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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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 > 2010년 선정
- 초/중/고 추천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 2009년 하반기 선정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조선일보 > 2009년 선정
전문적인 평론이나 멋들어진 소설 감상기는 아니지만, 이 책은 곽아람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그녀가 감명 깊게 읽은 책 속의 인상적인 장면, 이에 걸맞은 그림을 하나로 펼쳐낸다. 곽아람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의 이야기는 새로운 의미가 주어지고, 그림과 하나가 되어 스토리가 있는 그림 감상의 기회까지 만들어 낸다.
박경리, 오정희, 박완서, 김승옥, 황순원, 최인훈, 스콧 피츠제럴드, 제인 오스틴, 앙드레 지드, 헤르만 헤세 등 저자가 만난 소설가들과 박수근, 샤갈, 고흐 등의 작품에 대한 공감어린 글을 소개한다. 글과 그림, 글을 읽고 그림을 보는 이가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섞여 또 다른 서정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마음의 위안이 펼쳐진다.
작가정보
목차
- Ⅰ 여기, 당신과 나의 삶을 펼치다
- 여자는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죽었다
박경리, 『토지』 | 이유태, 「탐구」
- 스스로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
오정희, 「중국인 거리」 | 이인성, 「애향」
- 그가 사랑한 것은 예술이 아니라 바로 사는 일이었다
박완서, 『나목』 | 박수근, 「나무와 두 여인」
- 외로운 사람은 편지를 쓴다
김승옥, 「무진기행」 | 얀 베르메르, 「편지를 읽고 있는 푸른 옷의 여인」
-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황순원, 「소나기」 | 존 싱어 사전트, 「바이올렛 사전트」
- 거룩한 아름다움, 영원의 얼굴을 찾아서
최인훈, 「가면고」 | 에드가 드가, 「스타」
Ⅱ 사랑, 아름답고 처연하다
- 한 여자에게 바쳐진 한 남자의 핑크 빛 심장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 귀스타브 카유보트, 「창가의 남자」
- 당신의 그녀에게서 낯선 우아함과 신비로움을 만난다면
제임스 조이스, 「죽은 자들」 | 귀스타브 쿠르베, 「조, 아름다운 아일랜드 여인」
- 살아남은 자가 아름답다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제임스 티소, 「과부」
- 신성한 인간의 마음을 따랐을 뿐
너대니얼 호손, 『주홍 글자』 | 조르주 드 라 투르, 「참회하는 막달라마리아」
- 싸늘하게 식어가는 당신에게 ‘안녕’
윌리엄 포크너, 「에밀리를 위한 장미」 | 아서 휴스, 「그건 피에몬테 사람이었네」
- 똑똑하고 능력 있는 그녀들의 로망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 메리 커샛, 「자화상」
- 둘이서 나란히 걷기에는 너무나 좁은 길
앙드레 지드, 『좁은 문』 | 프란츠 아이블, 「책 읽는 소녀」
- 사랑에 미친 여자, 사랑에 배반당한 여자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 제임스 맥닐 휘슬러, 「흰색의 심포니 No.1―흰 옷의 소녀」
Ⅲ 인간, 더 인간다움을 고뇌하다
- 당신의 데미안과 마주한 적이 있나요
헤르만 헤세, 『데미안』 | 페르낭 크노프, 「침묵」
- 인간은 사랑스럽지 않은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다
프란츠 카프카, 「변신」 | 르네 마그리트, 「생존의 기술」
- 그리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일랴 레핀,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허먼 멜빌, 「바틀비」 | 에드워드 호퍼, 「소도시의 사무실」
- 예술이란, 위험한 칼춤을 민첩하게 추어내는 것
토마스 만, 「토니오 크뢰거」 |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안개 낀 바다를 바라보는 나그네」
- 희망 역시 내가 만든 우상이 아니던가
루쉰, 「고향」 | 장욱진, 「자화상」
- 아름다움이란 충치와 같아, 아프게 하여 존재를 주장하는 것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 우타가와 히로시게, 「아사쿠사의 논과 도리노마치의 참배」
- 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
다자이 오사무, 「사양」 | 에드바르트 뭉크, 「봄」
- 아무래도 묘한 얼굴이군, 꽤나 지친 세기말적 얼굴
나쓰메 소세키, 『산시로』 | 기시다 류세이, 「다카쓰 고우치 군의 초상」
Ⅳ 소녀, 책을 추억하다
- 이 소녀를 나는 마음을 다해 사랑했네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강머리 앤』 | 노먼 록웰, 「눈에 멍이 든 소녀」
- 창피해서 술을 마실 때의 당신에게
앙투안 마리 로제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헤라르트 테르보르흐, 「편지를 든 채 술을 마시는 여인」
- 7년을 갈고닦아, 거침없이 하이킥!
