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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2년 11월 3주 선정
총 4부로 구성하여, 권좌에서 물러난 지 20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인 전두환의 현재진행형 권력에 대해 낱낱이 고발하고, 20년 기자생활동안 이상호의 워스트 기사 5와 베스트 기사 10을 다룬다. 어떻게 워스트 기사를 극복하고 탐사전문 베스트 기자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내고, 독자와 약속했던《이상호 기자 X파일》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과 뒷얘기들을 들려준다. 더불어 김어준, 주진우 등의 이야기를 통해 고발기자로 살아온 이상호의 기자론을 살펴본다.
작가정보
저자 지승호는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고 싶었으나 능력 부족을 깨닫고 언어의 차력사로 업종 전환, 이른바 ‘남극펭귄 개그’라는 말장난 개그의 창시자가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혀 환금성이 없는 능력이며 친구들이 멀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으나,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기 때문에 결코 끊을 수가 없다. 반면 유전자에 어둠이 끼어있지 않나 스스로 생각하기도 할 정도로 조증 상태와 울증 상태를 한없이 가볍게 넘나들기도 한다. 살사 강사를 하는 모 화백이 댄스 천재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막춤의 달인이기도 하다. 다만 일정한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가 달성되지 않으면 재현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열등감이 많은 스스로를 혐오하기도 하지만, 자기다움과 다른 방식으로는 인정받고 싶지 않은 열등감에 가득 찬 나르시스트이기도 하다. 이상호 기자와의 인터뷰집은 33번째 인터뷰집이다. 12년차 전업 인터뷰어로서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숫자다. 한국에서 소속된 매체 없이 단행본으로 작업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참 무모한 시도였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점점 많이 든다. 어쩌면 시지프스의 형벌 같다는 생각. 돌을 밀어 올려 정상까지 왔다는 기쁨은 잠시, 굴러떨어진 돌을 다시 올려야 하는 막막한 노동을 언제까지 감내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일을 평생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안 그래도 척박한 환경에 사람들이 점점 더 종이 매체를 통해 텍스트를 읽지 않으니,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저자 이상호는 대한민국 대표 탐사전문 기자. 2005년 ‘삼성X파일’ 보도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하였다. 1995년 MBC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등을 거쳐 <카메라출동>, <시사매거진 2580>, <미디어비평>, <사실은>, <손바닥뉴스> 등 심층보도 프로그램에서 일했다. 역대 정권의 굵직한 권력형 게이트를 고발했는가 하면 ‘연예계 노예계약’, ‘전두환 비자금 추적’, ‘방탄 군납비리’, ‘방송가 뇌물커넥션’ 등 숱한 특종을 낳았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3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같은 대학교 국제학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2008년 같은 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에서 ‘미디어와 국제관계’ 연구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UC버클리 저널리즘 스쿨에서 ‘한국취재론’을 가르쳤다. 아름다운재단의 공익제보자 지원기금 ‘소금창고’를 만들어 모금운동을 벌여왔다. 현재는 팟캐스트와 SNS 기반의 스마트미디어 ‘GO발뉴스’ 취재와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탐사보도 입문서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 언론관과 기자론을 담은 『기자가 사는 세상』, 반미인식의 고고학 『변화하는 미국의 공공외교 전략과 한미관계』, 동양정신으로 자본주의 치유하기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 영리병원 반대를 위한 현장 르포 『희망이 세상을 고친다』, 경제 민주화의 화두를 던지는 『이상호 기자 X파일』 등이 있다.
