은 단순히 세상의 한 조각이 아니라, 작가가 독자적인 시선으로 재편한 또 하나의 세계이자 독자적인 우주이기도 하다.
그 유명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를 한다. 파우스트가 자신도 모르게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내기다. 그리고 참된 삶의 의미를 찾은 순간 파우스트는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을 내뱉어,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평생토록 앎을 추구했던 노학자도 본능적으로 ‘멈추기를’ 소망할 정도로, ‘즐거운 순간을 박제하고 싶은 욕망’은 인간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불연속적인 일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만을 간직하고 싶은 욕망이다.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설령 악마에게 의존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간결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저마다의 손에, 앞주머니에 혹은 가방 속에 말이다. 값비싸고 묵직한 장비가 아니더라도 단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핸드폰 하나만을 가지고 우리 눈에 비친 나름의 우주를 기록하고, 재편해낼 수 있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럴 생각만 든다면 현대인 누구나가 ‘사진 인류’가 될 수 있다. 저자인 권혁재는 이 책을 통해서 ‘사진 인류’로서 거듭나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길을 제시한다.
‘가정파탄에 딱 좋은 위험한 취미’라는 오명은 이제 그만!
돈 들이지 않고도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사진 생활
“비로소 자유를 얻었어.” 이 책의 저자인 권혁재 기자가 2014년 4월 7일, 사진작가 강운구 선생에게서 들은 말이다. 당시 강운구 선생은 사진 잡지에 실린, 당신의 핸드폰 사진 화보를 펼쳐 보이며 이 말을 했다고 저자는 회상한다. 커다란 장비를 짊어지고 산으로 들로 사람들 속으로 넘나드는 오랜 사진 생활은 이들 ‘사진작가’들에게 삶 그 자체였지만 동시에 구속이기도 했다. 묵직한 장비를 내려놓고, 단출한 핸드폰 하나를 손에 든 순간 연로한 사진작가가 손에 넣은 것은 ‘자유’며 ‘해방’이었다. 반평생을 사진기자로서 살아오면서, ‘사진기자로서의 사진’, ‘보도사진으로서의 사진’, ‘독자를 위한 사진’에 얽매여 있었던 저자 또한 이 주박에서 조금씩이나마 자신이 해방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손에 든 자그마한 핸드폰을 통해서다.
흔히 사람들 사이에서 말하길, 빠져들면 ‘위험한’ 취미가 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까딱하다가는 그 길을 추구하다 결국에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취미가 ‘돈 드는 취미’인가에 관해서는 말하는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 오디오, 요트, 자전거, 자동차, 골프, 낚시…. 그리고 갑론을박의 장에 꼭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취미 중 하나가 바로 ‘카메라’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그야말로 ‘기둥뿌리’가 뽑힐 정도니 어련할까. DSLR 바디 하나에 수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약과요, 성능 좋은 렌즈 하나가 수천만 원씩 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사진’은 언제나 가정파괴용 취미라는 타이틀을, 아니 오명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노련한 사진작가마저,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자유를 얻었다”라고 말하는 이때, ‘사진’이 비싼 취미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억울한 오해다. ‘카메라’는 비쌀 수 있어도 ‘사진’은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누구나가 손에 쥔 카메라를 통해 1인 미디어 시대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권혁재의 이번 책은 그 길을 빠르고 쉽게 열어주는 최적의 안내서다.
기본정보
ISBN | 9788962622744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5월 03일 |
쪽수 | 432쪽 |
크기 |
152 * 180
* 30
mm
/ 72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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