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찬장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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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장민
저자 장민은 컬처 매거진 『TTL』의 에디터로 4년간 참신한 기획, 재미있는 기사 작성, 시선을 사로잡는 화보 구현에 매진했다. 원고 및 촬영·인터뷰를 진행하는 프리랜서로 『보그』 『싱글즈』 『미니 인터내셔널』 등의 매거진과 작업했으며 매체 기획자로 온미디어, 현대·기아자동차 중국판 멤버십 매거진 창간 등 다양한 매체 작업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 디자인 스쿨 라이프를 다룬 『친절한 뉴욕』 『친절한 북유럽』(이상 기획팀 ‘루트쓰리’ 공저), 『취향』(공저)이 있다.
저자(글) 주윤경
저자 주윤경은 홍익대 도예유리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미술대학 콘스탄진 하위헌스Constanjin Huygens 조형과를 수료했다. 졸업 후 2006년 캐주얼한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도예공방 ‘인클레이 주’를 열어 화병을 테마로 하는 <꽃닮기>전을 시작으로 요리와 도자기를 함께 즐기는 <맨 인 키친>전 등 젊은 작가 특유의 톡톡 튀는 전시를 다수 기획하고 진행했다. 2014년 <손으로 하는 작업-사간동 사람들> 전시에 참여했고, 수강생들과 함께 인사동에서 그룹전을 열었다. 공방을 사간동으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도자기를 공간에 적용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며, 도예와 관련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목차
- 들어가며| 남의 집 찬장 구경처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보고 느끼고 사용하기 편한 그릇 수납법
젊은 마님의 열린 부엌
_양정은 요리연구가, ‘좋은 일만 있으라고 호호당’ 대표
찬장 속 모녀 삼대 이야기
_김인양 영화미술감독, 공간 크리에이팅 그룹 인앤 대표
*Tip 마트에서 그릇 잘 고르는 법 | 그릇 쇼핑, 어디로 갈까?
*믹스 앤드 매치로 새롭게 만나는 한식 상차림
요리하는 남자의 화사한 그릇
_전민철 의류업체 대표
*식탁은 컬러풀, 일상은 원더풀!
모던백자, 담백의 미학
_서정경 공간 스타일리스트
시대의 물음, 백자 차제구로 답하다
_인현식 도예가, 도농도예 대표
*Tip 백자, 희디흰 하이테크놀로지
*흑과 백,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홍차와 함께하는 시간
_최예선 작가, 출판기획자
핸드메이드, 트렌드를 넘다
_이창연 카페 고희 대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에디터
*I love coffee, I love tea
*Mrs. tea pot | Ms. tea cup | Mr.mug
엄마의 손맛과 밥상머리 교육
_오민정 유치원 교사
*Tip 흙과 노는 하루, 도자기 공방 나들이
*오늘도 내일도 즐거운 식탁놀이
마음을 담은 그릇 선물
_박혜찬 사진가, 스튜디오 아델 공동대표
그릇 위에 쌓아올린 감각의 세계
_김세환 ‘이누팬’ 셰프, 푸드 스타일리스트
*Tip 레스토랑용 그릇 사는 법
*빈티지, 지나간 시절에 대한 향수
Thanks to
책 속으로
찬장은 상당히 내밀한 취향을 담아두는 곳이다. 찬장 안의 그릇은 옷이나 가방처럼 입거나 들고 다니면서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찬장 주인의 본능적인 취향이 담기게 마련이다. 친한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을 때, 찬장 깊숙한 곳에 소중히 간직해온 그릇으로 식탁을 차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구미가 당기는 그릇을 볼 때마다 그 주인에게 찬장을 통째로 보여 달라고 졸라댔다. 그러다 보니 신나게 찬장 구경이나 다니자는 마음이 되었달까. 개성 넘치는 찬장을 넘나들며 배운 것도 많았다.
_서문 중에서
실제로 서양과 한국의 접시는 형태면에서 차이가 크다. 조선시대를 기준으로 한국의 식기는 우묵한 그릇을 크기와 용도에 따라 바리, 사발, 보시기, 종지로 나누어 사용했다. 한식기에서 납작한 그릇은 접시와 쟁반 정도밖에 없다. 접시도 원래는 우묵한 사발에서 출발, 점점 운두가 낮아지면서 납작하게 변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접시는 약간 볼륨감이 있고 운두가 높은 반면, 서양식 접시는 TV도 아닌데 ‘완전평면’에 가깝다. 물기 있는 반찬이 많은 한식 상차림에서 완전평면 접시는 반찬 국물을 주룩 흘리는 성가신 사건의 주범이 되곤 한다.
_본문 36쪽
남편에게 선물 받았다는 로얄 코펜하겐의 커피잔은 더 부러웠다. 아내에게 좋은 찻잔을 선물하는 센스를 가진 남자는 그리 많지 않으니 말이다. 그녀의 로얄 코펜하겐은 모던한 ‘시그니처 라인’과 클래식한 ‘프린세스 라인’이다.