목차
- 서문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PART 1 요즘, 기자로 산다는 건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 전두환
전두환에 대한 관심 :평화는 전쟁이 없는 소극적 상태가 아니라, 전쟁세력과 적극적으로 싸우고 있는 시기다 :전두환에 대한 특별 취재계획 :<발뉴스>와 전두환 펀드 :이건희
이명박과 BBK, 그리고 박근혜
이상호 기자와 뉴스피플
손바닥뉴스 :국회의원을 리포터로:정봉주 :도올 김용옥 :노회찬과 심상정 :정동영 :유시민 :정두
언 :김문수 :조영남 :공지영 :원희룡
PART 2 워스트 5&베스트 10+α
이상호의 워스트 기사 5
W-1 주차관리요원 고발 :W-2 서울대공원 녹용 고발 :W-3 김광석 변사사건 :W-4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분신자살 :W-5 검찰 출입기자 시절
이상호 기자의 Best 10+α
B-1 삼성 X파일:-2 국회의사당 아래로 지나가는 9호선 :B-3 자유총연맹 고발 :B-4 하남 국제환경박람
회 :B-5 연예인 노예계약&상납 비리 :B-6 병역비리 :B-7 병역특례 :B-8 군납비리 :B-9 최규선 게이트 :B-10 김현철 비리 :B-α 희망이 세상을 고친다
PART 3 못다 한 이야기들
X파일 그 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인터넷 언론 :이상호의 트라우마
노무현과 삼성
PART 4 고발기자 이상호의 기자론
고발기자 이상호입니다
나는 정의로운가, 나만의 착각은 아닌가 :기자 저널리즘 vs. PD 저널리즘 :쉽지 않은 고발의 길 :동갑내기,
그러나 우월한 유전자 김어준 :고발하고 고발당하는 기자 :성역 없는 출입처 기자는 주진우 :미디어 비평 시대 :이한열 열사와 기자로서의 삶의 시작 :그런데 왜 갑자기 정치학?
인터뷰를 마치며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어 지승호,
고발기자 이상호를 만나다
지금, 그들만의 위험한 인터뷰가 시작된다!
◆ 지승호 작가의 33번째 ‘대표 인터뷰집’입니다.
지승호 작가 스스로 자신의 ‘대표 인터뷰집’이자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인터뷰집’, ‘가장 자랑스러운 인터뷰집’이 될 거라고 얘기할 만큼, 12년차 전업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의 최고의 역작이다.
◆ 20년 차 기자인 이상호의 위험한 반성문이자, 위트 있는 ‘첫 번째 인터뷰집’입니다.
1부에서는 권좌에서 물러난 지 20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인 전두환의 현재진행형 권력에 대해 낱낱이 고발한다. 얼마 전 취재차 연희동 사저를 방문했다가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서에 연행되었고, 현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2007년 대선 정국에서 불거진 BBK문제와 관련, 이미 2004년에 에리카 김 등을 취재해서 보도했던 이상호 기자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찬사나 비난이 아닌 박정희 시대와 박근혜에 대한 냉정하고 온전한 평가만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두 민주화 정권 역시 경제 민주화에는 미흡했고 노무현과 이명박을 동시에 극복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는 삼성 얘기를 외면하는 경제 민주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한다. 노무현 정부가 삼성과의 관계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정한 실패를 가져왔고, 이명박 정부를 불러왔다며 안타까워한다.
김재철 사장이 전격적으로 폐지한 <이상호의 손바닥 뉴스> 출연진을 보면 이상호의 미친 섭외력을 알 수 있다. 정봉주, 노회찬, 정동영, 유시민, 심상정, 김문수, 정두언, 우석훈, 선대인, 김미화, 조영남, 공지영, 송호창, 김진숙, 송경동, 김장훈, 김용옥 등등 정치인들은 여당, 야당을 가리지 않고, 문화 예술계 인사들도 이상호라면 믿고 거리낌 없이 출연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 출연했던 인물들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캐릭터 분석이 탁월하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특히나, 기존 국회의원의 결을 바꾼 정봉주 전 의원의 출연 에피소드는 정봉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며, ‘나 도지산데’ 한마디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출연 전 마라톤 인터뷰도 흥미롭다.
2부에서는 20년 기자생활동안 이상호의 워스트 기사 5와 베스트 기사 10을 다룬다. 어떻게 워스트 기사를 극복하고 탐사전문 베스트 기자로 거듭나게 되었는지 솔직담백한 에피소드 들을 다룬다.