알퐁스 도데, 「교황의 노새」 | 미켈란젤로 다 카라바조, 「성 바울의 개종」
-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도 살인은 벌어진다
애거사 크리스티, 『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안나 도로테아 테르부슈, 「자화상」
- 달님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그림 없는 그림책』 | 마르크 샤갈, 「달로 가는 화가」
- 신성이란 원래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
루머 고든, 「부엌의 마리아님」 | 콘스탄티노플 화파, 「블라디미르의 성모」
-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출판사 서평
어떤 책들은, 그림이 되어 마음 속 풍경으로 남는다.
2030 일하는 여성의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던 『그림이 그녀에게』의 지은이 곽아람. 그녀가 이번에는 책과 그림을 엮은 에세이로 자신의 마음속 풍경을 펼쳐내 다시 한 번 독자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전작을 통해 서른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아픈 속내를 아름다운 그림으로 위무했던 지은이가, 이번에는 책을 읽음으로써 고달픈 마음을 달래려 한다.
그녀의 책 읽기는 조금 독특하다. “감명 깊게 읽은 책 속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다가 거기에 걸맞은 그림들을 대입해 내계(內界)의 깊숙한 곳에 고스란히 저장해 놓는” 것이 그녀의 방법. 이렇게 책 속의 인물과 문장은 하나의 이미지로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림이 그녀에게』를 통해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림을 통해 사물을 바라보는 그녀의 독특한 시각은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감명 깊게 읽은 책 속의 인상적인 장면이, 이에 걸맞은 그림을 만나 마음 깊숙한 곳에 하나의 이야기로 저장된다. 책을 만난 그림은 지은이의 손끝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게 되고, 그림을 만난 책은 문장과 문장 사이의 탐스러운 여백을 색채와 형상으로 채워 아름다운 파노라마로 확장된다. 이 책은, 그림을 책갈피 삼아 더 아름다운 독서를, 문학을 액자 삼아 더 풍요로운 그림 감상을 독자에게 선물하고자 한다.
지금 책을 읽는 당신,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요?
“외계(外界)가 도저히 감내할 수 없을 만한 강도로 압력을 가해올 때, 그 버거운 삶의 순간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는다.”
지은이에게 독서는 버거운 시간을 견디는 한 방편이자 마음속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쓰는 창작의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떠한 시간에 어떠한 이유로 책을 읽든,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텍스트 안에만 갇힌 독서를 해왔는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글자를 넘어 풍성한 이미지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며 자신이 소중히 간직해온 의미 있는 마음속 풍경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삶이 버겁고 힘든 날이면 고요히 내 안으로 기어들어가 한 구석에 웅크린 채, 쌓여 있는 이미지들을 꺼내 하나씩 내면의 스크린에 비춰보곤 한다.” 이처럼 지은이에게 책이 존재의 고독과 일상의 긴장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하듯, 그림과 함께하는 이 책의 독서 방식이 독자들의 내계를 더욱 밝고 아름답게, 그리고 풍성하게 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그 모든 기다림의 순간에 내가 읽은 책들과, 그 책 속 이미지들이 불러낸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문학과 그림이라는 두 장르의 예술을 함께 즐김으로써 삶에 자그마한 위안을 얻은 한 개인의 체험기이기도 하다. ……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그림을 책갈피 삼아 조금 더 아름다운 독서를, 문학을 액자 삼아 조금 더 풍요로운 그림 감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_「글머리에」에서
그리고…… 책과 함께 만난 그림들
1장 ‘여기, 당신과 나의 삶을 펼치다’에서는 한국 대표 작가들의 대표작품들을 통해 우리가 근현대사를 관통해 오면서 온몸으로 겪어낸 혼돈과 상실의 정서와 그로 점철된 질박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림 한 점을 불러내어 독서의 경험을 풍성히 한다.