프랑스 유학 시절 빈티지 마켓, 벼룩시장에서 건졌다는 불투명한 옥색 찻잔과 파이어킹 빈티지 찻잔 세트는 볼수록 반갑고 간질간질한 웃음이 났다. 파이어킹 빈티지 찻잔은 양각으로 꽃과 줄무늬가 장식되어 있고, 물감이 번진 듯한 푸른 그라데이션 때문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무늬를 따라 손끝으로 전해지는 오돌토돌한 느낌, 그녀 역시 이 찻잔을 구입한 후 수없이 만져보았으리라.
_본문 118쪽
집에 손님이 많이 오고, 식사를 겸한 회의도 종종 해서 이창연은 집에도 넓고 큰 그릇, 앞접시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중략) 집을 둘러보니 그릇 선반뿐 아니라 책장과 책상 등도 공장이 아닌 사람의 손을 탄 것들이다. 테라스에는 도자기 물레가, 안방에는 천을 짜는 직조기가 있다니 그녀의 공간이 안팎으로 ‘수공’의 진심이 담긴 곳임을 알겠다. 집과 카페를 그득하게 채운 그릇들을 보자니, 그녀의 성실함과 핸드메이드에의 열정의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_본문 133쪽
오민정은 첫딸이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 과즙망과 도자기 소재의 이유식 메이커, 가벼운 양손컵과 더불어 아이 전용 식기로 르 크루제의 라메킨을 준비했다. 그렇게 시작한 이유식의 시기를 지나 아이가 제법 자란 요즘도 라메킨은 잘 쓰고 있다.
“이제 돌이 지나 혼자 밥 먹는 연습을 하거든요. 플라스틱 그릇은 가벼워서 아기가 수저질을 하면 그릇이 자꾸 밀리는데, 라메킨은 무거워서 수저질만 열심히 하면 밥을 혼자 먹을 수 있죠.”
_본문 155~156쪽
도자기가 황금만큼 귀하던 시절에는 이렇게 할머니의 찬장에서 엄마의 부엌으로, 딸의 드레서로 접시가 흘러가는 것은 일상다반사였다. 유럽에서는 요즘도 특별한 날에 그릇을 선물하곤 한다. 뜨거운 불을 견뎌야 완성되는 자기처럼, 받는 이를 위한 ‘염원’을 그릇에 담아 선사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생일이나 기념일에 좋은 접시를 선물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접시가 식탁 위에 올랐을 때 선물한 사람과 기념일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올라와 그것이 딸에게서 딸에게로 혹은 친척들에게 계속 전해진다.
_본문 180쪽
강철로 만든 자동차도 불과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버려지고 바뀌는 이 얄팍한 내구성의 시대에 누군가에게 물려받은 물건은 그 자체로 의미가 된다. 그릇은 깨지기 쉽다. 그런 존재가 엄마의 찬장에서 딸의 손으로 옮겨올 때까지의 그 시간의 무게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_본문 184~185쪽
출판사 서평
남의 집 찬장 구경처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찬장 안의 그릇은 옷이나 가방처럼 입거나 들고 다니면서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찬장 주인의 본능적인 취향이 담기게 마련이다. 대부분 친한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찬장 깊숙한 곳에 간직해온 그릇으로 식탁을 차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이처럼 여자들이 그릇을 들이는 이유는 취향의 만족, 스스로를 위한 위로와 다독임, 약간의 호사를 누리고픈 소박한 바람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족들을 위한 마음이 가장 클 것이다.
당신의 찬장이 궁금한데요, 잠깐 봐도 될까요?
살림을 하는 사람이라면,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그릇을 찾기 위해 시간과 수고를 아끼지 않고 찾아 헤맨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거기서 좀 더 나아가, 우리 집 찬장을 채우다 보면 남의 집 찬장 안엔 어떤 그릇이 있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하지만 찬장 안의 그릇은 옷이나 가방처럼 입거나 들고 다니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그야말로 내밀한 취향을 숨겨놓은 곳이, 살림하는 여자, 요리하는 남자의 찬장이 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누군가를 집으로 초대하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대부분 가까운 사람들을 불러, 찬장 깊숙한 곳에 소중히 간직해온 그릇을 아낌없이 꺼내 식탁을 차리게 마련이다. 그런 자리는 가족이나 지인이 아니고서야 함께하기 어렵다.
‘남의 집 찬장’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일으키는 대상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남의 집 찬장 구경이 그토록 흥미롭고 즐거운 이유는.
『남의 집 찬장 구경』의 두 지은이, 잡지 에디터 장민과 도예가 주윤경도 늘 남의 집 찬장에 관심이 많았다. 두 사람은 눈길이 가거나 탐나는 그릇을 볼 때마다 그 주인에게 찬장을 통째로 보여 달라고 부탁하며, 신나게 남의 집 찬장 구경을 다녔다. 책에는 그렇게 만난 열 명의 찬장이 소개돼 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겹치는 그릇도 취향도 없을 정도로 제각기 개성이 넘친다.