3부에서는 독자와 약속했던 <이상호 기자 X파일>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과 뒷얘기들을 상세히 얘기한다.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사랑의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4부에서는 고발기자로 살아온 이상호의 기자론을 다룬다. 동갑내기이지만, 우월한 유전자라고 김어준에 대해 극찬을 하고, 성역 없는 미디어 출입처 기자는 주진우라며 겸손하게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에서 이상호기자의 기자론을 엿볼 수 있다.
1. 이상호가 올립니다
기자질이 제 직업입니다. 질문하는 걸로 밥 먹고 살아왔습니다. 남에게 대답하게 하고 저는 운 좋게 곤경을 피해왔답니다. 그러다 이번에 임자를 만났습니다. 상대는 대한민국 대표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였습니다. 근 20년 동안 남에게 던진 질문을 한꺼번에 되돌려받은 느낌입니다.
이 책은 지난 기자생활에 대한 반성문입니다. 곤란한 질문도 피하지 않고 답했습니다. 답변을 강제해 한 권의 책으로 뽑아내는 기술, 대단하더군요. 지승호 작가의 탁월한 준비와 배려가 아니었다면 아마 견뎌내지 못했을 겁니다.
지나간 과거, 이제는 꺼진 불에 불과한 전두환을 뒤쫓는 이해 못할 행각 뒤의 숨겨진 사연을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묻길래 그냥 대답했습니다. 공중파 최초로 방송된 BBK 고발보도 이후 웃지 못할 뒷얘기도 말씀드렸습니다. 당대의 정치인들에 대해 자꾸 묻길래 약에 취한 듯 다 불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또 소송이 들어올까 걱정입니다.
이번에는 제 취재수첩을 까라고 하더군요. 18년 만에 들여다본 수첩 박스에는 두터운 먼지만큼이나 알량했던 제 치기, 공명심 등이 내려앉아있었습니다. 부끄러운 기사부터 고백했습니다. 철없던 기자의 무심한 기사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아이들 교육비를 마련하지 못해 발을 구르시던 주차안내원 아저씨에 대한 때늦은 죄송함도 담았습니다. 출입처의 일방적 자료를 죄의식 없이 대필해주던 나팔수 기자 시절의 뼈아픈 기억도 되살렸습니다. 특종이라는 팡파르와 함께 보도돼 세인의 관심을 요란스레 끌어모았던 기사들도 정리했습니다. 무용담도 아니고, 소음에 대한 해명도 아니고, 그저 그 기사들이 오늘 시점에도 의미를 갖는다면 무엇일지 되짚어봤습니다.
제일 고민스러운 건 삼성 X파일과 구찌 핸드백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입 밖에 내놔야 하는 이야기들이었기에, 말하는 저나 듣는 사람도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상호 기자 X파일』이 먼저 출간되는 바람에 이번 책에서는 대부분의 분량이 삭제됐습니다만, 삼성 X파일 보도 이후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더욱 소상하게 담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참여정부와 삼성의 이야기를 꺼내는 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진정한 경제 민주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을 열었습니다. 욕먹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침구사 구당 선생에 대한 취재 사유서도 올렸습니다. 당초 영리병원 반대를 위한 대안으로 취재를 시작했지만, 의료계와 한의사 단체의 조직적 반대에 직면해 참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지요. 박사 출신의 멀쩡한 공중파 기자가 왜 사이비 돌팔이 노인을 감싸고 도냐는 질타와 함께 욕 참 많이 먹었습니다. 사람의 몸이 자본주의의 마지막 금맥이 된 현실에 구당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술했습니다.
언론은 생각의 공장입니다. 기자는 새로운 생각을 끌어오는 사람입니다. 찬물과 뜨거운 물이 섞여 목욕물을 만들 듯, 오래된 생각이 덥혀지며 세상은 미래로 굴러갑니다. 새로운 생각, 뜨거운 물이 탕 속에 들어오면 유입구 쪽의 손님들은 뜨겁다고 때밀이 총각을 나무랍니다. 그렇다고 새 물을 잠가버리면 목욕물은 금세 냉탕이 돼버립니다. 때밀이나 기자나 욕먹을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연예계에 변변한 계약서도 없던 시절, 공정 계약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기획사가 연합해 저를 쫓아내라고 데모를 하고, 한 달 넘게 연예인들로 하여금 MBC 출연을 거부시켰습니다.