박경리의 『토지』에서, 지은이는 봉순이의 딸로 서희의 양녀가 된 ‘양현’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이유태의 「탐구」 속 여인의 모습일 거라고 생각한다. 실험실에서 흰 가운을 입고 다리를 꼰 채 정면을 조용히 응시하는 모습에서 근대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는 ‘양현’을 본 것이다. 마찬가지로, 6?25 직후 한국사회의 풍경을 그린 오정희의「중국인 거리」의 되바라진 주인공 아이를 보면서는 화가 이인성이 자신의 딸을 모델로 그린 「애향」을 떠올리고,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으면서는 보라색을 좋아한다고 했던 소녀가 좀 더 살아 자랐다면 어쩐지 미국 화가 사전트가 그린 동생의 초상화 「바이올렛」의 가녀린 소녀처럼 되었을 것이라 상상한다.
2장 ‘사랑, 아름답고 처연하다’에서는 순애보적인 사랑, 질투하는 사랑, 이타적인 사랑, 이기적인 사랑, 영리한 사랑 등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도 치명적 감정인 사랑의 여러 양태를 그린 소설들을 소개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하다가 결국 사랑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개츠비는 귀스타브 카유보트가 그린 「창가의 남자」에 등장하는, 관객에게 등을 돌린 채 멀리 창밖을 응시하는 남자가 되고, 미국 남북전쟁 시대의 강인하고 매력적인 여성의 일생을 그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제임스 티소의 「과부」에 등장하는 상복을 입은 매혹적인 ‘과부’가 된다.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에서 지은이가 주목하는 인물은 주인공인 제인 에어보다는 실체 없이 유령처럼 등장하는 ‘미치광이’ 버사 메이슨이다. 그리고 그녀는 제임스 휘슬러의 「흰색의 심포니 No.1―흰 옷의 소녀」의 형상을 하고 독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과연, 하얀 옷을 입고 넋 나간 듯 서 있는 모습이 “제인의 묘사와는 달리 애잔하고 여린 내면을 지닌 비운의 여인일 것 같은” 버사 메이슨을 연상케 한다.
3장 ‘인간, 더 인간다움을 고뇌하다’에서는 인간이기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존재에 대한 번민과 삶에 대한 끝없는 탐구, 그리고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치열한 자기검증을 통해 드러낸다.
지은이는 벨기에 화가 페르낭 크노프가 자신이 무척이나 사랑했던 여동생의 얼굴과 자기 얼굴을 합성해 만들어낸 「침묵」의 얼굴, “남자와 여자의 얼굴이 뒤섞인 얼굴, 천사의 것도, 악마의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기이한 얼굴”이 헤르만 헤세가 창조해낸 인물 데미안의 현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달로 ‘변신’한 사내를 담고 있는 그림 「생존의 기술」을 보면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를 떠올리고, 루쉰의 「고향」을 읽으면서 장욱진의 「자화상」을 다시 생각해본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루쉰의 ‘희망’에 대한 정의를 읽고 감명을 받은 지은이가, 바로 이 글귀에 어울리는 그림으로 장욱진의 「자화상」을 떠올려낸 것이다. “사진에서 본 것처럼 콧수염을 기르고, 짙은 눈썹을 한 루쉰이 고뇌하는 표정으로 근대화를 향해 한 발짝, 한 발짝을 떼어 가는데 그가 밟은 땅 위로는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운, 흙냄새 물씬 나는 갈색의 길이 나 있는 장면”이 바로 「자화상」에서 장욱진이 그린 풍경과 같기 때문이다. 서로 관련 없이 외따로 존재했던 루쉰과 장욱진은 이렇게 지은이의 책-그림 읽기를 통해 만난다. “소위 ‘현실참여적’인 예술가였던 루쉰과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던 것으로 평가받았던 예술가 장욱진이 그려낸 희망이 결국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4장 ‘소녀, 책을 추억하다’에서는 동화 또는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한 책들, 그리고 지은이가 어린 시절에 읽은 책들을 통해 유년시절 독서에 대한 추억을 더듬으면서 어른이 된 이후 다시 읽은 이 책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가, 또 어른이 되고 나서 이 책들이 어린 시절과 어떻게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는가를 환기시켜준다.