만난 사람들의 면면도 가지각색이다. 유치원 교사를 하던 전업주부부터 집밥을 맛보고 배울 수 있는 ‘호호당’을 운영하는 요리사, 요리가 취미인 사업가, 영화 미술감독, 공간 데코레이터, 다루기 까다로운 백자로 차제구를 만드는 도예가, 사용할 그릇을 직접 빚고 굽는 카페 주인, 빈티지를 사랑하는 작가, 결혼 몇 년 만에 작업실에 첫 살림을 낸 사진가, 레스토랑 오너 셰프 등등.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사실 이들의 찬장은 그저 살림하고, 요리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여느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수나 종류가 보통 가정집과는 다르지 않겠냐는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실 수집가가 아니어도 이미 대다수의 주부들은 수집을 어느 정도 하고 있다. 당장 내 어머니의 찬장만 떠올려봐도, 언제 이렇게 많이 모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릇이 넘쳐나지 않던가. 그중 애지중지 아끼는 그릇을 드디어 장만하던 순간 어머니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려보면, 따끈하고 말간 국 한 사발과 마주했을 때와 같은 온기가 퍼져나갈 것이다. 그 따뜻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지은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무엇보다 ‘찬장’ 하면 떠오르는 우리의 엄마들, 김부자, 이승일 두 분께 콧등이 시큰해지는 감사를 보낸다. ‘꽃가라’ 도자기와 레이스 일색인 김부자의 찬장이 없었다면, 도무지 짝 맞는 그릇을 찾을 수 없어 억지로 믹스매치를 해야 하는 이승일의 부엌이 없었다면 우리의 이야기는 지금보다 훨씬 심심하고 밋밋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찬장을 정돈하고 그 안에 반짝반짝한 이야기들을 채워 넣는 한국의 살림꾼 엄마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_서문 중에서
그릇 이야기, 테이블 세팅, 쇼핑 팁까지 넉넉하게 담았습니다
도자기가 황금만큼 귀하던 시절에는 할머니의 찬장에서 엄마의 부엌으로, 딸의 드레서로 그릇이 흘러가는 것은 일상다반사였다. 유럽에서는 요즘도 특별한 날에 그릇을 선물하곤 한다. 뜨거운 불을 견뎌야 완성되는 자기처럼, 받는 이를 위한 ‘염원’을 그릇에 담아 선사하는 것이다.
책에는 그처럼 소중하지만, 깨지기 쉬운 그릇들에 관한 이야기가 다양하게 이어진다. 찬장 구경을 하는 사이사이 이왕이면 보기 좋게 수납하는 법, 마트에서 그릇 구입할 때 참고하면 좋은 팁(기본 식기는 넉넉하게, 유리 제품과 아이들을 위한 식기는 다양하게 디자인이 독특한 단품은 세일 기간에 구매 등), 한국도자기 아울렛, 남대문 그릇도매상가 등 여러 숍을 소개하고, 아이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일일 도예 체험 프로그램 등 실용적인 정보를 꾹꾹 눌러 담았다. 그런가 하면 백자를 프리즘 삼아 한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까지 도자기가 걸어온 스펙터클한 모험담을 일별하게 해주기도 한다.
도예가가 참여한 책답게 그릇을 구입할 때 꼭 살펴봐야 하는 디테일한 정보도 빼놓지 않았다. 예를 들어, 찻잔을 구입할 때에는 몇 가지 꼭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유명 브랜드의 제품 중 완성도가 떨어지는 비품에는 바닥 로고에 흠집을 낸다는 것을 알아두자. 정품치고 가격이 너무 싸다면 바닥의 로고가 온전한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 찻잔이나 주전자는 몸통에 손잡이나 주둥이를 붙여 만들기 때문에 구입할 때 이음새를 잘 확인하고, 사용할 때에도 늘 주의해 다뤄야 한다. 인터뷰이 중 한 명인 오너 셰프 김세환의 레스토랑 테이블 세팅을 세심하게 관찰해 저자들이 알려주는 팁들도 재미있다.
“이누팬의 스타일링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집 식탁 꾸미기에 당장 활용해보고 싶은 팁들이 종종 보인다. 우선 다양한 형태와 색감의 그릇을 사용하지만, 물컵과 커트러리는 같은 것을 사용한다. 테이블마다 컵 디자인이 다를지언정, 하나의 테이블에는 한 종류의 컵과 커트러리를 놓아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식탁을 정돈해주는 것이다. 메인 디시를 하얀 그릇에 서브할 때는 각자 덜어먹는 작은 접시를 알록달록한 것으로 골라 식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밑반찬이 많이 딸린 강된장 비빔밥이나 치킨 데리야키 덮밥 등은 반찬 그릇의 높낮이를 다르게 해 리듬감을 준다.”
_본문 중에서
마지막으로, 믹스 앤드 매치, 흑과 백, 커피와 차, 아이를 위한 식탁놀이, 빈티지 등 다채로운 테마로 꾸며놓은 테이블 스타일링 화보도 마련했다. 잘 꾸며진 이들 화보를 보면 당장 부엌으로 달려가 우리 집 찬장 속 보물들을 꺼내 ‘나만의 식탁’을 차리고 싶어질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962278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1월 16일 |
쪽수 | 216쪽 |
크기 |
153 * 210
* 12
mm
/ 39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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