왜 기자질을 하느냐고요? 지승호 작가가 몇 날을 괴롭힌 질문입니다. 현장에서, 법정에서, 공항 대합실에서, 불 꺼진 화재현장 뒷골목에서 틈틈이 묵혀둔 생각들을 탈탈 털어 내놨습니다. 언론계에 쟁쟁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데 감히 입을 열기가 송구스러웠습니다. 이 또한 불경한 고발기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여겨 저질렀습니다. 결국 기자질은 현대적 의미의 무당질이 아니냐고 말이죠.
몇 개월 만에 다시 책이 나와 독자분들 가계에 부담을 드리게 되지 않을까 두렵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나름 사연이 있었기에 보고를 드립니다. 올봄 저를 받아주신 MBC 자회사에서 인터뷰집을 내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모처럼 회사의 제안에 그간의 은혜도 갚을 겸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마침 인터넷 방송 <손바닥뉴스>를 함께 진행하고 있던 지승호 작가와 의기투합했죠. 인터뷰는 몇 달에 걸쳐 진행됐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삼성 X파일, MBC 파업, 언론개혁 등 거침이 없었습니다. 담당자와 출간 시점을 논의하던 중, 김재철 사장이 <손바닥뉴스>를 전격 폐지하고 말았습니다. ‘제2의 나꼼수가 될 것’이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책 출간 계획도 취소되었습니다.
평소 존경하는 서해성 선생님께서 정면돌파를 주문하시더군요. 진정 대선구도에 경제 민주화 논의를 지피고 싶으면 『이상호 기자 X파일』을 출간하라고 말이지요. 줄소송, 왕따 등 걱정이 앞섰지만, 두 눈 질끈 감고 저질렀습니다. 포연이 걷히고 둘러보니 머쓱하게도 아무 일도 없더군요. 죽을 줄 알았는데, 살아나서 보니까 지승호 작가님과 작업한 인터뷰집이 남아있었습니다.
다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제 맘을 헤아렸는지 지 작가님은 이 책이 자신의 ‘대표 인터뷰집’이 될 것 같다고 술자리에서 읊조리셨습니다. 진위를 알 수 없으나 지 작가님의 대표작이 될지도 모를 책을 땅에 묻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 작가님의 선량한 혜안을 믿거든요. 그때 모든 게 부족한 가운데 밤새워 일하는 우리
요즘 저는 MBC 자회사에서 보직 대기 상태로 광고영업을 돕고 있는 처지입니다. 어정쩡한 반백수 신분입니다. 저녁마다 이한열기념관에 들러 팟캐스트 <발뉴스TV>와 인터넷 고발뉴스 포털
잘못 뽑은 한 사람의 대통령이 얼마나 크게 역사를 퇴행시킬 수 있고, 잘못 앉힌 사장 하나가 국민의 방송을 완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차라리 약으로 삼아야만 하는 시대, 시용 기자니 구사대 기자니 하는 반문명적인 단어들이 흉가의 유령처럼 가득한 오늘, 무너진 구옥 MBC와 대한민국 언론의 재건을 꿈꾸며, 이 책이 상식의 회복을 위한 깨진 벽돌로 쓰일 수 있기를 희망하며…….
2. 지승호가 인터뷰했습니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내가 쓴 박원순의 인터뷰집 『희망을 심다』 추천사를 통해 “내게 박원순은 순도 100의 빚쟁이다. 마땅히 내가 감당할 몫이었어야 했으나 까맣게 잊고 싶었던 사회적 부채들을 어찌나 부지런하게, 온갖 분야에서 대신 지불해버리는지, 간혹 마주치기라도 할라치면 번개같이 줄행랑을 치곤 한다, 빚 갚으랄까 봐. 내가 아는 한, 그는 대한민국에서 전 국민을 채무자로 만들 자격을 가진, 유일한 아저씨다. 어휴, 무서워”라고 쓴 바 있다.