미국의 대중화가 노먼 록웰이 그린 「눈에 멍이 든 소녀」는 지은이가 곧장 떠올린 대로 영락없이 『빨강머리 앤』의 앤, 길버트에게 ‘홍당무’라고 놀림 받고 화가 나 석판으로 길버트의 머리를 내리친 다음 체벌을 받고 있는 앤 셜리의 모습 그대로다. 마르크 샤갈이 그린 「달로 가는 화가」는 화가가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그림 없는 그림책』을 읽고 영감을 얻어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보면서 떠올리는 그림은 다소 의외다. 네덜란드의 장르화가 테르보르흐의 「편지를 든 채 술을 마시는 여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연결점을 따라가 보니, 어린 왕자가 별들을 여행하면서 만났던 술꾼이 모습을 드러낸다. ‘창피해서’ 술을 마셨던 술꾼과 “사랑을 잃고 슬퍼하는 자신이 창피해서 마시고, 사랑을 잃고 술에 취한 자신이 창피해서 마시고, 내일이면 더 슬퍼질 자신이 창피해서 또 마시고” 하는 그림 속 여인, 혹은 지은이 자신의 모습을 일치시킨 것이다. 지은이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즐겨 읽어주고 외우게 했던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맞는 그림을 찾는다면? 당연히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별을 사랑했던 시인과 별을 사랑했던 화가, 그리고 그들의 짧은 생애가 마음을 울리고 적시는 독서와 그림 감상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추천사
이 글에서는 세 개의 존재가 만난다. 하나는 글, 하나는 그림, 하나는 글을 읽고 그림을 본 사람. 그 세 존재가 섬세하고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섞여서 또 다른 서정적이고 순수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낯선 것들이 섞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큼 매혹적인 풍경도 없을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이 느끼려 애쓰는 성실하고 사랑스러운 영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그동안 속에 넣어둔 이야기를 살살 들려주는 듯한 책이다.
_ 정혜윤(『런던을 속삭여 줄게』지은이, CBS 라디오 PD)
사는 동안 곁에 ‘그림 읽어 주는 여자’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더랬다. 그런 친구하나 있으면 인생이 참 좋겠다 싶었더랬다. 나는 그녀를 모른다. 한 번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으니 어젯밤 침대에 누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녀와 나는 나란히 책갈피를 걸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녀가 문장의 풍경을 빚어서 데려간 그림 속을 드나들었다고 해야 더욱 옳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무엇보다 내가 궁금한 건 그림을 보고 있는 그녀의 눈망울은 어떤 음악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떤 음악이 그녀의 눈에서 흘러나와 그림 속을 이렇게 소곤소곤 지나다닐 수 있을까? 이 책은 귀를 기울이면서 보아야 하는 책이다. 그림을 읽어주는 그녀의 눈과 목소리를 상상하다보면 어떤 결에 분명 닿기 때문이다. 나처럼 운이 좋다면 그녀가 그림과 차린 ‘살림’을 살짝! 훔쳐 볼 수도 있다.
_ 김경주 (시인, 극작가)
곽아람의 또다른 책
그림이 그녀에게 서른, 일하는 여자의 그림공감
서른 살에 만나는 서른 명의 화가, 서른 점의 걸작, 그리고 서른 개의 공감. 막 서른에 접어든 어느 직장인 여성이 울고 웃으며 만난 그림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지은이는 그림을 보며 존재론적 쇼핑, 혼자 하는 여행의 쓸쓸함, 서른에 다시 맞은 사춘기, 맹목적인 사랑의 허상, 책을 읽어도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결핍, 그리고 여전히 기준이 모호하기만 한 여성의 자존감 등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960472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5월 17일 (1쇄 2009년 11월 16일) |
쪽수 | 367쪽 |
크기 |
151 * 210
* 25
mm
/ 60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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