난 그런 사람을 최소한 한 명을 더 알고 있다. 바로 이상호 기자다. 그가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고발기사를 써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우리에게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지 못했을지도 모르겠고, 수많은 사건의 이면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에 있어서 삼성과의 싸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상호 기자의 X파일 보도와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 고발, 그리고 『삼성을 생각한다』 같은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문제 제기는 훨씬 늦어졌을 것이고, 어쩌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부탁하는 일이라면 도저히 거절을 할 수가 없다. 뭔가 이상호에게 빚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발뉴스>를 같이 진행하고 있는 소설가 서해성은 “내가 출연료도 받지 못하면서 내 시간을 빼서 <발뉴스> 녹화에 참여하고, 차비를 들여서 오는 이유는 이상호 기자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라고 말했고, 방송인 곽현화도 “같이 방송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의리를 지키고 있다. 연예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함께하는 많은 스태프들도 “이상호 기자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감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뜨거운 기자들은 많았다. 특종을 낸 기자들도 많았다. 이상호가 소속되었던 MBC에도 그런 기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변절했거나, 순수해서 좌절해갔다. 그들 역시 안타깝게도 조직 내에서의 자리매김이라는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일 게다. 그러나 이상호는 좀 달랐다. 처음부터 그는 MBC라는 조직을 월급을 주는 회사라기보다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언론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보수적인 언론사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언론사를 조직논리로 보기 시작하는 순간 사람들은 타협책을 찾는다.
이상호 기자를 처음 인터뷰한 것은 삼성 X파일 사건이 있었던 2004년, 그 이듬해 마지막 날인 2005년 12월 31일이었다. 당시 그는 몹시 예민한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직 내에서 왕따였고, 이런저런 압박으로 공황장애 증세에 시달리던 상태였다. 인터뷰 내내 침과 뜸을 스스로에게 놓으면서 “이것이 없었으면 아마 지난 1년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호 기자 X파일』이나 이 인터뷰집을 읽으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이 가능할 것 같다). 그 후 그는 미국에 저널리즘을 공부하러 다녀왔고, 2011년 MBC C&I에서 <이상호의 손바닥뉴스>라는 프로그램을 맡게 되면서 다시 뉴스 취재현장으로 돌아왔다. 그의 오랜취재 경험과 새로운 미디어의 결합으로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신바람을 냈고, 그 무렵 그는 내게 인터뷰집을 제안했다. 그동안 자신이 취재했던 기사들에 얽힌 얘기들, 기자론, 언론관, 정치관, 그동안 만났던 인물들에 대한 비평,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느꼈던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 그와 관련된 생각들이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머리가 굉장히 좋다는 얘긴데, 단지 머리만 좋아서는 자신의 재주를 믿고 망가지기 쉬운데, 이상호에게는 어떤 진심이 느껴졌다. 그의 진심은 그로부터 고발당한 사람들까지 감동을 시키는 그 무엇이 있었다. 죽이겠다고 협박하던 사람이 그를 만나서는 “허허, 당신이라는 사람은 참” 하고 무장해제를 하게 하는 능력, 그건 뭐라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그런 힘이었다. 이 인터뷰집을 읽고 나면 그의 그런 힘이 느껴질지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다면 아마 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에게 선배 주철환은 ‘고뇌하는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누구도 취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하며 돈키호테처럼 돌진하는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보루는 언론의 자유”라며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었다. 그런 그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그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너무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에 질투가 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내 ‘내가 저렇게 뭘 던져서 했던가?’라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다.
편집 과정에서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인터뷰를 시작할 때 그는 “그동안 취재하면서 부끄러웠던 기사부터 얘기해야겠어요. 그거부터 하지 않으면 이 인터뷰집은 거짓말이 될 것 같아요”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자로서의 부주의함들, 자신의 공명심 때문에 상처받았던 사람들에 대해 아직까지 기억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상호의 그런 마음이 참 예뻤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 김재철 사장은 ‘제2의 <나꼼수>가 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상호의 손바닥뉴스>를 전격 폐지했다. 애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하게 해달라던 이상호의 바람은 무시되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이상호 기자의 취재를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취재현장을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은 그에게 많은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줬고, 그 성금으로 이한열기념관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자신을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이한열 선배의 이름을 따서 ‘이한열스튜디오’를 열고 <발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떤 이는 이상호 기자에 대해 “기자는 이상호 전의 기자와 이상호 후의 기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60건에 가까운 고소·고발을 당했고, 그의 기사로 인해 구속된 사람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혹자들은 그를 소영웅주의자로 몰았지만, 그는 치열했고 치밀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며, 99%가 채워져도 나머지 1%를 채우지 못하면 기사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가 기사를 쓸 수 있었던 동력은 분노였고, 그 분노는 사회와 사람에 대한 사랑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는 전두환이나 이건희 같은 거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들을 때면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쏟곤 하는 사람이다. 그는 자유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 낭만주의자이다.
이상호의 바람대로 지금 이 땅, 우리 시대의 언론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꽤 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이 책은 인터뷰어 지승호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할,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인터뷰집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 전두환
취재를 계속했습니다. 그 결과 전두환에 대한 경찰의 황제 경호 실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사저에 대한 과잉 경호는 물론, 경찰들이 교통신호까지 조작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전두환이 골프 치러 가거나 등산가느라 서울 시내를 관통할 때가 있잖아요. 그럼 경찰들이 서대문 경찰서를 컨트롤 타워로 하여 수십 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사거리 신호를 통제합니다. 카메라 20여 대를 요소요소에 설치해 어렵사리 확인해보니 실제로 신호가 잡더군요. 서울 연희동에서 과천까지 20분도 채 안 걸리더라고요.
……그때 제보를 많이 받았어요. 세 아들 명의, 친인척 명의로 되어있는 부동산들이 아주 많더라고요. 보도를 하면서 큰 패널에 부동산 사진을 다 붙였는데, 공간이 모자랄 정도였어요. 전두환 해외 비자금을 담당했었다는 사람에게서도 연락이 왔어요. 중동 건설현장 회계 책임자였는데 자신이 그때 자기 회사에 할당된 전두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거예요. 진술이 아주 구체적이었어요. 취재
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아직은 도와줄 수 없다는 거예요. 이유가 뭐였는지 아세요? 아직 아니라는 거예요. 아직도 전두환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참여정부 때였는데 말이죠. 너무 민감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사실 그분의 말씀이 맞았어요. 목숨 걸고 보도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 아니에요. 정부와 수사당국의 혁명적 단죄 의지 없이는 제보한 사람과 그걸 다룬 언론사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분 말씀은 웬만한 대기업마다 전두환 비자금 조성 및 관리 담당자가 있었고, 스위스 계좌도 까보면 연관된 돈들이 많이 있을 거라는 거예요. 아직도 전두환 시대, 독재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는 말, 전두환을 오랫동안 취재해보니 정말 절감합니다. 믿을 수 없는 분들에게 연희동 전씨 사저 투어를 권합니다.
@ 이명박과 BBK, 그리고 박근혜
지 ㆍ어쨌든 간에 이명박을 비롯한 이명박 정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차기 정권에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일 텐데, 이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이 ㆍ박근혜가 집권하는 경우와 야당이 집권하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겠죠. 박근혜와 이명박이 서로 정치적으로 다른 집단이라고 하지만 ‘이명박근혜’라고 하듯이 냉전시대의 정치 유물을 답습하는 같은 흐름의 정치세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상대방을 크게 흠집 낼 수 없다, 양자 간의 합의도 물론 있었을 가능성이 많지만,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매우 제한적으로 비판하고, 대체로 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다만 야당 쪽의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는 양상이 상당히 다르겠죠. 정치적인 보복을 하지 말자고 하는 사회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MB 정부에서 빚어진 비리에 대해서 얼마나 척결하느냐를 가지고 어떤 새로운 정부의 선명성 경쟁을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벌써부터 MB 정부의 역사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거든요. MB 정부 치하의 다양한 실책과 오류에 대해서 강도 높은 검토와 비판을 할 가능성이 많고, 그런 위험이 더 크게 인식되면 될수록 MB 정부 주요 인사들은 싫든 좋든 박근혜가 당선되길 바라게 되겠죠.
@ 국회의원을 리포터로
지 ㆍ어쨌든 <손바닥뉴스>에서는 국회의원들을 리포터로 활용해서 방송을 했잖아. 정치인들도 대중들을 직접 상대하는 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으니까 <손바닥뉴스>에 나왔을 텐데, 처음엔 섭외하는 데 벽도 있었을 것 같아. 국회의원이 점잖지 못하게 그런 걸 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고.
이 ㆍ정봉주라는 걸출한 인물의 역할이 컸죠. 정봉주가 정치인의 스타일을 바꿨어요.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대안 언론의 존재 양태와 나아갈 길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하면, 정봉주는 우리 사회 정치인을 포함한 권위주의적 전문가 집단의 존재 양태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정봉주는 한마디로 국회의원의 권위를 깬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인간적 매력으로 평가를 받
는 사람이고요. 깔때기라고 하는 자신의 대표적인 유머코드로 메시지 이전에 웃음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자신의 메시지를 공유하도록 이끌어내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사람이에요. 이제는 정치인들이 고리타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정봉주에 비해서 더 저열하고, 정봉주에 비해서 더 열등하고, 정봉주에 비해서더 나쁜 정치인으로 생각되는 인식의 전환이 온 것 같아요.
@ 김문수
지 ㆍ그 다음 회에 바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나왔는데, 그때 민감할 때라 섭외가 쉽지 않았을 텐데. 소방관과의 전화통화 때문에 곤욕을 치를 때잖아. (웃음)
이 ㆍ이른바 ‘나 도지산데’ 파문이죠, 119 전화사건. (웃음) 그 전화 이후에 김문수 지사는 초토화된 상황이었어요. 더구나 SNS를 중심으로 한 20~30대층의 여론은 부정적이다 못해서 아예 폐인으로 취급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문수 지사의 생각이 궁금한 그런 상황이었어요. 누군가 김문수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되는데, 김문수도 나서지 않으려고 했고, 김문수를 데리고 나오려는 노력도 없었죠. 김문수 측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여론의 반전을 시도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일단 저희가 가진 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토크쇼치고는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서 김문수 지사에 대한 주공격층이 우리 시청자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감안해서 출연이 결정됐습니다. 예비 미팅 때 6시간 반 동안 김문수 지사랑 이야기를 했어요, 원래는 두세 시간 정도만 이야기하기로 했는데. 밤 12시 정도에 헤어졌는데, 저는 김문수 지사의 방송 출연이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좋았어요. 왜냐하면 우리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게 더 중요했거든요. 남을 근거 없이 띄워주거나 미화하기 위한 인터뷰 프로는 아니었으니까요.
@ 동갑내기, 그러나 우월한 유전자 김어준
이 ㆍ그동안 개인들은 언론을 통해 꾸준하게 교육받고 훈계받는 대상들이었단 말이죠. 그런데 <나꼼수>를 통해 ‘넌 정당하고, 넌 잘하고 있고, 넌 옳다’고 위로받은 거예요. 그동안 늘 사회적으로 뭔가 억눌려있고 감시받는 것 같아서 찝찝했는데, 그게 네 잘못이 아니라 이 거지 같은 정치 시스템 때문이었다, 너희들의 스트레스의 근원은 정치였다고 위로해주는 동네 형, 오빠들을 만난 거죠. 더군다나 그들은 월급쟁이 샐러리맨들과는 다르게 결연하게 자신들이 가진 걸 버릴 수 있다는 전사적인 풍모를 가지고 나타났어요. 21세기 첨단 기술의 현대 사회에 마치 독립군이나 사무라이를 보는 것 같은 비장감을 자아내면서 말이죠. 그러니 누군들 환호하지 않겠냐는 거죠. 그걸 보고 진중권 씨가 종교화된다는취지로 비판을 한 거죠.
지 ㆍ‘비장 코스프레’라고 조롱하는 쪽도 있는데, 마침 실제로 정권이 탄압을 해주니까. 한 사람은 감옥에 갔고, 나머지는 계속 고소·고발을 당하니까.
이 ㆍ진중권 씨는 이해가 안 가는 게, 우리는 영화를 보면 비장미를 느끼잖아요, 사무라이가 칼을 맞고 죽으면. 그런데 영화보다 더 비장미 있는 드라마가 펼쳐지잖아요, <나꼼수>와 <나꼼수> 주변에서. 자기가 옳다고 하는 신념을 공익적 관점에서 알리던 사람이 감옥에 갇혀있고, 그걸 보도한 기자들이 경찰에 끌려다니고 있고, 그리고 그 사람들은 꾸준히 권력으로부터 압박과 조사의 대상이 되고 있고, 불이익의 대상이 되고 있어요. 영화보다 더 누아르 하잖아요. 비장하게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대신해서 알 권리를 충족시켜줬던 사람들이 지금 십자가에서 대속받고 있잖아요. 그런데 열광하지 말라고 해요. 영화에만 열광해야 해요? 현실에 박수치면 안 돼요?
@ 고발기자, 이상호입니다
이를테면 언론이라는 것은 다른 공장과 달라서 그 공장이 얼마나 청결하고, 위생적이고, 윤리적인가 하는 것이 그 생각 제품의 유해성과 안전성, 공익성과 직결되어있거든요. 친일을 하고 독재부역, 탈세 등을 하면서 한편으로 온갖 불법과 특혜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만들어내는 생각이 과연 누구에게 이로울 것인가를 생각하면 자명하잖아요. 공장의 문을 닫거나 개선명령을 내리는 것이 온당하죠. 그런 차원에서 조중동의 생각을 맛보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하는 건 의지박약과 인식부족에 따른 유치한 행동이라고 저는 보는 거죠. 매일 아침 조중동의 논조를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조중동 공장의 위생 상태와 관리 문제, 비자금 등의 문제를 짚었어야 하는데 단 한 차례도 그런 시도가 없었다는 거죠.
4. 정봉주 전 의원 옥중 친필편지
추천사
“살기 위해 기사를 써본 적 없다”는 고백은, “살기 위해 정치해 본 적 없다”는 나의 독백인 듯하더군요. ‘두 번째 줄의 비겁자’, ‘살아남은 자들의 위선’은 동시대 역사를 살았던 나를 가장 강하게 질책하는 대목이죠. 망월동 묘지에 참배하는 것조차도 위선으로 느껴졌던 것은 남의 감정이 아니었지요. 아이들 걱정 말고 열심히 싸우라고 격려하는 제수씨의 얼굴이 우리 집사람의 얼굴과 오버랩되는 것 또한 남다른 감정이 아닐 듯싶네요.
“모두가 한 방향으로 바삐 흐르는 가운데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는” 상호 아우님은 이제는 혼자 걷는 것은 아닐 겁니다. 외롭고 움츠려들 때는 주위를 두리번거릴 여유가 없어, 혼자 길처럼 외로웠겠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도 당당하게, 용기백배하며 ‘함께’ 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더 이상 위축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정봉주 옥중 편지 (2012. 9. 24)
‘ 참 기자’를 찾기 힘들다. 소송에 시달리고 테러 위협에 놓이고 비주류의 길을 걷는 사람의 발자국을 따르는 것이 옳다. 또 기질적으로는 자긍심을 갖춘 이여야 한다. 남을 비판하면서 나의 모순과 적폐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 자긍심의 본질이다. 아울러 차별을 온몸으로 거부해야 한다. 약자에 대한 홀대는 물론, 강자에 대한 우대를 용인하지 않아야 한다. 이상호가 그렇다.
김용민 <나는 꼼수다>
기본정보
ISBN | 9788962620597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11월 11일 |
쪽수 | 304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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